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캐러 매일 4시간 걷는 소녀 그 길에서 의사 되는 꿈꾼다

배우 최송현의 르완다 봉사기_ 마호로를 만나다 “친구와 함께 걷고 있어요.” 손을 잡고 걸으며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신비로운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우리의 첫 만남. 아이의 이름은 키냐르완다어로 ‘평화’를 뜻하는 단어 ‘마호로’라고 했다. 굿네이버스와 함께 떠나게 된 르완다. 떠나기 전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생소해했다. 오로지 미디어를 통해서 보아 온 아프리카 대륙. 그 안에 대한민국 면적 4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 1994년 민족 간의 내전으로 수백만의 피와 눈물이 서린 땅에서 나는 내 마음을 뛰게 하는 소녀를 만났다. 마호로 가족은 삼대째 토기를 만들고 있다. 마호로는 물레도 없이 돌 받침대를 손으로 돌리며 금세 하나를 완성했다. 토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진흙을 캐기 위해 아이는 왕복 네 시간을 걸었다. 열한 살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50㎝ 이상의 긴 칼과 마대를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손을 꼭 쥐었다. 마호로는 평소에 자주 부르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마호로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과 먹먹함이 동시에 차올랐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귀하게 기억하고 싶은 욕심에 아이에게 부탁해서 휴대 전화기에 노래를 녹음했다. 마호로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전문가처럼 눈을 빛내며 좋은 진흙을 찾아 이곳저곳을 관찰했다. 열한 살 아이가 들어갔다 다시 빠져나오기엔 다소 깊어 보이는 흙구덩이에도 마호로는 용감하게 뛰어들어서 가지고 온 긴 칼로 토질을 살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인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땅으로부터 분리된 흙들을 마대에 담아 넣는 것뿐이었다.

“빠른 의료 성장 이룬 한국에 더 많은 의료 지원 기대합니다”

말라리아·결핵·에이즈 3대 질병 예방·치료 위해 글로벌펀드 출범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 10년 새 200만명 줄어 “향후 지속적 싸움 위해 의료 취약계층의 권리보호부터 시작해야” “2001년도에 전 세계에서 HIV/AIDS(에이즈), 결핵, 말라리아로 600만명이 사망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현실을 비상사태로 인식했습니다.”지난 8월 25일 만났던 글로벌펀드(The Global Fund)의 크리스토프 벤(Christoph Benn·사진) 대외협력국장은 글로벌펀드의 설립이 늦출 수 없는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글로벌펀드가 설립되기 전부터 세계 각국의 의사들과 환자들이 3대 질병에 걸린 환자들의 삶에 대한 권리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이런 시민사회의 운동이 정치인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당시 UN의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도 이 문제를 주시했습니다. 그후 2000년에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G8 정상회담에서 3대 질병 문제가 정식 의제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렇게 시민사회, 환자, 정부, UN의 관심 속에 2002년 출범한 글로벌펀드는 지난 10년간 40여 개국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220억달러를 모금해 3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투자해왔다. “그 결과 10년 사이에 3대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400만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획기적인 변화였습니다.” 획기적인 변화의 원동력은 “개별 비영리단체들의 프로그램 수준을 뛰어넘는 국가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 있었다.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를 치료해서 돌려보내면 몇 달 후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돌아오곤 합니다. 우리는 한 국가에서 가족당 모기장이 두 개는 있어야 말라리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에이즈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진단을 받을 수 있어야 에이즈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죠. 결국 아시아와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날아라 희망아] 흙탕물 마시고·썩은 쌀 먹고 “굶어 죽지 않는 게 소원이에요”

