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목)

“책임 있는 리더여, ‘CSR’ 핵심 가치 잊지 말길…”

“BMW재단의 전체 기금을 5000만유로에서 1억유로(1300억원)로 늘리겠다.”

올해 초 BMW그룹의 하랄드 쿠루거 회장은 창립 100주년 기자회견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불황 속 한국 기업들이 연이어 사회공헌 자금을 삭감하는 것과 달리 눈에 띄는 행보다. 2016년 5월 말에는 독일 뮌헨에서 ‘제5회 세계 책임 리더 포럼(World Responsible leader forum)’을 개최했다. 70개국 500여명의 사람이 참여한 이 포럼을 총괄한 BMW 콴트재단(이하 콴트재단)의 ‘마커스 힙(Markus Hipp·사진)’ 사무총장과 ‘글로벌 책임 경영 트렌드’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BMW 콴트재단은 1970년, BMW그룹에서 대주주였던 헤르베르트 콴트의 60세 생일을 기념해 5000만유로(약 651억원)을 출자한 BMW그룹 최초의 재단이다)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The Power of the Network: Building Connections to Make a Difference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The Power of the Network: Building Connections to Make a Difference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CSR 세션 타이틀이 ‘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죽어가고 있는가(Why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is going to die?)’였다. 정말 CSR이 죽어가고 있는 것인가. EU 국가 및 글로벌 경제의 CSR 트렌드를 전해달라.

“기업 내부적으로 CSR에 대해 논쟁 과정을 거치면서 개념이 근본적으로 확산이 되는 곳이 있는 반면 CSR에 대해 명확하게 공유된 방향조차 없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독일 내 전문가뿐만 아니라 CSR 관련 해외 전문가도 패널로 참석해 ‘CSR의 미래’에 대해 끝장 토론을 진행했다. 공통 결론은 CSR은 최고 경영진(c-level executivies) 주도로 회사 내 ‘핵심 가치’로 이식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부서에서만 진행하는 CSR은 제대로 된 임팩트를 내기 어렵다. 점차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오는데, 이들은 특히 기업에도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일부 대기업은 CSR 경영에 대한 임팩트와 효과성이 계량화되지 않은 20~30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CSR 보고서를 작성하며 대비해왔다. 2014년 EU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비재무적인 가치를 공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점차 CSR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BMW그룹과 콴트재단에서 ‘책임 있는 리더(responsible leader)’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특별히 ‘글로벌 리더’들에게 관심이 많다.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원한다. 우리는 2000여명의 책임 있는 리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 내에서 친환경 운동을 하는 ‘사내기업가(intrapreneur)’도 있고,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사회적기업가(social entrepreneur)’도 있다.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들은 다양하다. 유럽은 이주(migration)와 통합(integration)이 진행되면서 난민과 이주민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이주, 교육 불평등, 기후변화, EU 국가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The Power of the Network: Building Connections to Make a Difference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The Power of the Network: Building Connections to Make a Difference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올해 주제가 ‘변화를 위한 100가지 혁신(Social innovations for Change)’이었다. 포럼에서 공유된 대표적인 혁신 사례들이 궁금하다.

“120명의 리더가 포럼에서 각자의 아이디어(own ideas)와 문제 의식을 갖고 연사, 사회자, 퍼실리테이터 등으로 활동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을 꼽아보자면 ‘키런 공개 고등 교육(Kiron Open Higher Education)’의 창업자인 ‘빈센트 짐머(Vincent Zimmer)’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대학 교육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시켜 고등 교육의 장벽을 낮추는 독일의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1% 미만의 난민만이 고등 교육에 접근하고 있다는 문제에 주목해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온라인 대중 공개강좌)를 활용해 가정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일 내 비영리단체 및 사회적기업 25곳을 방문하는 ‘혁신 투어(innovation tour)’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호평을 받았던 곳은 ‘프라터 섬 발전소(Prater Island Power Plant)’라고 불리는 에너지 전환소(Energiewende)였다. 도시 중심에 있는 이 발전소는 지하에서 수력을 활용해 4000가구에 녹색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3D프린터 등 80개가 넘는 하이테크 기계가 구비된 코워킹 공간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에서는 공유 경제와 메이커 운동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BMW의 혁신 공간인 ‘BMW 스타트업 차고(BMW Startup garage)도 방문했다.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BMW그룹과 결합시키고, 우수한 기술가들과 기업가 간의 네트워킹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Innovation Tour 'Prater Island Power Plant'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5th World Responsible Leaders Forum – Innovation Tour ‘Prater Island Power Plant’
Photo: Joerg Koch/BMW Stiftung Herbert Quandt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