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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방] 여전히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

  “쇼하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가 최근 사재를 털어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못해 싸늘하다. 그는 이른바 ‘베이조스 지구 기금(Bezos Earth Fund)’이라는 걸 조성해 이 돈을 기후변화 대응에 쓰겠다고 밝혔다. 칭찬받아 마땅할 일인데 되레 욕을 먹는 이유는 아마존이 ‘기후위기 악당 기업’으로 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사업과 배송 사업 등으로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기업 운영 방식은 바꾸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 기금을 만들겠다고 하니 거액을 내놓고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것이다. 최근 SNS에서 번지고 있는 ‘나쁜 기업 사회공헌 활동 기금 거부 운동’도 흥미롭다. 국내 복지기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의 기부금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릴레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지목된 곳은 한국마사회다. 지난해 벌어진 문중원 기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 활동 기부금을 거부하는 운동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도 그렇고, 나쁜 기업들의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에 큰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세상이 바뀐 걸 모르고 여전히 수익만을 쫓는 기업들은 투자도 받기 어려워졌다. 올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앞으로 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 ‘기후변화’와 관련된 대응을 하고 있는지를 주요 지표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석탄화력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대한 투자금부터 빼겠다고 밝혔다. 물론, 블랙록이 환경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석탄화력 산업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기후금융이 온다] 한국은행의 수상한 채용공고

①’그린스완’ 대비하는 중앙은행들 이달 초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조금 특별한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기후’와 ‘경제’의 관계를 분석할 박사급 전담 연구원을 뽑는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선발되는 인력은 금융안정국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기후변화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게 된다. 기후변화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주요 업무다. 이번 채용 공고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 기후변화 관련 연구원을 뽑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후변화를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 문제’로 인식하고 대비해왔지만, 한국은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한 금융 이슈로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대응은 줄곧 소극적이었다. 기후가 금융을 망친다? 중앙은행들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후변화가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홍수·폭설 등의 자연재해가 ▲농업·관광·에너지·보건 등 실물경제에 피해를 주고 ▲이런 피해가 보험·대출·투자 등 금융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금융 위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저탄소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탄소배출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 ▲탄소배출 관련 산업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여기에 돈을 투자한 은행들의 손실이 확대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리는 BIS(국제결제은행)는 올 초 ‘그린스완(Green Swa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다음번에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면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완은 미국

개원 앞둔 21대 국회, ‘녹색 국회’ 실현될까?

[4.15총선 당선인 기후위기대책 분석] 4.15총선, 기후 위기 대책 주목 ‘전체동의’ 73명 중 63명이 여당 지역별로는 광주·충남·제주 순 정당보다는 ‘지역 이슈’에 영향 3선 이상 중진의원 다수 포진 “근본 대책 마련할 것” 한목소리 21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오는 5월 30일 시작된다. 4년간 민심을 대변할 당선인들은 유권자에게 약속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역대 선거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처음으로 주목받았다. 기후 환경 정책을 강하게 주장한 소수 정당은 대부분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기후 대응을 정당 차원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은 ‘180석 거대 여당’을 구성하게 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성과 제21대 국회의 역할을 되짚기 위해 4.15 총선 지역구 당선인들이 후보 시절 약속한 기후 위기 대책을 분석했다. 시민단체 연합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역구 후보자 6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후 위기 대응 정책 질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구 당선인의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따져봤다. 당선인 73명 “기후 위기 대응법 만들겠다” 이번 21대 총선의 지역구 후보자 가운데 기후 위기 대응법 제정을 약속한 당선인은 총 73명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후보자에게 기후 대응 관련 ‘4대 정책 요구안’ 동의 여부와 의견을 받았다. 이들이 제시한 4대 정책 요구안은 ▲국회 기후 비상 선언 결의안 통과 ▲탄소 배출 제로와 기후 정의 실현을 위한 기후 위기 대응법 제정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예산 편성,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사형 집행 657건, 최근 10년 새 최저치”

