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기부의 축이 달라졌다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1> 유나이티드웨이 23% 급감, 사마리탄스퍼스·컴패션 등 ‘현장형 단체’ 두 자릿수 성장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기부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는 지난 7일(현지시각) 2021~2023년 개인·재단·기업 기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 100곳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체별 순위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5년간의 기부 흐름과 정치·경제·문화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통적 대형 기관의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재난·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단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 TOP10 2021~2023년 평균 모금액을 기준으로 한 상위 10개 단체는 ▲유나이티드웨이(1위) ▲세인트주드 어린이연구 병원(2위) ▲구세군(3위) ▲YMCA(4위) ▲컴패션 인터내셔널(5위) ▲미국 소년소녀클럽(6위) ▲해비타트포휴머니티(7위) ▲스텝업포스튜던츠(8위) ▲미국 적십자(9위) ▲사마리탄스퍼스(10위) 순이다. 순위권에는 100년 넘은 전통 단체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웨이, 구세군, YMCA, 미국소년소녀클럽, 미국 적십자 등은 모두 19세기에 설립돼 미국 시민사회의 근간을 형성한 기관들이다. 반면 2000년 설립된 ‘스텝업포스튜던츠(Step Up for Students)’는 교육 장학 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단체로, 10위권 중 유일한 2000년대 설립 기관이다. 특히 코로나19와 전쟁, 기후 위기 등 복합적 위기가 기부 흐름을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역사와 전국적 네트워크를 지닌 유나이티드웨이(1위)는 ‘직장 내 모금’ 기반이 약화되며 2018~2020년 평균 대비 모금액이 23% 급감했다. 반면, 사마리탄스퍼스(10위)·컴패션인터내셔널(5위) 등 재난 대응 및 빈곤 지역 지원 등 현장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들은 오히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뉴욕에서 열린 제80회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연대 복원 외친 유엔총회…‘다자 협력’이 해법으로 [글로벌 이슈]

시진핑 “2035년 온실가스 10% 감축”… 구테흐스 “과학·경제 모두 대응 요구”이재명 대통령, 다자주의 협력 통한 글로벌 해법 강조 제80차 유엔총회가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세계 정상들과 유엔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성 가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하며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탄소 감축 정책은 경제를 해쳤고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가 경쟁력을 위협한다”며 “유엔과 다수의 기후 전망은 틀렸고, 잘못된 예측으로 각국이 재산과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 파리협정에서 두 번째 탈퇴를 통보하고 석유·가스·석탄 중심의 에너지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 기후 대응은 과학적·경제적 요구…중국은 온실가스 7~10% 줄인다 트럼프의 발언 다음 날 열린 ‘UN 기후 정상회의’에서 세계 100여개국은 새로운 행동 계획을 내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상 연설을 통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점 대비 7~10% 줄이고, 비화석연료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를 2020년 대비 6배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구체적인 감축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주석은 “녹색·저탄소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선진국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고, 개발도상국에는 재정·기술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실상 전날 트럼프 발언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녹색 기술과 산업 협력을 강화해 고품질 녹색 제품이 자유롭게 유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를 시장의 주류로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기후

전력, 전기, 전력망. /Unsplash
전력망 확충, 왜 모두 ‘에너지 고속도로’에 주목하나

한국, 산업 거점–재생에너지 연결하는 초고압 전력망 추진 EU, 러시아 의존 줄이며 병목 해소 위해 ‘하이웨이’ 이재명 정부가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을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본격화한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국 산업 거점과 재생에너지 생산지를 초고압 송전망으로 잇는 대규모 전력망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간 인프라다. 말 그대로 전기를 실어 나르는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인공지능(AI)과 함께 에너지 고속도로를 국가 미래 전략의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이미 지난 7월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단을 설치했고, 오는 26일부터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시행된다. 사실상 국가 차원의 전력망 대전환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 러시아 의존 줄이며 ‘에너지 섬’ 해소 나서는 유럽 유럽연합(EU)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EU 집행위는 역내 전력망 병목을 풀고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하이웨이(Energy Highways)’ 구상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연례 국정연설에서 “외레순 해협에서 시칠리아 해협까지 8개 병목 지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해소해 유럽 시민에게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U는 회원국 간 전력망 격차가 심각하다. 독일·네덜란드는 디지털 전력망과 저장 시설에 투자했지만, 폴란드·불가리아·체코 등은 노후 인프라로 정전에 취약하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EU 본토와 연결률이 2% 수준에 불과해 ‘에너지 섬’으로 남아 있고, 지난 4월 이베리아 전역 정전 사태가 그 위험성을 드러냈다. ◇ 가격 안정·안보 위한

