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성 맞는 업무 분담으로 사회 자립성 키워

‘SPC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 “이렇게 포장지를 먼저 벌리고, 6개씩 넣는 거예요.” 김정희(30) 직업훈련교사의 시범에, 포장 구역에 위치한 아이들 4명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냉동보관 상태의 쑥쿠키를 포장 용기에 익숙히 담아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단순한 동작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도 있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백성현(가명·17)군이 멈칫하자, 김정희 교사가 손 모양을 다시 가르쳐주며 독려한다. 김정희 교사는 “성현이는 숫자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아직은 옆에서 체크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입구 쪽에서는 레몬쿠키 만들기가 한창이다. 오민환(44) 제과제빵사가 반죽된 쿠키를 넘겨주면 3명의 교육생이 각각 판에 배열하고, 계란 노른자를 바르고, 포크로 간단한 무늬를 새긴 후 오븐으로 전달한다. ‘철저한 분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오븐을 맡고 있는 이지원(가명·17)군이 “얘들아~!” 하고 외친다. 쿠키가 거의 다 구워졌다는 신호다. 김정희 교사는 “자폐 아이들 같은 경우, 의미 없는 말들을 던지거나, 혼잣말을 많이 하는데, 지원이도 그렇다”고 했다. 5월 3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SPC&Soul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에서는 레몬쿠키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10명의 장애인 교육생은 제과제빵사와 직업재활교사 등 전문 인력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과 수준별 눈높이 교육을 함께 받는다. 김혜정 애덕의 집 보호작업장 원장은 “교육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인지 수준이 낮아 제빵의 전체 공정을 다 소화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장애특성에 맞는 적절한 업무를 주고 있다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9일 오픈한 ‘SPC&Soul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은 지적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건강한 빵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소울베이커리’와 올해 초 재단을 설립하는

소외층 위한 아동센터공간 마련… 독거노인 도시락 지원도

중부도시가스 사회공헌 충남 천안과 아산의 접점지대 음봉면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단지는 주민 1875세대가 모두 13평 공간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밀집지역이다. 입주 가정 대부분이 한 부모나 생계형 맞벌이 가정이다 보니, 지역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방임환경에 놓였고, 자정이 되도록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거리는 아이도 늘어갔다. 음봉산동종합사회복지관은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삼성꿈장학재단과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을 받아 지역의 위기 아동을 보살필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사업비를 확보했다. 하지만 문제는 공간이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건물 내 일부분을 사용하기로 합의했지만, 1년 이상 사용할 수 없어 지하실로 쫓겨 갈 위기에 처했다. 방임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 또다시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되는 걸 막아준 것은 지역의 거점기업 ‘중부도시가스’의 손길이다. 이현선 음봉산동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사정을 중부도시가스 측에 전달했는데, 선뜻 장소 마련을 위한 지정기탁을 해줬다”며 “배회하던 위기의 아이들 29명은 현재 단지 내 가장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웃음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부도시가스의 이 같은 행보는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천안·아산권의 지역아동센터들의 교류와 네트워크 활성화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했다. 김세경 중부재단 사업팀장은 “2008년 지역아동센터가 생기기 이전에는 지역에 아동센터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다”면서 “특히 중부도시가스가 아이들이 있을 공간을 지원하고 나서, 지자체에서도 교사 인력이나, 급식비의 지원을 시작하는 등 지원에 대한 파급 효과가 지역 전체로 퍼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충남 11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중부도시가스의 지역 사랑은 그 역사가 짧지 않다.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영업이익의 5%(약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민·관 손잡고 지원

