재능기부
[Cover Story] 재능을 나눔으로 바꾼 4인의 이야기

‘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860만명 중 19% 정도가 재능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 인사, 회계, 홍보 등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재능기부 활동이 효과적으로 부족한 곳을 채워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나은미래팀은 여러 NGO 단체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던 4명의 재능기부자를 만나, 그들의 재능이 나눔으로 변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영어광 할머니, 열정을 나누다… 심운자 영어 번역 봉사자 국제구호 NGO 플랜코리아에서 10년째 ‘영어번역’ 봉사를 하는 심운자(72)씨. 지난 10년간 7만2000건에 달하는 후원자와 후원아동 간의 소통이 그녀를 거쳐 이뤄졌다. 계기는 2002년 우연히 접했던 신문기사였다. “조선일보 ‘우리이웃’이라는 지면에서 ‘번역봉사’ 하는 분들을 접했어요.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플랜코리아를 찾아내 ‘맡겨만 달라’고 했죠.” 당시 그녀의 나이 61세. 심씨는 소문난 영어광이자, 실력파 번역가였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가장 좋아했고, 18세부터는 아예 주한 미군부대를 일터로 삼았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손 글씨로 들어온 서류를 타이핑하는 일이었다. “사무실에서도 한가할 땐 사전을 아무 데나 펴봤어요. 재밌는 표현이 많았죠. 영화 시나리오 같은 것도 구해서 외우다시피 했고요.” 미군부대에서 31년간 장기 근속하며, ‘타이피스트'(4급)로 들어가 감독관(11급)까지 할 정도로 능력 또한 인정받았다. (주한미군은 1급이 가장 낮고 13급이 가장 높은데, 13급은 의사나 변호사 등이다)퇴직 후에도 58세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에 들어가 4년 장학생으로 학교에 다녔다. 영어번역 봉사는 이런 열정을 쏟을 최적의 창구였다. 후원아동의 편지를 비롯해

IT로 재능 나누는 공익 해커톤… 이젠 현실화된 아이디어가 나올 때

‘공익 해커톤’의 오늘 소셜이노베이션캠프36… 3시간만에 참가자 모집 마감 지난 4년간 250여명 참여… 27개 아이디어 실제 서비스 작년 10월 ‘해피톤’의 경우 7개 아이디어 선정했지만 현재 ‘다누리’ 한 개만 운영 “행사 이후 서비스 공개 등 체계적인 지원 필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보는 행사를 몇 개월마다 엽니다. 행사 마지막에는 모든 팀이 모여 만든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페이스북의 성공적인 서비스 중 많은 것이 이 행사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타임라인, 채팅, 비디오 등이 여기에 포함되죠.” 2012년,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쓴 편지 내용의 일부다. ‘모든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모여 결과물로 구현하는’해커톤(Hackathon·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 운영이 성공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는 그의 말은 곧바로 전 세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000년대 후반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에서 해커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해외에서는 IT를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소셜이노베이션캠프’, 여성 IT 개발자들이 참여해 인권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여성을 위한 해커톤'(Hackathon for Women) 등 공익 목적의 해커톤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재능을 나누기 위한 IT 전문가들의 참여 줄이어… 공익 해커톤 행사는 ‘인산인해’ 한국은 2010년 희망제작소가 다음세대재단, 해피빈재단과 함께 국내 최초의 공익 해커톤 ‘소셜이노베이션캠프36’을 개최했다. 최근에는 IT를 활용한 사회공헌이 주목받으면서 공익 해커톤 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SK이노베이션의 ‘해피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의 ‘빅 캠프 포 에듀케이션(이하 빅캠프)’, 하우투컴퍼니의 ‘소셜이노베이션캠프 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이정인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 연구원은 “나눔에 관심이 많은 IT 업계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음악·뮤비 맡아

