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공동체를 엮어내다, ‘반짝반짝 사진관’ 최영교 대표

최영교 ‘반짝반짝 사진관’ 대표 인터뷰   잊혀질 수 있는 보육원 아이들의 추억이 사진으로 기록된다. ‘보육원 아동들에게 성장 앨범 선물하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최영교 대표를 통해서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은평구에서 ‘반짝반짝 사진관’을 운영중인 최영교 대표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11월 포털 사이트 다음 스토리 펀딩에서 소개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그가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처음부터 보육원 아이들에게 사진 수첩을 만들어 줘야겠다며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지역 사람들이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좀더 지역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2년간 동네 주민센터, 교육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사진 강좌를 열었는데, 제가 백 번 말로 하는 것보다 한번 해 보고 직접 느껴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더라고요.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 보육원 아이들 성장앨범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36명이 카메라를 들고 모였다. 잘 찍는 이들도, 이제 막 시작한 이들도 있었다. 기술이 필요한 이들에겐 사진이나 포토샵 교육, 앨범을 만드는 수업도 제공했다. 지금까지 68명의 아이들의 커 가는 찰나가 카메라에 담겼다. 활동가들은 ‘사진’을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을 둘러보고, 아이들에게는 두고 간직할 추억거리를 남겨주는 셈. “한번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그만둘 수가 없어요. 만나보면 그저 천진난만한 아이인데, 여러 이유로 보육원에서 지낸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더 예쁜 사진 찍어주고 싶어요. 이제는 서로 낯이 익어서 제가 사진을 찍으면 안기고 어깨에 올라와서 장난치고 그래요. 한 명 한 명이 다 자식같이 느껴지죠. 아이들이 최소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까지는 사진을

평일엔 커피 전문점, 일요일엔 무료 진료소로 바뀝니다… 대구 마을기업 ‘위드카페’

대구 마을기업 위드카페 인터뷰   대구 동성로, 북적이는 젊은이들로 활기 넘치는 이 곳에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카페가 있다. 대구 지역 내 청년의료인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위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위드카페‘ 이야기다. 6년 째, 매주 일요일이면 일반 손님을 받는 대신 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러 현장으로 나선다. 매주 둘째 주 일요일에는 아예 카페 공간이 ‘무료 진료소’가 된다. 검진에서 진료, 치료에서 처방까지, 한 공간에서 모두 이뤄진다. 이런 카페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뭐였을까. 터가 비싼 도심에서 7년간 카페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더나은미래 이소영 청년기자가 위드카페에서 임영락(37∙사진) 사무국장을 인터뷰했다.  ◇지역 내 ‘역할’을 고민하다 10여년 전, 10명의 의학∙간호학을 전공하는 청년들이 모였다. 함께 모여 철학 책을 읽었다. ‘지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대구 불로동에서 5세의 어린이가 장롱 속에서 영양실조로 숨진 채로 발견된 것. “경제적으로 성장기를 달리던 한국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어요.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느꼈고요.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자로 했습니다.” 10여명 청년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았다. 최소 출자금을 100만원으로 정했지만, 형편에 따라 100만원 이상 내는 이들도, 적게 낸 이들도 있었다. 2008년 겨울, 이 돈을 자본금 삼아 계명대 동산병원 맞은 편에 ‘사랑의 줄잇기’라는 카페를 열었다. 위드 카페의 전신이었다. 경상비를 뺀 전 액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고, 국제 NGO 컴패션에도 지정 기부를 했다. 지역 아이들도 직접

日 다베루 통신의 도전, “잡지를 구독하시면 먹거리를 부록으로 드려요!”

