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아시아 CSR랭킹] 상·하위권 격차 더 커져… 하위랭킹 기업 이해 부족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아시아CSR 랭킹’, 한국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수준은 어느 정도 향상됐을까. ‘아시아 CSR 랭킹위원회’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IGI(Inno Global Institute) 등을 포함한 한국, 중국, 일본 및 아세안 5국의 대학 교수진으로 구성돼있으며, CSR 국제표준인 ISO 26000을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영역별로 12항목, 40세부항목, 139지표를 활용해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2017아시아 CSR 랭킹’은 아시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한국 50위, 중국 ·일본 40위, 아세안 20위) 중 아시아 타국에 자회사 하나라도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2016년 12월 10일 순위 기준). 이재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IGI 대표)에게 ‘2017 아시아 CSR 랭킹’에서 나타난 한국 기업 CSR 지표 분석 결과를 물었다. ☞2017 아시아 CSR랭킹 결과 확인하기 -2017 한국 기업의 CSR 랭킹 결과를 도출하면서, 눈에 띄는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큰 차이점은 상위권 기업과 하위권 기업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했다는 것이다. 10위 권에 드는 상위 랭킹 기업들은 약점을 보완하며 지난해에 비해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에 하위권(40~49위) 기업들의 절반이 작년 대비 순위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하위 랭킹 기업들은 CSR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시스템이 아직 마련돼있지 않은 것을 보인다. 특히 순위와 점수를 따져보면, 지난해보다 CSR 지표는 향상됐으나 순위는 떨어진 기업들도 있다. 이는 해당 기업도 CSR을 잘 실행했지만, 다른 기업이 더 많이 CSR 지표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이젠 CSR을 기업의 경쟁 우위로 고민해보는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위를 기록한 신한금융지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거버넌스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인공지능 체험한 60여명 학생들…미래에 날개를 달다

꿈에 날개를 달다 with Kakao   지난달 29일, 경기도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오피스. 한 학생이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질문을 던졌다. 기계음의 정확한 답변에 지켜보던 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학생들은 스피커 앞으로 몰려들어 질문을 쏟아냈다. “아이유 노래 틀어줘”, ”1달러 환율은 얼마야?” 학생들의 경상도 사투리 억양에 카카오 미니가 “네? 잘 못 들었어요” 하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11월 28, 29일 양일간 진행된 ‘꿈에 날개를 달다 with Kakao 우수학교 카카오 판교 오피스 방문’ 프로그램. 프로그램에 참여한 강원도 함백중학교와 경상북도 문명중학교 60여 명 학생들은 잡월드 직업 세계관 방문, 카카오 크루(직원)와의 만남, AI(인공지능) 특별강연 및 미션 게임을 경험했다. ‘꿈에 날개를 달다’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7 우리 함께 캠페인’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카카오, 어썸스쿨과 함께 중소도시 및 도서·산간벽지 중학교를 대상으로 AI 체험 및 진로탐색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국 20여 곳 총 500여명의 학생이 체험했으며, 이 중 우수학교로 선정된 함백중학교와 문명중학교 학생들이 특별히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카카오가 보는 인공지능(AI)의 미래는 어떤가요?”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 인공지능이 들어있을 거예요. 카카오 크루들은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시켜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할 거예요.” 학생들의 진로 호기심을 키워준 세션은 ‘라이언에게 물어봐’. 카카오 크루(직원)를 만나 AI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었다. ‘꿈에 날개를 달다 with Kakao’에 참가한 20개 학교의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AI에 대한 질문을 보내왔다. 카카오 AI 부문