작곡가들의 특별한 재능 기부 백혈병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유명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0% 기부금으로 제작되고 수익금의 70%가 다시 기부되는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제작을 위해서다. ‘완전 소중한 사랑’은 소아암을 극복한 청년이, 가수의 꿈이 좌절되어 자살을 결심한 여자 주인공을 만나 주변에 나눔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힐링 영화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모두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제 다음 앨범에 넣으려고 10년 동안 아껴뒀던 곡을 꺼냈습니다. 좀 더 뜻깊은 일에 사용되면 좋겠단 마음이 들었거든요.” 가수 김현철은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의 뮤직비디오 곡 ‘지금은 사랑할 시간(It’s time to love)’을 재능기부로 작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김현철은 “앞으로 소아암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야기들이 또 다른 영화를 통해 계속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철이 제작한 뮤직비디오에선 엠넷(Mnet)의 음악오디션 방송프로그램 ‘보이스키즈코리아’에서 ‘리틀 로이킴’으로 알려진 이우진(11)군이 노래를 불렀다. 이번 영화에서 소아암을 앓는 소년 역할을 연기하기도 했던 이군은 “건강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단 걸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완전 소중한 사랑’에는 영화음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태성 음악감독이 재능기부로 총괄 제작을 맡았다. 영화 ‘최종병기 활’ ‘시라노 연애조작단’ ‘코리아’ ‘타워’ ‘감기’ 등의 음악 감독을 맡아온 그는 “작업하는 내내 이렇게 마음이 행복했던 영화는 처음”이라며 “마음이 지친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치유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희망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아 옐로우래빗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공동제작한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감독 김진민, 배우 심이영·임지규

따로 하던 재능기부, 같이 하는 ‘종합선물세트’로

삼성 에버랜드 ‘러브스쿨’ 조리, 시설, 조경, 안전, 리조트 등 사내 다양한 부서의 재능봉사자들이 회사의 사회공헌을 위해 한자리에 뭉쳤다. 삼성 에버랜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러브스쿨’ 이야기다. 러브스쿨은 각 부서의 임직원들이 하나의 봉사팀을 구성해 보육시설의 아이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봉사 참가자는 가장 자신있는 재능 하나를 기부하지만 아이들은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8일 경기 수원시 정자동에 위치한 보육시설 ‘꿈을 키우는 집’에서는 어우러진 재능이 주는 효과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시설에서 지내는 30여명의 아이들은 식품 관련 부서(FC사업부)의 직원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고, 퀴즈를 통해 식습관 및 위생교육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조경 담당 부서가 화단에 꽃과 나무를 심고, 시설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전기·소방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과 보수 작업을 실시했다. 리조트 사업부의 사육사들이 비교적 작은 동물인 아기사자, 사막여우, 볼파이손뱀 등을 직접 가지고 ‘깜짝방문’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동물을 만져보고, 사진도 찍으며 ‘뱀의 몸이 차가운 이유’, ‘사막여우의 귀는 왜 뾰족할까’ 등의 동물탐구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방학인데도 안에만 있어 답답했는데, 맛있는 것도 먹고 귀여운 동물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사막여우가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서 귀가 뾰족해졌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정식 ‘꿈을 키우는 집’ 원장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라며 “아이들에게 재밌고 유익한 교육도 해주면서, 평소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전기 안전이나 조경 환경도 개선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미진 삼성에버랜드 사회공헌팀 주임은 “각자

