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작지만 강한, 强小 NPO]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여울돌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⑦]⋅⋅⋅희망을 만들어가는 여울돌  2014년 11월,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향한 곳은 엄마의 품이 아니었다. 링거와 바늘, 온갖 기계를 몸에 단 채 아이는 중환자실로 향했다. ‘심실중격손을 동반한 폐동맥 폐쇄증’. 아이의 병명이었다. 심장에서 폐로 전달되는 통로가 막혀있다고 했다. 엄마의 뱃속에서 심장이 고장 난 아이, ‘다온이’. 엎친 데 덮친 격, 출생 직후 이뤄진 정밀 검사에서 다온이는 ‘밀리디커신드롬(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한 선천성 기형)’이란 생소한 진단까지 받았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다온이에게 희망이 찾아왔다. 다온이를 향한 수많은 이들이⋅도움이 손길을 내민 것. 11일만에 990만원이 모금됐다. 무려 1654명의 기부자들이 참여한 것. 다온이는 호흡과 음식의 섭취는 돕는 수술을 받았고, 꾸준한 재활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똑바로 눕는 것조차 어려웠던 다온이에겐 장애인용 특수 유모차와 보장구도 생겼다. 희망조차 없어 보였던 다온군에게 찾아온 작은 변화, 그 뒤에는 사단법인 ‘여울돌’이 있었다.  ◇ 14년 간 30여 명 후원⋅⋅⋅희귀질환 아동 후원단체 여울돌 여울돌은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후원하는 단체다. 2002년12월 5일 설립 이후 총 30여명의 아동들이 여울돌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현재 20명(해외 환아 1명 포함)의 아동들이 여울돌의 후원을 받고 있다. 박봉진 여울돌 대표는 단체명 ‘여울돌’의 뜻을 “여울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는 돌”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희귀질환 어린이들과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울돌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7살때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장면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선천성 면역

비영리단체가 환하게 비춘다… 美 교육 사각지대

‘파트너십온 1기’와 함께한 美 교육혁신 현장 미국은 부자지만, 미국 청소년은 가난하다. 2014년 빈곤 아동 비율은 20%로, 북유럽 복지국가(5% 내외)의 4배가량이다. 한국(10.7%)의 2배에 가깝다. 학업 성취도도 낮다. 15세 청소년 대상 OECD 국제학업성취도 조사에서 미국은 24위로, 30개 나라 중 하위권이다(2006년). 10대 미혼모 출산율도 1000명당 49.8명(200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다. 미국 청소년 지원 비영리단체들은 이 척박한 현실을 어떻게 돌파하고 있을까. 기자는 지난 7월 4일부터 10일까지 아산나눔재단의 ‘파트너십온’ 1기 프로그램에 선정된 비영리단체 7곳(동녘지역아동센터, 드림터치포올, 성모마음, 세상을품은아이들, 세움, 자오나학교, 해솔직업사관학교)과 함께 현장을 탐방했다. ‘파트너십온’은 사각지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기관에 연간 최대 2억원을, 최장 3년까지 지원하는 ‘벤처 기부(venture philanthropy)’ 방식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 코딩 교육으로 빈곤 탈출을 돕는다, ‘스크립트에드(ScriptEd)’ “코딩을 배워 웹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은 이 시대 빈곤에서 탈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는 비영리단체 ‘스크립트에드(ScriptEd)’ 마우리아(Maurya) 대표의 말이다. 그녀는 “4인 가족의 연간 소득이 3만달러(약 3400만원)라면, 웹 프로그래머 한 명이 배출됐을 때 9만달러(약 1억원)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컴퓨터 공학 전공생이었던 마우리아 대표가 2012년, 자원봉사로 방과 후 학교에서 27명에게 코딩을 가르치게 된 게 시작이었다. 2013년 비영리단체를 설립, 지금은 미국 뉴욕의 37개 고등학교, 800여명에게 코딩 교육을 한다. 2015년에는 구글에서 주목할 만한 교육 비영리단체들에 주는 ‘구글 라이즈 어워드(google RISE awards)’ 37곳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지난 8일 찾은 스크립트에드는 공장이었던 건물의 차고를