필리핀 11살 소년 존 폴 공사장으로 대형 트럭 한 대가 들어왔다. 뿌연 모래 바람이 일었다. 황량한 채석장 구석엔 나무 조각과 고철로 지은 집 한 채가 위태롭게 서 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고작 한 평 남짓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1세 소년 존 폴(John Paul·사진)과 그의 가족이 사는 집이다. 필리핀의 수도 ‘메트로 마닐라’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모든 것을 잃고, 쫓기듯 이곳에 온 지 벌써 2년이다. 도심 빈민으로 골치를 앓던 정부는 살림살이를 모두 잃은 사람들을 이곳 산이시드로 로드리게스 리잘(San Isidro, Rodriguez, Rizal)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존의 가족은 인근 채석장 한편에 집을 지었다.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누워 있는 의붓아버지(60)와 뇌 낭종 제거 수술 이후 심각한 두통을 앓고있는 어머니를 대신해 존이 가장 노릇을 한다. 아침 일찍부터 존은 부산했다. 땔감을 구하고 장작을 팼다. 채석장 한가운데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와 밥을 했다. 폐타이어로 만들어진 우물 안을 들여다보니 누런 흙탕물이다. “이 물을 어떻게 먹느냐”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 가족에게는 그나마 유일한 ‘생명수’다. “굶어 죽지 않는 게 유일한 소원”이라는 엄마는 “이 물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해가 땅 위로 내려앉을 무렵 존이 집 한편에서 쌀을 들고 나왔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마을 주민이 가져다준 쌀이라고 했다. 형편이 비슷한 이웃이 가져온 쌀에는 벌레가 득실거렸다. “그 가족도 어려운데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흙탕물로 쌀을 씻어가며 가족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던 존이 말했다. 이렇게

“상상력 풍부하고 순수한 아이들… 도전 멈추지 마세요”

‘토토의… ‘ 멘토로 나선 감독 곽재용·배우 정일우 감독 곽재용 “좋은 영화·나쁜 영화 가리지 말고 끊임없이 영화를 찍어보세요” 배우 정일우 “연기는 또 다른 내 모습 찾아줬죠” 8월 26일, 상영회 당일,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바로 ‘2011 토토의 작업실’ 특별 멘토로 참석한 곽재용 감독과 배우 정일우였다. 학생들의 작품을 지켜본 둘은 이어진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서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으로 한류 열풍을 주도한 곽 감독과 ‘거침없이 하이킥’, ’49일’ 등으로 중국 내 수많은 팬을 보유한 정일우. 이들이 영화감독·영화배우의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상영회 전후 두 사람을 만났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밝은 마음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 저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더 훌륭한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요?” 어린 시절, 손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산과 강을 벗 삼아 영화를 찍던 곽재용 감독은 ‘2011 토토의 작업실’에서 정식 교육을 받고 상영회를 가진 학생들이 못내 부러운 모양이다. 10개 작품의 감상평을 빼곡하게 적은 곽 감독의 수첩 속엔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묻어났다. “10조 ‘사랑과 우정 사이’란 작품 속에서 중국 청년들의 순수한 감성을 발견했습니다. 우정과 사랑, 그 속에서 갈등하는 두 명의 주인공은 제 로맨틱 영화에도 활용하고 싶은 소재였어요.” 정일우 역시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에 깜짝 놀랐다. “저는 9조 ‘회상’이란 작품이 인상 깊었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장면

“어려운 이들 도울수록, 내 인생 바뀌고 뭐든 할 수 있는 힘 생겨”

자원봉사 365일… “우리에겐 최고 선물” 해외자원봉사단 5인을 만나다 _ 필리핀·이집트 등 1년간 자원봉사 아프리카에서 마을 축제 기획하고 _ 필리핀에서아이들 교육 봉사해 “우리가 그들보다우월하다 생각 말고 초심 잃지 마세요 자신 돌아보는 기회자원봉사, 도전하세요” 소외된 이웃을 찾아 떠났던 지난 1년. 나누고자 갔던 그곳에서 마음 가득 선물을 받고 돌아온 해외 자원봉사단원 5명을 만났다. 진로 고민, 취업 걱정을 뒤로하고 탄자니아, 이집트, 필리핀, 인도에서 뜻깊은 경험을 하고 돌아온 이들이 낯선 땅에서 시간을 보낸 이유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씨앗’이 되기 위해서였다. 단원 5명 모두 어릴 때부터 노인·아동·장애인 봉사는 물론, 짧게는 2주 길게는 6개월까지 네팔·캄보디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 해외 자원봉사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이들은 “국내부터 시작해 해외 단기·중기 봉사를 하고 나니 더 오랜 기간 새로운 땅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인도에서 자원봉사를 한 조아라(24)씨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뉴델리역 첨단 시설 뒤편에서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이 지내는 사람들을 만났다”며 “외국인인 나를 보고 도망다니던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을 보면서, 인도의 지역사회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라씨처럼 우리 젊은이들은 인생을 바꾸는 다양한 경험을 해외 자원봉사에서 찾고 있다. 2010년 기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해외에 파견되는 자원봉사자 수는 1000명에 달한다. 10년 전(126명)의8배에 이르는 수치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해외 봉사를 경험한 사람도 2000년 16명에서 지난해 619명으로 약 38배가 늘었다. 특히 아프리카로 향하는 청년 수가 크게