“홈쇼핑 연출·게임 개발… 진짜처럼 연습해 보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능기부로 청소년에게 직업체험 선물하는 기업들 기업의 특성·역량 살려 청소년 진로설계에 도움 롯데홈쇼핑 ‘영상 캠프’ – 학생이 쇼호스트·PD 등 역할 맡아 홈쇼핑 연출 LG CNS ‘스마트 아카데미’ – IT 전문교육 제공해주고 안드로이드 앱 개발 기회 ‘커리어 퀘스트’ 체험 캠프 – 네오위즈마법나무재단과 사회적기업 노리단이 운영 게임 기획·제작 과정 참여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드릴 상품은 프라이팬입니다. 한번 보실까요? 음식이 잘 타지 않고, 기름이 잘 빠져요. 또 하나. 도둑이 들어왔을 때,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3만9900원, 지금 바로 전화주세요. 가격은 3만9900원.” 검은 모자를 눌러쓴 민찬(가명·15)군이 조심스럽게 교실 앞으로 등장했다. “도둑이야!” 남성 쇼호스트를 맡은 상연(가명·17)군이 프라이팬을 휙휙 휘두르자 민찬군이 날렵하게 피하며 사라졌다. 프라이팬이 돌연 무기로 변신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7일,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BCPF콘텐츠학교에서 열린 롯데홈쇼핑의 ‘희망찬家 청소년 영상 캠프’ 현장. 이날 캠프에 참여한 학생 38명은 5개 조로 나눠 쇼호스트, 연기자, PD, 카메라감독 등의 역할을 맡아 직접 홈쇼핑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쇼호스트 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롯데홈쇼핑 남상연(36) 쇼호스트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아 톡톡 튀는 멘트들을 메모해놓기도 한다”면서 귀띔했다. ‘희망찬家 청소년 영상 캠프’는 롯데홈쇼핑의 홈쇼핑 매체를 활용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이다. 롯데홈쇼핑 대외협력팀 김준상 매니저는 “생방송 스튜디오·분장실·버추얼 스튜디오 등을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전문 쇼호스트는 캠프 과정에 참여해 ‘일일 쇼호스트 체험’ 등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캠프 기간 내 영상물 촬영 및 편집 교육은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단신] ‘이노션월드와이드’와 ‘617’ 광고제작 참여해 재능기부

종합 광고대행사 ‘이노션월드와이드’와 광고 제작사 ‘617’은 지난 9월 2일부터 7일까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직접 방문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의 캠페인 광고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617’ 대표 백종열 CF감독은 지난해부터 해외아동에게 자전거를 지원하는 ‘두 바퀴의 드림로드’ 캠페인에도 재능기부를 해왔다. 어린이재단 대외협력실 이서영 팀장은 “개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NGO에서는 마케팅·광고·홍보 등 경영 분야의 재능기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어릴적 빛을 잃은 시각장애인 소년 세계적인 음악가 되어 희망 전파한다

이상재 교수 인터뷰 미국 피바디 음대박사 재능 기부하고 싶어서 시각장애인들 모아 체임버 오케스트라 운영 연간 100회 이상 공연 “악기 부는 재주 하나로 남에게 도움돼 기뻐” 술래잡기를 하다 차에 치인 소년은 그 길로 빛을 잃었다. 3년 동안 9번의 수술을 해봤지만 허사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이 기댈 곳은 음악뿐이었다. 쓸쓸한 소리가 좋아 고른 악기는 ‘클라리넷’. 음악은 취미로만 하라던 부모님의 반대에 이틀을 굶으며 버텼던 소년은 미국 3대 음대 중 하나인 피바디(PEABODY) 음대 140년 역사상 최초의 장애인 박사학위 수여자가 됐다. 이상재 한국나사렛대 관현악과 교수는 몸값 높은 연주자가 된 지금도 오케스트라 운영, 재능 나눔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9월 2일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나눔음악회’에 초청 연주자로 나서, 재능 기부를 할 예정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갑자기 시력을 잃었는데,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되었나요. “일곱 살 되던 해, 동네 형들하고 술래잡기하다가 차에 치였습니다. 몇 미터를 날아갔대요. 발목은 부스러졌고 머리도 많이 다쳤죠. 처음엔 눈은 다친 줄은 몰랐는데, 나중에 병원에 갔더니 사고 충격 때문에 망막이 손상됐대요. 3년 동안 수술을 9번 받았는데 다 실패하고 열 살 때 완전히 실명했어요. 지금은 불빛도 감지가 안 돼요. 시력을 잃은 이후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했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클라리넷을 했어요. 클라리넷의 어원은 ‘클리어(Clear)’예요. 가을바람처럼 맑은소리를 내요. 그런데 소박하고 쓸쓸한 느낌도 있거든요. 시각장애인이 돼서 힘들고 어려운 시절, 강한 바이올린 소리보다 제 마음을 더

