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영리한 비영리] 이름 없는 노동의 시대

나의 시어머니는 청소노동자였다. 건물 계단을 쓸고 닦는 일은 삶을 보조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다 사고가 났다. 계단에서 넘어지며 크게 다치셨고 뇌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산재보험이 적용돼 수술비와 요양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일을 할 수는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 경우는 그나마 다행한 편이었다. 적어도 다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고, 산재보험으로 연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곁에는 다쳐도 어디에 말해야 할지 모르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혼자 참아 넘기며, 끝내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불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 많다. 사회는 그들의 노동을 매일 필요로 하지만, 정작 그 노동에는 이름이 없다. ◇ 한국 사회의 중심에 들어온 ‘불안정 노동’ 이제 불안정 노동은 한국 사회 노동시장의 한복판으로 들어와 있다. 비정규직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며,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특수형태 종사자는 이미 한국 사회의 익숙한 노동 풍경이 되었다. 사회 변화는 돌봄노동·경비노동·청소노동을 필수적으로 만들었지만, 이들을 향한 보호는 여전히 얇다. 재활용 선별 노동처럼 우리의 편리함과 친환경 담론을 떠받치는 노동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의 이름은 제각각이다.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요양보호사, 경비노동자, 청소노동자, 재활용 선별 노동자. 그러나 현실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고용형태는 불안정하고 협상력은 낮으며, 사회보장은 취약하고 산재보호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문제가 생겨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건강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사치처럼 여겨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사회는 이들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만, 그 권리를 보장하는 데에는 한없이 인색하다. 그래서 이들은

굿네이버스, 새싹 따릉이 만든 ‘아동권리모니터링단’ 5년 성과 발표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26일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의 성과를 발표했다. 굿네이버스가 2019년부터 운영한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Good motion, 이하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은 아동 스스로 권리를 인식하고 실생활에서 아동권리 침해 상황을 살펴 정책을 제안하는 아동참여 조직이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에는 매년 1500여 명의 아동이 참여해 연간 250개 이상의 정책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해 왔다. 이번 조사에는 지난 5년간의 아동권리모니터링단 활동이 참여 아동·멘토·실무자·지역사회에 가져온 변화가 담겼다. 굿네이버스는 5년간의 활동 결과 분석과 2021년 2022년의 참여 아동·실무자·지역사회 관계자 대상의 인터뷰 조사와 함께 지난해 참여한 아동과 멘토 및 실무자 총 363명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은 지난 5년간 매년 250개 이상의 정책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은 안전·보호, 여가·문화, 환경·기후, 건강·위생, 아동 참여 강화·의견수렴, 미디어, 교육·진로 등 다양한 주제가 있었다. 가장 많이 제안된 주제는 ‘안전·보호’이며 이 중 안전한 놀이공간 마련과 같은 시설 설치 및 점검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정책제언은 매년 30% 이상 수렴돼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아동의 키 높이를 고려한 서울시 공유자전거 ‘새싹 따릉이’와 전라남도의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 조례’ 개정이 대표적이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활동을 통해 참여 아동과 멘토는 비판적 사고, 관계형성 역량, 사회참여 역량, 아동권리옹호 행동의사, 공동체 의식의 개인적 역량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과 멘토 그리고 실무자 모두 아동의 참여를 통한 사회 변화 기대, 우리 사회의 아동 참여권 보장에 대한 만족도, 아동권리인식 변화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특히 아동권리 인식의 긍정적 변화는

세종 정부세종청사의 고용노동부 전경. /조선DB
인권위 ‘아프면 쉴 권리’ 법제화 권고… 노동부 “수용 불가”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권고를 고용노동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지난 6월 고용노동부에 업무 외 상병 제도를 법제화할 것을 권고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업무 외 상병 제도는 업무와 관계없는 부상이나 질병으로 일하기 어려워진 근로자에게 휴가·휴직 기회를 보장해 실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제도다. 노동부는 지난 7월 인권위에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실직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제도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업무 외 상병 제도 법제화는 최근 확대된 휴일·휴가제도 정착 상황을 살피며 전문가 및 노사 등과 충분히 대화해 고려할 계획”이라고 회신했다. 인권위는 노동부가 사실상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노동부가 법제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복지부 또한 지난 6월 인권위로부터 모든 근로자가 누릴 수 있는 공적 상병 수당 제도를 도입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공적 상병 수당제도는 부상과 질병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근로자가 치료·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해주는 사회보장제도다. 인권위는 복지부가 지난달 “업무와 상관없는 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근로자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올해 7월부터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토대로 2025년엔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337건의 상병수당 신청을 받았으며, 지급이 결정된 46건에 대해서는 지난 8월부터 수당을 주기 시작했다. 현재 복지부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부천·포항·천안·순천·창원시와 서울 종로구 등이다.