두산-문화체육관광부 MOU 체결 지난 5월 2일, (주)두산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소득 가정 청소년(중2~고1)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청소년 지원사업’을 실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업무 협약으로 양 기관은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일탈 등의 청소년 문제를 문화예술을 통한 정서지원사업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총 20회기에 걸쳐 진행될 이번 사회공헌 프로그램 사업은 사진을 매개로 역사와 지역사회, 그리고 환경을 돌아보는 청소년 통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강의와 현장체험, 봉사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청소년들은 카메라 속 렌즈를 통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세계관을 넓히는 체험을 하게 된다. 커리큘럼은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직접 기획·개발하고, 이를 위해 사진, 역사, 커뮤니티, 무용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배병우·김중만 사진작가, 안대회 한문학과 교수, 신병주 역사학과 교수, 양병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안은미 무용가 등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들은 교재 개발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참가 청소년들과 다양한 만남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내 유휴공간 등을 교육 장소로 활용하도록 하고, 명예교사·문화재 촬영·해설사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곽영진 차관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민·관이 협력한 미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두산 최광주 사장도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의 인재중심 철학처럼,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며 청소년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피커드 에어비스 사무국장_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해해야 10년 후 생존…일류기업은 이미 비즈니스 전략으로

[글로벌 CSR을 말한다] 엡손, 컴퓨터 기증하러 동아프리카 갔지만, 높은 온도차로 작동 안 돼 정말 필요한 건 ‘자전거’ 해외 진출 글로벌 기업들 진출국의 문화 이해하는 넓은 시각 가져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하는가, 아니면 법적으로 강제해야 하는가.’ 지난 13일 고려대 아시아경영센터가 주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글로벌화’ 심포지엄에서는 발라 라마사미 중국·유럽국제경영학교 교수를 비롯해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샘 리 이노CSR 대표 등 국내외 CSR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날 참여한 유럽의 대표적인 CSR 관련 산학 네트워크인 에어비스(EABIS·The Academy of Busi ness in Society)의 사이먼 피커드 사무국장을 만나 글로벌 기업의 CSR 트렌드를 짚어봤다. ―에어비스의 구체적인 활동은 무엇인가.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선 엔론사태(7대 기업이던 엔론사의 분식회계와 비윤리적인 로비활동이 드러난 사건)와 닷컴 버블 사태가 터졌다. 이를 계기로 15개 글로벌 기업과 유럽의 8개 경영대학장이 모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략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IBM, 존슨앤존슨, 마이크로소프트, 셸, 유니레버 등의 기업이 참가했다. 현재는 40개 글로벌기업과 80개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이 참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리서치, 교육, 실행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사회공헌을 혼동하고 있다. 사회공헌을 하는 착한 기업이라고 홍보하면서도, 노사관계나 환경 및 협력업체와의 상생관계 등 사회적 책임은 소홀한 경우도 있다. 글로벌 기업은 CSR을 필수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나.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선도적 기업은 CSR을 비즈니스 전략으로 본다. 물이 없으면 코카콜라는

“창업경진대회에 이어, 지속적 멘토링이 필요”

온라인 1인 갤러리 ‘아트솔루션’ 박재범 대표 “힘들고 외롭습니다. 기획안 짤 때랑 직접 창업하는 것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기청에서 바라는 모델대로 다 해왔는데, 이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원금을 받으면 누구든 할 수 있는데, 1~2년 안에 청년 창업자들이 다 넘어집니다.” 26세 청년 CEO인 박재범씨(영남대 06학번·태원이노베이션 대표)는 청년창업자다.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진흥원, 서울시 청년창업센터 등 올해 정부에서 실시하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22개. 아산나눔재단과 안철수재단, 정몽구재단 등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기업사회공헌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청년창업을 해본 박씨는 “창업경진대회로만 끝내지 말고, 지속적인 네트워크 모임을 만들어주거나, 멘토들을 묶어주는 모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박씨는 2010년 중소기업청 실전창업리그 장려상을 시작으로, 대학 창의발명대회 우수상, 전국 창업경진대회 학생 부문 전국 1위, 11번가 대학생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전국 1위 등 지금까지 받은 트로피만 2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형식의 온라인 예술 플랫폼 ‘아트솔루션(Art Solution)’을 열었다. ‘아트솔루션’은 작가들에게 온라인 1인 갤러리를 제공해 자기 작품을 전시, 소개, 판매하는 곳이다. ‘아트솔루션’에 등록된 작가 수는 약 100명, 하루 방문자 수는 1000여명에 달한다. 예술가들에게는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가치를 선물하는 것, 재범씨가 만든 ‘아트솔루션’의 비전이다. 그의 아이디어는 각종 소셜 벤처대회를 통해 배우고 단련됐다. “기존 아이디어를 역발상하거나 여러 모델을 결합해 봅니다. 여러 번 검증을 거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죠. ‘아트솔루션’도 중소기업청 실전창업리그를 거치면서 여러 번 다듬어진 모델입니다.” 그의 플랫폼 방식은 ‘페이스북’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결합 형태다.

