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국제 사회서 ‘기본소득’ 이슈 이끌 기회 왔다”

[인터뷰] 이원재 LAB2050 대표 각지서 기본소득 운영되지만 기준 없어정부가 나서 실험 주도, 사례 만들어야‘지역 맞춤형 기본소득’ 통해 효과 극대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기본소득’ 담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논의를 수년째 이어온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권 갈등으로 비화되는 조짐에 반가움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 기본소득 논의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활발해졌지만, 정작 제도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실험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민간 싱크탱크를 설립한 뒤 기본소득과 불평등 해소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이원재(49·사진) LAB2050 대표는 “기본소득에 대해 한국이 국제사회 ‘이니셔티브’ (주도권)를 쥘 기회가 왔다”며 “이제는 중앙정부가 나서 기본소득 실험을 주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원재 대표는 그간 2022년 대선 과정에서 기본소득이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확신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2019년 말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연구를 마친 뒤,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지피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았다. 기회만 있다면 방송이나 토론 등 어떤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선 마지막 단계로 정치권의 역할, 입법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논란을 부추기기보단 중앙정부 차원의 실험이 선행돼야 해요. 그리고 그 실험에는 구체적인 질문과 주제가 담겨야 합니다. 실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얘기죠.” 이 대표는 기본소득을 ‘접촉면이 넓은 제도’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굉장히 많은 실험이 다양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비슷비슷한 제도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폐광촌 토박이, 폐열차 숙소로 마을에 활기 불어넣다

[인터뷰] 엄영광 ‘석항트레인스테이 협동조합’ 대표 위탁 운영으로 시작… ‘주민 자립’ 이끌어올해부턴 주민 협동조합 만들어 직접 운영“재밌게 일하며 돈 버는 일자리 만들고파” ‘로컬 전성시대’다. 지역의 역사가 담긴 한옥, 조선소, 창고 등 오래된 공간을 개조해 만든 카페나 문화 공간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잘나가는’ 로컬 기업을 만든 사람은 대부분 서울이나 해외에서 커리어를 쌓고 지역으로 유입된 이른바 ‘턴(turn)족’이다. 지역에서 쭉 살아온 토박이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강원도 영월군 석항리는 인구 160여 명이 거주하는 폐광 지역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석항트레인스테이’는 영월군이 폐열차를 활용해 만든 숙박 시설로, 열차간 안에 머무르며 영월의 아름다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2018년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위탁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아예 주민들이 직접 사업을 맡게 됐다. 석항리와 연상리 등 인근 지역 주민 9명이 ‘석항트레인스테이협동조합’을 꾸려 영월군에서 위탁 사업자 계약을 따냈다. 조합 대표는 2018년부터 석항트레인스테이 매니저로 일한 엄영광(31)씨. 이 지역 토박이다. 지난 3일 재개장을 앞두고 분주한 석항트레인스테이를 찾았다. 동네 꼬마, 마을 살릴 ‘대표님’ 되다 석항트레인스테이는 2009년 운행이 중지된 태백선 간이역인 석항역에 자리 잡고 있다. 더는 달리지 않는 열차 9량이 객실과 식당, 카페로 다시 태어났다. 폐광으로 마을이 쇠락하면서 여객 열차 운행이 중지된 곳을 열차 콘셉트 숙박 시설로 만든 것이다. 2018년 오요리아시아가 운영을 맡으면서 매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외식 분야 사회적기업인 오요리아시아는 위탁 운영을 시작할 때부터 ‘주민 자립’을 목표로 내세웠다. 3년 차인 올해 3월 주민

“기후변화,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한다”

