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제구조위원회 한국사무소에서 만난 이은영 대표는 "단순히 위기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서 위기를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며 "인도주의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협력과 지속적인 혁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국제구호도 전략적으로… “인도주의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인터뷰]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사무소 대표 새해를 전후로 각 분야에서 보고서가 쏟아진다. 국제구호단체나 국제기구, 금융기관 등에서 지난 한 해를 분석하고 미래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목적은 분석을 통한 예측. 국제구조위원회(IRC·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는 10년 넘게 ‘세계 위기국가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IRC 보고서의 예측률은 85~95% 수준이다. 이 때문에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지원 근거로 삼는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인도적 위기가 악화할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는 수단이다. 지난해 4월에 발생한 대규모 무력 분쟁으로 국가 붕괴 위기라는 분석이다. 이어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OPT), 남수단, 부르키나파소 등이 뒤따랐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IRC 사무실에서 만난 이은영(47) 대표는 “내부 문서로 시작한 보고서인데 예측률이 높아지면서 여러 기관에서 긴급 대응을 위한 노력을 어디에 집중돼야 하는지 판단하는 자료로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 보고서에서 10위권 밖에 있던 수단이 올해 1위에 오른 것처럼 위기국가 순위는 매년 큰 변동을 보이는데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했다. -90년 역사에 비해 국내에는 잘 알려진 단체는 아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도움으로 설립된 세계적인 인도주의 기구다. 1930년대 나치 치하에서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아인슈타인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분쟁과 재난,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돕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 첫 오피스가 한국이다. “한국은 20세기에 일제 식민지와 한국 전쟁 등의 인도적 위기를 경험한 나라다. 또한 인도적 위기에서 생존과 회복, 그리고 재건을 모두 경험했다.

‘2024 서울 홈리스월드컵’ 유치를 이끈 안병훈 빅이슈코리아 상임이사를 지난 11일 만났다. 그는 한국팀이 참가한 첫 홈리스 월드컵인 2010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와 상패를 챙겨 와 보여줬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전 세계 ‘청소년 홈리스’의 꿈, 서울에서 펼쳐집니다”

[인터뷰] ‘2024 서울 홈리스월드컵’ 유치한 안병훈 빅이슈코리아 상임이사 ‘홈리스월드컵(Homeless World Cup)’은 적절한 주거가 없는 15세 이상 홈리스들이 국가를 대표해 경기를 펼치는 글로벌 축구 토너먼트 대회다. 영국 홈리스월드컵재단은 홈리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2003년부터 매년 대회를 열고 있다. 전 세계 70국이 대회 파트너로 참여할 정도로 규모와 영향력이 큰 행사다. 박서준과 아이유가 주연한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은 홈리스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지난 11일 만난 안병훈(41) 빅이슈코리아 상임이사는 축구장에 모인 관중이 꼴찌팀인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하는 신을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국뽕 영화냐는 사람들도 있던데 모두 실제 있었던 일이에요. 홈리스월드컵이 그런 대회죠. 선수들과 개최국의 시민이 서로의 환경과 상황, 문화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신기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내년 10월 이 광경을 ‘직관’할 수 있다. 2024년 홈리스월드컵 개최 도시로 대한민국 서울이 최종 선정됐다. 오스트리아, 스웨덴, 호주, 브라질,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열여덟 번의 홈리스월드컵이 열렸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병훈 이사는 “대회 유치를 위해 1년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변화의 촉매제 ―서울 선정 소식은 언제 들었나요. “한국 시각으로 6일 새벽 홈리스월드컵 재단 제임스 맥미킨 COO(최고 운영 책임자)에게 메시지를 받았어요. 공식 발표는 18일(현지 시각)로 예정돼 있어요. 이 인터뷰가 나오는 날이네요.” ―대회 유치를 위해 재단 관계자들을 한국에 초청하기도 했다고요. “지자체, 대학, 투자사, 축구협회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과 만나게 해줬어요. 많은 자원과 자본이

“아끼고 아낀 기부금, 작은 비영리 지원에 씁니다”