[사진으로 본 기업 사회공헌] 민둥산이 20년 후… 이렇게 푸르게

1985년 시작된 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민둥산은 20년 만에 푸른 숲이 됐다. 유한킴벌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덕분이다. 1985년 처음 나무를 심었던 충북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는 20년 후인 2005년, 물이 없던 곳에 실개천이 생겨났고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나 곳곳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나무가 자라는 만큼 사람도 자란다. 유한킴벌리는 매년 봄 신혼부부들을 초청해 ‘신혼부부 나무심기’ 체험행사를 가졌는데, 2000년 신혼부부로 참여했던 김동준ㆍ이은하 부부가 10년이 흘러 두 자녀(문정·도현)와 함께 다시 행사를 찾았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가치는 미래세대에게도 이렇게 전해진다. 1984년부터 숲가꾸기를 위한 공익기금을 조성해 국내의 국유지와 공유지에서 나무를 심은 유한킴벌리는 캠페인 30년을 맞는 2014년까지 5000만그루를 심거나 가꿀 계획이다.

기숙사 무료 입주… 국가 장학금 사각지대 지원해야

늘어난 국가 장학금, 기업 장학재단이 나아갈 방향은 해외교환 장학생 선발-글로벌 교육사업 제공 등… 기업의 특성 살린 지원 국가 등록금 혜택과 기업 장학금 중복 수혜 등… 지원 조건 다양화해야 “국가 장학금이 너무 많아졌는데, 저희 기업재단에선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장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 때문에 장학재단 담당자들은 요즘 삼삼오오 만나면 동향을 묻는 경우가 많다. “학생 뽑는 데 어렵지는 않으냐” “학생들 뽑아놓으면 조건이 좋은 데로 가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하느냐” 등을 물으며 정보를 교환한다. ◇’국가장학금’ 도입에 기업장학사업 담당자들은 고민 중 현재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내의 장학금 종류는 270여가지에 달한다. 이 중 든든학자금대출, 일반학자금대출, 미래드림장학금, 희망드림장학금, 국가근로장학금 등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자금과 장학금은 12가지다. 각 정부부처에서 국가보훈처,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을 통해 지원하는 학자금과 장학금은 16가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장학금은 155가지다. 민간기업의 장학재단 장학금은 49가지, 개인이나 종친, 해외에서 주는 장학금은 43가지다. 한 기업장학재단 관계자는 “과거에 국가나 공공영역에서 복지를 다 감당할 수 없었을 때는 기업이 장학재단을 통해 어려운 학생을 돕는 게 큰 의미가 있었는데, 이제 국가에서 장학금을 확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장학재단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재단에서는 국가장학금 확대 이후 제도 일부를 바꾸기도 했다. 국내 보육시설, 그룹홈 또는 저소득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해온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송헌석 과장은 “예전에는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는 아이가 생기면 안 된다’는 취지로 1학년생은 등록금 전액을, 2학년생은 90%를 지원했는데, 국가 혜택이

