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정신질환 아티스트 기획사, ‘Workman Arts’ 리사 브라운 대표

정신질환 아티스트와 함께한 29년, ‘리사 브라운’ 인터뷰   캐나다人 5명 중 1명이 겪는 정신질환    300명 넘는 정신질환 예술가들의 기획사 설립해    ‘워크맨 아츠(Workman Arts)’의 성공 비밀   화가 반고흐, 피카소,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소설가 헤밍웨이.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예술 활동을 무려 29년간 도와온 여성이 있다. ‘워크맨아츠(이하 Workman Arts)’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리사 브라운의 이야기다. Workman Arts는 정신질환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들과 함께 다양한 전시회·공연·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는 캐나다의 정신장애인 예술 기획사다. 자체적으로 시각예술, 미디어 예술 스튜디오, 트레이닝 시설, 3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보유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대규모의 정신장애인 종합예술단체이다. 리사 브라운에게 정신질환 아티스트들과 함께해온 지난 29년의 세월을 물었다.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 본 정신질환, 가능성을 발견하다   “저희 할머니가 정신질환을 앓고 계셨어요. 사회적 인식은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을 ‘불능’ 이라고 여기잖아요. 저는 그러한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자랐습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해도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제게 큰 사랑을 주셨고, 제게 최고의 할머니셨습니다.” 할머니의 영향으로 정신의학 간호사가 된 리사 대표는 토론토 정신건강 병원에서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녀는 “내게 정신질환은 낯선 것이나 나쁜 것이 아니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몇몇 분들에게서 엄청난 예술적 능력과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들의 전문적인 예술활동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계기를 설명했다. 병원에서 만난 정신장애인들과 예술단체를 꾸리려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장애아동의 미래를 연주하다…사회적기업 ‘툴뮤직’

지난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제1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개최됐다. 이전에도 많은 장애인 음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날 대회는 참가자 대기 시간부터 기존 콩쿠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참가접수부터 수상자발표까지 길게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했던 콩쿠르와 달리, 현장 대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인 것. 57명의 경연 참가자를 위해 10명의 스태프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이다. 심사위원에는 장애와 음악 두 부문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임효선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이상진 나사렛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정미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음악학과 교수)이 초빙됐다.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심사가 공정성을 높인다”는 믿음에서, 참가자의 장애유형(시각·발달·지체장애)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콩쿠르가 끝난 뒤,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주현(충북예술고 3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과 최우수상의 이강현(고양대송중 2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최용준(홈스쿨링, 지체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앨범 제작 기회가 주어졌다. 상패와 상금보다는 ‘지속가능한 음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장애인 음악 콩쿠르를 상상하고 실현시킨 곳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툴뮤직’.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평범한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음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음악 활동 지원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년)양의 스승인 정은현(37) 대표(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외래교수)가 있었다. 최양은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지난 11월 8일, 신사동에 위치한 툴뮤직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나 장애인 음악교육에 대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김동찬 ‘만인의 꿈’ 대표 인터뷰

지난해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20대 사회인식’ 조사 결과는, 꿈을 잃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청년’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5.5%는 ‘취업난’ ‘스펙’ 등 취업 관련 단어를 꼽았다. ‘열정’ ‘청춘’ 등 청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은 긍정적 단어는 15.5%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72.5%)은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응답했다. 모두가 꿈 대신 취업을 이야기 하는 지금, 여전히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 김동찬 ‘만인의 꿈(Man in Dream)’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만인의 꿈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때 까지 주거와 교육을 지원하는 ‘창직인큐베이팅’ 회사다.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에서 사장까지…‘꿈을 찾아 나선 청년’   “같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친구들은 생존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있는데, 대학원 친구들은 별 생각 없이 공부만 죽어라 하고 있는 거예요. 상황은 달랐지만, 두 쪽 모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게 힘들어 보였어요.” 제대 후 대학원에 진학한 김대표는 혈혈단신으로 신촌에 발을 들였다.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는 2년 동안 많은 청년 동료를 만났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생업전선에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대학원에는 다니는 동기들에게는 동기가 부족했다. 어디로 나가야 할지도 모른 채 올라탄 교육의 쳇바퀴를 부지런히 돌리고 있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들의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가 마음속에 간직했던 의문은 2년 후, 김대표가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당시 일하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신임을 얻어 지분을 조금 넘겨받았어요. 그동안 모아둔

