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기술 융합해 사회복지 현장 혁신적으로 바꿀 것”

유럽연합(EU)이 300만유로(약 40억)를 투자한 스웨덴의 ‘지라프플러스(GiraffPlus)’는 노인들의 혈압, 체온, 미세한 동작까지 확인할 수 있는 로봇이다. 로봇이 수집한 정보는 웹 상에 바로 저장돼, 추후 병원 방문 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노인이 갑자기 넘어지면, 비상 연락망으로 연결된 전문 의료진에게 경보 알림도 보내진다. 영국의 ‘일상 부엌(Ambient kitchen)’ 프로젝트도 모델은 비슷하다. 부엌 마루, 찬장, 주방기구 등에 센서를 달아 노인이나 장애인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부엌 시설을 ‘사회 약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정부가 실시한 ‘디지털 경제를 통한 사회 통합(Social inclusion through the digital economy)’ 프로젝트 중 하나로 뉴캐슬대(Newcastle University)과 던디대(Dundee University)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지금은 6년간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 가정 보급을 준비하는 단계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복지’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강남대가 지난 4월 말, ‘웰테크(wel-tech)’ 전문 인력 양성 사업단을 출범하며 복지와 기술을 결합한 선진 모델 작업에 나섰다. 사회복지학부(5명), 사범대 특수교육과(5명), 컴퓨터 미디어 정보공학부(4명) 등 14명의 다양한 전공 교수진이 참여했다. 사업단에서 사회복지와 공학, 두 분야를 이끌고 있는 안정호 강남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임정원 사회복지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 강남대에서 ‘웰테크’ 사업단을 출범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안정호(이하 안) 교수= 강남대는 1954년 국내 최초로 사회사업학과(現 사회복지학과)를 만들었다. 사회복지에 관심을 두고 오랫동안 연구를 해온 학교 중 하나다. 작년에 학교 차원에서 ‘21세기형 복지 모델’에 대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다 보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복지 모델이

신발 하나 팔고 나무 한 그루 심고… 우리의 비즈니스 방법입니다

해외 임팩트 비즈니스 기업들 해외에서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업이 많다. 영리기업에서 비영리의 공익적인 가치를 차용한 마케팅을 벌이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샌들 한 켤레를 살 때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집니다.” 2016년 6월, 한국에서 론칭한 신발 브랜드 ‘구루스(guruskorea.com)’의 핵심 메시지다. 신발을 파는 회사인지, 나무를 심는 회사인지 헷갈린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개발도상국에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TOMS)’와 비슷하다. 고무를 활용한 라텍스 재질의 샌들을 파는 대신, 그 수익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다시 나무를 심는다. 합성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천연 고무나무에서 추출된 샌들은 인체에도 해롭지 않고, 자연에서 생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에도 이롭다. 구루스의 창업자는 인도계 미국인인 프렘(Prem). 뉴욕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 애널리스트였던 그는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신용대출)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 ‘키바(KIVA)’의 필리핀 지부로 이직하면서, 작은 지원이 빈곤층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목격한다.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만난 은행 동료이자 인도계 미국인이었던 조(Joe)와 함께 ‘구루스’를 창업했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이 기업의 목표다. 한국에서 구루스의 독점 유통을 맡고 있는 ‘인지상점’의 송화진 매니저는 “나무에서 신발을 만들어 팔고, 수익으로 다시 나무를 심고, 나무의 열매를 통해 빈곤이 해결되는 비즈니스 구조”라고 설명했다. 구루스는 아프리카에 나무를 심는 비영리단체 ‘트리스 포 더 퓨처(trees for the future)’와 함께 매년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카메룬, 케냐, 세네갈, 우간다, 탄자니아 등지에 심고 있다. 2015년부터는 아프리카 지역민들이 나무를 소득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나나, 커피나무를 집중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전 세계 아이들의 굶주림 문제를

