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폐교 논란 이후…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수업 중단 두 달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폐교 논란이 있었던 한양대병원 병원학교의 수업 중단 사태가 두 달째 접어들었다. 병원학교는 소아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3개월 이상 장기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로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아들을 위해 병원 내에 설치한 학교다. 병원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환아들이 완치 후 학교로 빠르게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병원학교 폐교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달 16일이다. 환아 수업을 맡은 교육 봉사 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는 “이날 교무부장으로부터 폐교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바로 다음 날이 마지막 수업이 됐다”고 말했다. 사흘 뒤인 20일 대학생 교사들은 병원장으로부터 폐교 통보 메일을 받았다. 메일을 확인한 당일 교실을 찾았지만, 이미 책상과 책장을 비롯한 수업 기자재를 모두 치운 뒤였다. 대학생 교사들은 즉시 폐교 반대 투쟁을 시작했다. 병원 측은 ▲폐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10월 20일) ▲폐교 논의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10월 25일) ▲병원장 임기 내 폐교는 없다(11월 1일) 등으로 태도를 바꿨다. 한양대병원은 “소아과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병원학교 기자재를 치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수업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기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가 봤다. 기존 병원학교 교실이 있던 자리는 ‘심혈관집중치료실’로 바뀌어 있었다. 병원학교 간판은 철거된 상태였다. 한양어린이학교의 조현지(한양대 식품영양학과 2학년) 폐교반대TF 팀장은 “병원 측이 ‘폐교는 없다’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수업 재개를 위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면서 “임시 교실이라며 짐을 옮겨 놓은 공간은 소아과에서 멀리

국내 10대 그룹, 2019년 사회공헌 전망은?

내년에도 ‘취약 계층 지원’에 집중사회적기업·소셜벤처와 협업 기대 기업 사회공헌 활동 규모가 한 해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이 지난해 사회공헌으로 지출한 금액은 2조7243억원에 이른다. 기업별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평균 나이는 9.4세. 기업 사회공헌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1월은 기업들이 내년도 사회공헌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어느 정도 확정하는 시기다. 더나은미래는 2019년 기업들의 사회공헌 트렌드를 짚어보기 위해 국내 매출 상위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 계획을 묻는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집단을 기준으로 상위 10곳(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화, 신세계, KT)을 선정했다. SK가 응답을 거부해 11위인 KT를 포함시켰다.   ◇10대 그룹, ‘취약 계층·아동 청소년’에 집중… 예산은 전년 수준 유지 내년에도 10대 그룹은 ‘취약 계층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각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에 주력할 사회공헌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그룹이 ‘취약 계층 지원’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교육·학교·학술’ ‘문화·예술·체육’ ‘환경’ 순이었다. 취약 계층 지원은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집중해온 사회공헌 분야다. 최근 전경련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141개사)의 사회공헌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31.3%)을 차지한 분야가 취약 계층 지원이었다. 한편 사회공헌 사업의 대상을 묻는 질문에는 ‘아동·청소년”사회 일반’ ‘환경’ 순으로 답했다. 10대 그룹의 내년도 사회공헌 예산 추이는 어떻게 될까. 포스코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예산 확대’를 선언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내년도 사회공헌 담당 조직 개편과 함께 사업 전반을