발달장애인 게임대장과 함께하는 최고의 경험

“모두다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저는 보드게임 대장 키(key)에요.” 서교동사거리 인근, 번화가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보드게임카페 ‘모두다 홍대점’에 들어서자마자 게임대장 ‘키’가 기자에게 하이파이브를 청해왔다. ‘짝’ 소리 나게 손바닥을 마주치자마자 또 다른 게임대장 준(june)이 다가와 기자를 게임 테이블로 이끌었다. 테이블에 준과 함께 앉으니 키가 보드게임 상자 하나를 가져왔다. 모두다만의 독특한 규칙 ‘웜업(warm-up)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손님과 게임대장이 친밀감을 쌓고,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예열작업’인 셈이다. 게임 이름은 ‘도블’. 처음 보는 게임에 당황한 기자에게 키가 규칙을 설명했다. “가운데 놓인 공유 카드 그림 중 자기가 가진 카드의 그림과 같은 걸 찾아서 먼저 외치면 돼요.” 준이 ‘얼음!’을 외치고 공유카드를 자기 앞에 가져가는 순간, 제대로 불이 붙었다. 승부욕이 발동한 기자가 용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용가리!’라고 소리를 지르자 테이블 위로 한바탕 웃음이 일었다. ◇발달장애인을 ‘게임대장’으로…모두다의 시작 모두다의 직원 9명 중 4명은 게임대장으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미션은 손님들에게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건네고, 모두다에 구비된 보드게임의 룰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장애인•비장애인이라는 틀을 벗어나, 편견 없이 상대를 대하기 위해 직원 모두 본명 대신 닉네임을 사용한다. 모두다 홍대점의 책임자인 영(young) 이사는 “각자 잘 할 수 있는 게임이 다를 뿐 게임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게임은 ‘모두가 이겨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구 하나만 이기면 재미가 없잖아요. 게임에서 이기려면 규칙을 잘 알아야 하니 게임에 대해 제대로 알려줄 가이드가 있어야 하고,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뜻한 밥 한끼 차려두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노숙인 재활 돕는 ‘바하밥집’ 김현일 대표 인터뷰   “어서 오세요.” 김현일(50) 대표가 웃으며 가게 문을 열었다. 노란빛 조명과 나무재질의 아늑한 실내. 4계절 내내 따뜻할 것 같은 이 곳은 가난한 이웃들과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곳, ‘바하밥집’이다. 50m² 규모의 공간, 가게 입구 오른쪽 벽면에는 21장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지난 8년간 바하밥집을 다녀 간 사람들의 모습이다. 일손을 도왔던 봉사자들, 바하밥집의 직원들, 급식을 기다리는 이웃들의 행렬이 담긴 사진들이 그간 바하밥집이 실천해 온 온기를 품고 있었다. 바하밥집은 노숙인의 재활을 돕는 비영리단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세 번, 정기적으로 무료 급식을 해왔다. 매주 화요일•목요일 저녁 6시, 토요일 정오에 노숙인과 독거노인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한다. 올해로 8년, 김 대표가 바하밥집을 이끌어올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IMF를 겪으면서 노숙도 경험했어요. 그래서 누구보다 노숙인 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시 제 가정도 돌보기 힘들었던 시절이었는데 동네에 있던 나들목 교회의 경제적 도움으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었어요.” 거리에 홀로 있어야 할 때, 누군가의 도움이 다른 이의 인생을 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몸소 느꼈다. 받았던 도움을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에 바하밥집을 시작했다. 그의 뜻에 동참하는 이들도 하나, 둘씩 늘어났다. 나들목 교회에서 주방을 사용하게 해줬고, 교회 청년들이 무급봉사로 일손을 도왔다. 주변의 도움과 안면도 없는 시민들의 정기 후원이 이어지며 바하밥집도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밥 한끼 넘어, 스스로 일어서도록   바하밥집의 목표는 노숙인들의