내 맘대로 고르는 ‘뷔페식’ 봉사 기업·NGO 연결할 매개자 필요

개러드존스 ‘포인츠 오브 라이츠’ 부회장 선진국 자원봉사 흐름 퇴근 후·주말 등 바쁜 생활방식에 맞춘 유연한 자원봉사 만들고 스타벅스 ‘5시간 약속’은 지역사회에 5시간 기부한 시민에게 커피 무료 제공 시민의 참여 극대화시킨 사회공헌 봉사 많아져 “앞으로는 시민 참여와 맞춤형봉사로 독창적 방법 발굴해내야” “Give a Day, Get a Disney Day(하루 자원봉사 하면, 디즈니에서 재미난 하루가 공짜)” 지난 2010년 1월 진행된 디즈니의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가족이나 개인이 일정기간 자원봉사를 하면,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를 이용할 수 있는 1일 자유이용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즈니에서는 이를 위해 미 전역에 250개 자원봉사센터가 있는 핸즈온 네트워크와 손을 잡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은 100만명에 달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민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을 높였고, 재정이 열악해 자원봉사 혜택을 주기 어려운 시민단체에는 간접지원을 했고, 디즈니에서는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했으며, 이들이 디즈니를 찾아 부대시설을 이용하면서 매출까지 증가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는 미국의 대표적 자원봉사단체 ‘포인츠 오브 라이츠(Points of Lights·일명 촛불재단)’의 개러드존스(Gared Jones) 부회장이다. 그는 전 세계 자원봉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 스탠퍼드대와 노스웨스턴대 MBA 과정을 마친 후 딜로이트 컨설팅의 수석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비영리조직으로 전업했다. 그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엔 영리조직에서 비영리조직으로 커리어를 바꾸는 게 어려운 일이었다”며 “나눔과 경영을 접목하기 위해, 남아공의 주말학교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은 경험을 했다”며 전업 이유를 밝혔다. 아쇼카 재단의 디렉터로 일하며 5년 남짓

기업사회공헌 교육현장 가다

진정한 복지 몰라 ‘답답’… 생생한 현장 소리에 속이 뻥~ “다문화 관련 사회공헌을 해도 우리 기업들은 꼭 얼굴에 티가 나는 걸 하고 싶어합니다. 얼굴색이 우리와 비슷하면 안 되죠.(웃음)”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회사에서 자꾸 성과 보고하라고 하지요? ‘언론에 확 뜰 만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없을까’ 고민하시죠?” 학생들은 또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지난 2월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기업사회공헌 관계자 교육’ 심화과정의 모습이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첫 강의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아동·청소년 사회공헌 추진현황과 트렌드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첫날 강의를 맡은 김지혜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공헌은 경쟁을 하면 안 되는데, 우리 기업들은 자꾸 1년 만에 성과를 보려고 하고 ‘튀는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며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 관련 사회공헌 요소를 찾고 싶다면 탈(脫)시설적이고,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소규모인 곳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 “열공 중” 기업마다 사회공헌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요즘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열공 중’이다. 사회공헌 전담 부서가 생겨난 지 2~3년이 채 안 됐고, 그나마 홍보팀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비(非)전문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더나은미래’가 국내 30대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들을 조사한 결과 ‘전문교육’과 ‘담당자들 간의 교류를 통한 노하우’에 대한 욕구(9명)가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창희 코오롱 복지재단 이사장은 “복지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기가 어렵고, 파트너 기관인 NGO에 무조건

美 어린이 환자에게 게임 기부 日 노인 위한 재활기능성 게임 개발

해외사례들 ‘차일드 플레이’ 기부프로그램으로 작년 한 해 40억원 모아 마이크로소프트 학습용 게임연구소 설립 사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게임중독이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사회문제화되지는 않는다. 가족중심의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이 발달돼 있고, PC방이 대중화되어 있지도 않으며, 입시경쟁 등 청소년의 스트레스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외 게임회사들의 사회공헌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높이거나,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에선 2003년부터 시작된 ‘차일드 플레이(Child’s Play)’라는 기부프로그램이 있다. 게임업계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미국 전역 70개가 넘는 병원과 연계해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비디오게임과 장난감 등을 기부하고 있다. 게임 토너먼트와 플레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각계각층의 기부활동을 유도한다. 아마존, 베데스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팝캡, 엔씨소프트 북미지사 등 대규모 업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 모인 금액만 40억원가량이다. 미국에선 2002년부터 단순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교육효과를 목적으로 ‘기능성 게임(Serious Game)’ 개발이 활발하다. 우드로윌슨 국제연구센터가 후원해 2002년 개설한 비영리 프로젝트인 ‘기능성 게임 이니셔티브(Serious Game Initiative)’는 게임산업과 공공정책 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 경영이나 리더십 교육에 게임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게임회사 EA(Electronic Arts)와 테이크투(Take2)가 게임을 교육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프로젝트를, 마이크로소프트(MS)도 150만달러를 투자해 ‘학습용 게임연구소(GLIㆍthe Games for Learning Institute)’를 설립, 게임이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자사의 게임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일본 게임회사인 남코 반다이(Namco Bandai)사도 와세다대학, 규슈대학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노인을 위한 재활기능성 게임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빈곤과 기아, 기후변화, 인종갈등, 환경 등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7조원대 게임시장, 사회적 책임엔 소홀… 게임회사, 사회 공헌 고민할 때