빅데이터 활용해 잠재 후원자 발굴… 모금도 이젠 기술력이다

모금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자동화·개인화되고 있다. 미국·영국 등 모금 선진국의 비영리단체들은 이미 자동화·개인화 전략을 모금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체 홈페이지 접속자와 중도 이탈자, 정기 접속자 수를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식이다. 국내 모금 시장에도 기술과 모금을 결합한 ‘모금테크(Fundrasing tech)’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금테크는 모금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통신기술을 총칭하는 말이다. ◇모금의 자동화·개인화… 노동 효율성 높이고 후원자 유입도 늘려 전문가들은 “국내 모금 시장의 양적 팽창이 정점인 상황에서 기존 오프라인 방식의 모금 전략을 고수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모금테크가 NGO들의 모금 효율성 증대시켜준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회계나 후원자 관리, 마케팅 등을 자동화하면 NGO 내부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등을 대상으로 고객 관리 설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인 브릭투웍스의 김민창 이사는 “한 비영리단체에서 언제 후원자 이탈이 많은지, 왜 회원들이 이탈하는지 등을 분석했더니 많은 후원자가 결제 페이지 단계에서 나간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결제 단계를 최소화했더니 다시 후원자 유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이처럼 자동화된 통계 분석으로 홈페이지 접속자가 줄어든 날짜에 이 단체보다 더 시선을 끈 캠페인은 없었는지, 거리 모금 장소나 콘텐츠는 어땠는지 등을 분석해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모금계에서도 모금테크를 도입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국제 구호 단체 플랜코리아는 아동 결연 시 아동 소개서 및 결과 보고서를 카카오톡, 이메일,

“소록도병원,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굴러갑니다”

국립소록도병원 자원봉사 직접 해보니 지난 8월 13일, 서울에서 버스로 5시간을 달려 전라남도 고흥군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섬 소록도에 닿았다. 섬 이곳저곳에서는 에메랄드 빛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단체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나병 환자촌’이란 인식 때문에 ‘절대 발을 들여놓아선 안 되는 곳’으로 여겨졌던 소록도가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달라지고 있다. 한센병(나병의 올바른 표현)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2009년 육지와 섬을 잇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사람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소록도와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은 반가운 존재다. 섬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소록도를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에는 한센병 후유증으로 손발 끝이 수축해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이들이 의료진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목욕을 하는 일상생활을 누군가 곁에서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자는 4박 5일간 국립소록도병원 자원봉사에 참여하며 환자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는 봉사자의 하루 소록도병원 자원봉사자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가로등 하나만 켜져 있는 바깥은 아직 한밤중. 자원봉사자들은 조끼만 더듬더듬 꿰입고 숙소인 자원봉사회관을 나서 배정된 병동으로 향한다. 일어나지 않은 ‘원생’(소록도병원에선 ‘환자’ 대신 ‘원생’이란 표현을 쓴다)을 깨우고 이불과 베갯잇을 새것으로 갈아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그 사이 원생들의 아침식사가 준비된다. 일반 식단, 갈아서 나온 식단, 당뇨를 위해 조절된 식단 등

‘뭉쳐야 산다’ 소규모 출판사들의 이유 있는 연대

1인 출판사를 비롯한 소규모 출판사가 늘고 있다. 1인 출판사는 직원 5인 이하인 사업장(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기준)을 가리킨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1인 출판사들이 2013년 3730곳에서 2016년 4938곳으로 늘었다.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저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을 소규모 출판의 증가 요인으로 꼽는다. 큰 사무실도 필요 없고 전자책 플랫폼을 활용하면 초기 자본도 많이 들지 않아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일 뿐, 수요나 매출과는 큰 관련이 없으며 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소규모 출판사들이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연대의 힘으로 경영적 고민을 덜고 소규모 출판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 지난 9월 한 달간 소규모 출판사들의 연대 움직임을 심층취재했다. ◇지속가능한 출판 위해 뭉친 소규모 출판사들 “1인 출판사 붐은 2015년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독립출판이 인기죠. 새로운 형태가 주목받지만 조금 지나면 관심은 시들해지고 맙니다. 출판계 자체가 불황인 데다, 소형 출판사를 위한 환경은 더욱 열악하기 때문이죠. 작은 문제부터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연대가 필요합니다.” 지난 9월 2일 합정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옥균(50) 1인출판협동조합 마포 대표가 전한 말이다. 1인출판협동조합은 1인 출판사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서울시 마을기업으로 시작해 지원 자금을 받았다.1인출판협동조합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다. 1인 출판사들에게 당장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출판유통시스템 개선 활동이다. 박옥균 대표는 “일부 성공 신화 강의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라며 “공동으로 종이를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 교사 업무량만 늘릴 뿐 실효성 없어”