다베루 통신   일본 도호쿠 지역의 가타카타시에서 재래종 호박을 기르던 농부 하세가와 준이치씨. 지난 2013년, 소비자의 수요를 찾을 수 없어 농사를 그만둬야하는 위기에 처했던 농부의 사연이 한 잡지를 통해 특집으로 다뤄졌다. 이를 계기로 독자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재래종 호박 재료를 다시보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지역 농업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재래종 호박을 기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세가와 준이치씨는 지금까지 재래종 호박을 기르고 있으며, 현재 생샨량은 4년만에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잡지는 바로 일본의 다베루통신이다. 다베루통신은 맛집이나 요리법을 소개하는 기존의 잡지와 다르다. 먹거리에 대한 재조명을 미션으로 하며, 먹거리를 부록으로 제공하는 독특한 잡지다. 정기구독 회원들은 매월 어떤 식재료가 올지 모르지만, 특정 지역의 식자재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린다.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메인 콘텐츠로 격상시킨 것. 일반적인 식재료 택배 서비스는 먹거리가 메인이고, 설명서는 부록인 것과 반대다. 다베루통신의 다카하시 히로유키 대표는 “2011년 동북대지진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도시와 지역간의 교류가 가져오는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됐다”면서 “정보지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문턱을 줄이는 교류를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다베루통신의 독자는 8000여명. 매월 다른 생산자의 이야기를 특집기사화하며, 이에 따라 배달되는 먹거리도 매달 다르다. 구독료는 배송료를 포함해 매월 2500엔~3500엔(한화 약 2만5000원~3만5000원) 정도다. 전국에 일괄적인 정보지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37개 지역별로 다베루통신의 콘텐츠와 먹거리, 이벤트도 다르다. 지역별로 다베루통신 운영진이 조직돼 잡지가 만들어진다. 도호쿠 지역의 다베루통신 독자는 1400명 가량. 이곳에서는 매월 생산자와 독자와의

현장 판매 없는 유럽의 독특한 시장, ‘푸드 어셈블리’를 아시나요?

푸드 어셈블리(Food assembly)   매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9개 나라에서는 ‘뤼슈(ruche)’라는 이름의 1000여개의 작은 시장이 열리고 있다. 뤼슈는 작게는 20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방문하는 소규모 시장으로, 현장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오로지 ‘푸드 어셈블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선주문(pre-order)을 한 소비자와 주문을 받은 생산자가 만날뿐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농산물에 대한 재고 관리를 할 수 있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장소도 지역마다 다르다. ‘지역 호스트’가 가정집, 레스토랑, 카페, 커뮤니티 등의 장소를 섭외하고 이곳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오프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지역 호스트는 8~10%의 수수료를,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푸드 어셈블리도 8~10%의 수수료를 받는다. 생산자는 80% 이상의 이윤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면 15~25%의 이윤을 남기는 것에 비해 3~4배 이상 높은 수익이다. 마크 다비드 슈콘(Marc David Choukroun·32) 푸드 어셈블리 CEO는 “지역 호스트의 개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사회에서 이웃들을 만나고, 더 양질의 음식을 나누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지역 호스트로 활동하곤 합니다. 일주일에 5~10시간 정도 투자해 거래 금액의 8~10% 수준의 부가 수익을 얻게 되는 거죠.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전업으로 뛰려는 호스트들도 늘고 있어요.” 누구나 지역 호스트를 신청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음식에 대한 철학, 지역 호스트를 신청하게 된 동기 등 방대한 질문에 상세하게 답해야하고, 직원들과의 까다로운 인터뷰 절차도 통과해야 한다. 2~3개월 정도 1:1로 개인 트레이닝도 받고, ‘좋은 호스트가

