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빈 샐러드윅스 대표는 "다회용기 사용, 비건 메뉴 등 환경을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탄소배출 줄이면 가격도 낮아집니다”… 구독 샐러드로 Z세대 공략

[인터뷰] 윤은빈 샐러드윅스 대표 “거창하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어요. 샐러드를 좋아하는데 대학생이 매번 사먹기엔 너무 비쌌어요. 직접 만들기는 번거롭고요. 게다가 샐러드를 사먹고 나면 플라스틱이 엄청나게 쌓이잖아요.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방법이에요.”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에서 만난 윤은빈(23) 샐러드윅스 대표가 말했다. 샐러드윅스는 샐러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구독을 신청하면 정해진 요일에 ‘샐윅하우스’로 등록된 동네 카페나 식당에서 신선한 샐러드를 받아올 수 있다. 샐러드는 다회용기에 담겨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또 손님이 직접 픽업하는 방식이라 집 앞으로 배달하는 방식보다 탄소배출량도 적다. 샐러드는 왜 비쌀까? “샐러드 재료 원가는 비싸지 않아요. 다만 오래 보관할 수 없죠. 포장된 샐러드가 팔리지 않으면 다 폐기해야 해요. 애매하게 남은 자료도 며칠 안에 버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샐러드 제품 가격이 높은 거예요. 미리 주문받은 수량만 만들어서 팔면 저렴해질 수 있어요.” 샐러드윅스의 샐러드 가격은 3회에 1만1950원. 한 그릇(220g) 당 약 4000원이다. 양상추·방울토마토·올리브 등 기본 채소 종류와 양, 재료를 보관하는 기관 등은 샐러드윅스가 정해준다. 요리가 가능한 가게면 어디든 샐윅하우스로 등록 가능하다. 샐윅하우스에서는 매일 정해진 수량만큼만 제조하면 된다. 가게마다 특성에 맞는 토핑 메뉴를 개발해 제공하기도 한다. “베이커리에서는 치아바타나 스콘을, 레스토랑에서는 새우나 목살 스테이크를 제공해요. 만두 가게에서는 만두를 올려주기도 하시더라고요. 평소 조리하는 음식들이니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죠. 맛이 괜찮으면 다음번에 손님이 그 메뉴만 사먹으러 다시 오기도 해요.” 윤은빈

지난 20일 만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매년 투입되는 막대한 복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정부 차원의 복지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복지 국가로 가는 길… “제도 신설보다 리모델링 해야”

[인터뷰]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우리나라 복지 제도는 선진국 구색을 모두 갖췄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한번 나서서 복지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는 정리 작업을 할 단계에 왔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서상목(74)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중앙정부에서 주도하는 복지 서비스만 해도 수백개가 넘는데, 지방정부 차원 서비스도 수백 개라 너무 방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면 돈은 돈대로 쓰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상목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WB) 소득분배과 경제조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사회개발부문 부원장을 지내면서 빈곤정책과 사회보장 제도를 다룬 복지 전문가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해 13, 14, 15대 국회의원, 김영삼 정부 때인 1993~1995년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유엔 사회복지 부문 자문기구인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의 첫 한국인 회장으로 선출됐다. “사회복지협의회는 민간에서 일어나는 복지 활동을 조정하고 관과 민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에 명시돼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 역할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복지기관이 부처별·지역별로 각각 분리돼 있고 복지 서비스의 우선순위도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어요. 예산을 집중적으로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서 회장은 사례로 노인복지를 들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하죠. 그런데 제도가 없나요? 4대 보험에 장기요양보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도 그간 많이 진전됐어요. 전국에 복지시설도 많죠. 그런데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냥 구색은 갖추고 ‘펀칭 파워’란 게 없기 때문 아닐까요.”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국의 종합복지관,

매년 수익 10% 기부… ‘이노센트 드링크’의 성장비결은 ‘ESG’