지난해 전 세계 사형 집행 건수가 최근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보고서 ‘2019년 사형 선고와 집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0개국에서 최소 657건의 사형 집행이 이뤄졌다. 지난 2018년 690건과 비교하면 약 5% 감소한 수치다. 단 해마다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사형 관련 자료를 국가 기밀로 취급하고 있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형 집행은 이란(251건), 사우디아라비아(184건), 이라크(100건), 이집트(32건) 등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중동 4개국이 전체의 약 86.3%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7개국으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8년 사형을 집행했던 아프가니스탄, 대만, 태국은 사형 집행을 중단했고, 방글라데시는 집행을 재개했다. 특히 일본의 사형 집행 건수는 2018년 15건에서 지난해 3건, 같은 시기 싱가포르는 13건에서 4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남수단, 예멘 등은 전년보다 사형 집행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어 알가르 국제앰네스티 조사자문정책 선임국장은 “사형이 징역형보다 범죄 억제력이 높다는 사실에 대한 신빙성 있는 증거는 없다”며 “일부 소수 국가가 사형제 폐지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30일 이후 2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에 포함돼 있다. 다만 사형 선고는 내려지고 있다. 지난해 법원은 진주 방화살인범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양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은 “현재 사형제 폐지 안건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지만 한국이 진정한 인권 보장 국가로 거듭나고 싶다면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도 범여권 압승, 정의당·여성의당 약진

  만 17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4·15 국회의원선거 모의투표’에서도 범여권이 압승했다. 범야권에서는 지역구 당선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모의투표운동본부(이하 ‘모의투표 운동본부’)가 전국 8214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선거 모의투표 결과가 16일 공개됐다. 이번 모의투표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한 청소년 선거인단이 사전투표일(4월10~11일)과 본 선거일(4월15일)에 현장 투표소 2곳과 청소년 모의투표 웹사이트(www.18vote.or.kr)에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전국 주요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해 현장·온라인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원 춘천시와 전남 순천시 두 곳에서만 현장 투표소를 운영했다. 유효 투표수 100표 이상이 확보돼 지역구 선거 결과를 집계한 곳은 모두 36곳이다. 이 중 실제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온 곳은 ▲강원 춘천시을 ▲경기 용인시갑 ▲경북 안동시 예천군 ▲경남 거제시 ▲경남 양산시갑 ▲창원시 진해구 ▲창원시 의창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시 합포구 ▲창원시 성산구 ▲경북 구미시갑 ▲경북 구미시을 ▲부산광역시 사상구 ▲부산광역시 부산진구갑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갑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을 등 17곳이었다. 실제 선거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나왔지만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는 창원시 성산구에서 정의당 후보가 당선됐고 나머지 16개 지역구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뽑혔다. 정당득표율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더불어시민당(35%)과 정의당(14.3%)에 뒤처지며 ‘3등 정당’으로 밀려났다. 실제 투표에선 미래한국당이 정당득표율 33.8%를 얻었지만, 청소년 모의투표에선 12%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정의당과 여성의당은 강세를 보였다. 실제 선거에서 정당득표율 0.7% 획득에 그친 여성의당은 모의투표에서 서울·충남·대전·대구에서 더불어시민당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정의당도 인천·경기·세종 등 8개 지역에서 정당득표율

코로나19 모금액, 절반 넘게 쓰였는데… 집행액·지원 대상은 ‘깜깜’?

코로나19 기부금 중간 점검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석 달째다. 코로나19 국민 성금은 전국 확산의 기점인 ’31번 환자’가 등장한 2월 18일 이후 본격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재난기부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등 세 곳으로 집중된다. 지난 8일 기준 세 기관의 코로나19 모금총액은 2386억5641만원이다. 기관별로는 재해구호협회 930억원, 공동모금회 840억원, 적십자사 616억원 등이다. 집행 완료한 금액은 1383억4623만원으로, 집행률은 절반을 넘긴 57.9%다. 본지가 지난달 18일 집계한 세 기관의 기부 현황 자료와 비교하면 3주 만에 371억원이 더 모였고, 686억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빅3’에 모인 기부금 2300억원, 정보공개는 제각각 재난 초기 기부금의 빠른 집행을 촉구하던 국민의 관심은 이제 기부금 집행 기준과 사용처 등 투명한 정보공개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 역대 사회·자연재난 가운데 전례 없는 최대 규모 기부금이 모이면서 모금 기관들도 각자 온라인을 통해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공개된 정보가 기관마다 제각각인데다, 기부내역에 대한 핵심 항목을 누락한 기관도 있다는 점이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A4 23장 분량의 ‘코로나19 현황 보고’를 매일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지만 현황 보고 문건에는 모금액만 명시돼 있고 집행액은 찾아볼 수 없다. 재해구호협회는 기부금으로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해 현장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원일 ▲지원처 ▲지원 물품 등은 상세하게 공개하면서 여기에 사용된 금액만 쏙 빠져 있다. 이에 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집행액보다는 지원 물품 몇 점이 어디로 전달됐는지를 중점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집행액을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모금액,