[2017 아시아 CSR 랭킹] 포스코 ‘1위’ 신한금융지주 ‘껑충’… 상위 10위권 기업 약진 돋보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지수가 높은 한국 기업은 어디일까.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2017 아시아 CSR 랭킹 조사에서 한국 기업 중 포스코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LG전자, 3위는 신한금융지주가 차지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이 그 뒤를 이었다. ‘2017 아시아 CSR 랭킹’ 조사에서 총점 81.4점으로 1위에 오른 포스코는 환경 경영과 소비자 보호 등 환경·사회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LG전자(80.9점)를 0.5점 차로 따돌렸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7 아시아 CSR 랭킹’은 아시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한국 50위, 중국·일본 40위, 아세안 20위) 중 아시아 타국에 자회사 1개 이상 설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2016년 12월 10일 순위 기준). 단, 본조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하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 오너 이슈가 벌어진 삼성전자는 2017년 분석 대상 기업에서 제외했다. 평가 기준은 CSR 국제 표준인 ISO 26000을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영역별로 12개 항목, 40개 세부 항목, 139지표를 활용했다. ‘아시아 CSR랭킹위원회’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IGI(Inno Global Institute) 등을 포함한 한국·중국·일본 및 아세안 5개국의 대학교수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1년간 각 기업의 지속가능 보고서, 홈페이지 등 외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량적 데이터를 산출했다. ◇신한금융지주, 작년 17위에서 3위로 ‘껑충’   포스코는 환경(83.3점)과 사회(86점), 지배구조(76.8점)에서 총점 81.4점으로 지난해(75.6점)보다 5.8점 상승했다. 순위는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 올랐다. 특히 포스코는 12개 항목 중 환경 경영(100점),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90점), 공정운영 관행(90.9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LG전자는 총점 80.9점으로 종합 순위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공공조달 낙찰 기준… 사회적 가치 반영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③ <사회적 경제 활성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판로 지원은 ‘공공 조달’ 중심으로 확대된다. 국가계약법상 공공 조달할 때 사회 책임 조달을 강화하는 게 특징이다. 2018년 하반기에 국가계약법을 개정, 낙찰 기준에 사회적 가치 반영 원칙을 신설할 계획이다. 300억 이상 공공(公共) 공사 대상 종합심사낙찰제도에서도 ‘사회적 책임’ 항목을 기존 1점에서 2점으로 확대 조정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 우선구매도 의무화된다. 5000만원 이하 사업에서는 취약 계층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수의계약 제도를 신설한다. 2018년부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 구매 실적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정책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지난해 8월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기본법’과 함께 추진 동력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이 법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6월 대표 발의했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된 법안과 같다. 공공기관의 조달·개발·위탁 사업 등을 체결할 때 비용 절감과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사업자에게 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안이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전문 인력 양성 체계화… 민간 금융 중개 기관 육성 필요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③ <사회적 경제 활성화> 지난달 18일,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사회적기업, 마을 기업, 자활 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제주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역대 최초로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에는 ‘인력 양성 체계 강화’도 주요 정책 과제로 포함됐다. 소관 부처가 교육과정을 개별적으로 추진하면서 체계적인 인재 육성 시스템은 미비하다는 지적에서다. 지금까지 정부 지원 교육과정이 창업 및 운영 교육에 편중돼 있는 것도 한계점이다. 이에 교육부와 고용부는 사회적 경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2013년부터 매년 3개 대학을 선정해 대학(원)생과 사회적 경제 조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하던 ‘사회적 경제 리더 과정(1년 비학위 과정)’도 내년부터는 5개 대학으로 확대한다. 또한 평생학습도시, 행복학습센터, 지역경제교육센터, 민간경제교육단체협의회 등을 활용해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경제 평생 학습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3년 전과 비교해 사회적 경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석·박사 과정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산대 사회적기업학(2010년),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 석·박사(2010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사회적기업 MBA 과정(2013년)에 이어,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2014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2015년),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 석사, 이화여대 사회적 경제 석·박사(2017년) 등 각 대학에서 사회적 경제 관련 석·박사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전문가 양성을 위한 대학원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다만 ‘사회적 경제 관련 인재 양성 수요를 정부 정책 차원에서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물음표다. 몇몇 대학에서는 ‘사회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사회적기업 10년 새 30배 늘어… 인증제도 개편 등 ‘질적 성장’의 단계로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③ <사회적 경제 활성화> “사회적 경제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 경제’를 설명한 문구다. 문재인 정부는 민간 일자리 정책으로 ‘혁신 창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두 가지를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사회적기업, 마을 기업, 자활 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제주체를 포괄한다. 발달 장애인을 고용해 인쇄물·커피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인천 지역 동네 서점 60여 개 사업자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동 브랜드를 구축한 ‘인천서점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은 1856개로 30배 이상 규모로 증가했다(2017년 11월 기준). 지난 2012년 ‘협동조합’이라는 별도 법인 격 회사가 도입된 이후 1만2000개가 넘는 협동조합도 설립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양적 성장을 이룬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이젠 질적 성장을 준비할 단계”라고 진단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 분석, 제3편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 과제다. ◇사회적 가치 확산에 드라이브 건 정부, 사회적기업 인증 정책 개편 고려해야 지난달 18일 역대 정부 최초로 발표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 내용에는 소셜 벤처 분야가 포함됐다. 소셜 벤처는 경제적 가치 창출과 함께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한 사회 혁신가들의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 입주사들의 90% 이상은 인증 사회적기업의 울타리 속에 속하지 않는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 그 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희망의 씨앗을