[인터뷰]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10년 새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빈곤 아동’ 문제에 집중하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후변화’ 이슈를 다루기 시작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재단은 최근 ‘기후변화체감ing’라는 영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이제훈(81)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재단의 목표라고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이들의 행복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없애고 개선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 캠페인도 그중 하나다. “우리가 기후변화 캠페인을 한다고 하니까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린이재단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야지 왜 그런 일을 하느냐, 환경 단체가 할 일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그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지금 아이들의 행복과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라고요.” 기후변화와 초저출생 ―아이들을 가장 위협하는 게 ‘기후변화’라는 얘기네요.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2020년 코로나19와 기록적 폭우. 모두 기후변화와 관련 있어요. 기후변화는 아이들의 생존권은 물론 발달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아이들이 살아갈 10년, 20년 후의 세상은 생지옥이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챙기는 것도 재단이 할 일이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다. 재단의 캐치프레이즈예요. 뻔한 말이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잘못되면 나라가 잘못됩니다. 아이들을 돕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에요. 현재가 따로 있고 미래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연결돼 있어요. 현재의 문제를 개선하면서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미래가 ‘기후변화’입니다. 캠페인을 통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가

“사무실 내 일회용품 ‘박멸’… 다회용품 쓰는 기업 문화 만듭니다”

[인터뷰]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 ‘트래쉬버스터즈’가 나타났다. 카페, 영화관, 장례식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주인공이 유령을 잡는다면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격퇴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현장에 플라스틱 컵과 접시, 포크, 숟가락 등 다회용품을 가져가 대여해 주고 수거와 세척까지 해준다. 일회용품을 사용했을 때와 비용도 비슷하게 들고, 환경오염에 대한 죄책감도 덜 수 있어서 특히 기업 고객들의 호응이 뜨겁다. 2019년 9월 설립된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대체 설루션을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지난달 KT 광화문 사옥 내 사내 카페가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대기업들이 앞다퉈 문의 메일을 보내고 있다. “사내에서 쓰는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바꿀 수 있느냐”는 내용이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있는 본사에서 곽재원(41) 트래쉬버스터즈 대표를 만났다. “스무 개 넘는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대부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이에요. 한 대기업은 전 계열사에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 컵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작은 회사가 국내 대기업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게 뿌듯합니다.” 사내 일회용품, 다회용품으로 바꿔드려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컵 쓰레기만 33억개에 달한다.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합치면 수백억 개가 넘는다. 곽 대표는 “개인에게 텀블러 들고 다니라고 하는 것만으로 일회용 쓰레기의 물량 공세를 이길 수 없다”면서 “다회용품을 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래쉬버스터즈에 다회용품 대여 문의를 하는 기업 담당자들은 ‘비용’에 가장 먼저 놀랍니다. 당연히 일회용품 사용에 드는 비용이 훨씬 쌀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쓰레기를

“‘제주 4·3 사건’ 비극 알리고 싶어 역사 게임 만들었죠”

[인터뷰] 김회민 코스닷츠 대표 게임 ‘언폴디드: 동백이야기’, 각종 인디게임 대회서 수상숨겨진 역사·이야기 담은 게임 계속 만들고 싶어요 “누구랑 지내고 있지?” 토벌대가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묻는다. 주어진 시간은 3초. 잘못 대답하면 죽는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해야 하나, 혼자 지낸다고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탕’ 소리가 들린다. 화면이 캄캄해진다. 죽은 것이다.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게임 ‘언폴디드: 동백이야기’. 게임의 플레이어들은 어머니와 동굴에 몸을 숨긴 소년 ‘동주’ 캐릭터로 변해 선택의 기로에 선다. 먹을 것을 찾아 동굴 밖으로 나온 동주는 숲에서 토벌대를 만나 허무하게 희생된다. 어떤 대답을 해야 살 수 있었을까.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직전 상황으로 되돌리며 생각과 고민에 잠긴다. 게임을 만든 김회민(29) 코스닷츠 대표는 “제주 4·3 사건 당시 토벌대는 붙잡은 피란민들을 심문하기도 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린아이까지도 죽였다”면서 “동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실제 있었던 역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제주도에서 남로당 제주도당 산하 무장대와 군경토벌대의 충돌이 일어나 3만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학살되거나 행방불명됐다. ‘언폴디드: 동백이야기’는 제주 4·3 사건이 절정으로 치닫던 1948년 11월의 이야기를 재현한 어드벤처 게임이다. 키보드 없이 마우스로 캐릭터를 움직이며 얻은 힌트를 활용해 퍼즐을 풀고 스토리를 진행한다. 게임이 출시된 건 지난달 24일이지만, 그 전부터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DDP 독립게임어워드’ 스토리텔링상, 글로벌 인디 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 동상을 받았다. ‘제주 4·3 사건’을 그대로 담은 역사 게임 지난 9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김회민 대표는 “플레이어들을 당시 사건의

