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애들이 뭘 아냐고요? 제발, 기후위기 대응할 법부터 바꿔주세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3인방 툰베리 기후운동 연대 단체 120여 명 활동 전국구 시민단체로 성장 정부 기관·국회 등에 기후위기 대응 촉구 생존 위협하는 기후위기…개인 실천으론 역부족 “이 편지를 외면하면 당신은 ‘기후 역적’으로 역사 교과서에 남겨질 것입니다.” 지난 9월 22일. 제21대 국회의원들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이 편지는 스웨덴에서 최초로 시작되어’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편지에는 당장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여름에 땀띠를 달고 살고, 태풍을 타고 출근할 것’이라는 내용의 저주가 담겼다. 국회의원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행운의 편지’ 캠페인을 벌인 이들은 청소년 시민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이다. 청기행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주도한 기후운동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의 공식 연대 단체로, 지난 2018년 출범했다. 출범 당시 5명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120여 명이 활동하는 전국구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서울 광화문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열었고, 올 3월엔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의 ‘탈석탄 금고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도 일조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청기행 활동가 김도현(15), 성경운(19), 윤현정(16)씨를 만났다. ―대한민국 정부, 국회 등 주로 ‘거물’을 압박하는 작전인가요. 성경운=기후위기는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해요. 그걸 할 수 있는 곳이 국회와 정부니까요. ―’결석 시위’는 지금도 하고 있습니까. 김도현=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계속 못 하다가 지난 9월 25일에 처음으로 했어요. 저와 현정님을 비롯해 15명의 청소년이 국회 앞에서 피켓 들고 결석

“암 경험자를 세상 밖으로… 따뜻한 실험실이 열립니다”

암 경험자 사회 복귀 플랫폼사회적협동조합 ‘온랩’ 탄생 ‘암밍아웃’. 자신이 암 경험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는 일을 뜻하는 표현이다. 암 병력(病歷)을 주위 사람들에게 밝히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성적 지향을 밝히는 ‘커밍아웃’에 빗댄 말이다. 암을 ‘죽음의 병’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시선은 당사자들의 사회 복귀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지난해 국립암센터와 대한암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암 경험자의 직장 복귀율은 30.5%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사회적협동조합 ‘온랩’이 설립됐다. 암을 겪은 당사자를 비롯해 심리치료사, 가수,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개인 13명과 법인 4곳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지난 2일 온랩의 정승훈(32) 이사장과 서정주(45) 코디네이터를 서울 선유동에서 만났다. ◇ 사회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실험실’ 온랩을 설명하려면 2015년 시작된 ‘나우 프로젝트’부터 짚어야 한다. 나우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20여 기관의 협력 프로젝트로, ‘나를 있게 하는 우리’라는 뜻이다. “나우는 장애인·시니어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에 나갈 용기를 얻도록 돕는 프로젝트예요. 당사자들이 직접 쓴 가사로 합창하고 훌라춤을 추죠. 해마다 주제를 정해 활동했는데, 2018년은 ‘암 경험자’였어요. 당시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자는 뜻이 모이면서 ‘온랩’을 만들게 된 겁니다. 온랩은 ‘따뜻한 사람들의 실험실’이라는 뜻이고요.”(서정주) 온랩이라는 이름으로 첫 모임을 시작한 건 지난 2018년 6월. 약 서른 명이 모임을 시작했다. 가수·법률가·심리치료사·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암 경험자와 지지자가 매월 한 번씩 모였다. 서정주

