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청년, 시니어 등
UN자원봉사단 통해 국제기구 취업문 활짝
UN경력 30년 베테랑, UN자원봉사단 사무국장
국제기구 취업 전망을 말하다
국제기구에서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UN 경력 30년의 베테랑, 올리비아 아담 ‘UN자원봉사단(UNV·이하 UN 봉사단)’ 사무국장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꼽았다. 그는 1987년 국제연합자본개발기금(UNCDF·빈곤 국가를 원조하기 위해 세워진 UN 산하 기관)으로 입사, UNDP(유엔개발계획) 유럽·뉴욕·우크라이나 사무소 대표를 거쳐 지난 2월 UNV 사무국장으로 임명됐다.
UN봉사단은 UN개발계획(이하 UNDP)의 산하기구로, 전세계 지속가능한 개발과 평화 유지를 위해 봉사자들을 다양한 국제기구 현장으로 파견하는 국제기구다. 현재 총 153개 국적을 가진 6796명의 봉사자가 126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UN봉사단은 국제기구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필수 코스로 불린다. 글로벌 현장에서 국제기구 업무를 익히면서도, 개발 지원 및 인도적 구호 사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
우리 정부는 2013년부터 전문봉사단, 청년 봉사단을 파견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대학(원)생만 선발하는 대학생 봉사단 파견도 시작했다. 25세 이상이면(청년 봉사단은 만 23세 이상 만 29세 이하) 지원할 수 있고, 올해 선발 인원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UN봉사단을 마치고 국제기구에 입사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올해 선발된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최종합격자 10명 중 2명이 UN봉사단 출신이었다. 이번달 14일 한국을 방문한 올리비아 아담 사무국장에게 국제기구 취업과 UN봉사단의 전망을 물었다.
-UN 산하 기구에서만 30년을 일했다. 아이티, 팔레스타인 등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어떤 변화를 체감했는지 궁금하다.
“지난 30년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빈곤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식수 및 위생 환경도 개선됐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분쟁이 여전히 빈곤을 조성하고 있다. 극심한 부가 축적된 곳에는 어김없이 극심한 빈곤이 있다. 불평등은 여전히 전세계 곳곳에 만연해있다. 특히 도시 지역일수록 양극화는 심해진다. UNV는 이러한 지역으로 봉사자들을 파견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과 대안을 찾고 있다.”
-UNV는 청년들을 국제기구 전문가로 키우는 ‘등용문’으로 불린다. 청년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 세계 청소년 및 청년 인구만 12억명에 달한다. 그 중 750만명이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다. 청년은 이 세상의 미래다. 이들이 익히는 기술과 지식은 우리 사회에 중요하게 쓰일 것이다. 특히 한국의 청년들은 최신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지식 수준도 매우 높다. 이들은 향후 불평등, 기후변화, 난민 등 글로벌 이슈들을 해결해나가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혁신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낼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UN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청년들의 목소리가 UN의 목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UN 기구와 밀접하게 협력해, 청년 지역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UNV 역시 대학, 정부, NGO 등 다양한 곳과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다. UNV는 청년들이 공식적으로 해외로 파견돼 UN 시스템을 경험하는 첫 발판이 된다. 현장 업무를 하면서 실제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각자 어떤 전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이카와 함께 시작한 UN 대학생 봉사단도 청년들의 기회를 확대한 사례다.”
-UN봉사단원은 어떤 일을 하는가.
“UN봉사단원들은 자신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만들어간다. 평화유지활동, 인도주의 지원, 여성 인권, 보건, 기술, IT, 재해위험감소(DRR) 등 UNV가 활동하는 직무는 다양하다. 특히UN 평화유지 활동이 대표적이다. 아프가니스탄동티모르남아프리카 지역에서 평화유지활동을 하며 분쟁국의 재건을 돕고, 민주 선거를 이뤄내는데 기여했다. 재난이나 자연재해 대응에도 UN 봉사단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UN 난민기구에만 900명의 UN 봉사단원들이 난민을 돕고 있다. 네팔 대지진 이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고, 수색과 구조 및 복구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지역에 에볼라 환자를 돕는 전문 간호 인력이 파견되기도 했다. UN 봉사단원에겐 초기 정착금은 물론 생활비, 파견 종료 후 지원금도 지급한다. 일정 수준의 생활비가 지급돼야 모든 사람이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는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봉사단은 6개월, 청년봉사단은 1년, 전문봉사단은 1~2년간 활동한다.”
-실제 UN봉사단이 파견된 유엔 기구는 어떤 곳인가.
“2015년 기준으로 UNV가 가장 많이 파견된 기구는 유엔평화유지활동국(UNDPKO)·유엔개발지원체제(UNDPA)·유엔에볼라긴급대응단(UNMEER) 등 평화유지활동 기구다. 총 2500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935명, 유엔개발계획(UNDP)에 2100명, 유니세프(Unicef)에 188명, 유엔인구기금(UNFPA)에 157명, 세계식량계획(WFP)에 154명 등 현재 6700명의 봉사단원들이 전세계 곳곳에 파견돼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UN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보강한다. 실제 UN봉사단의 45%가 여성이고 84%가 남반구 국가 출신이다.” UN이 더 다양한 구성원이 일하는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한다. 봉사자의 45%가 여성이고, 84%가 남반구 국가 출신이다.”
-국제기구를 꿈꾸는 청년들에겐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호기심이 가장 중요하다. UNV는 전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어쩌면 UN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여러분이 직접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장을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가야한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논쟁하고, 협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를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교육, 간호 기술, 선거 관련 전문 지식,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여러분이 배운 수많은 경험과 기술들이 현장에서 멋지게 발휘될 수 있다.”
-향후 5~10년,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이 더 필요해질까.
“국제적으로 이주,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도 시급하다. 특히 환경 분야의 경우 민간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면서, 기후 변화 문제로 갈등을 겪는 나라들을 중재하는 전문가가 필요해질 것이다. 정치적인 중재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통한 혁신적인 대안 모색도 필요하다. IT 환경에 익숙하고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한국 청년들이 국제 사회에 기여할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한국 정부와 청년들에게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다면.
“2017년 한국 정부는 UN봉사단 프로그램을 위해 전년 대비 38% 기여도를 높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가 파견하는 전문봉사단과 청년봉사단의 인원이 2배로 늘어났다. 전세계 곳곳에 파견돼 활동하는 한국 청년들의 역할도 확대됐다. 사실 한국 정부와 청년들의 활동은 우리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선 지 오래다(웃음). UN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된다. 전세계 평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알고 싶지 않은가. 그 기회는 언제든 열려있다.”
평화를 공부하며 조금 더 평화로운 세상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나은미래를 향한 이야기를 찾아서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