“10년 차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새 이름 달고 도약할 것”

[인터뷰] 이형근 현대차정몽구재단 부이사장 H-온드림, 연평균 매출 28% 성장… 일자리 4519개 창출기업 네트워킹 활성 집중… 환경문제 해결 파트 신설 “사회적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면 가치가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착한 일을 한다’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식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어요. 사회적기업은 조직의 대소(大小)에 상관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게 본질이니까요. 고용노동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건 제도적인 절차일 뿐이죠. 인증받지 않은 소셜벤처들도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형근(69) 현대차정몽구재단 부이사장의 사회적기업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 2010년부터 8년간 기아차 부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2018년 11월 재단의 이사가 되면서 사회적기업 육성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에서 만난 이형근 부이사장은 “사회혁신가 육성은 재단의 자랑”이라며 사회적경제 영역의 스타 기업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H-온드림은 매년 23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지원 사업으로 두손컴퍼니, 모어댄, 녹색친구들, 테스트웍스 등 스타 기업을 배출했다. 이 기업들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8%, 일자리 창출 규모는 4519개에 이른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H-온드림은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에서 ‘스타트업 그라운드’로 새 이름을 달고 변화를 준비 중이다. 성장 단계별 지원 세분화… 네트워킹 위한 공간 마련도 “지원 사업이 벌써 10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데, 다른 육성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사회적경제 분야도 이제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고요. 코로나19 같은 사회적 변화에도 발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년간 준비했어요. 세분화된 구성으로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자, 그거죠.” 올해 H-온드림은 기존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으로 나뉘었던 구성을 H-온드림 A·B·C 등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 프로그램으로 세분화했다. H-온드림 A는 인큐베이팅, B는 액셀러레이팅, C는 환경

“쉬운 정보일수록 어렵게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 ‘쉽게 알아보는 코로나19’ 안내서 제작최우선 가치는 발달장애인 ‘안전·권리’그들과 더 친해지려 ‘소소한수다’ 기획 “발달장애인 중에는 아직 코로나19가 뭔지 모르시는 분도 많아요. 정확한 마스크 착용법도요. 마스크를 밀착시키지 않거나 뒤집어 쓰기도 하고, 애초에 왜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3월, 백정연(41) 소소한소통 대표는 ‘쉽게 알아보는 코로나19’라는 안내 책자를 펴냈다. ‘코로나19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널리 퍼지는 병’이라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마스크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린 그림을 보여주며 올바른 착용법을 알려줬다. 이 책자는 대구 지역 특수학교와 복지관, 주민센터 등에 약 4만8000부 배포됐다.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언어’를 찾는 일을 한다. 지자체 복지 서비스 소개 책자, 복지관 이용 안내문 등 발달장애인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꿔 설명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농사 매뉴얼이나 영화 예매 방법 등을 담은 자료도 만든다. 2017년 설립 이후 연평균 100건의 쉬운 정보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문래동 사무실에서 만난 백정연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한 덕분인지 쉬운 정보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이 확 늘었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에 정보는 생존 수단이잖아요.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 격리, 비말 감염, 잠복기 등 감염병 증상이나 예방 수칙 관련한 낯선 단어들이 쏟아지면서 많은 장애인 지원 기관이 쉬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정부도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요.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안내서’를 제작해 달라는 의뢰가 와서 지난해 6월에

로컬 선수들이 뭉쳤다… “주민 위한 공간으로 지역 살릴 것”