엔씨소프트 등 몇몇 기업 교육용 게임 만들었지만 소수에 불과한 실정 게임회사_ “게임은 문화콘텐츠산업 도박처럼 인식돼 억울” 전문가들_ “게임 중독 예방·치료 등 사회공헌 지원 늘려야” 1991년 3월, 대구시 수돗물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났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악취의 진원지는 바로 두산전자 구미공장. 공장에서 낙동강으로 무단 방류된 페놀원액 30t이, 파이프 파열로 인해 상수원으로 유출된 것이다. 두산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그룹회장이 물러났으며, 환경처 장관까지 경질됐다. 70%에 이르던 OB맥주의 시장점유율이 55%까지 떨어졌고, 하이트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 사건 이후 두산은 대표적 환경친화기업으로 변신했다. 전체 예산의 0.1%에 불과하던 환경부문 투자액을 5.9%까지 늘렸고, 1992년 국내기업으로선 최초로 환경보전강령을 제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아예 EHS(환경 건강 안전:Environment Healthy Safety) 조직을 사장 직속으로 편성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의 처지가 딱 20년 전 ‘낙동강 페놀사건’과 비슷하다. 청소년 게임중독과 게임의 폭력성 등 사회적 역기능이 커지면서, 게임회사들을 향한 날선 비판이 거세지고 사회공헌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 7조원대, 게임회사들의 사회공헌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7조4312억원이다. 아이템 거래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 NHN한게임 등은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사회공헌 규모는 어떨까. 이들 회사는 한결같이 “구체적인 비용이 얼마인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1%를 사회공헌 기부금으로 적립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국내기업 사회공헌비 지출액(매출액 대비 0.23%, 경상이익 대비 4.76%, 2009년 기준)보다는 적은 규모다. 최근

30년간 전국 학교에 기숙사·도서관 기증, 이제는 아프리카 주거환경 개선 나선다

부영그룹, 300만달러 지원키로 “교육 재화는 한 번 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은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1983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교육지원에 대한 열의를 보여왔다. 단적인 예가 이중근 회장의 아호를 딴 ‘우정학사’의 건립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30년간 교육시설이 필요한 전국의 학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지어주는 기증사업을 통해 100여 곳의 다목적 교육시설 ‘우정학사’를 기증했다. 최근에는 건국대, 중앙대, 경희대, 순천대에 교육시설을 기증한 데 이어 고려대에 100억원을 들여 인텔리전트 IT연구관인 ‘우정정보통신관’을 건립, 기증했다. “국립대인 서울대에도 100억원 규모의 ‘우정글로벌사회공헌센터’를 기증할 것입니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중근 회장은 2003년부터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동티모르·태국·말레이시아·스리랑카·인도네시아, 피지·브루나이·방글라데시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무상으로 지어주고 피아노 6만여 대와 교육용 칠판 56만여 개를 기증하는 등 해외로 기부를 확대해왔다. 특히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에는 태권도훈련센터를 건립해주고 태권도협회 발전기금도 지원하는 한편 현지 학생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신발 및 의류를 지원하는 등 민간외교의 역할까지 수행해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중근 회장은 ‘캄보디아 국왕 세하 메뜨라이 수교 훈장’, ‘베트남 우호훈장’, ‘라오스 일등훈장’ 등을 수상하였으며 지난해 11월엔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으로부터 ‘공훈훈장(Merit Medal)’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교육시설을 넘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기부를 할 계획입니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제기구인 UN-HABITAT(유엔 인간정주위원회)와 국내 기업 최초로 파트너 협력을 맺고 아프리카 최빈곤국의 도시발전과 주거문화 개선을 위한 기금 300만달러의 지원 약정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