영국 흔든 ‘브렉시트’… 자원봉사계에 어떤 변화 줄까

英 민관협력 현장을 가다 <下·끝>   3000만명. 지난해 영국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 숫자다. 우리나라의 8배(374만6577명)다. 이들이 지난 1년간 활동한 자원봉사 시간은 20억 시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무려 76조원(500억파운드)에 달한다. 전 국민의 45%가 자원봉사를 하는 나라, 영국. 최신 동향을 듣기 위해 런던에서 만난 제임스 뱅크스(James Banks) GLV(자원봉사협의회·Greater London Volunteering) 대표는 “지금 영국의 자원봉사계는 격변기”라며 입을 열었다.     GLV는 1만4000개 지역 비영리단체(이하 NPO), 시민 9만명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중간 지원 조직이다. 처음엔 영국 32개 지역에 있는 자원봉사센터 관리자들의 모임으로 출발, 21년간 NPO를 대상으로 자원봉사 역량 강화 교육, 컨설팅, 네트워킹을 담당해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위해 3년간 5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발굴하고 훈련을 담당한 대표 기관이기도 하다. 제임스 대표는 “최근 2년간 영국 정부가 자원봉사 관련 예산을 절반가량 삭감하면서, 자원봉사단체와 NPO 전반이 침체기”라면서 “지원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원봉사 서비스의 질에 전처럼 신경 쓰지 못하는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정부(OCS·제3섹터청)가 주도적으로 자원봉사 법안, 기금, 프로젝트를 직접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제3섹터청이 1년 6개월 전 런던에 세운 자원봉사 지원센터 ‘볼런티어링 매터스(Volunteering Matters·전 서비스 볼런티어)’를 예로 들며 “정부 주도형 자원봉사 사업이 많아지면서 비영리 민간 중간 지원 조직에 좀처럼 기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제3섹터청(OCS)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의무 법안을 준비 중이다. 1년에 최소 3~7일까지 유급휴가를 쓰고 자원봉사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또한 비행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이동카드(Travel Card)를 뺏고, 자원봉사를 4시간 이상 할

“음악으로 배운 자신감, 音樂으로 나눌 거예요”

CJ문화재단 ‘튠업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음악’이에요. 친구들이랑 합주하는 게 제일 재밌죠.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후배들에게도 돌려줄 겁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다솜학교’ 음악실에서 만난 백영강(18·다솜학교 3년)군이 자신 있게 말했다. 이 학교는 다문화가정 2세를 위한 대안학교다. 백군 역시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08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후로 한국어가 서툴러 말수도 줄고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았다. 2년 전, 그를 바꾼 결정적 계기는 인디밴드 ‘뷰티핸섬’ 김지수(32)씨와의 만남이었다. 김씨는 학교를 찾아와 피아노를 가르쳐줬다. “처음엔 실수할까 봐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옆에서 ‘틀려도 좋으니 마음껏 해봐’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점점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제 어떤 음악이든 10초 안에 첫 줄을 외워 칠 정도로 실력도 늘었죠.” 백군의 멘토인 김씨에겐 또 다른 사연이 있다. 2014년 인디밴드 사정이 어려워 해체 위기까지 몰렸을 당시, CJ문화재단의 신인 음악가 지원 사업인 ‘튠업(Tune Up)’에 선정돼 터닝 포인트를 맞았던 것. 김씨는 “지원과정에서 배우고 받은 게 많아, 미래 세대에게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뷰티핸섬 외에 마오가니킹 등 16명의 인디음악가가 매주 다솜학교에서 ‘튠업 음악교실’을 연다. 모두 튠업 사업의 지원을 받은 멤버들이다. 나눔이 나눔을 낳은 것이다. ‘신인 예술가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류도 이어진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CJ문화재단은 2010년 ‘튠업’ 사업을 시작, 역량은 있지만 아직 앨범을 내지 못한 음악가들을 선정해 정규 음반 발매뿐 아니라 국내는 물론 일본·유럽 등 해외 공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임신부도 즐겨 먹는 집밥 같은 피자… 1판당 100원씩 적립, 배달업 종사자 도와”