여수 포트타운 웅천 만든 합작 소셜벤처 ‘비프라퍼티’ 서울·경기 지역 소셜벤처 ‘블랭크’ ‘빌드’여수 웅천 신도시에 주민 친화공간 열어협동조합·로컬 기업들과 상생·협력 ‘로컬 신’의 소문난 선수들이 손을 잡았다. 서울(상도동, 후암동)과 경기 시흥(월곶지구)에서 각각 활동해 온 소셜벤처 ‘블랭크’와 ‘빌드’다. 블랭크는 지난 2012년 설립한 후 커뮤니티 바(공집합), 공유사무실(청춘캠프), 공유주택(청춘파크) 등을 만들며 건축에 기반한 로컬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지난 2016년 탄생한 빌드는 바오스앤밥스(식당), 월곶동꽃한송이(카페 겸 꽃집) 등을 만들어 여성과 육아에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시민이 직접 투자하고 수익금을 배당하는 ‘시민자산화’ 모델로도 주목받았다. ‘로컬을 만드는 동료’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블랭크와 빌드가 전남 여수에서 뭉쳤다. 지난해 8월 합작법인 ‘비프라퍼티’를 만든 뒤, 여수 남쪽 항만 지역인 웅천동에 180평 규모 라이프스타일 공간 ‘포트타운 웅천’을 만들었다. 식당, 카페, 와인바, 파티룸을 한 곳에 모아 지역 주민들이 만나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난 1일 영업을 시작했다. 오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이곳을 방문했다. “지역과 지역 주민에게 이로운 공간 만들자”포트타운 웅천은 웅천항 바로 앞에 새로 지어올린 29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다. 180평 규모의 공간은 한쪽 면이 모두 통유리 창으로 돼 있어 여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문승규(34) 블랭크 대표와 우영승(29) 빌드 대표는 “공간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오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람들이 찾아와야 커뮤니티가 생기고 지역이 살아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초 14개로 나뉘어 있던 공간을 하나로 잇는 공사부터 시작했다. 주민이 모여 차를 마시고 밥도 먹고 모임도 하면서 어우러지도록 하기

3643명 도움으로 불탄 공장 복구… “다시 일할 수 있어 행복해요”

발달장애인 자립 돕는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 1년 만에 ‘스마트 팩토리’로 새 단장콩나물 납품받던 품무원이 공장 설계주민·기업서 후원금 10억 넘게 모아 “새 공장에서 일하게 된 기분요? 날아갈 것 같아요.” 발달장애인 김성태(39)씨는 지난 1월 다시 공장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10월 7일, 발달장애인 직원 20여 명이 근무하는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이 불타 없어진 지 15개월 만이었다. 우리마을은 인천 강화 길상면에 있는 장애인 작업재활시설로, 유기농 콩나물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성태씨는 콩나물 공장에 불이 났을 때를 회상하며 “심장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새벽 4시경 시작된 불길은 4시간 만에 건물을 모조리 불태웠다. 원인은 누전이었다. 화재로 인한 피해액은 전소된 건물과 기자재 등을 포함해 약 20억원에 달했다. 누구도 이렇게 빨리 공장이 새로 지어질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3643명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마을 원장 이대성(48) 신부의 말을 빌리자면 ‘복구는 힘들었으나 외롭지는 않았던 과정’이었다. 지난 1월 시험 가동을 마치고 2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강화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을 지난 3월 17일 찾았다. 스마트 팩토리로 설계… 하루 생산량 두 배로 늘어 오전 9시. 하얀 위생복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춰 입은 한 ‘친구’가 밝은 얼굴로 기자에게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건넸다. 우리마을의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른다. 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존중하며 대화하고 일하기 위해서다. 기자도 위생복을 갖춰 입고 작업장으로 들어섰다. 콩나물 포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 모두 집중하며 능숙한 모습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대성 신부는 “일에 맞는 사람을 뽑은

“데이터 분석 기술, 비영리 업계에 혁신 가져다줄 것”

[인터뷰]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데이터 분석 기반, 모금·홍보 컨설팅비영리 업계의 ‘기술 격차 해소’ 기대소규모 단체 위한 ‘캠페이너스’ 제공 “비영리단체 120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포기 마요, 캠페이너스’라는 제목의 프로젝트 공고가 올라왔다. 디지털 기술 도입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비영리단체들에 데이터 분석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프로젝트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자유(27) 누구나데이터 대표는 “빅데이터 시대라는 말이 익숙해진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많은 단체가 디지털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영리와 비영리, 비영리 업계 내 단체 규모에 따른 기술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누구나데이터는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모금·마케팅 설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김 대표는 비영리 업계의 데이터 전환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 카카오임팩트의 사회혁신가 지원 사업 ‘카카오임팩트 펠로십’ 11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이 시민의 사회 참여 이끈다” “디지털 기술이 비영리 업계에서 활용될 방법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면 여러 채널로 홍보하게 되는데, 유입 데이터만으로 가장 효과적인 홍보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참여자의 유입 경로, 시간대, 특성 등을 분석하면 잠재 고객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채널을 통한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인지 도출할 수 있죠.” 지난달 25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김자유 대표는 “디지털 기술이 비영리 생태계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리 기업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데이터 분석이 유독 비영리 섹터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비영리 업계에서는