얼마 전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몰고 온 영화가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성 감독 로야 사다트씨가 만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예요. 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형사과장으로 일하는 여성, 소라야에서 시작됩니다. 남편과 시아버지는 소라야의 사회생활을 반대하기 일쑤였어요. 설상가상 소라야에 의해 명예살인을 저지당한 마을 원로는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죠.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못마땅해하는 이들에 의해 함정에 빠진 소라야는 사고로 남편을 죽이게 되고, 사형 선고를 받습니다. 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으나, 결국 남성들에 의해 좌절된 고된 현실. 소라야는 자신의 이야기를 긴 편지에 담아 대통령에게 보내게 됩니다. 영화는 이렇게 남성우월적 관습으로 인해 파멸돼 가는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남자 형제, 배우자 없이 여자 혼자서는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나라’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수많은 ‘제2의 소라야’가 존재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이 여성들은 엄격한 종교적 규율에 따라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양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왔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겐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집을 지키고,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 외엔 허락되는 활동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40년간 이어진 전쟁과 내전으로 남편을 대신해 홀로 가정을 책임지는 ‘여성 가장’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어렵다 보니, 제대로 먹지 못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5세 미만의 어린이 10명중 1명꼴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산모들 중에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콩 씨앗에서 시작된 작은 희망…여성 인권에 거름되기를 그런데 여기 가난과 차별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어준 이들이 있습니다. 아프간 여성들과 아이들의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돕는 국제 구호 단체, 사단법인 ‘한–아프간친선협회’입니다.  지난 14년, 한–아프간친선협회에서는 전쟁으로

[기부 그 후] 아늑한 새 집에서 찾은 현서의 희망

◇뇌병변과 연하장애를 가진 여섯 살 현서   여섯 살 현서(가명)는 하루 대부분을 누워서 보냅니다. 현서는 뇌병변장애 1급, 말은 아직 옹알이 수준에다 몸에 힘이 없어 제대로 앉지도 못합니다. 밥을 먹을 땐 왼손만 겨우 숟가락을 쥐지만, 제대로 먹지는 못합니다. 음식을 식도로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등과 허리의 힘이 약해 자꾸만 넘어지는 현서를 붙들고 분유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겨우 먹입니다. 그래도 현서는 엄마의 살아갈 이유입니다. 미혼모로 혼자 현서를 낳은 엄마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현서를 보는 순간 ‘살아야할 이유가 생겼다’고 합니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뒤, 설상가상으로 현서 아빠도 떠나버린 상황. 엄마는 현서를 위해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분유값과 재활치료비를 벌었습니다. 현서를 안정적으로 기르기 위해 미혼모 시설에도 들어가 생활했습니다.     ◇곰팡이 피는 컨테이너 집, 이사가 시급했습니다   3년이 지나자 시설에서도 자리를 비워줘야 했습니다. 현서네는 무일푼으로 보증금 50만원, 월세 25만원의 조립식 원룸을 얻었습니다. 컨테이너로 만든 조립식 건물은 뜨거운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고 습기가 차 곰팡이가 폈습니다. 호흡기가 좋지 않은 현서는 여름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엄마는 월세를 내기 위해 현서가 어린이집에 가있는 동안 시장 국밥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현서가 받고 있던 *도수치료는 다른 아이들보다 적은 횟수로 줄여야 했습니다.  *도수치료=척추 및 관절 등에 발생한 질환을 치료하고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치료   현서가 아프지 않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려면 이사가 시급했습니다. 재활치료비도 절실했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모녀의 사례를 담당하던 전라남도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현서와 엄마를 돕기 위해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약 한 달만에 3132명 네티즌들의 손길로, 860만5000원이라는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저희 아이도 뇌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고

