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분야 종사자 5명 중 3명은 현장에서 차별적 언어를 경험했고, 그중에서도 성차별 언어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마주하는 차별의 언어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앞두고 사회복지 종사자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여성 112명(70%), 남성 48명(30%)이 응답했다. 현장에서 차별 언어를 경험한 응답자는 97명으로 전체의 60.6%를 차지했다.
차별 언어의 유형별(중복응답)로는 성차별 언어(66명)가 가장 많았고, 신분차별 언어(36명), 신체차별 언어(32명), 지역차별 언어(28명) 순이었다. 이 밖에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 정치적 지향에 대한 차별, 결혼 여부에 대한 차별 등도 있었다.
현장에서 접하는 차별 언어의 빈도를 1점(전혀 없다)~5점(매우 많다)으로 수치화한 결과, 평균 3.06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전혀 없다(17명·10.6%) ▲없다(20명·12.5%) ▲보통이다(71명·44.4%) ▲많다(40명·25%) ▲매우 많다(12명·7.5%)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의 언어 사례도 포함됐다. 성차별 언어로는 여성명칭(미혼모, 된장녀), 여성강조(여대생, 여배우), 여성신체(처녀작, 꿀벅지), 여성비하(김치녀, 삼일한) 등이 대표적으로 조사됐다. 신체차별 언어로는 장애비하(애자, 병신크리), 외모비하(얼창, 루저), 외모강조(베이글녀), 연령차별(노처녀, 틀딱) 사례가 많았다. 이 밖에 종교비하(중놈, 개독교, 개슬람), 인종비하(검둥이, 흑형, 똥남아), 자국중심(토종, 단일민족, 조선족) 언어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차별언어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자립대상아동’이라는 표현의 경우 자립을 대상화 한다는 것이 아동들에게 상당한 폭력이 될 수 있고 지적했다. 아동복지 관련 일부 논문에서 ‘시설아동’과 ‘정상아동’을 비교해 마치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또 가출청소년은 청소년 스스로 가출을 택한 상황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낙인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이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빈곤아동이라는 언어는 아동이 빈곤하다는 언어로 작용한다”면서 “아동의 경제적 여건이 빈곤한 것이지 아동 자체가 빈곤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차별의 언어는 자칫 개인과 우리 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사용에 보다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