버려진 물건, 디자인을 만나 새롭게 태어나다

서울새활용展 업사이클링 제품 3인 3색 인터뷰   “와, 이런 것도 재활용이 된다고?” 폐 우산은 파우치가 되고, 버려진 청바지 원단은 모자가 됐다. 전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진열된 제품을 요리조리 살피며 연신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 2의 생명’을 얻은 제품에서 원래 소재를 상상하긴 힘들었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새활용展’ 현장. ‘새활용’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 순화어다. 단순환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recycle)과는 달리,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서울새활용展’은 버려지거나 폐기물로 분류되는 소재로 만든 실용적인 제품들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행사다. ‘새활용’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듯, 온갖 종류의 제품들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낙과(태풍 등으로 인해 채집 전에 떨어진 과일)를 활용한 케이터링(식사·다과) 서비스, 폐 목재를 활용한 가구, 의류업체에서 기존의 제품들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원단으로 만든 옷들까지. 버려지고도 남을 소재가 새롭게 태어났다. 새활용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뛰어든 세 곳의 업사이클 브랜드를 만났다.   ◇화분으로 전하는 연탄의 온기… ‘지구인랩’   “폐 연탄을 새롭게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2015년 겨울, 연탄 봉사를 나갔던 김영준(24)씨의 눈에 ‘폐 연탄’이 들어왔다. 다 태운 연탄이 쓰레기가 되어 길 곳곳에 널려있었다. 연탄을 나눠준 뒤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될까. 호기심이 생겼다. “알아보니 연탄재는 지자체에서 수거하지 않으면 종량제봉투를 사서 버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들 중 절반이 정부 지원을 받을 정도로 열악하다 보니, 돈 주고 봉투 사는 대신 길가에 버리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연탄재를 활용해서 뭔가를

집 같은 집, 새동네가 만듭니다

새동네 프로젝트 이재준 소장 인터뷰 “머리 아플 때 두통약 먹으면 대안이 되나요?” 4년 간의 대안 주거 실험을 마친 ‘새동네’의 이재준 소장이 묻는다. “셰어하우스가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셰어하우스는 현대판 ‘하숙집’이죠. 일시적으로 필요에 의해 생길 순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걸 정책적 대안 주거로 말할 수는 없죠.” 건축가인 이재준 소장은 집의 본질적인 가치는 편안한 자기만의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독립적인 주거에 있다고 본다. 현행 주택법 2조 역시 주택의 범위를 “세대(世帶)의 구성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 및 그 부속토지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대별 독립을 주거의 기준으로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 즉 방과 부엌이 최소 1개씩은 있고, 각각 독립된 출입구가 있어야 주거의 본질적 역할을 해낼 수 있단 뜻이다. “지금의 주택 정책은 말 그대로 두통약을 처방해 주는 정도에 그치는 거죠.” ◇ 처방이 아닌 ‘대안의 조건’ 새동네는 무엇이 다를까. 새동네는 이른바 ‘집 주인 마음대로’ 정해지는 주택 임대료 산정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합리적인 임대료 기준을 제시하고 질 좋은 주거를 공급하고자하는 주거 플랫폼이다. 새동네는 지난 2013년, 서대문구 남가좌동 330번지 인근에 첫 프로젝트 주택 ‘가좌330’을 공급했다. ‘가좌330’은 총 6가구로 이루어진 다세대 주택이다. 이 집을 짓는 데 토지비 5억, 건축비 5억등 총 사업비 10억이 들었다. 초기 사업비는 새동네의 파트너 ‘글린트’에서 직접 부담했다. 은행 대출 상환 부담 없이 지어진 가좌330 주택은 기존의 민간 임대

