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래시 정치 제20대 대선을 전후로 한국 선거판에 새로운 프레임이 등장했다. ‘이대남’ ‘여성가족부 폐지론’ 등으로 유권자를 집결시키는 안티페미니즘(Antifeminism) 프레임이다. 과거에도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발은 존재했지만, 저자는 정치세력과 결합한 ‘백래시(backlash)’에 주목한다. 백래시는 민주주의 성장이나 진보적 물결에 대한 반동을 총칭하는 단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집단적 공격을 일컫는다. 백래시는 안티페미니즘 분석을 위한 주요 개념이지만, 상대적으로 이론적 깊이가 부족하며 현상을 발견하고 기술하는 도구에 머무른다는 평가도 받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백래시를 새로 정의했다. 1999년 군복무 가산점제 위헌결정부터 오늘날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이르기까지 안티페미니스트 백래시의 굵직한 역사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백래시의 정확한 개념과 양상, 대응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톺는다. 신경아 지음, 동녘, 1만6000원, 272쪽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혐오와 차별의 시대, 모두 ‘공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남발되는 공감이다. 고통에 공감한다는 말을 건네는 이조차 진심이 담긴 심심한 위로인지, 공감을 가장한 말뿐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고통을 불행으로 인식하는 관점으로는 공감이 동정이나 시혜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저자는 상실과 결여, 고통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농인(聾人) 부모에게 태어난 비청각장애 아동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s)’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사람들은 종종 그에게 ‘공감’이라는 말로 연민했다. 부모의 장애를 안타깝게 보는 시선이 자신을 훑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논픽션 작품을 집어들었다. 책 너머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고통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가치를 깨달았다. 저자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