음악과 마술 그리고 봉사가 함께하는 여행

중소기업중앙회 예술 기부 커다란 갈색 악기를 든 5명의 연주자가 등장하자 아이들의 시선이 무대 위로 집중됐다. 5대의 콘트라베이스가 풀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금세 빠져든 모양이다. “방금 연주한 부분 어땠나요?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급박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지난달 28일 저녁 7시, 오류애육원에서 작은 음악회를 연 ‘쏘노바쓰(Sono Bass· 꿈꾸는 콘트라베이스)’ 의 음악감독 손창우씨가 연주를 멈추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카르멘이 자신을 사랑하는 돈 호세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이었다. 뒤이어 ‘투우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돈 호세가 자신을 떠나겠다는 카르멘을 단검으로 찌르는 장면이다. 바로 이때, 무대 앞으로 마술사가 깜짝 등장했다. 마술사가 손을 뻗자 보라색 천을 덮은 동그란 탁자가 바닥 위로 떠올랐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탁자는 장엄한 선율에 맞춰 이리저리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음악과 마술이 결합된 이색 공연에 아이들은 환호를 보냈다. 공연을 마친 손 감독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음악을 하자’는 제 꿈이 오늘 비로소 첫발을 내디뎠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쏘노바쓰와 함께 공연을 준비한 마술사 리안씨는 “아이들의 감동이 잊히기 전에 다시 와서 더 재미난 마술쇼를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재능기부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신현민(13)군은 “오페라라고 해서 처음엔 어렵게 생각했는데, 연주자 선생님이 중간중간 카르멘 이야기를 해주신 데다가 마술쇼가 더해져서 너무 재미있는 공연이었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이들의 예술기부는 복지솔루션 제공업체 이지웰페어㈜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2003년 1월 설립된 이지웰페어는 선택적 복지서비스와 파트너관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 2005년 5월,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을 설립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지난

“기업·대학의 협력은 더 나은 미래 위한 시대의 과제”

산학협력 재능기부 강연 “강의실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빨리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학생이 많아요. 하지만 기회는 얼굴에 기회라고 쓰고 다가오는 게 아니에요. 기회는 평범하게 생겼거든요.” 방송인 이윤석씨의 얘기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웃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이 대학생인 청중을 향해 이윤석씨는 때론 선배처럼, 때론 선생님처럼 얘기했다.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중에 지나봤을 때 그게 기회라는 걸 알 수 있더라고요. 쉬운 방법이나 빠른 방법이 뭘까 찾는 학생들을 보면 좀 안타까워요. 우리 주위엔 많은 방법이 있어요. 그 방법들을 낭비하지 않고 하나하나 몰입하다 보면 그 안에 기회가 있어요.” 이윤석씨가 오늘의 청년들에게 준 ‘사회생활의 팁’은 “주어지는 모든 미션에 최선을 다하기, 팀워크를 챙기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선택해야 한다면 우선은 잘하는 일을 시작해보기”였다. 보통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이상과 꿈에 대한 얘기로 흐르는 데 반해 이윤석씨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개그맨으로 살아오고, 공부를 하고, 예술전문학교의 교수로 활동하며 몸으로 체험한 교훈들이었다. “목표가 없이 산다고 기성세대에게 욕을 먹는 청년들도 있잖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갖고 달려가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정표를 만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러니 나에게 꿈과 비전이 없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자고요. 그건 평범한 거예요. 대신 자책할 시간에 좀더 노력을 해보자는 거죠.” 웃고 있는 청중을 향해 이윤석씨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일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홈런타자도 중요하지만 팀에서 일정한 역할을

“뛰고 달리고 춤추며 미래 꿈을 그렸어요”