“고3 수험생인 나, 입시보다 값진 공부 했어요”

GS칼텍스 글로벌 봉사단 참여한 신수연양 GS칼텍스와 NGO가 함께하는 Global Energy Plus 봉사단의 일원으로서 8월 10일부터 8월 17일까지 캄보디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날이 기억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뱅몽의 어린이집으로 이동했다. 봉사활동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어린이집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작업이었다. 울타리 설치를 위해 필요한 목재들을 손질한 뒤 망치와 못을 이용해 울타리를 설치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지만 예전과는 달리 걱정이 되지 않았다. 봉사단원들과의 팀워크와 결속력이 무엇도 두렵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좀 서툴러도 옆에서 단원들이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작업에 임했다. 울타리 설치 작업은 점심을 먹고 난 후에도 계속 진행되었다. 오랜 시간 계속해서 진행된 작업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작업해주어서 봉사활동 하는 내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울타리 설치를 끝으로 캄보디아에서 진행된 모든 봉사활동이 끝이 났다. 일주일 동안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활동은 나에게 너무나 큰 가르침이었고 또 배움이었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 줄 알게 되었으며 도움을 받는 입장뿐만 아니라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도 이렇게나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니 너무나 놀라웠고 또 대단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에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사소한 일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수험생의 입장이지만 이곳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활동의 체험이 학교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도

“장애인은 도움만 받는다?… 그 편견, 도전정신으로 깨어 드릴게요”

도전하는 장애청년 3인방 김미나·문영민·이제욱씨각 전공분야 살려 봉사 “장애인이라 잘한다?장애인이라 못한다?그런 것 없어요중요한 건 열정이죠” 김미나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지체1급의 장애인이다. 대학생 봉사동아리로 활동하면서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을 위해 성폭력 예방에 대한 인형극을 공연했고, 방과 후 학교에서 학습공부와 예체능, 미술을 지도했고 학습지 공부를 도와주기도 했다. 가끔 전공을 살려 포스터 디자인을 제공하는 재능기부도 했다. 한마디로 봉사 마니아다. 한국에서만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몽골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종이접기와 데칼코마니를 가르쳤고 홍콩에서는 홍콩의 사회적 기업들을 돌아보며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과 장애인 요양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다. 가끔 ‘장애인은 봉사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봉사활동을 거절당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개척해나가고 싶었다. 몽골에 해외봉사를 신청했을 때는 장애인은 위험해서 안 된다고 하는 걸 학교에 찾아가 추천서를 받고 각서까지 써주곤 갈 수 있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문영민씨가 처음 만난 사이지만 아주 오래 알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활짝 웃었다. “동생뻘이지만 참 대단하네요.” 지체2급 장애인인 영민 씨는 대학원에서 과학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학부에서는 화학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장애를 생물학적으로 연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통 진화론의 입장에선 장애라고 하는 걸 열등한 요소라고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과거에 특정 민족을 유전학적으로 열등한 존재라고 규정했던 우생학 같은 과오를 범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생학은 인종 학살과 같은 끔직한 범죄에 악용되었잖아요.” 영민씨는 이런 부담을 안고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이론이 힘을 얻으면 장애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들이 오히려 힘이 빠지게