시민 48.7% “아동 행복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여가·교육시설”

[굿네이버스­-더나은미래 공동 캠페인] 아동 권리 확대, 시민의 요구에 지자체장 당선인이 답하다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고, 지역에는 새로운 수장이 들어섰다. OECD 국가 중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꼴찌인 대한민국(2015년 기준). ‘지역의 일꾼’들은 아동이 행복한 터전을 만들 수 있을까.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아동정책 제안 캠페인 ‘똑똑똑 우리 동네 아이들의 정책을 부탁해’를 진행했다. 지방선거 당선인들에게 아동권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일종의 어드보커시(advocacy·옹호) 활동의 일환이다. 두 달에 걸쳐 전국 16개 시·도 성인 7939명(52.8%), 아동 6239명(41.5%)이 참여해 네이버 해피빈 온라인 페이지에서 지역 아동들의 권리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자유롭게 제안했다. 특히 10대 이하 실제 아동의 목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1차로 1만4000여 명의 아동정책 제안을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제시한 4대 권리(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에 의거해 분석했고, 2차로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주요 10개 광역시·도 지자체장 당선인들의 아동권리 관련 공약 104개를 분석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시 공약 자료 참고). 그리고 당선인에게 시민들이 제안한 주요 아동정책을 전달하며 아동권리 확대에 대한 향후 계획을 물었다. ◇”여가·교육시설 확충해주세요”… 발달권 제안 최다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의 절반가량이 발달권(1위, 48.7%)이 우리 지역 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권은 재능과 능력 개발을 위한 적절한 교육을 받고 놀이·여가·문화생활을 즐길 권리를 말한다. 발달권 중에서도 ‘놀이 및 여가생활’에 대한 시민 제안이 가장 많았다(31.6%). 지자체장 당선인들도 여가 및 교육시설 확충 공약(38개, 36.5%)을 가장 많이 내 시민들의 주요 요구와

[기고] “국제 장애인 권리 협약에 일조 한국 ‘장애인 권리’ 위상 높아져 이젠 빈곤국의 본보기 될 때”

지난 2008년 5월 3일 유엔은 ‘국제 장애인 권리 협약’을 비준했으며, 한국에서도 2009년 1월 10일부터 그 효력이 발생했다. 장애인의 복지라는 말은 아주 친숙하지만 ‘장애인의 권리’는 생소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장애인’하면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불쌍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우리가 이렇게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동안 세계의 다른 한편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는 ‘복지’보다는 ‘권리’의 관점에서 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다. 즉, 장애의 문제를 장애인 개인이나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치부하지 말고, 정치적이고 경제적이고 사회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국제 장애인 권리 협약’은 지난 20여 년 동안의 이러한 생각이 얻어낸 결과이다. 우리는 장애의 모습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지체장애·소아마비·뇌성마비처럼 사고와 가난에 의해 발생하는 장애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요즘은 현대적 삶의 결과인 정신장애·뇌병변·암·당뇨·자폐증·척수장애·신장장애와 고령화에 따른 장애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노화 과정에서 80%가 장애를 얻게 된다. 그래서 이 국제 협약은 장애의 종류와 정도,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국적상 지위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장애인에게 차별금지와 기회균등의 원리를 적용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강조는 우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즉 ‘장애인의 권리’가 장애인들끼리만 노력하고 투쟁해서 얻어내어야 할 가치가 아니라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생활 속에 깊게 뿌리 내려야 한다. 한국은 이 협약의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여성장애인(제6조), 독립생활(제9조) 및 접근성(제9조)을 협약에 포함시키는 데 공헌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국의 위상은 국제사회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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