하루 1만5000명이 방문하는 日 파머스마켓의 비밀

아오야마파머스마켓   도쿄의 고급 주택가가 밀집해있는 아오야마 지역. 서울의 청담동과 비슷한 이 동네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아오야마파머스마켓이 열린다. 지난 2009년, 도쿄 유엔대학 앞에서 시작한 이 시장은 하루 개최시 약 60개의 농가와 1만 5000여명의 소비자들이 방문하는 명물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초기 6개월은 일본의 농림수산성의 공모 사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했지만, 당시 공모로 지원받은 10곳 중 살아남은 2개 시장 중 하나다. 아오야마파머스마켓은 ‘대화하는 시장’이다. 단, ‘어서오세요(이랏샤이마세)!’가 아닌 ‘안녕하세요(오하이요)!’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 판매만을 위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한 달에 50팀 가량 새롭게 출점 신청을 받게 되는데, 비료·병충해 관리, 농사 철학 등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꼼꼼하게 해야한다. 출점비는 7000엔 정도.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400평 가량 되는 공간에 농가별로 테이블을 배정받게 된다. 매달 한 번씩,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진다. 제철 과일을 서로 비교하며 마음껏 먹어보는 ‘과일 축제’, ‘빵 축제’ 등 생산자와 요리사, 소비자가 한 곳에서 어우러진다. 연간 150만명이 방문하다보니, 소농들도 1년에 마켓 참여만으로 400만엔(한화 약 4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린다.  아오야마파머스마켓을 기획·운영하는 곳은 일본의 미디어서프 그룹. 디자인 가구 회사 이데(IDEE)의 창업자였던 구로사키씨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모토로 설립한 곳이다(이데는 2006년 무인양품에 인수·합병됐다). 이 회사에서는 대안 공간 운영뿐만 아니라 잡지 발간, 교육 공간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미디어서프 그룹 부사장인 다나카 유스케(31)씨는 와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재원으로, 재학 시절부터 그로사키씨의 ‘도시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②] ‘3D 기술로 세월호 내부 구현한 건축가’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1초만에 도면을 3D로 구현하는 남자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②]  3D 모델링 기술로 세월호 내부 구현한 건축가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 아래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었다.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불안과 안타까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해경이 투입됐지만 구조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물이 차오르고 있는 세월호의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종이에 그려진 도면 뿐. 구조대의 어려움을 뉴스로 전해들은 하진우(35) 어반베이스 대표는 컴퓨터 앞에 자세를 고쳐 잡았다. 당시 설계도를 자동으로 3D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던 그는 인터넷을 뒤져 세월호의 설계도와 내부 사진을 찾았다. 세월호의 3D 모델이 있으면 배의 내부공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테고, 구조를 앞당길 수 있을지도 몰랐다. 모델링 작업을 마친 그는 18일, 완성된 파일을 해경에 전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한 시간 마다 하대표에게 ‘모델을 더 기울여달라’는 요청을 보내왔다. 하 대표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30m 해수면 아래 완전히 누워있는 세월호를 구현하는 것. 안타까움에 밤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하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까지는 도면을 가상현실로 구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죠. 