‘피자 알볼로’ 이재욱·이재원 형제 사회공헌 거점 ‘카페정류장’ 동네 주민 위한 쉼터·야학당으로동네 맛집 가이드북 만들어 지역 상권 활성화 앞장 안심 피자로 입소문, 연매출 1200억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뒤편 1㎞가량 골목길. 이곳엔 동네 피자 가게 ‘피자 알볼로’가 마련한 사랑방이 있다. 이름은 ‘카페정류장’. 1층은 동네 주민이나 인근 상인들이 반값에 음료를 마시는 쉼터이고, 2층은 저녁이면 야학당으로 바뀐다. 토요일엔 아예 무료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인적 드문 동네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은 이들은 ㈜피자알볼로의 이재욱(39) 대표와 이재원(37) 부사장 형제다. 중소기업이 벌이는 사회공헌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회사 직원들은 카페정류장 야학당에서 중국어, 마케팅 기법, 홈페이지 디자인 등 재능기부로 강연한다. 방수준 피자알볼로 기획실장은 “3개월마다 한 학기로 진행해, 지난달 끝난 4기 과정까지 20여명 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월 5만원만 내면 현직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다 보니, 지금까지 400여명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기수당 강좌도 시작 당시보다 2배 늘어 평균 20여개가 진행된다. 특히 수강생들이 강의를 모두 배운 후엔 작품이나 재능을 지역 주민이나 인근 상인에게 기부하게 한다. 이뿐 아니다. 3년 전부터 직원 70여명은 매주 요일별로 인근 식당에 점심식사를 예약해 먹는 ‘식탐원정대 환승투어’를 이어가면서 주변 소상인들을 고루 돕는가 하면, 일부 직원은 미슐랭가이드처럼 동네 맛집 가이드북을 제작해 일정 횟수 이상 이용 시 알볼로피자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한다. 제작비 등은 모두 회사 후원으로 이뤄진다.이재원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평범한 사람이 모여 조금씩 변화를

전문성·투명성 갖춘 이사회, 비영리단체의 성공 키워드

공익법인 이사회 운영 방식 공익법인 이사회는 기관의 사업을 들여다보고, 외부의 지원을 끌어오며,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 결정 기구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미션과 부합한 전문가들로 이사회가 잘 구성되는 것이 비영리단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의 공익법인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금액 상위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이사회 운영 및 회의록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기부금 순위 1위(5833억3079만원)이자, 사회복지법인들의 맏형 격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15명 이상 20명 이하의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이사회는 경제·경영계(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영우 전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시민사회단체(변도윤 YMCA 이사,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언론계(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학계(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송성자 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 3인), 의료계(이철 하나로 메디컬케어그룹 회장 외 1인) 등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인사 19인으로 구성돼 있다. 모금회 이사회는 모금 및 배분 사업 등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홈페이지상엔 연도별 이사진 숫자 변동부터 회의록까지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 다만, 회의록에는 ‘원안대로 의결’이란 문구가 전부라 이사회 당일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긴 어려웠다. 한편 한국컴패션은 이사회 때 논의된 모든 내용과 이사회 전후 달라진 사항을 표로 정리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관계자는 “이사회를 열 때 한 번에 의결된 적이 없을 정도로 이사진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회의하며 의사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학교법인 중에는 인천가톨릭학원과 연세대학교가 이사회 운영 전반을 가장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인천가톨릭학원의 홈페이지엔 이사진의 이름,

사람 키우는 사회공헌… 기자·사회적기업가 등 공익 현장으로 진출

국내 최초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국내 사회공원 3조원 시대사각지대 발견해 이슈화하고 사회문제 해결하는 전문가 필요6개월간 공익·저널리즘 분야 교육 “이제 기자도 전문성이 있어야 살아남죠.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6기 과정을 시작으로 제 전문 분야를 공익 영역에서 찾을 겁니다.”(정다솜·25) “NGO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가 될 거예요. 청세담을 통해 두 영역 모두를 배우고 싶어요.”(김설희·27) 지난 8일, 광화문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 교육장에서 진행된 청세담 6기 입학식 현장. 포부를 밝히는 청년 35명의 열정은 뜨거웠다. 청세담은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이하 더나은미래)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소셜에디터(공익 전문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국내 최초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라고 하는 청세담은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3년간 소셜에디터 140여 명을 양성했다. 이날 입학식에선 국내외 미디어 최신 트렌드와 카드뉴스 제작 강의 및 실습이 진행됐다. 감각적 카드뉴스로 페이스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웅구 체인지그라운드 대표는 이날 강의에서 “카드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며 “신기술에 밝은 사람, 아이디어를 잘 표현하는 사람, 인맥이 넓은 사람 등을 찾아 내용을 공유하고 확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쟁률 3대1을 뚫고 선발된 청세담 6기생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저널리즘과 공익 전반을 배우게 된다. 현대해상 CCO 신대순 상무는 “청세담 과정을 통해 청년들이 성장하고 사회의 좋은 재목이 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람을 키우는 사회공헌… 청년의 꿈 키우고 사회문제 해결한다 사회공헌 3조원 시대다. 세전 이익 대비 3.5%의 비용을 사회공헌에 지출하고, 사회공헌

가장 용감한 엄마 ‘청소녀미혼모’ 지원 대안학교, ‘자오나학교’

