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흔든 ‘브렉시트’… 자원봉사계에 어떤 변화 줄까

英 민관협력 현장을 가다 <下·끝>   3000만명. 지난해 영국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 숫자다. 우리나라의 8배(374만6577명)다. 이들이 지난 1년간 활동한 자원봉사 시간은 20억 시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무려 76조원(500억파운드)에 달한다. 전 국민의 45%가 자원봉사를 하는 나라, 영국. 최신 동향을 듣기 위해 런던에서 만난 제임스 뱅크스(James Banks) GLV(자원봉사협의회·Greater London Volunteering) 대표는 “지금 영국의 자원봉사계는 격변기”라며 입을 열었다.     GLV는 1만4000개 지역 비영리단체(이하 NPO), 시민 9만명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중간 지원 조직이다. 처음엔 영국 32개 지역에 있는 자원봉사센터 관리자들의 모임으로 출발, 21년간 NPO를 대상으로 자원봉사 역량 강화 교육, 컨설팅, 네트워킹을 담당해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위해 3년간 5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발굴하고 훈련을 담당한 대표 기관이기도 하다. 제임스 대표는 “최근 2년간 영국 정부가 자원봉사 관련 예산을 절반가량 삭감하면서, 자원봉사단체와 NPO 전반이 침체기”라면서 “지원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원봉사 서비스의 질에 전처럼 신경 쓰지 못하는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정부(OCS·제3섹터청)가 주도적으로 자원봉사 법안, 기금, 프로젝트를 직접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제3섹터청이 1년 6개월 전 런던에 세운 자원봉사 지원센터 ‘볼런티어링 매터스(Volunteering Matters·전 서비스 볼런티어)’를 예로 들며 “정부 주도형 자원봉사 사업이 많아지면서 비영리 민간 중간 지원 조직에 좀처럼 기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제3섹터청(OCS)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의무 법안을 준비 중이다. 1년에 최소 3~7일까지 유급휴가를 쓰고 자원봉사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또한 비행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이동카드(Travel Card)를 뺏고, 자원봉사를 4시간 이상 할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그 많던 음식은 어디로 갔을까

전 세계 인구 9명 중 1명, 제때 끼니를 떼우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의 수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요즘에도 영양실조는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학자 맬서스의 말처럼 식량에 비해 인구가 너무 많아서 일까요? 하지만 식량농업기구(FAO)는 이와는 전혀 다른 답을 내 놓았습니다. ‘음식이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음식이 버려지고 있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요? 매년 생산되는 식량 40억 톤, 그 중에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은 무려 13억 톤에 달합니다. 이는 3.2km의 너비에 2,400m 높이의 산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양입니다. 높다고 하는 백두산이 해발 2,744m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되실 겁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과 채소의 45%, 해산물의 35%, 곡물의 30%, 유제품의 20%, 고기의 20%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갑니다. 많게는 생산량의 절반에 가깝게, 적게는 1/5의 음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버려지는지 알아볼까요? 위 그림은 지역 별로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양을 인구수로 나눈 수치입니다. 적게는 125kg에서 많게는 295kg까지, 엄청난 양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살펴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일이지만 생활 수준에 따라 버려지는 단계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풍요롭지 않은 나라에서 식량의 절대치는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버려집니다. 보관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소비자의 손에 닫기도 전에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한국 공익 분야 나침반은?