[인터뷰] 우창원 바보의나눔 사무총장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안구와 각막을 기증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의 나눔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2월 설립됐다. 김 추기경 선종 1주기에 출범한 재단은 국내외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한 모금과 소규모 비영리 단체를 지원하는 배분 사업을 목적 사업으로 하는 법정기부단체로 자리 잡았다. 모금기관이 법정기부단체로 등록하려면 총 지출 금액의 80% 이상을 기부금 배분지출액으로 써야 하고, 관리·운영비를 기부금 수입의 10% 이내에서 써야 한다. 민간 모금기관 중에 법정기부단체로 등록된 곳은 바보의나눔이 유일하다. 법정기부단체지만 정부 지원금은 받지 않는다. 천주교 교구의 지원금도 일절 받지 않고 오직 모금으로 운영비를 마련한다. 재단의 살림살이는 우창원(세례명 아우구스티노) 신부가 맡고 있다. 2016년 사무총장을 맡은 이후 올해로 8년째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에 있는 바보의나눔 사무실에서 우창원 사무총장을 만났다. 그는 “재단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방법 중 하나가 엄격한 기준의 법정기부단체로 등록한다는 것”이라며 “운영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나눔을 실천하다 보면 또다시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기부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외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건 회계상 오류 없다는 뜻도 있지만 어떤 것에도 영향받지 않고 정말 필요한 곳에 지원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외부 지원금이 들어오면 그게 쉽지 않습니다. 천주교 교구의 지원금을 마다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이유로 받지 않아요. 김수환 추기경께서 자화상에 쓴 ‘바보야’라고 쓰신 것처럼 재단을 ‘바보처럼’ 운영하는 거죠(웃음).” ―성직자로서 공익재단의 살림을 꾸리는 게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유윈시티 나라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박재필 대표는 "지난달 옵저버 1A 위성의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을 궤도로 쏘아 올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용재 C영상미디어 기자
韓 스타트업이 쏘아올린 작은 위성, 기후데이터 공백 채운다 [기후를 혁신하다]

[인터뷰]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9) 로켓이 우주로 향했다. 지구 궤도를 돌며 군사, 기후, 교통 등 여러 정보를 수집하는 위성 113개가 로켓에 실렸다. 위성들은 국가 안보용 군사 위성부터 민간 제작 상업 위성까지 국적도 종류도 다양했다. 발사 1시간 20분 뒤, 지상과 교신하는 데 가장 먼저 성공한 위성이 나왔다. 바로 ‘옵저버 1A’다. 옵저버 1A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가 제작한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가로·세로 각 20cm, 높이 40cm로 500mL 생수병 20개 묶음 정도의 크기지만 광학카메라, 자세 제어 장치, 태양 전지판, 고성능 안테나 등 인공위성이 갖춰야 할 기본 성능을 모두 갖췄다. 무게는 25kg 정도다. 옵저버 1A는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며 한반도 500km 상공에서 하루 두 번 관측한 정보를 지상 관제팀으로 보낸다. 나라스페이스는 2015년 설립된 초소형 인공위성 솔루션 기업이다. 2012년 대학 위성 경연 대회에서 만난 동료 11명이 의기투합해 현재는 50명 규모로 성장했다. 위성 개발자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영상 분석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등 위성 정보를 가공하기 위한 다양한 인력이 함께한다. 지금까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은 135억원에 이른다.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유윈시티 나라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박재필(35)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옵저버 1A의 발사 성공은 시작일뿐”이라며 “앞으로 위성 100기 이상을 운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옵저버 1A’는 우주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 “지구 500km 상공을 돌며 고성능 광학카메라로 지구를

철새 100만 마리 살리는 기술, 풍력발전기에 심다 [기후를 혁신하다]
철새 100만 마리 살리는 기술, 풍력발전기에 심다 [기후를 혁신하다]

더나은미래는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문제를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기후혁신가(Climate Innovators)’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풍력발전의 약점으로 꼽히는 생물다양성 파괴 문제를 신기술로 해결하고, 이상기후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초정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활용 폐기물을 자동 선별하는 사람들입니다. 기후위기로 자연재난이 연이어 터지고, 연쇄 작용으로 자원고갈과 식량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후혁신가들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기술과 아이디어로 끊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애스크 헬세스 스포어 CEO 평균 지름 280m. 바다 위에 떠 있는 풍력발전기의 회전날개는 생각보다 거대하다. 천천히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날개의 끝은 여의도 63빌딩보다 높게 올라가고, 최대 시속은 320km에 달한다. KTX보다 빠른 속도다. 세 개의 회전날개가 빠르게 회전할 때면 윤곽선이 보이지 않는 ‘모션 스미어(motion smear)’ 현상이 나타난다. 바다 위를 비행하던 새들은 고속의 회전날개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부딪쳐 죽는다. 미국 조류보호협회(ABC)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에서만 117만 마리의 새가 풍력발전기에 희생됐다.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스포어(Spoor)’는 인공지능(AI) 카메라로 풍력발전기 주변을 비행하는 조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는 새와 회전날개의 충돌을 예측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기술로 활용된다. 지난 9일 화상통화로 만난 애스크 헬세스 스포어 최고경영자(CEO)는 “재생에너지 풍력발전의 약점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 파괴 문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새들이 풍력발전기에 충돌해 죽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줄이면 연간 100만 마리에 이르는 새를 살리는 동시에 풍력발전의 에너지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어는 2020년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IT전문가인 헬세스 CEO를 중심으로 엔지니어, 조류학자, 데이터 과학자