[인터뷰] 카리나 오고먼 이노센트드링크 포스포굿 유럽본부장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 수는 있지만, ‘마음’을 얻을 순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명확한 환경·사회적 목적을 설정해야 합니다. 모든 직원을 이 미션에 참여시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 모두가 함께 일할 때가 가장 강력하니까요.” 카리나 오고먼 이노센트드링크(Innocent Drinks·이하 이노센트) 포스포굿 유럽본부장은 ESG경영의 중요성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30일 비랩코리아와 글로벌 지속가능성 컨설팅기업 소피아스(Sofies)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비콥: 글로벌 진출을 위한 ESG 전략’ 웨비나 참석에 앞서 이뤄진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ESG 추진 전략 중 하나로 ‘비콥(B Corp)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비콥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인증마크로, 미국 비영리단체 비랩(B Lab)에서 기업 경영 전반을 평가하고 기업의 사회·환경적 성과를 검증한다. 오고먼 본부장은 “비콥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경영을 비즈니스의 기본 뼈대로 설정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의 핵심 가치를 검증·평가받는 일은 책임 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익 10%를 기부합니다” 비콥 인증 기업에는 이노센트를 비롯해 파타고니아, 끌로에, 더바디샵 등 전 세계 4000여 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노센트는 1998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현재 영국의 대표적인 스무디 드링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9년 기준 일주일에 200만 병 이상의 스무디를 판매했고 연간 매출은 1억4450만 달러(약 1723억9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창업 이듬해부터 매년 수익의 10%를 기부하고 있다. 가판대에서 스무디를 팔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공동창립자 3명의 뜻이다. -‘수익 10% 기부’가 보통 기업이 할 수

고장 난 자본주의 되살리려 ‘ESG’가 왔다

[인터뷰] ‘책임지는 경영자 정의로운 투자자’ 출간한 김민석 소장 “고등학교 때 풀던 수학 문제를 떠올려 보세요. 공식만 외운다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아니죠. 다 안다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에서는 못 푸는 경우가 있어요.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에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식이 아닌 ‘원리’ 를 알아야 풀 수 있어요.” 지난 8일 만난 김민석(48) 지속가능연구소장은 최근 한국에 부는 ESG 열풍을 수학 문제에 비유해 설명했다. 엄청난 양의 기사와 정보가 쏟아지고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을 선언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모두 어려운 수학 문제를 받아든 표정이다. 김민석 소장이 이달 초 출간한 ‘책임지는 경영자 정의로운 투자자’는 자본주의의 맥락 속에서 ESG를 설명한 책이다. “ESG 점수를 잘 받는 기술이나 공식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에요. ESG의 뿌리와 원리를 짚어주는 책이죠.” ESG는 ‘옳음’에 관한 이야기 ―시중에 나와 있는 ESG 책과는 결이 좀 다른 것 같아요. “ESG 위원회를 만들어라, 여성 이사 뽑아라, 인권침해 발생하지 않게 해라…. ESG 공식을 다룬 책은 너무 많아요. 그런데도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워해요. 기업 사람들을 만나보면 ‘ESG 부서는 만들어 놨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요. 큰돈 들여 컨설팅을 받았는데도 별 도움이 안 됐다는 기업도 있고요. ESG가 왜 생겨난 건지 그 뿌리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통해 ESG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어요.” ―우리가 ESG를 오해하고 있나요. “ESG가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ESG라는 용어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게 2005년이에요. UNGC(유엔글로벌콤팩트)가 콘퍼런스를 주최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썼죠. 하지만 그 뿌리는 훨씬

