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백만장자가 된 부부… “우리는 임팩트 투자에 올인한다”

[임팩트 투자가 바꾸는 세상] <1> 임팩트 투자가 부부, 리사&찰리 클라이스너 인터뷰 ‘넥스트’ 수석 엔지니어·’애플’ 초기 멤버 출신“투자 방식 바꿔야 사회도 바뀔 수 있다”2000년 KL 펠리시타스 재단 설립 재단 임팩트 투자 비율 100% 달해수익률 높고 금융 위기에도 거뜬단기 투자는 지양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됐다. 택할 수 있는 삶의 선택지가 늘었다. 당신이라면, 어떤 삶을 선택했을까. 여기 ‘세상을 바꾸는 투자자’의 삶을 선택한 부부가 있다. 없던 길은 새롭게 내고, 필요한 씨앗도 뿌렸다. 함께 갈 마음 맞는 동료도 모았다. 2000년 KL 펠리시타스 재단(KL Felicitas Foundation)을 설립하고, 15년 넘게 임팩트 투자자로 활동해 온 리사 클라이스너(Lisa Kleissner) & 찰리 클라이스너(Charly Kleissner) 부부 <사진>이야기다. 이들의 여정은 오늘날 ‘임팩트 투자’ 흐름의 앞선 걸음이 됐다. 지난 3일, 2박 3일에 걸쳐 제주에서 개최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서 만난 클라이스너 부부에게 지난 10여년의 여정을 물었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기관 D3쥬빌리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 더나은미래는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컴퓨터 공학박사 남편과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건축가 아내. 이들은 80년대 ‘기업가 정신 열풍’을 좇아 실리콘 밸리에 정착했다.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넥스트(NeXT)의 수석 엔지니어, 인터넷 상거래 스타트업 아리바(Ariba) 등 거쳐가는 스타트업마다 성공을 거뒀다. 아내 리사 역시 ‘애플’의 초기 멤버였다. 1999년, ‘아리바’가 떠들썩한 신규 상장(IPO)에 성공하면서, 이들은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됐다. 어떤 삶을 살지 고민이 뒤따랐다. “당시 실리콘 밸리에는 인터넷 기업 열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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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④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우오 마사타카 JFRA 대표 인터뷰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우오 마사타카(48)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모금가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대표 자리를 맡을 정도면 나름 명망가 반열에 오른 노신사일거라 생각으나, 직접 만난 그는 예상과 달리 외모도 생각도 ‘청년’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지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최초의 펀드레이징 전략 컨설팅 회사 ‘펀드렉스(FUNDREX)’입니다. 일본의 기부문화발전을 위해 만든 소셜벤처로. 제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50개 이상의 단체에 모금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1500개 단체가 회원사로 있는 전국 모금가 네트워크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Japan Fundraising Association)’입니다. JFRA는 1년에 한 번 ‘펀드레이징재팬(FRJ)’이라는 국제 콘퍼런스를 여는데, 참가자가 1000명 이상 됩니다. 모금과 관련해서는 세계 4대 콘퍼런스 중 하나로 꼽히죠. 작년에는 빌 게이츠가 직접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열릴 ‘FRJ 2017’에서는 일본과 세계의 60여개 모금 성공사례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개인 기부문화가 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JFRA가 발간하는 ‘기부백서(Giving Japan)’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기부는 연간 7000억엔(약 7조2600억원)정도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일본의 GDP가 한국의 3배 이상이니, 경제규모에 비해 개인기부가 적은 건 사실인 듯합니다. 일본의 개인기부금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인데 미국의 개인기부금이 기업에 비해 약 8배 정도 많은 것을 보면 우리도 성장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일본기업들의 사회공헌과 기부는 어떻습니까. “일본의 연간 법인기부금은 개인기부금과 비슷한 7000억엔 수준입니다. 일본보다 GDP가 약 3배 많은 미국의 연간 법인기부액이 1조5000억엔(약 15조5581억원) 이니까, 적은