제임스 맥미킨 최고운영책임자는 "대회가 시작되고 유니폼을 입는 순간 홈리스가 아닌 한 명의 선수가 된다"며 "이런 변화들이 대중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시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인생의 단 한 번, 홈리스월드컵 참여가 삶을 바꿉니다”

[인터뷰] 제임스 맥미킨 홈리스월드컵재단 최고운영책임자(COO) 올해 미국서 4년 만에 대회 열려2024 홈리스월드컵 서울 개최 유력 지난 7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간 중단됐던 ‘홈리스월드컵(Homeless Worldcup)’이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열렸다. 올해 대회에는 35개국 대표 남녀 500명이 선수로 참가했다. 각국 대표팀은 8일 동안 새크라멘토에 머무르며 팀당 12경기를 소화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홈리스월드컵재단(Homeless Worldcup Foundation)은 2003년부터 매년 홈리스 자활을 돕고 대중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홈리스월드컵이 열린 국가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멕시코 등 17개국이다. 아시아에서 열린 적은 아직 없다. 최근 아시아 개최지를 답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제임스 맥미킨 최고운영책임자(COO)을 지난 6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만났다. 그는 “20년 넘게 유럽과 아프리카, 북미와 남미에서 대회를 열었지만 아시아에서는 단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었다”라며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홈리스 문제를 아시아에도 널리 알리기 위해 아시아 개최지를 찾는 와중에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올해 4년 만에 다시 대회를 연 소감이 어떤가. “홈리스는 주류 보건시스템을 이용하기엔 철저히 주변부(marginal)에 위치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이번 새크라멘토 대회에서도 보건에 각별히 신경 썼다. 특히 대회 기간 중 특별한 캠페인도 진행했다. ‘도시 홈리스 종식(Cities Ending Homelessness)’ 캠페인은 지역사회,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글로벌 홈리스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캠페인이다. 내년에는 아시아에서 대회를 열고 보다 특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 -개최지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홈리스월드컵재단과 함께하는 세계

2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만난 우펜드라 포우디알 GABV 아시아태평양 챕터 대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발전한 한국의 은행들이 더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연합하고 공유하라” 은행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법

[인터뷰] 우펜드라 포우디알 GABV 아시아태평양 챕터 대표 글로벌 은행연합 GABV, 세계 45국 70개 회원사은행은 공공 비즈니스, 사회 지속가능성에 무한책임“전세계 은행 정보 교류, 한국 은행도 동참했으면” “은행이 보유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지구를 지킬 수도, 망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가치기반 금융을 위한 글로벌 연맹(GABV·Global Alliance for Banking on Values) 간담회’에서 우펜드라 포우디알 GABV 아시아태평양 챕터 대표가 말했다. GABV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는 은행들의 연합체로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개 은행이 모여 창립했다. 이후 GABV는 돈이 지속가능한 가치를 중심으로 흐르도록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탄소중립을 위한 은행권 이니셔티브를 이끄는가 하면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사업에 투자하도록 촉구했다. 현재 미국, 독일, 방글라데시 등 전 세계 45국에서 70개 은행이 가입했다. 지난 2일 국내 은행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포우디알 대표는 “은행들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각자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변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우디알 대표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NMB 은행 등에서 근무한 37년 경력의 뱅커다. 2000년부터 17년간 NMB 은행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은퇴 3년 전 네덜란드에서 열린 GABV 컨퍼런스에 참여하고서 금융에 대한 철학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30여 년의 커리어를 돌아본 그는 자신이 오직 주주 이익만을 중심에 두고 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은행장으로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할지, 개인으로서 지구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7일 만난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NGO는 인도적 위기 지역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한다"며 "심리적 회복을 위한 섬세한 상담 서비스, 소득 증대 프로그램, 생필품 등을 지원해 이재민이 트라우마 없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인도적 지원의 미래, 민관협력에 달렸다”