“사회의 혈관인 금융… 금융이 따뜻해야 세상에 따뜻한 피가 돌겠지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회 속에서 이룬 이익 약자와 나눠야 건강한 성장 이룰 수 있죠” “워크아웃 바람 불던 IMF 우리는 기업 살리려 애썼죠 기업의 돈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나도 힘겨운 유년 보내 젊은이여 희망 잃지말라 고생 끝에 낙 진짜 온다 우리 사회공헌 원칙은 공존·공감·공생” 다음 달이면 신한금융지주가 설립된 지 10년이 된다. 그리고 내년이면 신한금융그룹의 모태인 신한은행의 설립 30주년이다. 1982년 자본금 250억원과 4개의 영업점으로 출발했던 신한은행은 이제 자산 300조원 규모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19일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63)을 만나 금융의 미래와 신한금융그룹의 사회책임에 대해 물었다. 한 회장은 취임 이후 사소한 행보 하나하나에 대해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그가 돌아본 것은 초심(初心)이었다. “신한의 지난 30년을 돌아봤습니다. 그동안 참 잘해왔지만, 2%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따뜻함’이었습니다.” 신한은행 설립 당시의 행훈(行訓)은 ‘새롭게, 알차게, 따뜻하게’였다. 한동우 회장이 신한은행의 기획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사내 공모를 통해 만든 행훈이다. “신한은 짧은 시간 동안 경영실적이나 수익성 면에서 탁월하게 성장했습니다. 새롭고 알찼습니다. 이젠 따뜻함에 대해 고민할 때입니다.” 한 회장이 생각하는 따뜻한 금융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고객과 한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소중하게 여기면서 동반자 관계로 가꾸어 가는 것이 따뜻함의 본질입니다.” 한 회장은 얼마 전 전체 계열사에 따뜻한 금융을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제안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철학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Cover story] 지구촌 희망편지쓰기 대회 수상 학생들, 편지 보낸 주인공 락스미를 만나다

도우러 갔는데, 친구가 되었습니다… “락스미의 긍정적 생각 도리어 배웠어요” 오리 사육으로 생계 잇는 캄보디아 소년 락스미 도우러 간 아이들도 처음엔 서먹서먹했어요 함께 뛴 축구 한판에 도움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아닌 그저 ‘친구’가 됐습니다 우렁이 잡기·지붕 수리… 락스미와 함께한 시간 갑자기 방문한 외국인에 웃음으로 대해준 락스미 열대몬순의 소나기 스콜(squall) 속에서 바람 빠진 낡은 공을 주고받으며 흙 위에 뒹굴었다. 뛰고 있는 주인공은 갈색 피부의 캄보디아 현지 아이들과 자원봉사를 떠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었다. 동네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락스미 형제의 집 앞 벌판은 평소의 황량함을 지우고 아이들의 즐거운 소리로 채워졌다. 계획된 프로그램도, 누가 먼저 시작하자고 제안한 놀이도 아니었다. 자원봉사를 하던 중 잠시 틈이 난 사이, 한 아이가 용기를 내어 캄보디아 친구에게 슬며시 한편에 있던 공을 차 본 게 그 시작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쩔쩔매며 첫 만남 이후 내내 어색해하던 아이들이 공을 찬 지 30분도 안 돼 한데 어우러져 신이 났다. 흐려 있던 하늘에서 쏟아 붓듯 비가 내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공 차기에 더욱 열중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부모님들도 빗속으로 함께 뛰어들었다. 도움을 주러 간 사람이 아닌,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닌 그저 친구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장면이었다. 지난 7월 25일 굿네이버스 지구촌 희망편지 쓰기 대회 수상 어린이들과 가족 등 총 12명이, 편지 쓰기의 대상이었던 락스미(10)와 락스마이(14) 형제가 살고 있는 캄보디아 쩡아엑(Cheung Ek) 지역의

