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가명·9) 양은 야외 놀이터에서 놀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동네 놀이터가 폐쇄하기 전부터 그랬다. 장애로 인해 하반신에 힘을 줘야 하는 시소나 그네 등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타기 어렵다. 몇 년 전만해도 부모님이 미끄럼틀 위에 주현양을 올려주면 언니가 뒤에서 감싸 안고 내려오곤 했다. 이제는 키도 크고, 체중도 늘어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아동에게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시도됐던 무장애 놀이터도 확산이 주춤하다. 도입 7년째, 어린이놀이기구 인정 못 받은 휠체어 그네 모든 어린이가 장애와 관계없이 놀 권리를 누리도록 한 최초의 통합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가 조성된 지 지 5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이른바 ‘무장애통합 놀이기구’를 놀이터에 설치할 규정이 없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2조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상 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으로 정하고 있다.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 제17조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고,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장소에 행정안전부 고시인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설치한 뒤 설치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탈 수 있게 한 휠체어 그네는 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이 아니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에도 휠체어 그네 설치와 관련한 내용이 없어 설치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어린이 놀이기구가 아니라 해서 어린이 놀이시설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학교와 시설에 기증한 휠체어 그네는 안전인증 문제로 철거됐다가 안전인증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고 재설치된 바 있다. 문제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