[인터뷰]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정부·NGO 동등한 위치서상호 협력 필요 관심 줄어든 만성재난에정부 지원 뒤따라야 “재난이 터지면 가장 먼저 집계하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사망자, 실종자, 이재민 수. 모두 ‘사람’이죠. 건물이 몇 채 무너졌는지, 피해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조사하지만 인명 피해를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만큼 재난 현장에선 인명 구조(life saving) 그리고 사람이 핵심입니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구호활동을 펼치고 이재민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을 국제구호개발 NGO가 해요. 정부와 국제기구가 무너진 인프라를 구축하는 ‘하드웨어’ 역할을 한다면, NGO는 ‘소프트웨어’를 맡은 셈입니다. 정부와 NGO가 파트너로서 협력할 때 비로소 시너지가 나는 거죠.”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인도적 지원 분야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해외 재난 현장이나 국제개발협력·인도적 지원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가면 늘 그가 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만난 김선 본부장은 튀르키예 대지진부터 아프가니스탄 지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올해만 연이어 발생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도적 위기 상황이 동시다발하는 추세라 어느 때보다 정부와 NGO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안이 역대 최대인 6조5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NGO들의 평가는 어떤가? “ODA 예산이 올해보다 2조원 증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아쉬운 지점도 있다. 정부 예산안을 살펴보면 인도적 지원 예산은 7400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민관협력 부문은 50억원에 그친다. 전체 예산의 0.6%에 불과하다. 예산 증가 폭만큼은 아니라도 증액될 거라 생각했는데, 동결 수준의 예산편성이 아쉽다.” ―우리 정부의 NGO 협력 수준은

아프간 1000명 사망 지진에도 국제사회 외면… “한달째 피해복구 기약 없어”

[인터뷰] 타민드리 드 실바 월드비전아프가니스탄 회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터진 날아프간서 규모 6.3 강진 발생재난 발생 한 달, 이재민 27만명 아프가니스탄 지진이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각) 오전 11시.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주를 규모 6.3의 지진이 강타했다. 나흘 뒤인 11일과 15일에도 같은 규모의 강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1480명이 사망했다.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은 27만5200여 명에 달한다. 아프간 강진이 발생한 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전쟁을 선포했고 국제사회 관심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집중됐다. 탈레반 정권이 집권한 아프간은 재난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호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년간 이어진 분쟁에 대부분의 인프라는 무너졌고, 탈레반 재집권 이후 해외 원조는 끊겼기 때문이다. 아프간 지진 한 달을 앞둔 지난 3일 월드비전아프가니스탄 사무소의 타민드리 드 실바 회장이 현지 소식을 보내왔다. 실바 회장은 짐바브웨, 수단, 스리랑카 등에서 인도주의 구호활동을 해온 국제구호개발 전문가다.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MJF자선재단 등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월드비전아프가니스탄 사무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번 지진 대응에 필요한 기금은 9360만 달러(약 1230억원)로 추정되지만, 현재 모금액은 26%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국제기구도, 언론도 외면한 재난 -국제사회에 아프간 상황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장은 어떤 상황인가. “지난달 7일 발생한 첫 번째 지진으로 16개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 이어진 11일, 15일 지진 때는 4개 지역 400여 개 마을이 무너졌다. 지진 이후가 더

벤야 스티그 파거란드 교수는 "여성 리더십 증진을 통해 제품 개발 과정에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할 수 있고, 이는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며 "아이폰을 만든 애플이 될 것인지, 노키아가 될 것인지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기업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유엔여성기구
“여성 직원을 뽑아라, 기업 이익이 늘어난다”

[인터뷰] 벤야 스티그 파거란드 사우스이스트노르웨이대 경영학 교수 노르웨이 20년 전 여성이사 할당제 도입상장사 이사회 여성비율 8%서 45%로“女임원 30% 이상 기업, 순익 6% 더 높아” 국내 500대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10%다. 지난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여성 이사를 반드시 선임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소폭 오른 수치다. 다만 사내이사로 따지면 여성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인 노르웨이는 2002년 세계 첫 ‘여성 이사 할당법’을 제정했다. 상장 기업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 40%로 채워야 하고, 기준 미달시 상장 폐지된다. 제정 당시 8.6%에 머물던 여성 이사 비율은 지난해 기준 45%로 늘었다. 벤야 스티그 파거란드 사우스이스턴노르웨이대 경영학 교수는 ‘여성 이사 할당법’ 도입을 이끈 주역이다. 그는 노르웨이 기업·산업 연맹(NHO)에서 성평등 관리자를 맡아 기업이 여성 이사 수를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2010년부터는 ‘기업의 다양성 책임(CDR)’ 논의를 확산하기 위한 글로벌 플랫폼 ‘쉬코노미(SHEconomy)’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쉬코노미란 여성(She)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여성이 영향력을 미치는 경제 영역을 뜻한다. 쉬코노미는 경제 영역에서 여성의 중추적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파거란드 교수가 발표한 개념이다. 지난 3일 방한한 파거란드 교수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다양한 성별을 포용하는 조직문화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결국 뒤처질 것”이라며 “단순히 여성 직원, 고위직 비율에 집중하는 데서 나아가 여성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1년 전 여성 이사 할당법 제정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장선문 대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그는 "프로그램 운영을 정상화하고 헤이그라운드 뉴욕을 열기 위해 머슴같이 일했다"며 "지역 커뮤니티 레벨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문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지 궁금했고 또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지역 커뮤니티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헤이그라운드 뉴욕’ 이야기