학대 신고만큼 상담·치료도 중요… 통합 매뉴얼 확산돼야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 지원’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갈 때는 ‘아동학대 유형 중 어디에 속할까’ ‘학대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목격자는 없을까’ 이런 마음으로 가야 해요. 그런데 현장 조치가 끝난 후 학대 아동과 그 가정을 대할 때는 전혀 달라요. ‘이 가정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 가정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해야 하죠. 마치 ‘두 얼굴’을 가지고 일하는 느낌이에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A씨가 복잡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혼란스러운 것은 상담원뿐만이 아니다. A씨는 “아동학대는 신고 접수 후 현장조사를 하기 때문에 부모 등 학대행위자들의 거부감이 심하다”며 “재학대 방지와 궁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학대행위자와 상담원 간에 친밀한 관계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관계를 형성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지 않다”고 했다. ◇인력난 시달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아동학대보호체계 최전선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총 55개. 지역별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크게 늘었다. ‘2015 아동학대현황(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만9209건. 전년도(1만7791건)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접수 경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55.7%로, 절반 이상을 웃돌았다.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현장출동 업무가 관련 법령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사례관리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지침을 내렸다. 팀 운영체제를 현장조사팀과 사례관리팀으로 분리해 운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10명 내외로 구성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팀

나눔기본법·화평법·사경법… 20대 국회가 주목할 ‘공익법’

5가지 공익 분야 법안 기부·나눔 문화 확산 기부 시 일정 금액 돌려 받는 ‘기부연금제’ 도입 필요 사회적 약자난민 등 무기한 구금 가능한 출입국 관리법 개정 보건·환경법 화학물질 수입·유통 심사 강화… 피해자 보호 법안도 마련돼야 13일 20대 국회가 정식 개원했다. 이번 국회는 공익 분야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공적부조(사회보장제도) ▲기부·나눔 ▲사회적 약자 △보건·환경 ▲사회적 경제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5가지 분야를 공익 분야의 중점 과제로 두고 전문가 20명을 만나 ’20대 국회가 주목해야 할 공익법’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①국민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제’, 논쟁 속 대안 찾을 수 있을까? 공적부조 분야의 화두는 여전히 ‘부양의무제’다. 부양의무제 폐지 및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는 2000년인 16대 국회부터 19대까지 꾸준히 제기됐다. 현행법에서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미만의 ‘극빈곤층’일지라도 자녀나 부모 등 부양 책임이 있는 사람이 일정 소득 이상이면 생계비를 보장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2014년 서울 송파구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 등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재정적 부담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조8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제도 폐지가 당장은 어렵다면 보완책이라도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형 기초보장제’를 실시, 국민기초생활수급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에 월 최대 53만원(4인 가구)을 지원하고 있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경제적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부양 의무자가 있으니 ‘너는 빠져라’는 식의 제도는 전

“NGO 간 協力, 유엔 지지해줄 버팀목 될 것”

유엔 DPI 사무처장 인터뷰 “SDGs(지속 가능 개발 목표·Sustain able Development Goals)는 너무 크고 넓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모든 NGO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습니다. 우리(유엔과 NGO)가 함께 만들어갈 변화를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4000여명의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석한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의 NGO 콘퍼런스를 마친 지금 유엔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크리스티나 갈라크(56·Cristina Gallach·사진) UN DPI(유엔 공보부) 사무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SDGs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 UN과 NGO의 파트너십이 강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시민사회에 유엔의 역할이 잘 알려지려면 풀뿌리 단계에서 UN의 정책과 목표를 지지해줄 NG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UN DPI는 유엔의 의제(평화·안보·개발·인권 촉진)에 관심이 있는 NGO와 우선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파트너 NGO에는 관심 분야에 맞는 유엔 브리핑 자료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NGO 간에 원활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협력 기관이 되면 이번 NGO 콘퍼런스와 같은 유엔 공식 행사에도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콘퍼런스의 결과로 세계 시민 교육 촉진과 평등한 교육 기회 마련을 다짐하는 ‘경주액션플랜(경주선언문)’이 발표됐다.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있나. “우리의 일은 콘퍼런스가 끝난 직후부터 시작된다. 먼저 협력 NGO들과 위원회를 구성해 경주액션플랜의 이행 과정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회원국 모니터링도 병행한다.” ―어떻게 하면 UN DPI의 파트너 NGO가 될 수 있나. “웹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말라위’… 소녀들의 권리도 하나 둘씩 찾아갑니다