시각장애 아동에게 그림책을… “국내 유일의 ‘점자촉각책’, 무료 보급합니다”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장애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랄 게 거의 없다. 시각장애 아동용 교구재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 박귀선(47) 담심포 대표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교구재와 점자촉각책을 만들고 있다. 점자촉각책은 원단이나 구슬, 단추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손끝 촉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 도서를 말한다. 지난 13일 경기 양주의 담심포 사무실에서 만난 박귀선 대표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점자촉각동화책 ‘아기새’를 개발했지만 한 개인이 책을 만들어 보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최근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으면서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놀이교구재 만들기에도 속도를 올리게 됐다”고 했다. 담심포에서 제작하는 점자놀이교구재는 총 7가지다. 대표적인 점자놀이교구재는 ‘숫자놀이책’. A4용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부직포에 천을 덧붙여 숫자와 점자를 입체적으로 만든 교구재다. 구슬을 실에 꿰어 숫자를 손으로 만져 세볼 수도 있다. 박귀선 대표는 “아이들 손을 다치지 않게 모든 제품을 원단으로 제작했고,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숫자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서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어릴 때부터 손의 작은 근육들을 발달시켜줘야 나중에 점자를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점자놀이교구재 제작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일일이 손바느질로 만들기 때문에 교구재 하나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려요. 또 제품 하나를 설계하고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구재인지 전문가 감수까지 거치려면 1년 가까이 걸립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담심포 설립 전 박귀선 대표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놀이교구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제작된 물건이 700개

“코로나 같은 불확실한 미래… 구호단체도 늘 예측하고 준비해야”

[월드비전 70주년 특별 인터뷰]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2억명 아동 지원하는 글로벌 NGO로 성장 한정된 자원 잘 쓰려면 모금도 전문성 필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산불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겁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감염병도 인류의 큰 도전으로 다가왔지요. 돌발 이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잖습니까. 국제 구호개발 단체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걸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양호승(73)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여전히 미래를 이야기했다. 올해는 월드비전 창립 70주년.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들을 돕기 위해 구호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제는 전 세계 2억 아동을 지원하는 글로벌 NGO로 성장했다. 양 회장은 지난 2012년 한국월드비전 첫 전문 경영인 출신 수장(首長)으로 9년간 지속 가능한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월드비전 본부에서 만난 양회장은 “한국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가 된 것처럼 월드비전도 후원받던 기관에서 직접 구호 사업을 실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사회에서 비영리기관이 지속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면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략이 필요하다고요? “국내외 취약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정, 인력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합니다. 2005~2010년에는 국내 모금 규모가 매년 20% 이상 성장할 정도로 호황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요. 어떻게 보면 ‘성숙한 마켓’이 된 거죠. 모금 영역에서도 전문성이 두드러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어떻게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수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농인과 청인 벽 허무는 역할 하고 싶어”

[우리사회 利주민] 한국 수어 하는 일본인, 후지모토 사오리 평창 페럴림픽 홍보대사 참여 후 수어에 관심 갖고 제대로 공부 외국인 첫 수어통역사 필기 통과 K팝 수어 영상 만들어 알리기도 ‘농인(聾人)’의 사전적 의미는 ‘청각장애로 인해 듣거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농인들은 스스로를 ‘보는 행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일본의 농인 작가 사이토 하루미치는 농인들을 ‘보는 문화권의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농인들의 문화를 ‘농문화’라 부르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대신 청인(聽人)과 농인으로 구분한다. 수화(手話)가 아니라 수어(手語)로 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중적으로 이런 구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수어를 배우는 청인은 많지 않다. 그런데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수화통역사 필기시험을 통과한 외국인이 나왔다. 주인공은 일본 요코하마 출신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32).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와 행정안전부, 2020 한일 축제 한마당 등 여러 분야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사오리는 유창한 한국어로 “코로나19로 실기시험이 미뤄졌지만, 합격은 자신 있다”며 “수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농인과 청인을 잇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외국인 수어통역사 “한국어가 한국의 문화를 담은 언어인 것처럼 수어도 농인들의 언어예요. 표정과 공간 등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농인의 문화를 담은 독립된 말이죠. 수어가 전 세계 공용이 아니고 일본 수어, 한국 수어가 다른 것도 그 때문입니다. 문화가 다르니까요.” 사오리는 수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농문화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수어 이름’이다. “농인들은 손가락과 얼굴을

“주민 삶 지키면서 외지인 껴안는 마을 만들고 싶어”