산불로 척박해진 산림, ‘이끼’로 복원한다

[인터뷰]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 “2년 전 큰불이 났던 강원도 산들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아시나요? 사람들은 불이 꺼지면 재난도 끝났다고 생각해 진화된 이후를 신경 쓰지 않아요. 불이 꺼지고 난 뒤엔 산사태나 초미세 먼지 발생 같은 2차 재난도 일어날 수 있거든요. 이를 막으려는 산림 복원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죠. 코드오브네이처가 개발한 이끼 기반 산림 복원 키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부산대 식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박재홍(26) 코드오브네이처 대표는 학부 시절부터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개선하는 ‘환경 제어’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그의 눈을 확 사로잡은 게 바로 ‘이끼’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토양에 영양분도 공급해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박 대표는 이끼를 활용해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 2019년 ‘나 홀로 창업’에 나섰다. 창업 3년 차인 지금은 기술 고도화를 위해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며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산불 피해 지역, 이끼로 복구 비용 40% 줄인다 지난 8일 서울시 관악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재홍 대표는 “이끼는 지구 역사상 가장 먼저 생긴 식물”이라며 “그 생명력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파괴된 환경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인 ‘코드오브네이처(Code of Nature)’는 자연의 법칙이라는 뜻이에요. 지금과 같은 자연환경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육상 생활에 처음 적응한 이끼가 바위를 갉아 흙을 만들었고 그게 쌓여 식물이 살 수 있는 토양이 됐어요. 생명의 토대를 만든 이끼가 황폐화된 산림도

“지역 소멸 문제, ‘여행’으로 해결합니다”

[인터뷰] 김수완 낭만농객 대표 로컬 트립 플랫폼 설립해 정식 서비스주민이 직접 숙박·식사·체험 등 기획 “지방 소멸은 한국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기초 지자체의 46%가 소멸 위험 지역이죠.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런 지역에도 매력적인 공간이 정말 많아요. 로컬 여행지로 기획하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김수완(27) 대표는 지방 소멸 문제를 ‘여행’으로 풀기 위해 지난해 7월 ‘낭만농객’을 설립했다. 낭만농객은 농촌 주민이 직접 숙박, 식사, 체험 등을 기획해 여행자들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로컬 트립 플랫폼으로, 올해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강원 정선, 횡성, 인제, 경남 하동 등 4개 지역 5개 마을의 여행 상품 25개가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 지난 25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라는 점, 로컬의 여유로운 일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낭만농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여행객들은 지역 주민이 실제로 생활하던 집에서 숙박을 해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직접 따먹을 수도 있죠. ‘아무거나 밥상’이라는 여행 상품도 재밌어요. 말 그대로 식사 메뉴가 ‘아무거나’ 나와요. 주인장이 직접 기른 농작물로 요리를 해주는데 그날그날 기분 따라 반찬이 바뀌거든요. 저희는 이런 여행 상품을 ‘농당’이라고 불러요. 코로나 시대에 프라이빗하고 한적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플랫폼을 준비할 때만 해도 농당에 참여할 지역 주민들을 찾아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지금은 농당을

“직원이 곧 자산… 작은 목소리에도 관심 가져야”

[인터뷰] 주디 새뮤얼슨 아스펜연구소 부소장 “직원에게 관심을 가지세요. 기업 구성원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함께할 CEO의 동맹군이자 소중한 자산입니다. ‘ESG 경영’ 역시 기업 내부에서 시작됩니다.”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정책 싱크탱크 ‘아스펜연구소’의 주디 새뮤얼슨(Judy Samuelson) 부소장은 기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소속 직원을 꼽는다. 그는 자본시장에 팽배한 주주우선주의를 끊임없이 비판해 온 대표적인 연구자로 유명하다. 포드재단 근무 시절에는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기금을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 25년간 기업의 비즈니스 목적을 장기적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최근 글로벌 차원에서 불고 있는 ESG 열풍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출간한 저서 ‘기업 경영의 6가지 새로운 규칙’에서는 ‘노동 비용의 최소화’를 낡은 규칙으로 규정하고 ‘직원을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ESG 경영의 새로운 규칙을 제시했다. 오는 28일 지속가능한 임팩트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새뮤얼슨 부소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직원은 기업에 책임을 묻는 존재 “기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선악(善惡)으로 규정지을 수 없습니다. 다만 기업이 내리는 결정은 선하거나 악한 결과를 가져오죠. 과거 기업을 지배했던 낡은 규칙은 이제 기업을 넘어 사회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새뮤얼슨 부소장은 “기업은 인적자원 관리 차원에서 직원들의 생산성만큼이나 그들의 자유와 복지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면서 “직원들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하기 때문에 기업의 ‘꼬리 위험(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파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델타항공(Delta Airlines)’ 사태를 소개했다. 델타는 2005년 파산 당시 심각한 보수 삭감을 받아들여야 했던