[모두의법] 인력·재정난에 힘든데… ‘의사록 인증’으로 삼중고 겪는 비영리

매년 초 비영리법인들은 총회 또는 이사회 개최로 분주해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닥치지만 이 가운데 ‘의사록 인증’이라는 큰 벽에 부딪히곤 한다. 민법상 변경 등기 사유 중 총회 또는 이사회 의결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변경등기 신청서류에 의사록을 첨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단법인이 정관 중 법인명칭, 목적 사업 등을 변경하려면 변경등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총회 의사록을 제출해야 한다. 의사록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증인이 필요하다. 문제는 공증인의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비영리법인에는 무척 부담이라는 점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공증인을 의결장소에 참석시키는 방법은 출장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이 발생한다. 또 하나는 공증인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 이상의 사람들에게 진술을 듣고, 그 진술과 의사록의 내용이 부합하는지 대조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경우 출석 회원의 인감 날인과 인감증명서를 일일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면 ‘의사록 인증 제외대상 법인’으로 분류되면 된다. 의사록 인증 제외 대상 법인은 ▲민법 32조에 따라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법인 ▲설립 목적 및 수행 사무가 공익적이고 주무관청의 감독으로 법인 총회 등의 결의절차와 내용의 진실성에 대한 분쟁 소지가 없는 법인 ▲주무관청의 추천을 받아 법무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법인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공증인법 제66조의2 제1항 제2호, 공증인법 시행령 제37조의3) 의사록 인증 제외 대상이 되면 등기 신청을 할 때 공증문서 대신 법무부 고시를 제출하면 된다. 법무부 고시에 의사록 인증 제외 대상 법인 목록을 확인할

“탈북민, ‘먼저 온 통일’이라 여겨주길… 北에서의 경험 잘 써먹어주세요”

 [우리사회 利주민]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 지난해 국내 거주 이주민은 261만명이다. 전라북도 전체 인구(181만8157명)를 훌쩍 넘는 규모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말도 낡아버린 지 오래다. 이주민들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진 않았어도 시민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사회 利주민’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주민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다. 첫 주자로 탈북민 조충희(57·사진) 굿파머스 연구위원을 만났다. “저 같은 사람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써먹으면 좋겠어요.” 조충희 위원은 지난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10년간 수의사 겸 축산 전문 공무원으로 일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그는 현재 농축산 전문 국제개발협력 NGO 굿파머스와 함께 아시아 개발도상국 농가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 북한 축산 전문가는 여럿 있지만, 북한 출신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북한 상황을 가늠하려는 여러 언론이 그를 찾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5년 넘게 몸 쓰는 일로 먹고살아 내 전문성을 펼칠 날이 올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사람들이 찾는 한 가진 지식을 모두 쏟을 생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北에서 출신 성분 탓에 온갖 수난… 가족 위해 한국행 결심 조충희 위원은 한국 땅을 밟기까지 북에서 지난한 시간을 버텨야 했다. 그는 “고생은 끝도 없었지만 돌아보니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지금에야 웃으며 말하지만, 둘로 나뉜 한반도 양쪽에서 그의 삶은 끝없는 좌절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주민, 세금 꼬박꼬박 내고도 재난지원금은 못 받는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기도는 지급 기준에 ‘외국인 제외’ 서울은 한국 국적자의 가족까지 혜택 독일, 세금 내는 내·외국인에 지원금 포르투갈은 난민 포용, 한시 시민권도 지방자치법상 외국인도 주민에 포함 지원 대상 구분은 차별, 평등권 침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재난 지원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대다수 외국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지원금의 재원이 국민 세금이라서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주민 지원 시민단체들은 체류 자격을 얻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은 소득세와 지방세 등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차별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이주공동행동 등 단체 62곳은 “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자, 이주민 등을 재난지원금 정책에서 제외한 건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청구인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서울시는 지난달 18일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생활비 30만~5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 등 생활안정지원 대상자 외 주민에게도 생활안정급여를 지원해 복지 사각지대를 개선하고 지역 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경기도는 1300만 경기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면서 “기본소득의 이념에 맞게 소득과 연령에 관계없이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에 ‘외국인은 제외한다’고 명시한 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주민등록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결정하는데, 경기도는 아예 외국인을 배제했고 서울시의 경우 한국인 배우자가 있거나 한국인 자녀를 양육하는 등 한국 국적자와 가족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긴급하게