그런데 그 날 이후, 이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낯선 건물 안으로 불을 끄러 들어가야 하는 소방관이나, 건물에 숨은 범인을 진압해야 하는 경찰 등 사회 안전을 위해 일하는 분들을 비롯해 공간의 제약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①] ‘직업을 만드는 마법의 손’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창직 카운슬러’가 말하는 인생이모작 비법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①]  직업을 만드는 마법의 코칭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인터뷰    “대한민국엔 ‘명함(직장)이 없다‘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전 명함부터 만들어줍니다. 내 이름 석자,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세 가지만 있으면 충분하죠. 10년, 20년간 쌓인 나만의 노하우를 엮어 책을 써보라는 권유도 많이 합니다. 책은 내 얼굴, 내 이름이 박힌 커다란 명함이거든요.”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가방 속에서 책자 한 권을 꺼내보였다. 표지 겉면에 큼직하게 실린 그의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어린왕자 인문학당 교수 등 그의 손을 거칠 때마다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다. SNS·유튜브·스마트폰을 활용한 개인 브랜딩은 물론 비즈니스 전략까지 세워준다. 5년간 그가 직업을 찾아준 사람만 185명. 사람들이 그를 ‘창직(創職) 카운슬러’, ‘퍼스널 브랜딩 코치’라고 부르는 이유다. 정 교장은 인터뷰 장소로 서울 서초구 교대에 위치한 스터디센터 ‘토즈’를 골랐다. 이곳에서 매일 2~3시간 간격으로 창직 상담이 이뤄지기 때문이란다. 은퇴자뿐만 아니라 교수·대기업 임원·병원장 등 현직에 있는 이들까지 그의 코칭을 받기 위해 줄줄이 예약을 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매주 올라오는 ‘열혈 수강자’도 많다. 게다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720만명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정 교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위기가 곧 기회”라며 자신이 터득한 인생이모작 비법을 하나 둘 풀어냈다.  ◇46세에 돌연 사표 던지고 10년간 현장 경험…57세에 인생이모작 성공해    “맥아더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할 때 나이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 돕는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그 날’의 경험, 생리대가 필요한 소녀들에게 전해집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  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돕는다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 ‘그 날’의 불편함을 겪는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월경일 때문에, 그리고 각종 통증과 불쾌한 냄새 때문에. 저소득층 소녀들은 생리대 가격 때문에, 매월 재정적 부담까지 느낀다. 이지앤모어는 ‘모든 여성’에게 ‘편리한 월경 라이프’를 제공해주는 것을 모토로 하는 소셜벤처로,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을 운영한다.  “직장 생활이 바쁘다보니, 생리대를 미리 사놓지 않았어요. 갑자기 월경이 시작되면, 급하게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쑤였죠. 그런데 남편이 아이디어를 줬어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싸던데 왜 비싸게 사느냐’고 하더라고요.” ◇나만의 맞춤형 생리대 주문 가능해…1+1 기부 상품도 제작    이지앤모어의 안지혜(31·사진) 대표는 본인의 경험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타깃은 2030대 직장 여성들. 아이템은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생리량에 따라 대형·중형·오버나이트 중 사이즈를 선택 및 추가 구성해 한 달의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제조사의 생리대, 면 생리대, 생리컵 등 다양한 월경용품들을 쇼핑몰에 소개하고 있다.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그녀는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대체품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회용 생리대를 5~6시간 동안 교체하지 못하거나, 사용 방법조차 모르는 소녀들이 많았던 것. 이에 안 대표는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덧입힌 상품을 만들었다.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 용품 ‘모어박스’ 한 세트가 판매될