“왜 공익 분야는 매번 사람이 없다고 하지? 공익 분야에도 ‘파워 100인’같은 기획특집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더나은미래’가 우리 사회를 이끄는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 분석을 시작한 건 좀 단순한 이유였다. 공익 분야를 이끄는 인물지도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 공익 생태계를 키우는 나침반 역할을 해줄 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기자들은 몇몇 장애물을 만났다. 우선 한국가이드스타로부터 100대 공익법인들의 이사회 자료를 받아보니, 국세청 공시자료에는 이사진 명단만 공개돼있었다. 100곳에 모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공익법인마다 정보공개의 수준과 내용이 모두 다르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이사진 명단과 약력, 임기까지 모두 공개해놓고, 이사회 회의록까지 업데이트돼있으며, 이사회 역할이 명확하게 규정된 공익법인은 가히 투명성에서 A+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외에 홈페이지에 이사진 명단 정도만 나와 있는 곳, 홈페이지엔 명단이 없었으나 ‘더나은미래’ 취재에 응해 관련 내용을 모두 공개한 곳도 있었다. 반면, 일부 공익법인에서는 “이사진의 개인정보라 밝히기 어렵다” “이사진들이 모두 조용히 봉사를 원하신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익법인의 이사진은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다. 적게는 수십억원부터 많게는 수천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공익법인의 역할에 따라, 우리 사회의 수많은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다양한 사회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게다가 공익법인은 고유목적사업의 경우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 몇 년 전 미국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를 방문했을 때, 담당자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이사진 명단을 보여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홈페이지에는 이사진 명단과 약력은 물론, 전화번호와 이메일까지 모두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물에서 헤엄치겠습니까

더나은 선택… ⑤워터파크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워터파크도 최대 성수기를 맞았다. ‘가볼 만한’ 워터파크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휴가를 앞둔 독자들을 위해 더나은미래가 더나은선택 4번째 시리즈로 ‘워터파크편’을 준비했다. 비교 대상은 입장객 기준 국내 1위 워터파크인 오션월드(대명레저산업)와 2위인 캐리비안베이(삼성물산)다.     주선영 기자=재미와 가격도 중요하지만, 나라면 두 곳 중 물이 얼마나 깨끗할지 궁금할 것 같다. 두 곳의 친환경 및 안전 정도를 점검하려고 모든 자료를 뒤져봤다.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CSR 보고서를 통해 물 사용량이나 탄소배출량은 물론이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꼼꼼히 기록, 공개하고 있다. 반면 오션월드는? 일단 정식 보고서가 없고, 대명레저산업에 직접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소비자는 투명한 기업을 신뢰한다.     권보람 기자=형만 한 아우가 없는 걸까.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은 캐리비안베이는 자체 개설한 호암호수를 주요 취수원으로 활용하고, 지하로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폐기물 소각열로 온수를 만들어 쓰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환경 영역에 투자를 한 점이 눈에 띈다. 환경정보공개시스템 공시(2014년)를 살펴봐도 대명리조트의 폐기물 재활용 비율(85%)은 삼성물산(91%)에 비해 6%p 뒤진다. 용수 재활용 비율이나마 3%p 앞서는 것을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적어도 기업의 환경적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올여름 어떤 워터파크에 갈지는 너무나 명확한 것 같다.     김경하 기자=두 곳 모두 오너 이슈로 이미지를 깎였다. 대명그룹의 경우 예전부터 오너가(家)가 측근들로 이사회를 장악해 회사를 마음대로 운영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명그룹은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박춘희 대명그룹

모금가로 활동하는 美 이사들, 이들의 참여가 성공의 핵심

미국 모금 전문가 줄리아 워커 인터뷰 “이사 한 명 한 명이 모금가로 활동하도록 판을 설계해야 한다. 단체의 성공에 기여한다는 느낌이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미국의 모금 전문가 줄리아 워커(Julia Walker·사진)의 말이다. 줄리아 워커는 미국 비영리단체에서 25년 이상 비영리 이사회 교육 및 거액 모금을 설계·실행해 왔다. 이사회 교육은 그녀의 전문 분야다. 미국에서 비영리 이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오는 22일, 주한 미국 대사관과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모금의 필수요소, 이사회 모금과 거액 모금’ 강연을 앞두고 있는 그녀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에선 비영리단체 이사회의 역할에 대해 큰 합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비영리 이사회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단체의 거액 모금 컨설팅을 할 때, 모금 과정에 이사회가 참여하도록 만드는 걸 중시한다. 잘 짜인 비영리 이사회는 비영리단체 성공의 핵심이다. 비영리단체는 자금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필요하다. 이사회는 지식이나 영감을 제공할 수도 있고, 각계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위상을 활용해 기부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사회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한국에선 이사회 한번 개최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비영리단체들도 많다. 모금에 이사를 참여시키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단체 활동을 한 번 설명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여러 단계에 걸쳐 촘촘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한 미국 사립대를 대상으로 모금 컨설팅을 했다. 건물 증축, 기기 구입에 드는 기금을 모금하고자 했다. 우리는 초기 단계부터 이사진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켰다. 14명의 이사를 포함, 다른 기금 캠페인에 참여했던 변호사, 동문 기업가