아동사랑네트워크 Dream Together ‘1박 2일 캠프’ 4월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남양주 KT덕소사옥의 ‘꿈품센터’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남양주 12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신청한 70명이 넘는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꿈품센터는 전적으로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KT 이덕순 부장이 말문을 열었다. “남양주에만 지역아동센터가 50개 정도 있는데, 대부분 남의 건물에 세를 들어 있거나 좁아서 아이들이 마음껏 배우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꿈품센터를 만들었어요.” KT는 덕소사옥의 1층에 28평 공간을 내서 아이들이 음악교육이나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조했다. 현재 꿈품센터는 전국에 9개가 있고 올해 10개소 정도를 더 열 예정이다. 마냥 좋아하는 아이들이 1박2일의 캠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가운데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했다. 관광버스는 하나투어에서 준비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캠프를 위해 아이들의 전체 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고, 여행안내책자를 개발하고 차량을 지원했다. 여행사만이 할 수 있는 재능기부를 한 셈이다. KT와 하나투어만이 아니다. 이번 캠프는 ‘아동사랑네트워크 Dream Together’에 속한 KT, KBS·하나투어·매일유업·정철영어TV·대교·한국건강관리협회가 각자 가진 것들을 재능기부로 내놓아 이루어졌다. 목표는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는 이틀짜리 비전캠프를 진행해보자’는 것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매일유업의 평택공장이었다. 아이들이 내리자마자 직원들이 나와 아이들을 맞아줬다. 아이들은 위생모자를 손에 받아들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모자를 잘 쓰세요. 앞머리나 옆머리가 모자 밖으로 나오면 안 돼요.” 소독을 위해 들어간 에어 샤워실에서의 비명을 시작으로 우유와 요구르트의 제조 공정을 유리벽 너머에서 견학한 아이들은 갓 만든

춤·음악 어우러진 공연… 日에 희망 메시지 전해

일본 지진피해 재능기부 콘서트 지난달 27일 일요일 오후, 여의도 공원에는 신명나는 길놀이 장단이 울려 퍼졌다. 안동풍물굿패 ‘참 넋’이 장단을 치며 여의도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무대에 오르자,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풍물패를 졸졸 따라와 공원 한편에 마련된 객석에 앉았다. 지진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뭉친 공연 ‘we pray for Japan’을 보기 위해서다. 국악과 재즈, 발레와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이 공연은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축제처럼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공연을 기획한 서울발레시어터의 권기원 홍보팀장은 “일본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일본인들의 웃는 모습을 그려서 지진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춤과 음악으로 희망을 전하고 싶어서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늘 저희를 비롯한 모든 출연자들은 출연료 없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공연의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마음을 다해서 만든 자리이니 최고의 공연 아닐까요?” 사회를 맡은 재능기부자 정재환, 전제향씨의 말에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이번 공연은 출연자부터 음향과 무대 장비까지 모두 기부로 꾸며졌다. 서울발레시어터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처음 공연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9팀, 5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였다. 야외공연을 잘 하지 않는 현대무용 안상수 픽업그룹부터 안동에서 올라온 안동풍물굿패 참 넋, 싱어송라이터 강허달림, 이미지, 재즈보컬 하이진, 국악 듀오 숨 등이 그 주인공이다. 창작타악그룹 ‘공명’의 박승원씨는 “힘들 때일수록 예술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며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윗옷을 벗고 열연한 마임이스트 이태건씨는 “아직 바람이 찼지만 집과 가족을 잃은 일본인들은 나보다

“나의 상처 드러내니 아이들과 소통 더 쉬워졌죠”

휴넷에 재능기부하는 정린 대표 “스무 살까지만 살 거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6년씩이나 더 살려고? 진짜 죽으려고 해본 적은 있니?’라고 되물어요. 그러면 아이가 좀 누그러져서 제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죠” 지난 11일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휴넷 사무실에서 만난 정린커뮤니케이션 정린(44) 대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웃으면서 말했다. 정린 대표는 직장인 경영교육 전문업체인 휴넷에서 주니어성공스쿨 강의를 맡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강의는 휴넷 근처에 있는 ‘파랑새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휴넷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매출액의 3%만큼 소외계층에게 강의를 기부하는 ‘오렌지 프로젝트’를 하는데, 정린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정린 대표는 “아이들의 본심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이들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이 스스로 변한다”며 “강의가 끝나면 모든 아이들이 나와 포옹을 하고 가는 것이 원칙인데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린 대표가 아이들에게 잘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들 덕분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고문관 역할을 했던 정린 대표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와 세 오빠를 때렸다. 아버지가 받은 전쟁의 상처를 가족 모두가 떠안은 셈이다. 어린 정린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교회에 가서 아버지를 얼른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는 일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린 대표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