2017 정유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누가 말 했나…재벌 총수 신년사 분석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다. 기업이 과거의 부정(不正)을 씻어내고, 바르게 돈을 벌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시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한 경영인은 누가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재벌 총수들이 직접 발표한 신년사를 분석했다. 일부 총수들의 경우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는 몸을 사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신년사에까지 이를 별도로 언급한 경영인들도 있었다.  ◇‘혁신’은 강조하고 ‘책임’은 모호…사회적 책임 언급 없는 삼성·GS·포스코 대내외적 위기가 많았던 삼성, GS, 포스코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보다는 혁신과 성장에 대한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별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시무식에도 불참했다. 이 회장을 대신해 시무식에 참석한 권오현 부회장은 “작년의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는 완벽하게 쇄신해야 한다”면서 ‘품질검증’과 ‘혁신’을 주요 키워드로 언급했다. 국정농단의 중심이었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활동에 약 35억원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60억원을 기부했지만,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윤리경영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을 맞아 두 갈래의 신년 소회를 발표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원이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으로서는 “전경련이 여러 가지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고 사과를 전하며 “국민적인 여망을 반영한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월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GS 신년모임 발언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저성장 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로

세계 최대 규모 정신질환 아티스트 기획사, ‘Workman Arts’ 리사 브라운 대표

정신질환 아티스트와 함께한 29년, ‘리사 브라운’ 인터뷰   캐나다人 5명 중 1명이 겪는 정신질환    300명 넘는 정신질환 예술가들의 기획사 설립해    ‘워크맨 아츠(Workman Arts)’의 성공 비밀   화가 반고흐, 피카소,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소설가 헤밍웨이.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예술 활동을 무려 29년간 도와온 여성이 있다. ‘워크맨아츠(이하 Workman Arts)’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리사 브라운의 이야기다. Workman Arts는 정신질환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들과 함께 다양한 전시회·공연·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는 캐나다의 정신장애인 예술 기획사다. 자체적으로 시각예술, 미디어 예술 스튜디오, 트레이닝 시설, 3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보유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대규모의 정신장애인 종합예술단체이다. 리사 브라운에게 정신질환 아티스트들과 함께해온 지난 29년의 세월을 물었다.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 본 정신질환, 가능성을 발견하다   “저희 할머니가 정신질환을 앓고 계셨어요. 사회적 인식은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을 ‘불능’ 이라고 여기잖아요. 저는 그러한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자랐습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해도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제게 큰 사랑을 주셨고, 제게 최고의 할머니셨습니다.” 할머니의 영향으로 정신의학 간호사가 된 리사 대표는 토론토 정신건강 병원에서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녀는 “내게 정신질환은 낯선 것이나 나쁜 것이 아니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몇몇 분들에게서 엄청난 예술적 능력과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들의 전문적인 예술활동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계기를 설명했다. 병원에서 만난 정신장애인들과 예술단체를 꾸리려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장애아동의 미래를 연주하다…사회적기업 ‘툴뮤직’

지난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제1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개최됐다. 이전에도 많은 장애인 음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날 대회는 참가자 대기 시간부터 기존 콩쿠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참가접수부터 수상자발표까지 길게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했던 콩쿠르와 달리, 현장 대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인 것. 57명의 경연 참가자를 위해 10명의 스태프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이다. 심사위원에는 장애와 음악 두 부문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임효선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이상진 나사렛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정미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음악학과 교수)이 초빙됐다.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심사가 공정성을 높인다”는 믿음에서, 참가자의 장애유형(시각·발달·지체장애)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콩쿠르가 끝난 뒤,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주현(충북예술고 3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과 최우수상의 이강현(고양대송중 2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최용준(홈스쿨링, 지체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앨범 제작 기회가 주어졌다. 상패와 상금보다는 ‘지속가능한 음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장애인 음악 콩쿠르를 상상하고 실현시킨 곳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툴뮤직’.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평범한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음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음악 활동 지원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년)양의 스승인 정은현(37) 대표(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외래교수)가 있었다. 최양은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지난 11월 8일, 신사동에 위치한 툴뮤직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나 장애인 음악교육에 대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김동찬 ‘만인의 꿈’ 대표 인터뷰

지난해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20대 사회인식’ 조사 결과는, 꿈을 잃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청년’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5.5%는 ‘취업난’ ‘스펙’ 등 취업 관련 단어를 꼽았다. ‘열정’ ‘청춘’ 등 청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은 긍정적 단어는 15.5%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72.5%)은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응답했다. 모두가 꿈 대신 취업을 이야기 하는 지금, 여전히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 김동찬 ‘만인의 꿈(Man in Dream)’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만인의 꿈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때 까지 주거와 교육을 지원하는 ‘창직인큐베이팅’ 회사다.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에서 사장까지…‘꿈을 찾아 나선 청년’   “같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친구들은 생존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있는데, 대학원 친구들은 별 생각 없이 공부만 죽어라 하고 있는 거예요. 상황은 달랐지만, 두 쪽 모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게 힘들어 보였어요.” 제대 후 대학원에 진학한 김대표는 혈혈단신으로 신촌에 발을 들였다.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는 2년 동안 많은 청년 동료를 만났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생업전선에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대학원에는 다니는 동기들에게는 동기가 부족했다. 어디로 나가야 할지도 모른 채 올라탄 교육의 쳇바퀴를 부지런히 돌리고 있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들의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가 마음속에 간직했던 의문은 2년 후, 김대표가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당시 일하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신임을 얻어 지분을 조금 넘겨받았어요. 그동안 모아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