[인터뷰] 장선문 커뮤니타스아메리카 대표 사회혁신가 공간 ‘헤이그라운드 뉴욕’ 개소주민을 창업가로 육성, 지역문제 발굴·해결 뉴욕 할렘에서 사회혁신 조직을 발굴하는 장선문 커뮤니타스아메리카 대표는 출근길에 3개의 미국을 만난다.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 내리면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이 있고, 한 블록을 지나면 스타트업이 들어선 오피스 단지가 나온다. 여기서 좀 더 걸으면 흑인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전통적 할렘 지구다. 장 대표는 “학생 커뮤니티와 스타트업 네트워크, 지역사회 주민이 5분 거리 내에 몰려 있는 셈”이라며 “사회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인적 자원이 집중돼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커뮤니타스아메리카는 2018년 이곳에 자리잡고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민을 사회혁신가로 키우는 ‘커뮤니타스 벤처스’를 통해 지금까지 200명 가까이 선발했고, 올해 3월에는 사회혁신가들의 공간 ‘헤이그라운드 뉴욕’을 개소했다. “뉴욕 할렘은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동유럽계 등이 함께 지내는 다인종 지역입니다. 사회혁신을 일으키기 좋은 환경이면서 동시에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도 많습니다. 커뮤니타스는 지역 단위로 창업가 생태계를 만드는 걸 문제 해결의 시작으로 보고 있어요. 할렘처럼 물리적 지역 커뮤니티를 정해서 지원하면 단기간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장선문 대표를 만났다. 그는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창업가에게 적절한 자원을 연결해 생태계를 살리면 이들이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찾고 해결하고 로컬 커뮤니티까지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문제 해결, ‘하이퍼 로컬’ 관점으로 -헤이그라운드 뉴욕이 있는 할렘은 어떤 곳인가. “사무실은 126가 암스테르담 애비뉴에 있다.

로리 포스터 IAVE 기업전략 디렉터는 "기업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봉사의 가치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로는 ‘쇼잉’도 필요하다”… 기업 자원봉사 전문가의 분석

[인터뷰] 로리 포스터 세계자원봉사협의회 기업전략 디렉터 자원봉사에도 ‘기브앤겟’ 메커니즘 필요봉사 프로그램 유지하는 건 젊은 직원경영진 지원 더해져야 이상적인 구조 완성 “기업의 자원봉사를 홍보하면 ‘보여주기식’이라는 꼬리표가 붙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자랑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에 조직력을 갖춘 기업이 뛰어들어서 무엇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대응이 시급한지도 알릴 수 있습니다.” 로리 포스터 세계자원봉사협의회(IAVE) 기업전략 디렉터는 글로벌 기업의 자원봉사 트렌드를 분석하는 전문가다. 그는 지난 3년간 글로벌 기업 90곳과 비영리단체 125곳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특히 기업 임원 800명을 인터뷰하면서 운영 전략도 분석했다. 그렇게 그가 내린 결론은 “기업 자원봉사를 적극 자랑하라”였다.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자원봉사 포럼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에 참석차 방한한 그를 17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만났다. “이번 3년 연구에서 유독 협조가 안 되는 지역이 있었어요. 바로 아프리카였죠. 100곳 넘는 아프리카 기업에 설문조사 문항을 전달했지만, 회신 온 기업은 5곳이었어요. 선행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는 아프리카의 문화 탓도 있지만 좋은 사례는 다른 기업에 널리 공유돼야 합니다.” 성과가 크면 비판도 사라진다 -전 세계 90개 기업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 한국 기업도 포함됐나. “큰 작업이었다. 한국 기업은 CJ, 포스코, 메트라이프생명보험 등 세 곳이 포함됐다. 사회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가 분명한 프로그램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기업의 자원봉사가 사회에 얼마나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눈에 띄는 사례가 있었나. “직원들의 재능을 봉사 프로그램으로 연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