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내전의 땅’ 예멘, 지난 2년간 아동 3503명 폭력사태에 휘말려

올해로 8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 최근 2년간 아동 3500여 명이 무장폭력 사태에 휘말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 시각) 유엔은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아동의 피해 현황을 담은 보고서 ‘예멘 아동과 무력충돌’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폭력 사태에 노출된 아동 수는 총 3503명이며 성별로 구분하면 남아 2698명, 여아 805명이었다. 이 가운데 목숨을 잃은 아동은 678명,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아동은 1934명으로 파악됐다.

예멘에서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아이들이 폭력사태에 휘말리거나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UNDP 제공

피해 사건 수로 집계하면 8526건에 이른다. 피해 유형별로는 인도적 접근 거부가 4481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상자 발생은 2612건이었다. 아동 사상자는 주로 주거 지역 폭격, 대인 지뢰 폭발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4년 시작된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예멘 내에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개입하면서 무력 분쟁이 본격화됐다. 내전은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만 13만명이 발생했고,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은 4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지난 2년간 861명의 아동이 소년병으로 징집돼 내전에 투입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가운데 606명은 전투 훈련을 받고 실전에 투입됐고, 나머지 아동은 검문소를 지키거나 지뢰 설치·제거 작전에 동원됐다. 또 여아 72명은 지역사회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가족 구성원에게 전쟁 참가를 설득하라는 명령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나이는 10~17세였다.

유엔은 아동 징집의 주요 원인으로 교육권 박탈, 직업훈련, 생계유지 등을 꼽았다. 무장세력에 의해 강제 징용된 사례도 있었지만, 일부 아이들은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전한 경우도 있었다.

예멘에서는 내전의 장기화로 대부분의 교육 시설이 파괴됐고 아동은 교육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장 세력의 무차별 포격으로 학교 37곳이 파괴됐고,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된 학교도 80곳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은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버지니아 감바 유엔 전시아동보고 특별대표는 “아동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분쟁의 정치적 해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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