“SMR이 해법” 빌 게이츠…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나

차세대 원전 SMR 세계 화두로 부상…韓도 가능성 부각 英·佛은 원전 확대, 獨은 재생 집중…日·中도 제각각 해법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소형모듈원자로(이하 SMR)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전 건설에 관심이 많고, 국내 기업들의 개발 역량이 크다”고 강조하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가능성을 부각했다. 이는 게이츠 이사장이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SMR이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화답이다. SMR은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할 수 있는 차세대 소형 원자로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수동 안전장치를 갖춰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원전 스타트업 테라파워(TerraPower)를 직접 설립해 SMR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 원전 보유국으로, 현재 26GW 규모의 원자로 26기를 가동 중이다. 올해 상반기 원전 발전량은 전년 대비 8.7% 늘어난 반면 석탄 발전은 16% 줄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8월 국정기획위원회 보고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脫석탄 해법 갈라진 유럽…佛은 원전, 獨은 재생 탈탄소 시대, 각국은 원전을 붙잡을까, 버릴까. 영국은 2024년 9월 마지막 석탄발전소 ‘랫클리프 온 소어’를 폐쇄해 G7 가운데 처음으로 석탄 발전을 전면 중단했다. 영국 정부는

이재명 정부, 기후·에너지 전략 꺼냈다…세계는 어디까지 왔나

국정기획위 5개년 계획 발표…RE100·생명안전법 등 8개 과제 담아 EU는 법제화·호주는 투자제도·인도는 조기 달성…日·中도 속도전 합류 이재명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국정 목표로 공식화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13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를 제시했다. 핵심 추진 전략 가운데는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포함됐다. 전체 123개 국정과제 중 8개가 기후·환경 분야와 직접 연결된다.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통한 RE100 달성’,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기후재난 피해 최소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약속해왔다. 환경부의 기후대응 업무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을 통합해 전담 컨트롤타워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국정과제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조직법 개정이라는 절차적 허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올해 하반기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전담 부처의 조속한 확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려면 기후·에너지 정책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 유럽은 법으로, 호주는 투자제도로…각국의 ‘탈탄소 전환’ 국가가 기후위기 대응을 경제·사회 전략의 중심에 두는 흐름은 이미 세계적 조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2일 기후법 개정안을 내고 204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순배출을 90% 줄이겠다는 중간 목표를 제안했다. 기존의 2030년 55%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더해 산업계와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탄소 흡수·저장 기술을 허용하고 국제 배출권을 최대 3%포인트까지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플라스틱. /Unsplash
“플라스틱 생산 줄일 것인가”… 유엔 협약, 14일 제네바서 최종 담판

9개월 전 부산 회의서 무산된 ‘전체 생애주기’ 규제 재정·기술 지원 놓고도 선진국·개도국 갈등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추진해온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오는 14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지막 담판을 벌인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1)에서 합의에 실패한 지 9개월 만이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UNEA)는 2024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춘 협약을 채택,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을 근절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협약 초안에는 ‘디자인·생산·폐기’ 전 단계를 규제하는 ‘전체 생애주기’ 관리 원칙이 포함됐다. 하지만 부산 회의에서는 생산 감축 여부, 유해 화학물질 규제 범위, 생애주기 관리 도입을 둘러싸고 각국이 첨예하게 맞서 문안은 미완성 상태로 남았다. 이번 제네바 회의(INC-5.2)의 최대 쟁점도 바로 ‘전체 생애주기’ 규제다. 미국은 개막 직후 협약 문구에서 해당 표현을 삭제하자는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 생산 규제를 반대하고, 대신 재활용·디자인 개선·폐기물 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자는 입장이다. 이는 석유·석유화학 업계의 이해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이란도 생산 단계 규제에 반대한다. 반면 유럽연합(EU), 소규모 도서국, 아프리카연합 등 100여 개국은 생산 총량 제한과 유해 첨가물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개발도상국 재정·기술 지원 문제도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도서국·아프리카연합 등은 협약 이행을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재정 지원과 기술 이전을 선진국에 요구한다. 폐기물 관리·재활용 인프라 구축 자금뿐 아니라 기술·노하우 공유, 지식재산권(IPR) 장벽 완화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국·일본·호주·캐나다 등은 자발적이고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 임신부와 수유부 40% 이상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세이브더칠드런 진료소에서 1세 아동 모라드(가명)와 어머니가 영양 실조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젖먹일 힘 없다”…가자지구 산모 10명 중 4명 ‘영양실조’