보육교사 280여명 대상 온라인 설문 결과 “평가인증을 준비할 때는 밤샘 근무는 물론, 주말 출근이 다반사입니다. 서류 작업에 지친 몸으로 근무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미안할 때도 많습니다. 학부모들도 평가인증 기간에 교사들이 무리하는 걸 알고 혹여나 아이들을 돌보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평가인증, 대체 이거 누구를 위한 건가요?” 최근 연이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선 보육교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어린이집 평가인증 전면 의무화를 담은 영유아보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평가인증은 어린이집의 질적 수준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5년부터 시행하는 제도. 평가인증 점수(100점 만점)에 따라 개별 어린이집의 교재교구비와 환경지원금 등 지원액이 산정된다. 2017년 기준 전체 어린이집의 81.1%(3만2630개소)가 인증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보편적 제도다. 보육 현장에서는 정작 평가 인증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보육교사들은 평가인증이 “제대로 된 평가 지표가 되지 못하며, 오히려 보육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9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보육교사 커뮤니티 ‘지혜쌤의 최강 유아교육 자료실’에서 보육교사 2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2%(215명)가 평가인증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76.9%(218명)는 평가인증이 보육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육교사 99%가 “평가인증 위해 야간근무” 설문에 답한 보육교사들은 평가인증의 가장 큰 문제점을 ‘교사의 업무량 증대(65.2%)’로 꼽았다. ‘평가인증 준비 동안 근로시간을 초과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못 믿을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실효성 없이 교사 업무만 가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마무리된 올해 국감에서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평가인증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어린이집은 전체의 70.5%였지만, 불시 확인 점검 결과 그 비율은 13.2%에 불과했다”고 지난 18일 말했다. 2005년 도입된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는 정부가 마련한 인증 지표에 따라 보육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로 한번 인증받으면 3년간 유효하다. 기간이 만료되면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평가인증 상태를 유지하는 어린이집은 9월 기준 전국 3만9246곳 중 3만1474곳(80.2%)에 달한다.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은 139곳에 이른다. 실제 아동 학대로 인증이 박탈된 어린이집은 2014년 16곳에서 2015년 40곳, 2016년 44곳, 지난해 55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모두 평가 당시 90점 이상 ‘우수’ 등급을 받았다. 평가인증제가 ‘수박 겉 핥기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보육 교사들도 평가인증제를 보육 서비스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실효성 없는 제도라고 말한다. 서울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A씨는 “인증 한번 받으려면 준비해야 할 서류가 수십 가지인데, 어차피 아이들 돌보는 시간에는 할 수 없는 작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올해 평가인증이 설 연휴 직후여서 한 달 전부터 휴일을 반납했고 연휴에도 내내 나와 일했다”고 말했다. 보육 교사들은 한 달간 보육 일지를 따로 작성하고 생활기록부, 건강검진 서류, 특별활동 부모 동의서, 놀이시설 설치 검사 등 수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평가인증 간소화를 적용했지만, 여전히 평가