굿네이버스 ‘굿시스터즈’ 사업 효과 “아프리카에서 이처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발전시킨 게 놀랍다. 우리가 찾던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의 ‘굿시스터즈’ 소개 현장, 인도에서 빈민가 소녀들의 교육과 자립을 돕고 있다는 아포리나 카라(Apolina Cakra) ‘메리워드센터(Mary Ward Social Centre)’ 대표는 활동 내용을 듣고 연신 감탄했다. 그녀 외에도 80여명의 NGO 관계자들이 선진 사례를 듣기 위해 자리했다. 굿시스터즈 사업은 2012년부터 말라위 소녀들에게 아동 권리, 성과 에이즈 보건 교육 등을 제공해왔다. 조혼 풍습과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소녀들이 몸을 팔면서 10~14세 때 90% 가까이 되던 여학생 비율이 15세 가임기 때부터 11%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건 면 생리대 제작 수업. 기존에 사용하던 나뭇잎이나 천조각과 달리 흡수가 잘 돼 불편함도 줄고 창피함도 없어지면서 생리 기간 집 밖에도 나가지 않던 학생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등교 등 정상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또 테스트를 통과해 2~3단계 심화 과정에 참여하면 다른 학생들의 멘토 역할은 물론 간호대학, 국회 방문 등 스스로 진로 교육을 설계해 실천하기도 한다. 지난 4년간 이 과정을 거친 말라위 여학생들은 총 430여명의 변화는 놀랍다. 사업을 직접 소개한 모세 제레(Moses Jere)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 프로젝트 매니저는 “수동적이던 아이들이 커뮤니티 리더를 만나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했다. 덕분에 지난해 말라위에서는 조혼 금지 연령이 15세에서 18세로

靑年, 더 크게 외치고… 더 높이 뛰어라

강미애 기자의 지면 생중계 유엔 NGO 콘퍼런스 경주 현장 가보니 SDGs 관한 시민학습 방법·발표 등 48개 NGO 단체의 다양한 활동 전시 첫날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유스 코커스’ 대학생들 질문 쏟아내 기업 참여 제한… 정부·언론 관심 아쉬워 ‘주인공으로 거듭난 청년(Youth)’, ‘세계 시민 의식과 교육의 심각한 양극화’ 그리고 ‘한국 언론과 기업의 무관심’. 지난달 30일부터 2박 3일간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 ‘제 66차 UN NGO 콘퍼런스’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이번 행사에는 무려 100여개국에서 40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더나은미래’는 단독으로 3일간 경주에서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청년, 세계 영향 미치는 SDGs 세대 주체로 우뚝 서 “청년이 SDGs 달성의 주역이 돼야 한다. 목소리를 세상에 담아라.”(SDGs란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다.) 콘퍼런스 첫날인 오전 9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개막식보다 1시간 반 일찍 행사장을 찾아 청년들과 ‘깜짝 만남’을 가졌다. 국제 문제에 관해 대학생들 간 의견을 교류하는 세션인 ‘유스 코커스(Youth Cacus)’ 참가자들은 반 총장에게 열정적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대학이 어떻게 국제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을까” “청년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나”. 유스 코커스는 3일 동안 가장 이른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진행됐음에도 항상 수십 명의 청년이 참여해 한비아 유엔 NGO 콘퍼런스 홍보대사, 아마드 알헨다위 유엔 최초 청년 특사 등과 ‘세계 시민 의식’ ‘청년

“세계 시민 교육 활성화 위해 NGO가 중심 역할 해야”