영양실조 3배 증가…“이스라엘 봉쇄 이후 아기도 어머니도 버티지 못한다” 가자지구에서 임신부와 수유부 10명 중 4명 이상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례 없는 기아 위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가자지구 내 1차 진료소 두 곳에서 지난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진료한 임신부·수유부 747명 중 43%(323명)가 영양실조 상태로 진단됐다.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를 완전 봉쇄한 지난 3월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단체 측은 “수많은 여성이 굶주린 채 진료소를 찾아오고 있으며, 더는 아기를 젖먹일 힘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엔인구기금(UN Population Fund)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는 약 5만5000명의 임신부가 있다. 이 중 1만7000명의 임신부·수유부와 5세 미만 아동 7만명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분류됐다. IPC(통합식량안보단계구분기구)는 “가자지구에서 ‘최악의 기아 위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모의 영양실조가 단순한 식량 부족 문제가 아니라 신생아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는 보건 위기라고 지적한다. 영양 부족은 산모의 조기 진통, 출혈, 사망을 초래할 수 있고 태아에게는 사산, 저체중, 성장 장애로 이어진다. 특히 분유나 대체 수유가 어려운 상황에서 산모가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신생아는 수일 내 장기 기능이 멈추고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흐마드 알헨다위 중동·북아프리카·동유럽 디렉터는 “가자지구 진료소는 아동의 생존이 위협받는 절박한 현장”이라며 “세계가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 위기의 핵심

美 재단들, 비영리 ‘합병’ 돕고 ‘공동 법인’도 세운다

트럼프 정부 복지 삭감 이후, 미국 재단 대응 전략은? 긴급 지원뿐만 아니라 단체 합병·해산·운영 전환까지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복지와 국제개발협력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미국 재단들이 장기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공공 재원이 빠진 자리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고, 현장 단체들의 구조 전환을 지원하는 중장기 전략까지 마련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를 비롯한 복지예산을 전면 축소했다. 메디케이드는 향후 10년간 1조 달러(한화 약 1400조원)가 감액된다. 해외 원조 예산도 80억 달러(한화 약 11조1300억원)가 취소됐다. 국제개발 예산의 중심축이던 미국국제개발처(이하 USAID)는 폐지됐고, 국무부 기능도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부패와 낭비를 줄이고 민간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게이츠재단, 글로벌 보건·교육 분야 집중 투자하기로 정부 재정이 끊기자, 민간 재단들은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한 글로벌 보건 지원과 국내 교육 예산 삭감을 보완하기 위해 해당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재단은 앞으로 20년간 전 재산인 20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모두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재단은 지난달 글로벌 성소수자 권리 운동을 위한 ‘Fund Our Futures’ 캠페인에 1600만 달러(약 223억 원)를 지원했다. 가장 큰 공백은 국제개발협력 부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USAID 폐지로 관련 예산이 사실상 사라지자, 비영리단체 언락에이드는 ‘해외원조 긴급 연결기금(Foreign Aid Bridge Fund)’을 조성했다. 목표 금액은 500만 달러 였지만, 이중 200만 달러(한화 약 28억 원)만 모금한 채 지난 4월 운영을 종료했다. 창업가

RE100 산단 띄우는 李정부, 아시아 국가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은?

정부, 연말까지 특별법 제정 착수…인센티브 확대 예고 아시아 주요국은 산업단지를 공급망 거점으로 전환…에너지 정책도 입체화 이재명 대통령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를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목하고, 연말까지 관련 특별법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7월 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산업단지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전기요금 감면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적용해 기업이 몰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RE100 산업단지 및 에너지신도시 조성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전북 새만금, 전남 서남권, 울산 등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며, 지자체 간 유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같은 과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중국·일본·인도 등은 산업단지를 단순한 유치 공간이 아닌, 에너지 전략과 산업구조 재편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 中, 30GW급 ‘에너지 복합 클러스터’ 조성…일자리까지 연계 중국은 올해 3월 양회에서 ‘제로 탄소 산업단지’ 조성을 국가 정책으로 공식화했다. 특히 내몽골 오르도스시에는 풍력, 태양광,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산업이 집약된 30GW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클러스터가 조성 중이다. 완공 시 연간 1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10만 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장쑤성 창저우시 리양 산업단지는 태양광을 통해 연간 520만kWh의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풍력·수력으로의 에너지원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산업단지 단위를 넘어, 도시 단위의 전력 자립과 산업 생태계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산업 전력을 해상풍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올해

탄소가격제 눈 돌린 이재명 정부…“ETS 확대·스위스식 탄소세 검토”