난민 식탁서 ‘맛있는 수다’ 편견이 사르르 녹아요

[난민 푸드 페스티벌] “이거 한번 먹어봐요. 카문델레(콩고식 쇠고기 꼬치). 맛있어요.” 지난 22일 서울 홍대 앞 카페, 콩고민주공화국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서툰 한국말로 사람들을 불러 세웠다. 그는 자신의 솔 푸드(soul food)를 여러 시민들에게 선보이러 왔다고 소개했다. 셰프 못지않은 요리 실력으로 카문델레를 뚝딱 만들어낸 그는 ‘난민’이다. 난민들이 자신들의 고향 음식을 소개하는 ‘난민 푸드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처음 개최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2016년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시작된 난민 푸드 페스티벌의 연장선”이라며 “음식을 통해 난민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무너뜨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행사는 사전 신청을 받아 하루 80명씩 제한된 인원을 초대했다. 아직은 대중 앞에 나서기를 어려워하는 난민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에는 도르카스(콩고민주공화국), 마싸(수단), 엔젤(코트디부아르), 유스라(이라크), 폴린(케냐) 등 5명의 셰프가 시민들을 맞았다. 도르카스는 콩고식 쇠고기 채소 꼬치 ‘카문델레’를 내놨다. 카문델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잔치가 열리는 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중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닭꼬치처럼 거리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수단에서 온 마싸는 학창시절 친구와 간식으로 즐겨 먹던 ‘팔라펠’을 준비했다. 아랍 지역 대표 음식인 팔라펠은 다진 병아리콩에 양파, 마늘, 청고추 등을 섞어 동그란 전처럼 빚어낸 뒤 기름에 튀긴 채식 메뉴다. 행사 첫날 여덟 살 아들과 함께 푸드 페스티벌에 참석한 김일회(46)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듯 난민과도 같이 식사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이들에 대한 오해는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 타국의 음식이지만 우리나라

카메라 든 청소년 “학폭·은따 없는 안전한 사회 꿈꿔요”

SK브로드밴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함께 밥 먹고 이야기를 하고~ 평범한 것 하나씩 용기 내서 시작해보자~ 쉽지 않단 걸 알고 있지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함께 가자~” 지난 13일 서울 금천경찰서 2층 소회의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영상 제작 프로젝트팀 ‘덩–쿵’의 최유경(19)양이 ‘은따’ 당하는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멜로디와 가사 모두 최양이 팀 리더인 송송이(19)양과 함께 지은 것이다. 한창 준비 중인 뮤직 드라마에 삽입하기 위해서다. ‘덩–쿵’은 지난 5월부터 ‘B’lossom(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토킹, 은따를 주제로 삼은 짧은 영상을 제작해왔다. 송양은 “은따를 당하는 친구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며 가사를 다듬고 있는데, 막히는 부분이 많다”며 작게 한숨 쉬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은주 서울금천경찰서 피해자보호담당관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보면 2차 피해가 두려워서 피해 사실을 부모님, 선생님께도 말할 수 없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불안감을 가사에 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를 목표로 올해 처음 창단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은 ‘SK브로드밴드’가 기획하고 직접 파트너를 모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경찰청과 연세대학교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 600여명으로 꾸려진 74개 팀이 ‘지역사회 안전’ ‘범죄 피해자 보호’ 등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연세대·인하대 학생 30여명이 멘토로 참여해 영상 기획, 편집, 촬영을 돕는다. 경찰도 발벗고 나섰다. 서울과 인천 지역 담당 25곳 경찰서의 피해자보호담당관들은 영상단 학생들에게 범죄 사례를 제공하고 경찰 업무에 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주민 공동체가 돈 모아 건물주로 … 전 세계에 퍼진 ‘시민자산화’ 물결

공동 소유 ‘시민자산화’가 뜬다 영국 축구 명가 리버풀FC의 안필드(Anfield) 홈구장 건너편엔 유명한 동네 빵집이 있다. 리버풀 지역 명물 ‘스카우스 파이’가 특히 맛있기로 유명한 ‘홈베이크드(Homebaked) 베이커리’ 다. 홈베이크드 베이커리가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파이 말고 또 있다. 재개발 구역으로 묶이면서 2010년 문 닫은 예전 빵집을 주민들 힘으로 심폐 소생시킨 곳이기 때문이다. 안필드 주민들은 빵집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2012년 공동체토지신탁(CLT)을 조성하고, 크라우드펀딩으로 1만8500 파운드(약 2700만원)를 모았다. 축구 경기가 열리면 임시로 가게를 열어 스카우스 파이를 1000파운드어치씩 팔아치우며 자금을 보탰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13년 10월 홈베이크드 베이커리는 다시 안필드 주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지역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동네 빵집, 카페, 공동 주택 등의 ‘주인’이 되는 ‘시민자산화<키워드>’ 물결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지역 공동체 붕괴, 주거난, 젠트리피케이션 등 급속한 도시 개발에 따른 부작용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서구권 국가 곳곳에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협동조합, 유한회사… 다양한 유형 등장 시민자산화의 핵심은 지역 자산을 다수가 공동 소유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이익이 지역 사회 전반에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전은호 나눔과미래 시민자산화센터장은 “특정 주체가 자산에 관한 모든 권리뿐 아니라 자산의 가치가 창출하는 이익까지 독점하는 구조를 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큰 틀 안에서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시민자산화를 시도해보며 여러 모델을 만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자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민은 직접 지역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단다”