강력한 리더십,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참여자 확대…이케아재단을 이끄는 힘

조너선 스팜피나토 이케아재단 커뮤니케이션총괄 인터뷰 연간 집행 기부금만 1억4000만유로(약 1300억원). 출처는 세계 10대 부호이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모회사인 스티칭 잉카재단(Stichting INGKA Foundatio)에서 나온다. 매년 천문학적 기부금을 활용해 이케아그룹의 사회공헌을 전담하고 있는 ‘이케아재단’, 그들이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로 얼룩진 국내 공익재단에 주는 인사이트는 뭘까. 지난달 23일, 새롭게 시작한 ‘세상을 바꾸는 놀이(Let’s Play for Change)’ 캠페인을 위해 한국을 찾은 조너선 스팜피나토(사진) 이케아재단 커뮤니케이션 총괄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케아재단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케아에 목화를 공급하는 인도의 협력업체에서 아동노동 착취가 있었다. 공급망체계를 반성하고, 아동노동을 근절하려 했지만 공장이 아이를 고용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불안정한 가정 수입이나 질 낮은 교육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이케아재단은 어린이의 권익보호를 위한 ‘자선(philanthropy)’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보다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이후 이케아재단은 ▲안전한 주거환경 ▲건강한 삶 ▲양질의 교육 ▲지속가능한 가정 소득 확보 등 4가지 요소를 ‘Circle of Prosperity(더 나은 미래를 위한 순환고리)’로 정의하고, 세상 모든 어린이의 더 나은 삶에 집중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놀이 캠페인’에 대해 소개해달라.  “2013년, 유니세프의 긴급구호 키트(Emergency Childhood Development Kit)에 포함될 장난감을 보내면서 빈곤지역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케아에서 책 또는 장난감이 한 개씩 팔릴 때마다 이케아재단에서 1유로를 적립해 기금을 만들고, 이를 빈곤국가 어린이의 놀이와 성장을 돕는데 기부한다. ‘놀이’는 그 자체로 아이들의 발달에 중요한 요소이며, 빈곤지역의 아동들도 안전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美 비영리 단체 8000여곳 평가 15년, ‘채러티 내비게이터’

채러티 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는 2001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평가기관이다. 미국 내 8000여곳의 비영리단체를 평가한다. 채러티 내비게이터를 설립한 주인공은 팻·메리언 두건(Pet Dugan & Marion Dugan) 부부. 사업가로는 성공했지만 유전성 질병을 앓던 열세 살 아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부부는 상당한 돈을 아동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 그러나 그 비영리단체가 ‘사기’였다는 게 드러났고, 이를 계기로 부부는 기부자에게 비영리단체들의 정보를 알려주는 중간 평가기관을 만들기로 한다. ‘채러티 내비게이터’의 시작이었다. 올해로 15년이 된 조직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곳에서 바라보는 현 기부 생태계는 어떨까. 지난 6일, NPO 공동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린지 스트럭(Lindsey Struck·사진) 채러티 내비게이터 비즈니스 개발 및 파트너십 팀장을 만나 ‘미국 비영리 평가기관이 직면한 고민과 흐름’을 물었다.  ◇바뀌어 온 평가척도, 이제는 ‘효과성’ -2001년 설립된 이래 15년이 지났다. 평가 방식이나 지표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처음엔 비영리단체의 재무 건전성만을 평가했다. 당시에는 국세청 세무보고양식 자체가 재무 지표만 봤다. 2007년에 국세청 세무보고양식 IRS 990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조됐다.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부분이 11쪽으로 늘어났고, 인건비·광고선전비에 들어간 지출액을 프로그램, 모금, 행정으로 나눠 기재해야 하는 등 훨씬 더 상세한 정보를 기입하도록 바뀐 것이다. 이 자료에 기반해, 2011년부터는 채러티 내비게이터 평가 항목에 ‘책무성’과 ‘투명성’을 포함시켰다. ‘기부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갖춰져 있는지’ 등의 항목도 추가했다. 지난 10여년간 채러티 내비게이터가 가장 크게 기여한 점이 ‘업계 전반의 책무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투명성’,’책무성’

기술로 사람을 이롭게… 따뜻한 생각, 혁신을 만들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기업과 기술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지난달 초 제주에서 열린 ‘D3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는 혁신적인 기업가가 다수 초대됐다. ‘임팩트 투자가 바꾸는 세상’ 두 번째 이야기는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 3인 인터뷰다. 개별 기사 전문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에누마,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플랫폼 2013년 6월, 에누마(Enuma)에서 출시한 ‘토도수학’은 영·유아 교육 분야 애플리케이션(앱) 세계시장을 휩쓸었다. 서비스 1년 만에 다운로드 150만건을 기록했고,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학교 1300곳에서는 토도수학을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애플은 22개 국가 자사 매장 제품에 토도수학을 깔았다. ‘장애 아이들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앱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셈. 그러나 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에누마는 ‘토도스쿨’이라는 앱으로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벤처재단 ‘엑스프라이즈 재단(X PRIZE Foundation)’과 유네스코·유엔세계식량계획이 협력해 진행하는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 PRIZE)’에 참여했다. 학교 교육 기회가 제한된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기초적인 읽기, 쓰기, 셈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으로 총 1500만달러(약 180억원) 상금이 걸린 공모전이다. “전 세계 2억5000만명 문맹자 중 1억9000만명이 학교에 다녀요. 학교에 다니는데 왜 글을 모르는 걸까요. 일곱 살이 된다고 모두가 일곱 살 커리큘럼을 소화할 준비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숫자 개념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사전 단계가 필요해요. 토도수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답을 만들어 볼 수 있을