“군부에 인권 빼앗긴 미얀마… 비슷한 경험 가진 한국이 도와줘야”

[인터뷰] 강인남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 대표 “그래, 고생 좀 해줘. 어떻게든 돈을 보내야 하니까 몸 조심하고….” 지난 10일, 서울 이화동 해외주민운동연대(KOCO·이하 ‘코코’) 사무실에서는 조용한 첩보 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현지 관계자들과 감시망을 피해 연락을 이어오며 현지 상황을 듣고, 한국에서 힘을 보탤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날 만난 강인남 코코 대표에겐 미얀마 상황에 밝은 한국인과 현지인들의 연락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코코는 지난달 9일부터 한국에서 미얀마를 위한 모금을 시작했고, 매주 현지 주민과 유튜브로 인터뷰도 진행한다. 지금까지 모인 돈은 약 7200만원이다. 강 대표는 “돈은 모았지만 들키지 않고 안전히 돈을 전해줄 방법을 찾는 것도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안전모, 고글, 물, 마스크 등 시민들을 위한 물품 구매 비용을 대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지만 누구든 시위대에게 돈을 전달하다 발각되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가 자금의 흐름을 막기 위해 현지 화폐인 ‘짯’의 인출 금액을 하루 50만짯(약 5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돈을 송금해줘도 뽑아 쓰기 어렵다. 강 대표는 “시민들은 군부 타도를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모든 걸 걸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며 “비슷한 경험을 가진 한국 시민사회가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 아이·여자·노인 무차별 폭력 강 대표는 30여 년간 국내외 빈민 운동에 앞장서왔다. 미얀마와는 지난 2008년부터 15년 가까이 이주민과 현지 마을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신망이 두텁지만 대중에게는 그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평범한 주민들이 지역의 빈곤이나 교육 문제를 해결하도록

“100% 친환경 신발로 지구 지킬 거예요”

[인터뷰] 계효석 LAR 대표 “입는 걸 바꾸면 얼마든지 환경문제 해결”생분해 우레탄·폐페트병으로 만든 신발작년 매출 200% 증가… 대기업과 협업도 “의류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합니다. 입는 걸 바꾸면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몰라요. 그게 가장 안타깝죠.” LAR은 ‘친환경 패션’을 추구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재활용 가죽부터 페트병으로 뽑은 실, 코르크, 대나무, 인진쑥 등 환경에 해를 가하지 않는 재료로 신발과 가방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든다. 소재부터 공정까지 ‘완벽한 친환경’을 구사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창업 첫해인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어 2019년에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우수상을, 2020년 환경창업대전 스타트업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계효석(32) LAR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지난달 8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그는 “패션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면서 “LAR의 제품을 통해 그걸 증명하겠다”고 했다. LAR의 대표 상품은 운동화인 ‘어스(Earth)’다. 어스는 세련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유명하다. 계효석 대표는 “어스의 장점은 예쁘고 편하면서 완벽하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라고 자랑했다. 푹신한 밑창은 생분해성 우레탄으로, 신발 안감과 끈은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원사로 만들었다. “시중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팔리는 물건들은 소재의 일부만이 친환경인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어스는 제품의 모든 부분이 친환경 소재입니다. 친환경 흉내만 낸 제품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폐페트병을 신발 밑창이나 겉감 등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만, 신발 안감의 소재로 쓰는 건 LAR의 고유 기술이다. 기술을 완성하는 데만 꼬박 4년이 걸렸다. 계 대표는 “초기 제품은 20%만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