[레벨up로컬] 서정영 남쪽바다여행제작소 총괄책임 주민과 상생하는 숙박·여행 프로젝트 지역 농산품으로 마을 식당 운영 예정 “참 아름답지요?” 지난달 13일 경남 거제 칠천도. 이곳에서 주민공정여행사를 운영하는 서정영(39) 총괄책임은 기자에게 대뜸 “동네부터 한 바퀴 걷자”고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남쪽바다여행제작소’를 설립해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숙박·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을 보고 나면 제가 왜 이 촌에서 이 일을 하는지 이해가 갈 겁니다(웃음). 따라오세요.” 칠천도의 풍광은 눈부셨다. 넓고 잔잔한 바다와 울창한 숲, 새하얀 백사장. 해안선 너머에선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푸른 빛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시선 닿는 모든 곳의 역사를 읊던 서정영씨가 “소중한 자연과 역사가 있는 이 섬의 풍경과 주민들의 삶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칠천도엔 80대 어르신들만 남았어요. 펜션과 카페는 계속 생기지만 다 외지인이 세운 거라서 주민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없죠. 오히려 높은 건물이 좋은 풍광은 가리고 주차난에 소음, 쓰레기 문제만 늘어나니 주민들 불만이 많아요. 한 마을은 아예 ‘외지인 출입 금지’를 걸어놨습니다. 이 마을을 알리면서도 자연과 사람들을 지킬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그는 칠천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적 친구들은 모두 고향을 떠났다. 그도 한때 도시에서 살았다. 거제 본섬에서 대기업을 다녔다. “부모님이 계속 칠천도에 사셨으니 자주 들여다봤는데, 섬이 쇠락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요? 거제가 세계를 누비는 배를 만들어 우리나라 경제를 키운 도시로 알려지는 동안 정작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어촌 마을은 텅텅 비어갔으니까요.” 처음엔 부모님이 운영하던 펜션을 도와드리는

[공변이 사는 法] “예비법조인과 함께 지역사회 공익사건 해결합니다”

오진숙 서울대 공익법률센터 변호사 때론 사소한 순간 하나가 인생의 궤적을 바꾼다. 오진숙(39) 변호사가 그랬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2009년 대위로 전역했다. 육아에 전념하려 군복을 벗었지만, 우연히 읽은 신문기사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당시 국내에서 싹 틔우기 시작한 공익변호사들의 이야기였다. “이거다 싶었죠.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군인의 길을 택했던 건데, 공익변호사도 마찬가지라고 봤어요. 공익변호사의 손길이 필요한 사건은 전국 어느 지역에나 차고 넘칩니다. 그만큼 쓰임이 많은 직업이죠.” 공군 대위에서 공익변호사로 오진숙 변호사는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공익 활동을 전담하는 법률센터를 학내에 개설했다. 오 변호사는 그보다 앞선 5월에 합류해 예비법률가들을 위한 공익법무실습과 지역사회 법률구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다. 프로보노 프로그램 운영도 맡았다. 직함은 지도변호사다. 전임교수는 변호사 활동 금지 규정 탓에 사건을 수행할 수 없지만, 지도변호사에게는 그 길이 열려 있다. 그는 실제 사건을 맡아 로스쿨 재학생들과 함께 수행한다. “대학병원에서 의과생들이 교수들과 함께 환자들을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것처럼 로스쿨 학생들과 공익사건을 다뤄요. 학기 중에는 임상법학(clinical law)이라는 수업을 개설해서 진행하고, 방학 때는 프로보노 프로그램으로 돌려요. 학기가 끝나도 사건은 이어지니까요. 학생들이 직접 서면도 써보고, 소송으로 이어질 때는 사건을 대리해서 함께 해결해나가는 식이에요. 당사자를 돕는 일이 학생들에겐 공부가 되는 구조입니다.” 사건은 외부 조직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공익법센터 어필을 비롯해 공익사건을 많이 다루는 원곡법률사무소, 지역자활센터 등과 협업한다. 관악구청에 접수된 사례를 넘겨받아 법률지원이 이뤄지기도 한다.