[청년, 청년을 만나다] ② 주식에 투자했다, 사람에 투자한다

[청년, 청년을 만나다] ① 청년 투자가의 기부 이야기 에서 이어집니다.    -유학을 가면 지금 운영 중인 장학기금은 그만두게 되나요? “떠나기 전 장학기금의 시스템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다져놓고 있습니다. 사실 돈만 주고 말거였으면 전 벌써 손을 뗐겠죠. 지금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에 다 참여하는 건, 기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 뒤에는 적임자에게 하나씩 역할을 넘길 거고요. 추후에는 기금을 재단화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이 과정에 끝나야 제가 해방이 되겠죠.” -장학기금 시스템을 직접 기획하셨는데, 기존의 장학제도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장학기금 만들 때 기존의 장학제도를 봤는데 참고할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보통 성적장학금과 가계 빈곤 장학금이 있는데, 아무래도 형편이 어려우면 학비 벌어야 하니 성적에 신경 쓰기가 어렵고, 집안 좋고 성적 좋은 친구들에게 장학금을 주면 용돈 밖에 안돼요. 게다가 가계가 어려워서 주는 장학금은 받는 아이에게 낙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장학기금은 3가지 조건을 걸고 있습니다. 첫째, 경제적인 형편을 고려한다. 그러나 단순히 어려워서는 절대 안 줍니다. 치열하게 사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친구들을 돕습니다. 저는 자선가가 아니라 투자자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인성을 봅니다.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친구들이 성장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다시 나눠주길 바라서입니다. 열정이나 인성은 다소 모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름의 검증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4회 정도 장학생을 선발한 복현장학기금이 잘 운영되고 있고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버는 사회? 제가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매진 프로젝트 공부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주세호(33)씨의 ‘행복한 상상’은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개인 사업과 취미로 하던 복싱으로 장학금 500만원을 모았다. 생활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더매진(theimagine). ‘더 열심히(더 매진한다)’, ‘더 행복한 세상을 상상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일주일에 한 번, 5시간씩 모여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주씨가 직접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학생들에게 지급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지금은 일단 저부터 시작하는 거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가 정말 행복해질 것 같아요.” 주 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28살의 늦은 나이에 취미로 복싱을 시작한 주 씨는 2015 MBC 프로 복싱 미들급 신인왕에 등극했다. 경기마다 받는 대전료가 쏠쏠했다. “복싱을 하는 순간은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돈이 생기는 거에요. 이 돈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궁리 끝에 대전료를 더매진 프로젝트 장학금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게스트하우스 수익금과 각종 스터디 회비를 통해 장학금을 충당한다. 그렇게 모은 돈이 500만원. 모두 ‘재밌어서 하는 일’이다. “저는 재밌는 일 하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장학금도 받고. 얼마나 좋아요.” ◇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 “나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 전 주 씨는 삶에 회의를 느꼈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고민이었다.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 청년을 만나다] ① 청년 투자가의 기부 이야기

‘청년 기부왕’ 박철상(32)씨가 더나은미래 청년 기자들을 찾았습니다. 지난 8월, 경북대학교 캠퍼스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난 지 1년만의 재회입니다. (관련기사 ‘청년 기부왕’ 박철상 바로가기) 그동안 그는 운영하는 장학기금을 6개에서 9개로 늘렸고, 장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치과치료 지원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현재 1년에 약 7억원의 정기 기부를 진행 중입니다. 해외 아동 교육 및 저개발 국가 지원 등 비정기 기부에도 연 2억원 가량을 쏟고 있습니다. 계획했던 유학길도 미뤘습니다. 직접 설계한 장학기금을 안정화시키고,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적임자를 찾아 맡은 일을 하나하나 넘기자니 시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이번 청년 기자와의 만남에서는 30대 청년이 기부에 꽂힌 이야기, 다독으로 유명한 박씨의 책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합니다.    청년, 박철상의 이야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울산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 고등학교에 들어갔더니 평준하가 돼버렸습니다. 그간의 노력이 무산된 것 같아서 화가 났어요. 그래서 농구만 열심히 했습니다. 아침 먹고 농구하고, 점심 먹고 농구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수능 때 실력 발휘를 못해 재수를 했습니다. 그 때쯤 가세도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수능 성적에 맞춰서 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나는 치열하게 했는데, 결과물이 좋지 않으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온갖 불평불만을 했었죠. 그런데 군대 가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여기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군대 가서 할 게 생각밖에 없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일기를 썼다. 수첩으로 8~9권쯤 일기를 쓰다 보니 그동안