[기부 그 후] 사회가 품은 위기 청소년, 든든한 가족이 되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빛나(가명)양에게 산다는 건 끝 없는 터널을 통과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릴적 부터 불우했던 가정 환경, 바닥까지 내려간 자존감… 산다는 게 하루하루 외롭고 버거웠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집에 불까지 질렀지만, 빛나양에게 남은 건 고통스러운 화상이었습니다. 방화범으로 체포돼 소년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소년원을 나온 뒤에도, 사는게 막막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되돌아 갈 집도, 품어줄 부모님도 없었습니다. 막막한 빛나양에게 유일하게 ‘비빌 언덕’이 되어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소위 ‘비행청소년’, ‘소년원 출신 청소년’이라는 딱지를 안고사는 청소년들이 사회 안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국소년보호협회’ 활동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떨어진 ‘외로운 섬’, 불우위기 청소년 ‘소년원’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나쁜 짓을 저질러 죄값을 치르는 비행 청소년의 이미지부터 떠오르시진 않나요? 사실 ‘소년보호기관’에 가는 청소년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마음 둘곳 없이 자란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낳아준 부모의 무관심, 사회의 외면 속에서 ‘외로운 섬’이 되어 학교와 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이죠. 그중에서도 한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갔다 나온 친구들이 겪는 어려움은 훨씬 큽니다. 돌아갈 가정도 없고, 주변의 영향으로 재비행의 위험에 노출될 때도 많습니다. ‘소년원 출신’이라는 꼬리표 앞에서 ‘제대로 살아보겠다’는 굳은 결심이 꺾이기도 합니다.  한국소년협회는 불우위기 청소년들이 다시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착을 지원하는 소년보호전문재단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기댈 곳 없이 자란 청소년들이 한 순간의 실수로 사회와 격리돼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보듬어주는 ‘마지막 안전망’인 셈이죠. “우리 사회는 범죄를

[기부 그 후] 뒤늦게 꽃핀 어머니들의 학교를 응원해주세요

  ◇ 배움의 꽃 피우는 늦깎이 ‘어머니’ 학생들   힘들게 말을 꺼낸 김금자(가명)씨의 볼 위로 눈물 한 방울이 흘렀습니다. 긴 세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처음으로 입 밖에 낸 순간이었습니다. 김씨는 30년이나 일했던 정든 회사에 사표를 냈다고 했습니다. 공장에서 그녀에게 작업반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는데, 이를 거절하다 끝내 정든 회사를 떠난 겁니다. “반장이 되면 매일 작업일지를 써야했어요. 차마 ‘글을 쓸 줄 모른다’고 말 할 수는 없었습니다.” 김금자씨처럼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어머니’ 학생들이 모인 학교가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서울어머니학교’입니다. 40대부터 70대까지, 90여명의 어머님들이 모여 한글과 영어, 수학 등을 공부합니다. 대부분이 가난으로, 공장 여공 등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느라 초등학교 문턱도 밟지 못한 늦깎이 학생들입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 한글을 다 떼는 데에만 평균 3년이 걸리지만 어머님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보다 강합니다.   ◇낡은 책걸상과 칠판이 공부를 방해했습니다   “여기저기 얼룩이 남고, 하얀 칠판에 형광등이 반사돼 글자가 잘 안 보여요.”  올해로 24년 된 서울어머니학교는 어머님들의 학비와 이십 여명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대한 어머님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 애써왔지만, 낡은 책걸상과 칠판이 말썽이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모은 중고 책걸상은 높낮이가 들쭉날쭉 했습니다. 금이 간 화이트보드 칠판에는 마카 자국이 까맣게 남았고, 광택 때문에 빛 반사가 심해 시력이 좋지 않은 어머님들은 칠판 글씨를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특히 금이 많이 나간 칠판 1개는 안전 상 문제로도 교체가 시급한 상황. 서울어머니학교는 오래된 학교 물품의 교체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 2차례에 걸쳐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총 625명 네티즌들의 귀한 후원의 손길로, 칠판 1개를 새로 교체하고 56세트의 새 책걸상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감펀딩] “함께 살 새 집 지어질 날 올까요”…은평재활원 50명 장애인들의 기다림