“학교는 마치 엄마가 있는 친정집 같아요.” 지난 5월,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의 ‘자오나학교’에서 만난 이선민(가명‧18)씨가 웃으며 말했다. 자오나학교는 청소녀미혼모(25세 미만) 및 위기청소녀를 위해 주거 및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국내 최초 대안학교다. 이씨는 2년 전 이곳에 왔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후 쉼터를 떠돌며 과자와 음료수로 허기를 채우다 이가 온통 썩기도 했다는 그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기뻤다’며 아이를 지키고 싶었지만, ‘미혼모’라는 세상의 편견은 홀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따가웠다고 한다. 그 용기를 유일하게 받아준 게 자오나학교였다. 아이와 함께 있을 곳을 수없이 찾다 출산 직전 알게 된 이곳에서 이씨는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며 아이를 키우고 양육법을 배우니 ‘좋은 엄마가 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최근엔 회계공부도 시작했어요.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끝까지 도전할거예요.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돼야죠(웃음).” ◇피보다 진한 ‘나눔’으로 미혼모‧위기청소녀들의 부모 돼주는 ‘자오나학교’ 자오나학교에 들어서자 교실 문밖에서부터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전 국‧영‧수 검정고시 대비 수업을 마친 뒤, 아이와 놀아주는 법에 대해 배우는 미혼모 학생들이 둘러앉아 색종이 접기가 한창이었다. 아직 앳된 모습이지만, 모두 육아 베테랑들이다. 이날 오후 수업도 학생들 스스로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해 선생님과 논의 끝에 정한 커리큘럼이란다. 이 외에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부터 인문학까지 자오나학교는 중‧고등 과정 각 2년씩 총 4년 간 이뤄진다. 교실 반대편으로 몇 걸음 걸어가자 침실, 거실부터 부엌까지 갖춘 기숙사에 도착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생명을 살리는 사회적기업가, 혁신 사례 전하러 유럽에 서다

지난달 16일, ‘유럽 개발의 날(European Development Days)’에 ‘키브렛 어베베 터프아(Kibret Abebe Tuffa)’씨가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도울 수 있다는 사례를 나눴다. 키브렛씨는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사설 구급차를 활용해 ‘병원 전 응급 의료체계(Pre-Hospital Emergency)’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테비타 앰뷸런스 (Tebita Ambulance)’의 창업주이자 경영인이다. 키브렛씨는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수도)의 가장 큰 의과대학 부속병원 마취 전문 간호사였다. 17년 동안 수많은 위급환자를 치료하면서 구급차가 부족해 살릴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것을 봤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험한 도로들이 산재한 나라에 기본적인 응급 구조 시스템의 부족은 매일이 비극이었다. 키브렛씨는 동료들에게 “응급 구조 장비 없는 부상자들이 병원에 올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어도 되는가, 구조하러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결국 2008년 집을 팔아 중고 구급차 3대를 사고, 응급 구조 면허증을 취득해, ‘테비타 앰뷸런스 (Tebita Ambulance)’를 설립했다. 대부분의 지인들과 친지들은 그를 만류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이었고, 응급 구조는 정부와 적십자사가 할 일이지 개인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키브렛씨는 “앉아서 불평만 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직면하고 도전하는 것을 선택 하겠다”고 응수했다.  키브렛(사진)씨는 설립 초기부터 수익 창출을 목표로 했다. 외부 원조에 기대기보다 자체적으로 재정이 자립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정한 사업 방식을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초기에는 현실적인 사업 모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고백했다. 키브렛씨는 스웨덴 국제개발 협력청(SIDA)이 지원한 비즈니스 전략 훈련 과정을 1년간 이수했다. 이 덕분에 테비타 앰뷸런스를

“책임 있는 리더여, ‘CSR’ 핵심 가치 잊지 말길…”

“BMW재단의 전체 기금을 5000만유로에서 1억유로(1300억원)로 늘리겠다.” 올해 초 BMW그룹의 하랄드 쿠루거 회장은 창립 100주년 기자회견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불황 속 한국 기업들이 연이어 사회공헌 자금을 삭감하는 것과 달리 눈에 띄는 행보다. 2016년 5월 말에는 독일 뮌헨에서 ‘제5회 세계 책임 리더 포럼(World Responsible leader forum)’을 개최했다. 70개국 500여명의 사람이 참여한 이 포럼을 총괄한 BMW 콴트재단(이하 콴트재단)의 ‘마커스 힙(Markus Hipp·사진)’ 사무총장과 ‘글로벌 책임 경영 트렌드’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BMW 콴트재단은 1970년, BMW그룹에서 대주주였던 헤르베르트 콴트의 60세 생일을 기념해 5000만유로(약 651억원)을 출자한 BMW그룹 최초의 재단이다) -CSR 세션 타이틀이 ‘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죽어가고 있는가(Why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is going to die?)’였다. 정말 CSR이 죽어가고 있는 것인가. EU 국가 및 글로벌 경제의 CSR 트렌드를 전해달라. “기업 내부적으로 CSR에 대해 논쟁 과정을 거치면서 개념이 근본적으로 확산이 되는 곳이 있는 반면 CSR에 대해 명확하게 공유된 방향조차 없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독일 내 전문가뿐만 아니라 CSR 관련 해외 전문가도 패널로 참석해 ‘CSR의 미래’에 대해 끝장 토론을 진행했다. 공통 결론은 CSR은 최고 경영진(c-level executivies) 주도로 회사 내 ‘핵심 가치’로 이식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부서에서만 진행하는 CSR은 제대로 된 임팩트를 내기 어렵다. 점차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오는데, 이들은 특히 기업에도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일부