EU·美, 감축·공급 동시 압박…배출권 가격↑中 산업 확대, 日 2026년 거래 의무화 이재명 정부가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2035년 감축 로드맵 수립을 위해 탄소가격제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2015년부터 시행 중인 배출권거래제(이하 ETS)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시장기능 보완과, 스위스식 탄소세 도입 여부가 정책 검토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제25차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스위스는 탄소가 배출되는 원료 등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중 절반은 산업 보전비용, 나머지는 전 국민에게 환급하는 구조로 운영 중”이라며 “우리에게도 적용 가능한지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최소한 배출권을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탄소가격제가 운영되고 있다. 이 제도는 ▲배출량에 비례해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세와 ▲정부가 정한 총 배출량 내에서 기업 간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 배출권거래제(ETS)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2024년 기준 탄소세는 39개국, 배출권거래제는 36개국에서 도입돼 있으며, 한국은 2015년부터 ETS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배출권 가격이 여전히 낮아 온실가스 감축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2024년 10월 기준 한국의 톤당 배출권 가격은 약 1만2550원. 유럽연합(EU)은 9만6530원, 영국 6만7930원, 캘리포니아 4만1830원, 중국 2만140원으로 격차가 크다. 글로벌 흐름은 탄소가격제를 단순한 감축수단이 아닌 ‘산업전환 도구’로 활용하는 추세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 발표한 ‘2025년 탄소가격제 현황과 동향’ 보고서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탄소가격제가 창출한 세수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40조

기후리스크, 중앙은행의 경고…“금융시장이 늦게 반응하면 더 위험”

유로존 GDP 최대 4.7% 하락 시나리오 제시 G7 국채 최대 20% 급락 전망…금융충격 현실화 가능성 기후 변화가 더는 환경 이슈에 머물지 않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최근 “기후 재난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주요 정책 변수로 기후 리스크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폭염·가뭄·산불·홍수 등 복합적 재난이 생산과 공급망, 인프라에 동시다발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5년 내 최대 4.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맞먹는 수준의 충격이다. 이번 전망은 주요국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가 참여하는 국제 협의체 녹색금융네트워크(NGFS)의 새로운 단기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ECB는 앞서 2023년 NGFS와의 공동 연구에서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2035년까지 식품 물가는 1~3%p, 전체 물가는 0.31~1.2%p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리비오 스트라카 ECB 부총재는 “기후 변화는 더 이상 ‘지평선의 비극’이 아닌 임박한 위협”이라며 “특히 유럽은 녹색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수급에서 외부 의존도가 높아 더욱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다음날, 영란은행(BOE)도 유사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사라 브리든 금융안정보장 부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극단적 기후 현상은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식량·에너지 가격을 급등시켜 중앙은행의 통제 밖에 있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며 “기후 리스크로 G7 장기 국채가 최대 20%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가 금융시장 전반의 자산

프랑스·스페인 등 8개국, 항공권에 기여금 부과하는 국제연합 출범

유니테이드 “항공권 기금은 지속가능한 혁신 재원” 한국은 2025년부터 국제질병퇴치지금 중단 프랑스와 케냐, 바베이도스 등 8개국이 항공권에 소액의 기여금을 부과하는 국제 연합 ‘항공권 연대기금 연합(Air Levy Coalition)’을 출범시켰다. 연합은 7월 2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유엔 개발 재정 정상회의(FfD4)에서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참여국은 프랑스, 스페인, 케냐, 바베이도스, 앤티가바부다, 베냉,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등이다. 연합은 프리미엄 항공권에 소액의 기여금을 부과해 기후 변화 대응, 감염병 예방,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항공권 연대기금은 출국 항공권에 추가로 부과되는 공항세 형태로 마련된다. 각국 법률에 따라 시행되며, 항공사는 목적지와 좌석 등급에 따라 금액을 차등 적용한다. 징수한 금액은 국가 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된다. 항공 부문이 탄소 배출의 주범이자 세계화의 대표적 수혜 산업인 만큼, 국제 사회 문제 해결에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항공권 연대기금은 2005년 유엔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뉴욕선언문’을 통해 국제적 합의 아래 제안됐다. 프랑스는 이듬해인 2006년 세계 최초로 해당 제도를 도입해 HIV/AIDS, 결핵, 말라리아 퇴치 재원으로 활용해왔다. 이후 기금 규모는 점차 확대돼 현재는 국제기구 ‘유니테이드(Unitaid)’ 전체 예산의 3분의 2 이상이 해당 기금으로 충당된다. 유니테이드는 연대기금을 활용해 HIV/AIDS, 말라리아, 결핵 치료제의 접근성을 넓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의료용 산소 공급 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케냐와 탄자니아에서는 보조금, 양허성 대출, 수요 보증을 결합한 혼합 금융 모델을 통해 액체산소 생산량을 세 배로 늘리고, 가격은 최대 27%까지 낮추는 계획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