제 66차 유엔 NGO 콘퍼런스“수혜국서 공여국 된 韓… 그 시작은 ‘교육’이었다”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의 첫걸음은 ‘교육’이며, 그 성패는 ‘NGO의 화합’ 여부에 달렸다.” 지난달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66차 유엔 NGO 콘퍼런스’를 책임진 장순흥 한동대 총장과 스콧 칼린(Scott Carlin) 롱아일랜드 교수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1946년 창설돼, 해마다 전 세계 NGO들이 모여 비영리의 흐름과 해결 과제를 논의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비영리 포럼으로 꼽힌다. 올해는 ‘세계 시민 교육,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이행을 위한 협력’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을 통틀어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돼 그 의미를 더했다.(SDGs란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를 말한다) 국내 대학 최초로 유엔 공보국(DPI)으로부터 올해 NGO 지위를 인정받은 한동대의 장 총장은 이번 콘퍼런스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스콧 교수는 10여간 미국 롱아일랜드대 ‘지속 가능 발전 연구소’를 이끌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소속의 대학교수 연합 NGO 대표를 맡고 있다.   유엔 NGO 콘퍼런스’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한자리에 모인 두 사람은 “세계 시민 교육 활성화에 정부가 움직이도록 NGO들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지금은 교육 집중으로 SDGs 이행의 발판 다져야 할 때 ―이번 콘퍼런스는 지난해 SDGs 선포 후 첫 국제 NGO 행사이다. 17개 목표 중 ‘교육’이 가장 먼저 화두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장순흥(이하

[2016 AVPN] 아시아의 사회적 투자

영국의 필란스로피 분야에서 20년 종사한 엔드류 뮤어헤드(Andrew Muirhead) 씨가 싱가포르로 거취를 옮겼다. 그는 아시아의 사회적 영역에 자본, 인적, 지적 자본의 유입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 벤처 필란스로피 네트워크(The 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AVPN)’의 이사이다. 홍콩에서 개최된 AVPN 연례회의(5월 23-25일)에 관해 엔드류 뮤어헤드 씨에게 아시아의 사회적 투자와 벤처 필란스로피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AVPN은 아시아 지역에 사회적 투자와 벤처 필란스로피를 이끄는 전문 포럼이다 Q. 왜 아시아로 거취를 옮겼는가? 아시아의 사회적 투자 현장에 대해서 말해 달라 A. 2013년 제 1회 AVPN 연례 회의에 연사로 초대받고 처음 AVPN과 연을 맺게 됐다. 그 이후로 AVPN에 매료되어 AVPN과 함께 일하는 것을 영광으로 느끼고 있다. 3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내가 (아시아에서) 만나본 사람들 모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수한 학력, 화려한 이력,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한 열정을 확인했다. 둘째는 유럽과 다르게 아시아는 부를 창출해내고 있었다. 부의 창출은 주요한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셋째는 이 지역 문제의 심각도다. 아시아는 여전히 세계 빈곤의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기회다. AVPN은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인적, 지적, 물적 자본의 유입을 증대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봤다. 아시아 사람들은 매우 부지런히 일하며 열심히 노력한다.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다. 한 가지 또 강조할 점은 아시아에는 단일 사회 투자 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개별 국가 모두 특징이

해외서 먼저 알아봤다, 소외된 이웃 위한 첨단 기술

테크 스타트업 트렌드 점자 스마트워치, 휴대 검안기 등 영국·독일 등에서 기술력 인정장애인, 제3세계… 시장 진입 늘어 “현재 몸상태는 어떠신가요?” 담당 의사로부터 PC 채팅 메시지가 왔다. 모니터 상단 키보드 옵션에서 한글, 영어, 기호 중 ‘한글’을 주시하자 한글 자판이 나타났다. ㄴ, ㅔ. 한글 하나하나를 눈으로 쳐다볼 때마다 글자가 하나씩 완성됐다. “네, 지금 아주 좋습니다.” 사지마비 환자들도 눈의 움직임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시선-뇌파 기반 인터페이스(Eye-Brain Interface·이하 EBI)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룩시드 랩스(Looxid labs)’의 원격 의사소통 제품 ‘루시(Lucy)’를 통해서다. 눈의 움직임과 뇌파 정보에 머신 러닝(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인공지능을 향상시키는 방법)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인지 상태가 분석된다. 긴급 상황에는 뇌파 측정을 통해 생각만으로 보호자를 호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사지마비 환자 5명에게 테스트도 완료했다. 룩시드 랩스 남재현 CSO는 “사용자 피드백에 따라 더 정교하게 설계해 7~8월쯤 완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출시 가격 목표는 200만~300만원 선”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이 트래킹(eye-tracking·시선 분석) 기술로 만들어진 안구 마우스 가격은 500만~1000만원선. 4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지난 17일에는 승일희망재단과 루게릭 환우를 위한 인터페이스 개발 사업 MOU를 체결했다. ◇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는 테크 스타트업들, 첫 고객은 ‘장애인’ 기술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알파고의 승리 이후,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머신러닝, 랩온어칩(Lab on a chip·손톱만 한 크기의 칩 하나로 실험실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바이오