앱·웹에서 성 착취 일어나지 않도록… 개발자·청소년에 ‘가이드라인’ 제시

  [인터뷰] 디지털 성 착취 방지 웹사이트 ‘깨톡’ 만든 여성 개발자들 채팅 앱·웹 다수, 실명·성인 인증 無 신고 기능마저 형식적… 실효성 없어 IT 기업, 안전망 구축은 ‘의지 문제’ 성 착취 방지 기능 도입 법제화 필요 ‘n번방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폭력 방지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있다. IT 개발자, IT 서비스 기획자, 데이터 전문가 등 여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위민두아이티(Women Do IT)’ 팀이다. 이들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 활동 단체인 ‘십대여성인권센터’와 공조해 웹사이트와 앱(app)을 모니터링하고 개선 권고안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2018년 12월 자원봉사 형태로 모임을 구성한 뒤 매월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올해 1월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디지털 성 착취 방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한 웹사이트 ‘깨톡’을 내놨다. 지난 7일 위민두아이티 활동가 ‘됴’ ‘현승’ ‘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이의 요청으로 사진과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여성 청소년 성 착취 문제, 여성 개발자가 해결한다 위민두아이티 팀원들은 모두 생업이 따로 있다. 됴는 “팀원 대부분이 직장에 이 활동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어서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효율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 메신저를 켜놓고 팀원끼리 소통하고 ‘행아웃’ 등 화상 통화를 통해 간편하게 회의를 하는 식이다. 갱은 “각자 담당하는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한 채로 지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원봉사가 아니라 ‘돈을 안 받는 두 번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민두아이티가 시작된 계기는 지난 2018년 11월 개발자인 갱이 십대여성인권센터와 함께 연

어디에나 있는 ‘n번방’ 못 막는 건가 안 막는 건가

[Cover Story] n번방, IT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미성년자 등 여성 대상 성 착취 영상물을 채팅방에서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악(惡)의 온상으로 지목된 해외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은 한국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성난 국내 이용자들이 ‘탈퇴 총공(격)’을 펼쳐도 반응이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텔레그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다. 뛰어난 보안성을 내세우며 수많은 가입자를 불러 모았지만, 지금은 그 기술이 성범죄와 테러, 마약·무기 밀매 등에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분노는 텔레그램을 넘어 IT 업계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 메신저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카카오, 네이버,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이 이런 문제들을 인지하면서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n번방 사건의 주동자와 공모자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를 방조한 IT 기업에도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전한 n번방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모르는 아저씨가 자기 몸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어요. 신고하기를 누르려다 실수로 채팅방에서 나와버렸어요. 증거를 못 남겼는데 어떡하죠?” “라인 채팅방에서 대화하던 남자가 만나자고 해서 싫다고 했더니 ‘네 얼굴 캡처했고 신상 다 털었다. 나체 사진에 합성해 주변에 뿌리겠다’고 협박해요. 너무 무서워요.” 십대여성인권센터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런 상담이 들어온다. 지난해 센터로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 상담 건수는 4200여건. n번방 사건 이후에도 상담 건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텔레그램 관련 상담만 전보다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