송강호, 올해의 ‘아름다운예술인’ 선정

  선행부문에는 션·정혜영 부부 선정  영화배우 송강호가 올해의 ‘아름다움예술인’ 대상에 선정됐다.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마른내로 명보아트홀에서 ‘제6회 아름다운예술인’ 시상식을 개최하고, 송씨에게 상금 4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아름다운예술인상은 매년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예술인을 부문별로 선정, 총 1억 원의 시상금(대상 4000만원, 부문상 각 2000만원)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본선 및 주요부문 심사는 대중문화 담당 중견 언론인과 평론가들의 추천으로 이뤄진다. 송강호를 제외한 부문별 수상자로는 연극배우 정진각(연극예술인 부문), 영화감독 윤가은(영화예술인 부문), 션‧정혜영 부부(아름다운예술인-선행부문)가 선정됐다. 송강호는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해 지난 20년간 영화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 <변호인> <사도> 등 30여 작품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영화 <밀정>으로 역대 출연 영화 누적 관객 1억명의 기록을 남겼다.  연극배우 정진각은 올해 원로연극제에서 <태>의 신숙주 역으로 분했으며,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2016)>로 아이들의 심리세계를 깊이 있게 그려내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아름다운예술인상 선행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션‧정혜영 부부는 꾸준한 기부활동으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영균 설립자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하고 영화감독 윤제균, 배우 김혜자 등 문화예술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 원로배우 신영균의 500억대 자산 출연으로 설립됐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발전을 위해 예술인 자녀 대상 학비지원사업, 예비 영화인 단편영화 제작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공감펀딩]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열일곱 아픈 소년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처음으로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소년은 너무 놀라 오줌을 지렸습니다. 그 후로도 3일에 한 번 꼴로 발작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후천성 뇌전증’이었습니다.따뜻한 위로를 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친구들도 그를 피했습니다. 소년은 몸에 문신을 새기고,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댔습니다. 소위 ‘문제아’가 되어 소년원에서 한 달 간 생활하다 나왔지만 그를 받아줄 곳은 없었습니다. “대구소년원에 160명이 입소해 있습니다. 그 중 80% 이상이 결손가정이에요. 2006년, 어른이 된 소년은 폭행죄로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여자 친구의 외도를 목격하고,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상대방을 폭행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심규보(34)씨는 ‘별’을 달게됐습니다. 그는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며, 어깨가 쩍 벌어진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 우발적으로 살인한 노인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건은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그가 써준 탄원서 덕분에 형량이 깎였다는 수감자 동료의 이야기에 수감자들이 하나 둘씩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들을 대신해 탄원서를 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범죄자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가난, 가정불화, 부모의 폭력 등 수많은 이유 외에, 수감자들에게는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그들을 ‘온전히 수용해주고’ ‘완전히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위기청소년을 온전히 지지해주고 싶었습니다 구치소를 나오자마자 청소년학과에 편입해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재활심리학과 석사과정까지 마쳤습니다. 범죄심리사(1급), 전문상담사(2급)에 이어 영남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과정까지 마쳤습니다. 그는 지금 대구지역 9개 경찰서를 관할하는 ‘범죄심리사’입니다. 1000명이