[굿네이버스 여아 지원 후원자들의 편지] 오휘은·오가은 자매 저희는 전남 구례에 있는 용방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저는 5학년이고 동생 가은이는 4학년이에요. 학교에서 매년 기부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우연히 굿네이버스의 ‘너는 반짝이는 별’ 캠페인을 접하게 됐어요. 저희도 이제 곧 초경을 할 나이라 엄마가 면 생리대를 준비하시는데 ‘나는 이렇게 엄마가 챙겨주시는데 그 친구들은 얼마나 외롭고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용돈을 기부할까 생각했는데, 마침 학교 바자회가 열렸어요. 그때 동생이 손수 뜬 수세미를 팔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구례에는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프리마켓 ‘콩장’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요. 저희는 수세미를 팔아 판매액은 기부하고 동시에 캠페인 홍보도 했죠. 다행히 재구매하시는 분도 계시고 친구 부모님들은 선주문하기도 했어요. 동생과 하고 있지만 사실 구례의 많은 분이 함께 활동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앞으로도 기부하려면 동생과 하루에 한 개씩 수세미를 만들어야 해요. 가끔 놀다 보면 잊어버릴 때도 있는데 꾸준히 만들어서 오래 활동을 하고 싶어요. 수세미로 시작했지만 다른 제품에 대한 이야기도 동생과 하고 있는데 그런 모든 과정이 행복해요. 주변 친구에게도 나눔 활동이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정시아 배우 지난해부터 딸 서우의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생리대 기부를 시작했어요. 서우 이름으로요. 그간 주변 많은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는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경제적 문제로 인해 생리대 대신 깔창이나 휴지를

몸 변화부터 이성 문제까지 말 못 할 고민, 터놓고 소통

[굿네이버스 여아 지원 멘토링 현장] “생리대는 하루에 몇 개 필요할까요?” 지난 19일 부산 지역의 한 중학교. 곽성애 성교육 전문강사의 질문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둥글게 빙 둘러앉은 15명의 여학생은 서로 얼굴을 살피며 대답을 주저했다. 중학교 1학년. 곽 강사는 양 입꼬리를 바짝 올리며 “부끄러워할 일이 전혀 아니다”라며 학생들을 다독였다. 굿네이버스의 여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멘토링 프로그램 ‘반짝반짝 소소한 이야기’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낯선 신체 변화를 홀로 감당하는 저소득 가정의 여아들에게 물품뿐 아니라 정서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로 한참 웃고 떠든 뒤에야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연예인’에서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이야기가 ‘사춘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자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매일 짜증이 나고 잠이 쏟아지는데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몸의 변화에 어떤 속옷을 선택해야 하는지, 사이즈는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생리대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등 갖가지 물음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곽성애 강사의 설명에 집중했다. 멘토링 시간을 지루해하며 엎드려 있던 아이들도 조금씩 고개를 들어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사소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면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기도 한다. “저는 키가 작은 편인데, 생리를 시작하면 키가 안 큰대요.” 노주연(가명)양의 질문에 곽성애 강사가 “노노!”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월경을 한다고 해서 키가 자라지 않거나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면서 “키가 크는 데는 유전적 영향에 따라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으로 관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곽 강사는 학생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