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속성 부러워” “실제보다 과대평가돼”
“사회공헌팀에 처음 왔을 때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처럼 해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30년째 이어져온 유한킴벌리의 공익캠페인은 많은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롤모델’로 여겨져왔다. 대부분의 담당자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지속성’이다. B기업 사회공헌팀 과장은 “트렌드가 바뀌거나 경영상황이 안 좋아지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은데, 한 가지 캠페인을 30년 동안 해왔다는 것은 담당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러운 일”이라고 했다. C그룹 사회공헌팀 차장은 “꾸준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진과 회사 전체가 한곳을 바라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고 했다.
환경 분야의 캠페인을 선도해온 역할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D기업 사회공헌팀 과장은 “사회공헌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약했을 때, 과감히 이에 도전했다는 게 훌륭하다”고 했다. B기업 과장은 “연탄, 김장밖에 없던 시절에, 업종과 관련된 환경 분야에 눈을 돌렸다는 점이 신선하다”며 “고교생,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을 캠페인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도 앞서갔던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CSR과 마케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E문화재단의 한 매니저는 “CSR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소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CSR 우수사례가 아닌 CSR 마케팅 우수사례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C그룹 사회공헌담당 차장은 “브랜드 전략으로 출발했는데, 이를 사회공헌으로 잘 풀어낸 사례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실질적인 변화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도 있었다. E기업 과장은 “오래된 만큼,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캠페인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이후 전략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B기업 사회공헌팀 과장은 “사회공헌 네트워크 모임에서도 별로 접촉이 없다 보니 캠페인의 향후 전략에 대한 고민을 나누지 못했다”며 “최근 시니어 쪽으로 CSV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태욱 기자
김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