사회공헌 전문가로 제2의 인생, 아이들 위한 ‘人性 교육’ 하고파

‘홀로하팩토리’ 송경애 공동대표연 3300억원 매출… 기업 출장 전문 회사 ‘BT&I’ 창업주 출신기업·NGO 사회공헌 기획·컨설팅, 수익금으로 자살 예방 캠페인 기업 경영 30년차 CEO가 돌연 소셜벤처 공동대표가 됐다. 정장 대신 청바지를 입고, 고급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탄다. ‘돈과 명예가 아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신념 때문이다. 25세에 자본금 250만원으로 여행사를 차려 지난해 항공권 판매 매출액만 3300억원의 국내 대표 기업 출장·마이스(MICE: 기업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회사로 성장시킨 여성 창업 신화의 대표 주자, 송경애(55) BT&I 창업주의 이야기다.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 청년창업센터 ‘마루180’에서 만난 송경애 대표는 개인 사무실도, 책상도 없었다.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사용하는 테이블 하나가 전부였다. 검은 가죽 재킷 차림의 그녀는 직접 커피를 내려주며 “오랜만에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30년 전 창업할 당시로 돌아간 느낌이란다. 그러나 난이도는 훨씬 높아졌다. 단순히 돈만 버는 벤처가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단체에 수익금을 기부하는 소셜벤처이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무급 CEO로 자신의 재능을 100% 기부할 뿐이다. 국내 최초 전문 사회공헌 MICE 회사 대표로 인생 2막을 시작한 그녀에게 계기를 물었다. “기부가 출발점이었죠.” 송 대표에겐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그녀는 졸업식, 성년식, 생일 등 특별한 날마다 기부해 ‘날마다 기부하는 여자’로 불린다. 예를 들어 2010년 자신의 생일인 2월 14일에 2010만214원을 기부하는 식이다. 2011년엔 여성 CEO 최초로 1억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그해 포브스에서 선정한 아시아 기부 영웅 48명에 이름을

[Cover Story] 자선단체 재정적 지표만 따지지 말고, ‘기부의 임팩트’ 보세요… 피터싱어 인터뷰②

피터 싱어 교수 인터뷰 2  <피터싱어 인터뷰① 에서 계속> ◇기부의 임팩트를 평가하라 ―개인 기부자들은 어떤 단체가 효과적인지 알기 쉽지 않다. 잘 모르다 보니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에 막연한 의구심을 품는 이도 많다. “사실이다. 미국 내 자선단체는 100만 곳에 이르고, 연간 기부금 규모는 3000억달러(약 337조억원) 수준이다. 각 단체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투명한지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그래도 미국에선 지난 10년간 비영리단체의 활동을 평가하는 다양한 중간 평가 기관들이 생겨났다. 빈곤 해결 분야에 종사하는 비영리단체의 효과를 연구하는 ‘기브웰(GiveWell)‘이나 ‘당신이 구할 수 있는 생명(The Life You Can Save)‘ ‘기빙왓위캔(Giving What We Can)‘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비영리단체들을 심층 조사한다. 연구 자료도 끌어모으고, 임의 표본 검사도 실행한다. 미국에서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이 큰 힘을 받게 된 건 이런 기관들이 생겨난 덕분이다.” ―’기브웰’ 같은 기관이 기존 ‘가이드스타(GuideStar)’나 ‘채리티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 같은 평가 조직과는 어떻게 다른가.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다. 가이드스타나 채리티내비게이터는 재무 성과 지표에 기반해 단체를 평가한다. 자선단체들이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제출한 운영 보고 양식을 받아, 기부금 수입에서 구호 활동비로 어느 정도를 썼고, 모금에는 얼마가 들었고, 운영비나 인건비에는 얼마를 썼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것은 책의 겉 표지만 보고 책이 좋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운영비나 모금에 쓴 비용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비영리단체의 진짜 효율성과는 관계가 없다. 가령 어떤 기관은 프로그램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뛰어난 인력을 고용하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구 평가를 하는 데 투자한다고 하자.