[사회공헌 특집] [GS그룹] 회장님도 계열사도 우린 나눔 마니아

허창수 회장 250억원 규모 주식 기부 GS칼텍스 여수문화예술공원 조성 GS리테일 재난재해 구호 펼쳐 2006년 3만5800주, 2007년 8만6310주, 2008년 2만8660주, 2009년 3만2470주, 2010년 4만9020주 그리고 올해 3만1500주까지 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총 2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개인 보유의 GS건설 주식을 기부한 사람이 있다. 바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은 지난 2006년 소외층의 자립 기반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사재를 출연해 남촌재단을 설립했다. 그 후 매년 추가 출연을 해 왔으며, 향후 남촌재단의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 재산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점 등을 인정받아 허 회장은 지난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로부터 ‘아시아 이타주의자 48인’에 선정된 바 있다. GS그룹측에 따르면 “책임감을 갖고 정도(正道)를 걸어감으로써 사회로부터 자랑스러운 기업을 만들자”는 게 허 회장의 평소 신념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각 계열사별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석유 에너지의 30% 이상을 공급하고,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2005년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발족시켰고, 2006년 8월에는 GS칼텍스재단을 설립했다. GS칼텍스재단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억원을 출연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에 따라 해당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GS칼텍스는 자사의 생산기지가 자리잡고 있는 전남 여수 지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여수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기공식을

[사회공헌 특집] “아이들의 꿈 키우는 것이 진짜 투자죠”

석호익 KT 부회장 “전국 KT 지사에 올레꿈품센터 만들어 지역아동센터에 공간기부 3만명의 아이 돕고 있죠” KT는 최근 짧은 시간에 극적인 변화를 보인 기업 중 하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국내 도입을 계기로 기존의 ‘전화회사’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고 정보통신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 21일, KT의 사회공헌을 지휘하고 있는 석호익 부회장을 만났다. 석호익 부회장<사진>은 ‘메가트렌드’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1977년에 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체신부와 정보통신부의 현장에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정책을 리드해왔다. 그런 석호익 부회장은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의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인 IT서포터즈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직원 200명이 어르신, 장애인, 다문화가족 사람들을 만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칩니다. 그러면서 남들을 가르치는 게 사실은 가장 큰 공부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또 이런 휴먼네트워크에 접근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하죠.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IT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죠.” 그러면서 최근 KT는 KT의 경쟁력을 넘어 국가 전체의 미래를 키울 수 있는 사회공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KT는 국민이 만들어준 민영화 기업입니다. 지금도 국민들에게 높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KT도 우리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사회공헌을 해야 할 겁니다. 평소 이석채 회장님의 지론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KT는 국내의 소외아동 지원사업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임직원봉사단이 인근 지역아동센터와 결연하여 주기적인 봉사활동을 하더니, 최근엔 전국 KT 지사 내에 ‘olleh 꿈품센터’를 마련해 지역아동센터협의체에 공간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IT기업 특성에 맞게

[지구촌 희망편지쓰기] “나도 어려운 시절 겪어 함께 큰 꿈 키워 가자”

방글라데시에서 온 소녀 조안나양 교과부장관상 3년 전 한국으로 입양된 조안나가 캄보디아 소년에게보낸 편지 안타까움 이상의 공감 큰 울림 자아내 굿네이버스 나눔교육은 지구촌 현실과 빈곤아이들이 직접 이해해 가는 기회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 단상 위에 서울시 신상도초등학교 6학년 박조안나 학생이 올랐다. 박양은 올해 ‘굿네이버스 지구촌 희망편지 쓰기대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자다. “락스미! 생활 속에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네게 배울 것이 참 많은 것 같아. 다만, 네가 하루 종일 배고프게 일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어. 나도 어린 시절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보고 살았기 때문에 네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긴장한 듯,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침을 꼴깍 삼키며 박양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수상식 끝 무렵 진행된 낭독식인 탓에 행사 시작 때와 달리 몇몇 자리들이 비어 있었지만, 강당 안은 박양의 목소리만으로도 꽉 찬 느낌이었다. 176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최고의 영예를 안은 박양의 편지는 다른 때보다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박양은 2008년 방글라데시에서 우리나라로 입양돼, 올해 4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소녀다. 방글라데시는 작년 지구촌 희망편지 쓰기대회 대상이었던 ‘수존(9)’이 살았던 나라이기도 하다. 박양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에 살았을 때,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10분 동안 지나야 하는 그 거리에서 굿네이버스 나눔 교육 영상에 나오는 친구들처럼 오리를 돌보는 가난한 아이들을 많이 많이 봤다”고 했다. 박양의 편지는 멀기만 한 다른 나라의 안타까운 사연에 대한 동정이 아닌, 그 이상의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