공익과 매출 둘 다 잡기 어려워

롯데리아·GS리테일 기업의 사회공헌 매장 가운데는 일시에 그치거나 형식상 명맥만 유지될 뿐 답보 상태인 경우들도 있었다. 지속 가능한 계획 없이 시작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5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광화문점·홍대점·선릉점 등 세 점포에서 매장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릴레이 ‘착한 점포’ 캠페인을 시행했다. 그러나 롯데리아 관계자는 “작년에 마무리된 임시 이벤트였다”며 “올해는 어떤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2012년, 지역 소외 계층에게 도움이 되도록 각 지역 대표 GS25 편의점(직영점)과 GS수퍼마켓 점포를 정하고 여기서 일정액 기부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겠다며 ‘적십자 희망 나눔 명패 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년(2012~2016)간 GS리테일이 ‘희망나눔가게’로 선정, 기부를 실천한 점포는 단 세 곳에 불과했다. 모두 직영 점포여서 기부액도 본사 대납으로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도 “명패를 달고 운영하긴 하지만 형식상 이어가고 있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진 입장에서는 제대로 ‘CSR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다. 설립부터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만만치 않은 데다 운영에서 ‘매출’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여러 번 시도했지만, 위험성도 크고 늘어날 업무 부담 때문에 내부 합의와 지원을 끌어내는 데 매번 실패했다”고 했다. 이우철 공익마케팅협동조합 소장은 “사회공헌 매장 운영을 통해 해결하려는 명확한 문제 의식이 담겨 있어야 하고, 지속성을 보여줘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내부 고민과 계획이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사회공헌 매장 어디어디 숨어 있나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_2011년 뉴욕 1호점 시작으로 국내에는 대학로점 첫 새단장삼성물산 ‘하티스트 하우스’_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50여개층마다 다른 기부 제품 구성 노스페이스 ‘에디션’_일시적 운영하다 전용 매장으로 할인 혜택부터 기부까지 최근 2~3년 새 국내 기업들은 사회공헌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공간, 일명 ‘사회공헌 매장’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공간을 거점으로, 다양한 공익 활동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커뮤니티 스토어’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하티스트 하우스’는 ‘명확한 콘셉트’와 ‘임직원의 적극적 참여’ 등이 돋보이고, 후발 주자로 뛰어든 노스페이스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들의 관심을 잡는 중이다. ‘더나은미래’가 세 곳을 직접 찾았다. ◇기부와 나눔 활동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는 2011년 뉴욕에 사회공헌 매장 ‘커뮤니티 스토어’ 1호를 설립한 후 전 세계에 확산 중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4년 미국, 방콕에 이어 3번째로 기존 대학로점 매장을 새단장해 ‘커뮤니티 스토어’로 재개장했다. 지난 11일 방문한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의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안녕하십니까. ‘커뮤니티 스토어’입니다.” 계산대 앞에 서면 직원이 조금 낯선 인사를 건넨다. 주문한 음료의 컵홀더는 물론 영수증에도 ‘제품당 300원이 기부된다’고 적혀 있다. 매장 벽에도 300원 기부를 시각디자인으로 표현했다. 노경진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점장은 “기부 사실을 노출시켜, 고객들이 나눔에 자연스레 호기심을 갖도록 한 것”이라며 “‘커뮤니티 스토어’가 뭐냐고 물어보고 그 뜻을 안 이후에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주는 고객들도 있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적립된 기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고3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