[Cover Story] 기부도 효율적으로 비용 대비 효과 따져야…피터싱어 인터뷰①

피터 싱어 교수 인터뷰 ‘시각장애인 한 명을 돕는 것과 2000명의 실명(失明)을 막는 일, 무엇이 나은 선택인가.’ ‘우리나라도 힘든 사람이 많은데, 빈곤국의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게 우선일까.’ 두세 번은 곱씹게 되는 날카로운 질문들, 정답이 있을까. 여기 “답이 있다”고 단언하는 이가 있다.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교수이자 ‘동물 해방론자’,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히는 피터 싱어(Peter Singer·70·사진) 교수다. ‘동물 해방’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실천윤리학’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등 그의 저서들은 묵직한 논쟁을 세상을 던졌다. 지난 10여 년간 그의 주장에 영감을 받아 실천에 옮긴 이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500억원에 달하는 사업 소득 전체를 기부하는 이가 나오는가 하면, 비영리단체 활동을 평가하는 기브웰(GiveWell) 같은 단체도 생겨났다. ‘더 많이 기부하기 위해, 더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한다’는 이들도 나왔다. 점과 점이 이어져 한 흐름이 됐다.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는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운동이다. 지난 3월, 한국에서도 번역·출간된 피터 싱어의 최신작 ‘효율적 이타주의자'(원제 The Most Good You Can Do)에 그 흐름이 담겼다. ‘효율적 이타주의’란 무엇일까. 지난 12일, 그와 스카이프로 인터뷰했다. ◇남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눠라, 단 효율적으로! 지난 40여 년간 그의 논지는 한결같다. 하나, 도울 능력이 되면서도 타인을 돕지 않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연못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이를 못 본 척 지나치는 셈이다. 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받는 이와의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이를

서른 살 장애 청년의 고군분투 협동조합 창업기

위즈온협동조합 청년 실질 실업자 100만 시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청년 실업자 수는 44만 8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창업을 해도 문제다.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을 버틴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이 문을 닫고 있다. 소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수년 내에 또 이직을 해야 한다. “장애 청년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죠. 인식의 문제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접근성’의 문제거든요. 사무실에 엘리베이터는 없고 계단만 있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불리한 요소들을 안고서 취직을 어렵사리 했지만, 몇 년 사이에 회사가 없어지고. 다시 구직 활동을 하고, 또 회사가 없어지는 과정을 3번이나 겪었어요.” 오영진(30·지체장애 1급)씨는 퇴행성 근육병(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장애 청년이다.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약해져 폐근육 활동이 중단되면 사망에 이르는 불치병이다. 오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대덕대 웹디자인과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1년 6개월만에 5학기 과정을 모두 마치고 과 수석으로 졸업한 오씨지만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고스란히 겪었다. 100여개의 회사에 원서를 보냈지만 면접 기회를 준 곳은 오직 3곳뿐. 2006년 가을, 렌즈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경영난으로 회사가 문을 닫자, 지난한 구직 활동은 다시 시작됐다. 3번의 구직 과정을 경험한 오씨는 2012년,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우리(장애 청년)의 일자리를 우리가 직접 만들겠다는 의미로 말이다. 회사의 이름은 ‘위즈온’. ‘우리가 함께 온 세상을 밝히자’는 뜻이다. 위즈온은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과학의 대중화’ 기치걸고 나선 소년들…카오스재단 김남식 사무국장 인터뷰

“저랑 이기형 이사장, 그리고 카오스재단 식구 몇이 모여 공부하는 모임을 ‘과학소년단’이라고 부릅니다. 스스로를 소년이라 하는 것은 조금 부끄럽지요? (웃음) 사실 모임의 좌장인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카오스재단 과학위원회 위원장)께서 ‘나이는 중년인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꼭 소년같다’며 지어준 이름입니다.”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 불혹을 넘긴 나이가 과학에 대한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지난 2014년 카오스재단을 설립한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의 이야기다. 카오스재단은 ‘과학의 대중화‘라는 독특한 목표 위에 세워졌다. 참여 인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을 필두로 허원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 등 과학자가 이사회로 활동 중이고 고계원 고등과학원 수학과 교수,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노정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현숙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과학위원회에 소속돼있다. 서울대 82학번 동기들이 뭉친 설립 일화부터, 과학의 대중화를 향한 재단의 항로설정까지. 카오스재단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기 위해 블루스퀘어 카오스재단 사무국에서 김남식 사무국장을 만났다.   -재단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 여름 서울대 자연2계열 출신의 82학번 4명이 김민형 교수의 한국인 최초 옥스퍼드 정교수 취임을 축하하며 뭉쳤다. 과학도들끼리 뭉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김 교수가 ‘평소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 대중과 만나고 싶었다’는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 주제가 나랑 이기형 이사장이 만날 때 마다 하던 이야기였다. ‘과학의 대중화’. 마음 맞는 친구들이 뭉친데다 수학계 거물인 박형주 교수까지 있으니 진짜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많은 대중이 과학과 친숙하게 만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