[공익, 직업의 세계] 럭셔리 브랜드보다 값진 가치를 홍보하다…국경없는의사회 ③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 소셜미디어 홍보를 하면서‘악플’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높은 연봉을 받으며 럭셔리 브랜드를 홍보할 때보다 훨씬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국경없는의사회의 소셜미디어 채널은 구호현장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며 많은 네티즌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그리고 최정혜(32·사진) 디지털커뮤니케이션 과장은 12개에 달하는 한국사무소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지난 16일, 최정혜 과장을 만나 그녀가 어떻게 국경없는의사회를 선택하게 됐는지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과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교, 인종, 국적, 정치적 신념 등에 상관없이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펼쳐온 글로벌 NGO다. 1971년, 프랑스 의사와 언론인이 처음 설립했으며 한국사무소는 일본과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2012년 문을 열었다.   -홍보·광고는 영리업계의 꽃으로 불린다. 어떻게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할 결심을 하게 됐나? “막연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의사가 돼 국제구호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쯤이었다. 의대 진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듯, 홍보전문가는 브랜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홍보 전략을 처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홍보를 전공하게 됐다. ‘홍보를 잘 배워서 NGO로 가야지’라는 생각이었다. 졸업 후 세이브더칠드런에 온라인홍보담당으로 입사(2007년)하게 됐고, 이후 실무경험을 좀 더 쌓으려고 광고대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외제차, 고급양주 등 한 번에 4~5개 럭셔리 브랜드를 관리했다. 업무경험은 풍부해졌지만, 비영리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2014년,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던 국경없는의사회에 입사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 “첫째, 현장에 파견 될 의료인과

전문성·투명성 갖춘 이사회, 비영리단체의 성공 키워드

공익법인 이사회 운영 방식 공익법인 이사회는 기관의 사업을 들여다보고, 외부의 지원을 끌어오며,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 결정 기구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미션과 부합한 전문가들로 이사회가 잘 구성되는 것이 비영리단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의 공익법인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금액 상위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이사회 운영 및 회의록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기부금 순위 1위(5833억3079만원)이자, 사회복지법인들의 맏형 격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15명 이상 20명 이하의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이사회는 경제·경영계(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영우 전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시민사회단체(변도윤 YMCA 이사,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언론계(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학계(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송성자 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 3인), 의료계(이철 하나로 메디컬케어그룹 회장 외 1인) 등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인사 19인으로 구성돼 있다. 모금회 이사회는 모금 및 배분 사업 등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홈페이지상엔 연도별 이사진 숫자 변동부터 회의록까지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 다만, 회의록에는 ‘원안대로 의결’이란 문구가 전부라 이사회 당일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긴 어려웠다. 한편 한국컴패션은 이사회 때 논의된 모든 내용과 이사회 전후 달라진 사항을 표로 정리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관계자는 “이사회를 열 때 한 번에 의결된 적이 없을 정도로 이사진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회의하며 의사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학교법인 중에는 인천가톨릭학원과 연세대학교가 이사회 운영 전반을 가장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인천가톨릭학원의 홈페이지엔 이사진의 이름,