시민들의 자유로운 ‘환경 실험’ 지원한다

[인터뷰]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을 인터뷰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7월 재단 설립을 계기로 한 첫 인터뷰는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이제 막 설립된 신생 재단이라 사무실도 없을 때였다. 당시 그는 “우리 사회의 난제(難題)인 환경, 안전,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와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분야의 인재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게 숲과나눔의 가장 큰 미션이라고 밝히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울창한 ‘인재 숲’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3년 만에 성사된 두 번째 인터뷰는 서울 양재동에 있는 숲과나눔 재단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장재연 이사장은 “두 가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3년 전 인터뷰 때 했던 약속 잘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재단의 사업이 1단계를 완료하고 2단계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처음으로 내부 자금이 아닌 외부의 자금을 받아 협력하면서 ‘판’을 키우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사랑의열매와 함께 10억원 규모의 ‘초록열매’ 진행 ―최신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누구와 어떻게 판을 키운다는 건가요. “사랑의열매에서 10억원을 받아 ‘초록열매’ 프로젝트라는 공동 사업을 진행합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를 선정해 최대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에요. 환경 복지, 자원 순환, 기후 위기 대응, 생태계 보호, 환경 교육 등 참여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하고 선정된 단체에는 행정 지원과 전문가 멘토링도 해줍니다.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갖고도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환경 분야 비영리 단체들엔 반가운 기회죠.” ―숲과나눔에도 비슷한

“환경과 사람 모두 지키는 화장품 만듭니다”

[인터뷰] 정마리아·박준수 톤28 공동대표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와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갖춰집니다. 우리는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제품과 그 가치를 함께 팔고 있죠.” 정마리아(44) 톤28 공동대표는 화학물질이 없고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하기 위한 연구에 오랜 시간 매달렸다. 이렇게 만든 약 20개의 제품은 영국 비건협회 인증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과 벤처 투자사들로부터 받은 투자금도 45억원에 달한다. 해외 반응은 더 뜨겁다.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화장품 박람회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많은 바이어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톤28의 정마리아 공동대표와 박준수(42) 공동대표를 경기 성남 연구실에서 만났다. 사람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화장품 “화장품 시장은 마케팅 싸움에 몰두해 있어요. 저희는 마케팅팀이 없습니다. 대신 제품 연구개발과 제작에만 인력의 3분의 1이 붙죠. 마케팅보다 ‘알맹이’를 중시한다는 겁니다.”(정마리아) 톤28은 제품을 종이용기나 알루미늄 용기에 담는다. 플라스틱은 최소화한다. 종이용기는 화장품 입구에 있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캡을 제외하곤 전부 종이로 만들어졌다. 플라스틱만 떼어내고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파리에서 열렸던 화장품 박람회에서 톤28이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박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는 내용물인 천연성분 화장품에만 집중해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고민이 깊어졌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왔어요. ‘나와 환경을 같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자’는 회사 슬로건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친환경적인 용기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고려했지만 화장품을 담기엔 물질의 안정성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종이로 만들려고 하니

“로컬에 맞는 콘텐츠로 새로운 파도 일으키겠습니다”