퀴퀴한 냄새에 사용법 모르는 동양식 변기… “학교에서 화장실 가기 싫어요”

학교 화장실 개선 시급 서울시 도봉구 방학초 동관 2층 남자 화장실. 제법 묵직한 유리문을 밀고, 화장실 안으로 한 발을 내딛자, 퀴퀴한 냄새가 코끝을 강하게 찔렀다. 소변기는 군데군데 금이 가 있었고, 모서리가 깨져 세라믹 조각이 날카롭게 드러난 곳도 있었다. “위험하지 않아요?” 기자가 유건(8·방학초 2년)군에게 묻자, 손바닥으로 코와 입을 덮으며 말했다. “화장실 냄새가 너무 나요. 다시 나가면 안 돼요?” 방학초는 1982년 개교한 서울시내의 평범한 공립초등학교다. 올해로 설립된 지 35년째다. 유건군의 엄마인 전경옥(42)씨도 같은 학교 2회 졸업생이다. 전씨는 “내가 학교 다니던 80년대나, 아들이 다니고 있는 지금이나 학교 화장실이 변한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3년 전에 서양식 변기로 바꾼 거랑 핸드 드라이기가 설치됐죠. 근데 이 냄새의 근원은 배관이거든요. 화장실 뒤편이 바로 정화조예요. 창문도 못 연다니까요.” 학교 화장실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칙칙한 에메랄드색의 화장실 문과 파란색 비누. 세면대는 김진서(8·방학초2년)양에게도 한참 낮았다. “손 씻고, 걸레 빨다 보면 허리가 너무 아파요.” 70~80년대에 비하면 아이들의 평균키는 10cm 이상 컸다. 여자 화장실은 ‘수세(水洗·물로 씻어냄)’용 레버가 말썽이었다. 공중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철재 레버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방학초 학교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인 홍혜란(39)씨는 “어른들도 어지간히 힘을 줘야 물이 내려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 아이들이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했다. 2층 여자 화장실 6칸 중 절반은 물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다. 방학초는 3년 전, 저학년 화장실을 서양식 변기로 바꿨지만 배관을 뜯어내는

사회투자, 영국이 만든 가장 자랑스러운 창조물

英 민관 협력 현장을 가다<中>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 시내를 흐르는 리젠트 운하(Regent’s Canal)에 다다르자 수십여 채의 보트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길이 3~5m짜리 보트의 창문 틈으로 침대, 탁자, 주방용품들이 보였다. 이른바 ‘주거용 선박’이다. 치솟는 런던 집값을 감당 못한 3만여명이 물 위의 삶을 선택한 것. 런던의 월평균 주택임대료는 1472파운드(약 257만원)로, 전년 대비 10% 넘게 올랐다. 런던에서 24평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33억원이 필요하다(한국은 4.3억원, 뉴욕은 18억원). 이에 영국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이하 BSC·Big Society Capital)’을 통해 민간과 함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집(Homes for Good)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해온 사회적기업·자선단체를 발굴해, 이들의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을 모은 것.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 및 투자자들에겐 세제 혜택을 줬다. 지난 1년간 9950만파운드(약 1700억원)가 혁신적인 사회적기업 45곳에 투자됐다. 그 결과 저소득층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택 425곳이 마련됐고, 청년 노숙인 900명이 집을 찾았다. 이렇게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투자를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라 한다. 영국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사회 투자로 보완하고, 사회적기업·자선단체·기업·금융기관 등 민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큰 사회(Big Society)’ 모델을 적극 확대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를 가다 “우리는 도매상입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만난 알래스테어 발렌타인(Alastair Ballentyne) 대외협력 이사는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SC)’을 이렇게 소개했다. BSC는 2012년 4월 영국 정부가 사회투자 시장 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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