문화부터 복지까지… ‘삼성맨’ 눈길

삼성 출신 공익법인 이사 우리 사회 굵직굵직한 비영리 공익법인 이사회에는 유명한 ‘삼성맨’들이 여럿 등장했다. 더나은미래가 국내 최초로 모금액 기준 상위 100대 공익법인의 이사진을 특별 취재한 결과,  삼성이 출연한 공익재단만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19억4425만원), 삼성문화재단(500억5500만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500억원), 삼성복지재단(310억7916만원) 등이다.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5월, 이건희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권 승계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 조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성인희(59)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는 경희대(행정학)를 졸업, 1982년 삼성전자 입사 이래 인사팀 팀장을 거친 ‘인사통’이다. 성 대표이사는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 삼성정밀화학 대표를 역임하고, 올 6월부터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의 김은선(57) 대표이사 또한 성균관대(경영학) 출신으로, 1989년 삼성비피화학에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뒤, 2010년부터는 삼성문화재단 전무, 2014년 부사장직을 거쳐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의 이사로는 대표적인 삼성맨으로 불리는 이수빈(77) 삼성생명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1965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래 1978년 제일모직 사장에 이어 제일제당·삼성항공·삼성생명 사장과 삼성증권·삼성그룹 금융부문 회장까지 섭렵, 51년간 삼성맨으로 살고 있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를 맡고 있으며, 재단의 최고참 임원이다. 삼성그룹이 2013년 창의적인 미래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에는 장혁(54) 삼성전자 부사장이 이사로 이름이 올랐다. 미국 유타대 금속공학 박사, 미국 일리노이대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1년 삼성 펠로우로 임명된 인물이다. 대학에도 삼성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재 성균관대 이사진 9명 중 임대기(60)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정유성(60) 삼성SDS 대표이사