지역 살리는 착한 여행, 하동으로 ‘놀루와’~

[레벨up로컬] 조문환 주민공정여행 놀루와 대표 茶 유명한 하동에 터 잡은 예비 사회적기업 시음 세트 빌려주는 ‘차마실’, SNS서 인기 수익은 다원과 정확히 반반 나누며 ‘상생’ 어르신들의 굿즈·마을호텔 기대해주세요 경남 하동은 예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하동읍에는 다원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손님이 오면 차부터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원래 하동이 유명했지만, 올해 초부터 2030 젊은 층 사이에서도 “하동에선 차를 마셔야 한다”는 유행이 퍼졌다. SNS를 통해 소문난 ‘차마실’ 프로그램 덕분이다. 차마실은 하동 악양면에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 ‘놀루와’가 지난 5월 내놓은 여행 상품. 여행객에게 차와 다기(茶器), 다식(茶食)이 포함된 차 시음 세트를 대여해준다. 차마실을 예약한 손님은 지정된 다원에서 다기 세트를 빌리고 원하는 곳에서 차를 즐기면 된다. 차마실 프로그램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운영 방식’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여행사가 개발한 상품 수익 대부분이 여행사로 돌아가지만, 차마실은 다르다. 차마실 키트를 개발하고 예약 등 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놀루와’가 절반, 손님을 받는 지역의 다원이 절반. 수익을 정확히 1대1로 나눈다. 지난 12일 놀루와 사무실에서 만난 조문환(58) 대표는 “놀루와는 ‘여행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주민 공정 여행사’”라며 “여행에서 나오는 수익을 지역에 흩뿌려서 지역민들이 함께 잘사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소규모 여행, 코로나에도 인기 놀루와는 ‘협동조합형 기업’이다. 실무진 다섯 명과 조합원 8명이 꾸리고 있다. 하동에서 나고 자라 악양면장까지 지낸 공무원 출신 조문환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조 대표는 “이대로

“‘컬렉티브 임팩트’로 문제 해결하는 시대 왔다”

[인터뷰]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원 교수 하버드대에 경영분야 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있고, MIT에 기술전문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있다면, 스탠퍼드대에는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이하 ‘SSIR’)’가 있다. 글로벌 사회혁신 분야의 정론지라 할 수 있는 SSIR은 2003년 창간 이후 지금까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신현상(50)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2018년부터 ‘SSIR 한국어판’을 펴내며 사회혁신을 주제로 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SSIR과 함께 개최하고 있다. 올해 콘퍼런스는 SSIR과 한양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며 판이 커졌다. 오는 29일 온라인 생중계되는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의 주제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공동의 어젠다 아래 상호 협력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SSIR 역사상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아티클이 2011년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가 쓴 ‘Collective Impact’입니다. 무려 5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죠. 다운로드 수가 그 정도니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본 겁니다. 사회 혁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용어를 한 번쯤은 들어본 셈이죠.” 지난 12일 만난 신현상 교수는 ‘임팩트’라는 말부터 쉽고 간단하게 정의했다. 빈곤, 교육 격차, 질병과 같은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이 임팩트라고 했다. “현대사회에서는 해결책이 나오는 속도보다 사회문제가 생겨나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문제 자체도 복잡해지고 있어요. 전 세계가 연결되면서 문제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죠. 코로나19, 기후변화가 대표적이에요. 문제가 복잡해지고 커지고 연결되면서 하나의 기업이나 정부, 개별 단체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의료 인프라 부족한 나라에 필요한 앱… 국제 사회서도 주목받았죠”

[인터뷰] 코로나19 예측 앱 개발한 군의관 허준녕 대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현장에선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아주 중요합니다. 누가 더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인지 알려주면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일수록 이런 시스템이 꼭 필요해요. 국제사회에서도 그걸 알아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예후 예측 서비스를 만든 국내 의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닥클(DOCL·Doctors in the Cloud)’ 팀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이 서비스를 공공 목적의 국제보건기술 목록에 등재했고, 구글은 지난달 후속 개발 기금 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닥클을 이끈 사람은 국군의무사령부 허준녕(34·신경과 전문의) 대위다. 지난달 22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허 대위는 “IT와 의료를 접목해 효과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다”면서 “필요한 곳 어디서든 쓰이도록 비영리 모델을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IT 덕후’ 의사가 만든 코로나 예후 예측 서비스 “닥클은 환자용과 의료진용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닥클이라고 검색해서 들어가면 환자용 서비스를 만날 수 있어요. 의심 환자인 경우, 동선과 증상 등을 따져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하는지를 자가 진단할 수 있어요. 의료진용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현재 사용되고 있어요. 앞으로 증상이 얼마나 심각해질지가 점수로 나타나요. 처치 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의료진용의 경우 환자 관리와 진단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여준다는 면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병원이 가진 확진자 정보가 서비스에 자동 연동되게 만들었고, 인공지능(AI)이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상태를 점수로 보여주기