커피찌꺼기로 고기를 굽는다고?…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 더하는 ‘도시광부’

한 명이 마시는 커피 소비량은 약341잔 (통계청, 2014년 기준). 주간 커피를 마시는 빈도가(12.3회) 주식인 밥(7회)이나 김치(11회)보다 높다 (보건복지부 2013). 그러나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원두의 0.2%만이 마시는 커피가 되고, 나머지 99.8%는 커피찌꺼기가 되어 버려진다. 이렇게 발생되는 커피찌꺼기는 연간 약 27만톤(2014년). 이를 처리하는 비용은 연간 약 7600억원에 달한다. ‘버리는 커피찌꺼기를 줄일 수는 없을까?’ 이 문제에 주목한 사람이 있다. 도시광부의 나용훈 대표(사진)다. 도시광부라는 이름은 도심 속에서 광석을 찾아낸다는 의미로 지었다. 도심 속에서 쉽게 버려지는 쓰레기가 그의 손에서 ‘광석’으로 거듭난다. ‘커피 찌꺼기’는 그가 찾은 도심 속 첫 광맥. 매년 점점 더 많은 양의 커피 찌꺼기가 발생하고 버려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커피 소비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여서, 커피찌꺼기는 도시 광부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자원인 셈”이라고 했다. 도시광부는 현재 커피찌꺼기를 가지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도시광부의 대표 상품은 ‘커피 숯’. 그는 “고깃집에서 우연히 보게 된 방송 때문에, 커피찌꺼기로 숯을 만들 생각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했다. 고기를 굽는 성형탄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고기는 원산지별로, 부위별로 고를 수 있는데 왜 숯은 고를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우리 가족들과 마음 편히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숯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커피 에너지를 연구했던 경험은 그가 가진 의문을 푸는 실마리가 됐다. 커피찌꺼기에 불에 탈 수 있는 성분이 있다는 점이 떠올랐고, 커피를 활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커피

아이를 짓밟은 발자국, 시민들이 씻어냅니다

전수진 시민모임 발자국 대표 인터뷰  경기도 여주군의 한 주택가. 한 40대 아저씨는 집 근처 수돗가에서 물놀이 중이던 4살 짜리 여자 아이를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유인했다. 그리고는 야산으로 데리고 가, 성추행을 했다. 아이는 생식기를 크게 다쳤다. 세상에 나온지 채 만 4년도 안 된 아이였다. 부모는 충격으로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이 마비됐고, 어머니는 가게 운영을 중단했다. 아이는 정신연령이 40개월에서 29개월로 퇴행했고, 남성기피증도 생겼다. 그야말로 한 가정이 산산조각이 났다.    2012년 여름, 세상을 떠들썩했던 여주 4세 여아 성추행 사건. 이 사건에 분노한 건 부모뿐만이 아니었다. 네티즌들은 하나, 둘 온라인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주세요!”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으로 아동 성폭력 여론은 들끓었지만, 가벼운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과 함께 현장은 달라진 것이 그다지 없었다. 4년 후, 다시 벌어진 끔직한 사건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다음 아고라에 아동성범죄 가해자 엄중 처벌을 바라는 청원을 작성했다. 시민들의 움직임 속에 하나의 커뮤니티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시민모임 발자국’이다. “그 때 피해 아동을 향한 악플을 보며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부모들이 분노했던 기억이 나요. 제 딸이 네 살이 되던 해였어요.“ 시민모임 발자국의 전수진 대표(39)가 말했다. 온라인으로 시작한 시민모임 발자국은 2012년 제2의 조두순으로 불리는 고종석 성폭행 사건이라는 큰 일이 있고 나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카페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다. “피해보다 짧은 형량, 판사들은 각성하라”, “아동 성범죄 최소형량 20년”을 외치며 서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