한국을 이끄는 공익법인 이사진 1000명… 학계·경영계 가장 많다

[국내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 대해부] (1) 직군 분석 학계 다음으론 경제·경영계 인사 많고… 비영리 출신 의외로 적어사회복지계에는 경제·언론 등 타 업계 활동 후 제2커리어 출신자 다수 대한민국 100대 공익법인을 움직이는 인물은 누구일까.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은 6월 한 달 동안 모금액 기준 상위 100대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이사회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①국세청에 의무 공시된 이사회 정보 확인(2014년 결산 기준) ②100곳 대상 개별 확인 요청 ③법인 홈페이지에 공시된 이사회 업데이트 정보 확인(2016년 6월 기준) 등 3차례에 걸쳐 팩트를 체크했다. 이 중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공개가 힘든 26곳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분석 대상자는 74개 공익법인 876명(중복 포함)이다. ◇공익법인 이사진 직군별 분석, 학계〉경제·경영〉종교계〉법조계 순 공익법인 이사진의 직군은 ‘학계(252명, 28.77%)’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소한 차이로 ‘경제·경영계(238명, 27.17%)’ 인사가 뒤를 이었고, ‘종교계(103명, 11.76%)’, ‘법조계(66명, 7.53%)’가 많았다. 의외로 시민사회단체(43명, 4.91%)와 사회복지단체(34명, 3.88%) 인사가 5%에도 미치지 못해, 비영리 관련 경력을 가진 이사진은 적은 편이었다. 특히 모금액 상위 30위 공익법인 중 9곳이 교육 관련 법인이라, 교육계 인사들이 이사진으로 두드러졌다. 학계 출신 인사 중에는 특별히 전현직 대학 (부)총장 경력의 인물들이 눈에 띄었다. 주대준(63) 전 선린대 총장(월드비전), 손봉호(78) 전 동덕여대 총장(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김길자(75) 경인여대 총장(한국해비타트), 김신복(69) 전 서울대 부총장(가천학원), 이훈규(63) 현 차의과대학 총장(아이들과미래), 김춘호(59) 한국뉴욕주립대학 총장(대한적십자사) 등이 대표적인 학계 출신 공익법인 이사다. 기업 재단에서 이사로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공익활동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④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과 삶을 꾸려가는 것 그리고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가… 우리는 현재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는 가족의 붕괴와 지역사회의 분화, 그리고 하나의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어떻게 유지해나갈지 걱정하고 있다.” – 로버트 라이시의 『부유한 노예』 중 일은 행복한 삶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마틴 셀리그만은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을 일, 사랑, 놀이라고 한다. 이 셋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 이 셋으로 삶을 채우며 여기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그 중 ‘일’영역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이슈는 ‘일’의 과잉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상대적으로 등한시되고 있는 가정과 자아성장, 여가에 대한 회복을 통해 균형점을 맞추려는 논의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삶의 영역 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 자체의 의미와 본질을 제대로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드라마 미생의 김대리가 “일이 바로 나”라고 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일을 통해 삶의 의미와 정체성을 찾기 때문이다. 영리와 비영리를 떠나 어느 조직에서든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신경생리학자 아힘 바우어는 “우리는 일하는 동물(Animal laborans)인가, 일하는 인간(Homo laborans)인가”라고 묻는다. 인간이 의미를 상실한 채 일하고, 낮은 임금을 받거나 영혼 없는 기계가 되어가는 현 시대의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② 채리티워터, 비영리 브랜딩의 힘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브랜딩이란 사람들이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을 구분하게 해주는 것이다. 애플과 애플이 아닌 것, 코카콜라와 코카콜라가 아닌 것, 제주도와 제주도가 아닌 곳, 난타와 난타가 아닌 공연, 달라이라마와 달라이라마가 아닌 사람, 그리고 당신과 당신이 아닌 사람을, 사람들이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딩이다. 다른 말로 정체성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정체성은 존재의 본질을 규명하는 것이고, 브랜딩은 그 본질이 여타 존재의 본질과 다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채리티워터와 다른 비영리단체가 다른 점은 ‘100% 모델’이다. 신용카드로 100만원을 기부했다 하자. 수수료로 3만원이 빠져나가고 97만원이 기부금 통장에 입금된다. 억울하긴 하지만,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다. 채리티워터는 3만원을 별도의 방법으로 메꾼 다음에, 기부자가 낸 100만원을 온전하게 깨끗한 물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이것이 ‘100% 모델’이며, 브랜딩이다. 참고로 채리티워터는 기부금 통장과 운영비 통장이 따로 있고, 단체의 운영비는 별도의 펀드레이징으로 충당한다. 왜 이렇게 어려운 길을 선택했을까? 채리티워터의 설립자 ‘스캇 해리슨’은 유흥과 마약에 찌든 클럽 매니저였다.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은 듯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여러 곳을 다니며 의료 봉사를 하는 ‘머시 쉽(Mercy Ship)’에 참여하면서 간단한 치료를 받지 못해 팔을 잃은 사람, 얼굴의 반을 덮는 종양으로 고통받는 소년, 무료 수술을 받기 위해 한 달을 걸어온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그 후로 우연히 마을 우물을 파는 친구를 따라갔다가, 마을 사람들이 웅덩이에서 쓰레기만 건져내고 물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했다. 의료상의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꿈을 잃은 시대 아직도 꿈꾼다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오피스텔 123채를 사들인 홍만표 변호사, 대우조선해양에서 5조원의 분식회계를 한 주역들을 보면서, 이들에게 1년만이라도 ‘더나은미래’ 섹션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에는 돈에 미친, 돈밖에 모르는 권력층이 너무 많다. 자신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준 국가, 사회, 환경까지 이런 모든 것들을 위해 받은 것 이상으로 되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기자신, 가족, 아니면 당장의 물질적 편안함이라는 사익(私益)의 테두리를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 롯데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롯데장학재단 사태를 보면서, 공익재단이라고 이름을 내걸었던 기업재단까지 사익 추구를 위해 쓰이는 것이 통탄스럽다. 이런 1, 2세대 부모 밑에서 교육받고 자란 재벌가 3,4세들에게 ‘공익’이라는 개념이 생길리 만무하다. 근데 왜 우리는 이런 현상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봐야 하는가. 왜 당연한 듯 여기고, 우리 아들딸들에게 ‘어쩔 수 없다’는 걸 가르쳐야 하는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싶다. 우리 아이한테 언제까지 마크 저커버그, 빌게이츠 얘기만 해야 할까. 삼성, 현대차와 같은 재벌기업은 개인돈 대신 기업돈으로 기부하고, 수십억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들은 ‘회장님도 안 하시는데, 우리 같은 월급쟁이가 어떻게 기부를 하느냐’고 하고, 국회의원이나 장관들의 1년 기부총액이 10만원도 안 되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선진국이 되길 바랄 수가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할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익 섹션’이라고 하면, 베풀기만 하는 존재로 본다. 콘텐츠를 제대로 생산하려면 종이도 필요하고, 인쇄도 해야 하고, 기자도 필요하다. 이런 일을 잘해내기 위해선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프런티어’들에게 씨앗도 뿌리고, 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