보통 사람들이 잘사는 도시를 꿈꿉니다

중소기업벤처부 선정 ‘로컬 크리에이터’ 이상욱 쉐어원프로퍼티 대표 인터뷰 “창신동이나 동대문 일대에 있는 패션산업은 부가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봉제산업 하나에만 계속 매달리다 보니 경제적 문제, 열악한 일자리 환경에서 오는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오고 있었어요.” 지난 8월 21일 만난 이상욱 쉐어원프로퍼티 대표가 창신동을 처음 접했던 2012년을 떠올렸다. “당시 창신동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했고, 석사 논문도 지역과 패션산업으로 썼어요. 창신동에 새로운 패션산업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2년 정도는 패션산업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그는 2013년 쉐어원프로퍼티를 창업했다. 창신동의 봉제와 디자이너를 연결하고, 그들이 함께 공유할 공간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중소기업벤처부가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한 이 대표에게 도시재생의 의미와 로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쉐어원프로퍼티는 어떤 기업인가. “기본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업을 하고 있다. 공간들의 유형이나 내용은 대체로 코리빙·코워킹 공유 공간이다. 창신동의 경우 초기의 기획부터 건물 매입, 운영 등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주면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도 진행한다. 다만 시공은 하지 않고, 설계 시 디자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쉐어원프로퍼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대학교 연구실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방법론적 사례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한국의 대표적인 리테일 마켓인 동대문 시장을 알게 되었다. 창신동, 신당동과 같은 제조업 밀집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창신동의 문제가 도시개발 연구의 영역과 맞닿게 되는 점이 있었다. 이때부터 창신동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직접 쉐어원프로퍼티를 만들었다(웃음).”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창신동 봉제산업 종사자와 디자이너 각자에게

공익변호사,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 옹호의 최전선에서 싸웁니다

강정은 공익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인터뷰 난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인천공항 루렌도 가족’ 사건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287일간 인천공항에서 지내다 안산에 정착한 루렌도 가족. 난민 인정 심사조차 거부당했던 이들을 위해 나선 변호사들이 있다. 일명 ‘공익변호사’로 불리는 이들이다. 최근 ‘제3회 대한민국 법무대상’에서 구조대상을 받은 공익사단법인 두루에서 근무하는 강정은 변호사도 그중 하나다. 지난 8월 18일 만난 강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는 ‘법률가’인 동시에 인권침해 현장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고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가’”라고 했다. 공익변호사, 법률가의 전문성과 활동가의 기획력 지녀야 공익변호사는 공익적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변호사를 의미한다. 강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변호사는 법률 자문, 상담 및 소송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만 공익변호사는 개별 사건에 그치지 않고 공익을 위한 제도 개선 활동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있는 법을 해석하는 활동’에 그치지 않고 ‘법을 바꾸는 활동’까지 하면서 틀을 깨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 성매매 재판을 대리하면서 여러 가지 불합리함을 목격했어요. 성매매 사건에서는 모든 청소년이 사실상 피해자임에도 자발적 참여 여부를 검토받아야 했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동성착취 관련 법 개정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개별 소송과 제도 개선 활동은 별개가 아닙니다. 서로 연결돼 있죠.”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인권기구를 활용한 연대활동을 하기도 한다. 해외 사례 연구, 판례 분석은 물론 현장에서 개선할 점을 찾기 위한 모니터링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오랜 시간 ‘수용자 자녀’ 연구 및 제도 개선 활동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