[인터뷰] 최지백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지방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이중 강원도의 지난해 소멸위험지역 수는 2010년보다 약 4배 늘었다. 강원도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소셜벤처가 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강원도만의 색을 느낄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기획·운영한다. 주요 사업은 ‘로컬크리에이터’를 길러내는 것.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 문화와 자원을 비즈니스모델과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다. 더웨이브컴퍼니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팅한다. 창업 3년차인 더웨이브컴퍼니가 액셀러레이팅한 로컬기업은 어느덧 68곳.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의 운영사로 선정돼 청년들이 강릉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릉살자’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에서 “강원도의 로컬 콘텐츠를 키워 머물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최지백(30) 대표를 만났다. 더웨이브컴퍼니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명은 ‘뉴웨이브’.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10주에 걸친 밀도 높은 교육과 코칭을 통해 지역 창업가와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는다. 로컬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사업 모델을 만드는 법, 목표 고객과 시장을 선정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특색을 살린 콘텐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에 맞는 액셀러레이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지역 주민과 상생하고, 지역과 비즈니스를 연결할 방법을 찾습니다.” 뉴웨이브 참가 기업 중 한 곳인 산너미 목장은 평창에 66만㎡(약 20만평)의 흑염소 목장을 운영한다. 더웨이브컴퍼니로부터 공간 활용, 시설 설비 구성 등에 관한 컨설팅을 받은 후 연 매출이 약 3배 상승했다. 산너미 목장

제주에서 흩날린 교육의 씨앗, 아프리카서 열매 맺다

동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 면적은 278만ha로 경상도보다 작다. 그간 12번의 내전을 겪었고, 빈곤과 질병에 많은 주민이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부룬디에서 올 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지난 1월 29일 첫 국립 여자고등학교인 ‘최정숙여자고등학교(Muzinda Choi Jung Sook Girls High School)’가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소식이다. 최정숙여고는 제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전국 초대 여성 교육감을 지낸 고(故) 최정숙(1902~1977) 선생의 유지를 따르고자 하는 비영리사단법인 ‘최정숙을기리는모임(이하 최기모)’이 한국희망재단과의 협력해 세운 학교다. 고등학교 동창 6명의 모임에서 시작해 지구 반대편에 학교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최기모의 현은자(70) 대표와 고효숙(64) 해외교류사업분과위원장을 지난달 18일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교육은 애국이다 “시작은 쪽방촌 노숙인 자립을 돕는 후원회였어요. 후원 구좌는 하나당 2000원. 아무리 많아도 1만 원을 넘지 않는 돈을 60여 명의 회원이 다달이 모아 30만~40만원을 송금해왔어요. 작은 힘이 모이니 큰 힘이 됐어요. 이렇게 모이면 정말 큰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을 모아봤죠.” 고효숙 위원장은 2011년 제주신성여중 교사로 퇴직한 이후 노숙인 지원 단체 ‘한사랑 가족공동체 제주후원회’를 운영하면서 십시일반의 힘을 알게 됐다. 불가능한 일도 비영리 방식으로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위원장은 “당시 현은자 대표를 비롯해 학교 후배, 동료 교사 등 6명이 의기투합해 ‘샛별(신성·新星)들이 모였다’는 의미로 ‘샛별드리’를 결성했다”면서 “3년 뒤인 2017년엔 기금 1억 원을 모았는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던 중에 빈곤국가 지원 국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을 통해 아프리카의 부룬디라는 나라를 소개받았다”고 했다. 40년이

“문자통역을 넘어 청각장애인 삶의 질을 개선합니다”

[인터뷰]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 전만 해도 대학 내 청각장애인 학습권은 보장되는 편이었다. 일부 학교에선 자체적으로 대필 도우미 학생을 선발해 청각장애인 학생과 나란히 앉아 대필 화면을 함께 보는 것으로 청각장애인을 지원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으로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강의엔 그 어떤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은 “장애인만을 위한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도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자통역이 유니버설 디자인이 되기까지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는 유니버설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쉐어타이핑’를 제공한다. 문자통역사가 청각장애인 옆에서 같은 화면을 봐야만 했던 불편을 해소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다. 특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기관 행사나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화상회의 플랫폼상에서 자막 지원 기능이 없더라도 쉐어타이핑을 이용하면 속기 웹페이지와 회의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기존 문자통역 서비스는 통역사들이 현장에 가야만 했어요. 오프라인 강의 같은 경우에는 청각장애인 학생과 대필 도우미가 나란히 앉아야만 했죠. 가까운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들을 수도 없지요. 쉐어타이핑이라는 이 플랫폼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예요.” 문자통역은 직장에서도 활용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중 하나로 청각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문자통역을 에이유디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통역을 담당하는 문자통역사는 에이유디의 조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