“저요? 하루 종일 휠체어에만 있는데….” 평소에 무얼 하며 노느냐고 묻자, 이승연(가명·15)군이 미소와 함께 답했다. 이군은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퇴화하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한때 뜀박질을 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병의 진행이 빨라지면서 아예 걸을 수 없게 됐다. 근이영양증은 심장 근육에까지 진행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고, 20세 이후로는 생존 가능성이 낮은 병이다. “안타깝죠. 한창 꿈 많을 시기인데 자기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요리사가 돼서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준다더니,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이제 못 하잖아요’ 하더라고요.”(이보라 사회복지사) 이군은 현재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서울 은평구 은평재활원에서 생활한다. 어릴 적 부모와 분리돼 일반 아동시설에서 지내다 지적·지체 장애 증세로 2011년 이곳에 왔다. 이군을 돌보는 이보라 사회복지사는 “친구들처럼 ‘춤을 배우고 싶어요’, ‘빵 만드는 제과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하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로 꿈이 바뀌더라”며 “옆에서 응원해줘도 자신이 이미 꿈을 포기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런 이군에게는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다. 재활원의 또래 친구들과 같은 방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원래 지내던 재활원 건물이 2014년 안전진단 E등급을 받아 철거되면서, 3년 전부터 50명 원생이 아파트 1곳과 빌라 2곳에 떨어져 살게 됐기 때문이다. 또래들이 지내는 5층 빌라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군 혼자만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아파트에서 중년배 형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수현 은평재활원 팀장은 “또래 친구들이 낮에 치료를 받으러 들렀다가도 저녁이 되면 각자 숙소로 가버리기

커피 축제 만난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국민 투표 거친 6팀 공연 펼쳐

문화체육관광부 우리 함께 캠페인 공중에서 몸을 휙 돌자 세일러문이 변신하는 듯한 쇼가 펼쳐졌다. 중학교 3학년부터 30대까지 치어리딩이 좋아 모인 동호회 ‘더 비스트’의 치어리더 공연. 더 비스트는 학생과 일반인, 응원단 출신 등 30명 규모의 치어리딩 팀이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난도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자, 관람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에서 치어리딩 전용 체육관도 없고 빌리기도 쉽지 않아요. 많은 사람이 접하기 어려운데 쉽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년부터 폴란드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치어리딩이 주 종목으로 지정됐고, 10년 안으로 올림픽 주 종목이 될 겁니다.”(김성민·28·프리랜서 치어리딩 강사) 추석 연휴인 지난 6일 이들이 선 무대는 올해로 9년째 진행 중인 강릉커피축제. ‘더비스트’팀은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이하 문나춤)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치어리딩을 알리고자 참여했다고 말했다. 문나춤 캠페인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201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진행하는 ‘우리 함께 캠페인’ 세 가지 테마 중 하나로, 중소 규모의 다양한 문화예술체육 프로젝트를 발굴해 육성하고,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문화를 즐길 기회를 확산시키는 사업이다. 올해 처음으로 지역문화 축제와 협업, 2018 동계올림픽을 붐업하기 위한 컬래버레이션으로 ‘강릉커피축제’와 함께했다. 강릉 무대에 서기까지 참가 팀들은 몇 차례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 총 101개 팀 중 1차 선정된 20팀 중에서 네이버(해피빈) 온라인 국민 투표와 전문 심의를 통과한 단체 중 6팀만이 무대에 섰다. 이날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팀인 ‘팀 퍼니스트’. 신사 2명이 나와 아무 대사 없이 저글링을 하고 상황극을 펼쳤다. 14년 전부터 광대 2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