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희망아] 상처가 덧나 아파하는 아이다… 치료를 도와주세요

피부병에 고통받지만 부모 월급 석달치 모아야 진료 겨우 한 번 받아 붉은 벌판 위에 세워진 움막은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지붕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이다(6)가 물기를 가득 머금은 축축한 바닥에 누워, 옅은 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소녀는 몸을 잔뜩 움츠렸습니다.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더니, 엄마 뒤로 몸을 숨깁니다.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네자, 가늘게 떨리던 아이다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아픈 부위를 만질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거예요.” 크리시(41)씨가 딸을 살며시 안으며 말했습니다. 아이다는 지난해 5월, 피부병에 걸렸습니다. 왼쪽 턱에 작은 상처가 났는데, 날이 갈수록 쓰라리고 욱신거렸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충치 때문이라며 왼쪽 어금니를 뽑았답니다. 하지만 상처는 낫질 않았고, 고통은 심해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상처에서 피가 나더니 살점이 떨어져 나갔습니다.아이다의 왼쪽 볼은 움푹 패, 하얀 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말라위의 의료 환경은 열악합니다. WHO는 말라위가 전 세계에서 전문의가 가장 부족한 나라라고 발표했습니다. 말라위 전체 인구가 1500만명인데, 전문의 수가 260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의사 한 명당 돌봐야 할 환자가 약 5만8000명에 달합니다(한국은 전문의 한 명당 환자 수 500명). 문제는 전문의들조차 수술할 역량이 부족해, 약을 나눠주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아이다 역시 그랬습니다. 어렵게 교통비를 마련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원 세 곳 모두 약만 나눠줄 뿐,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9개월간, 약을 먹어도 아이다의 상처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다의 병이 낫질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⑤ 스스로 흘린 땀의 대가는 더 달콤하다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⑤ 아프리카 말라위 NGO 중심 사업 벗어난 현지 주민 중심 개발 성과 치오자 마을_2011년 버섯 재배 시작 버리는 옥수숫대 활용 등 친환경 적정 기술로 성공 치무트 CDC 조합원_전문가에 경작 지도 받고 재배한 옥수수 팔아 소득 가게 열고 자녀 학교 보내 붉은색 흙더미 위로 빗방울이 후드둑 떨어졌다. 땅으로 스며든 빗물은 10분도 안 돼,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진흙탕이 돼버린 땅 위로 푸른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보기와는 달리, 지금이 1년 중 가장 배고픈 시기예요.” 김선 굿네이버스 말라위 지부장이 옥수수밭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4월에 수확한 옥수수가 다 떨어질 시점”이란다. 치오자 지역 주민들의 한 달 평균 소득은 17달러.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주민이 75%를 넘는다. 반면 물가는 높다. 한 끼 식비가 0.5달러, 신발 한 켤레가 20달러, 책 한 권이 10달러에 달한다. 인구의 85% 이상이 농사를 짓는 나라 말라위. 우기철에도 농부들은 배가 고프다. ◇현지 맞춤형 개발, ‘적정 기술’ 세차게 퍼붓는 소나기 사이로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치오자 마을 창고에 들어서자,’이달의 수확왕’으로 선정된 세파니(33)씨가 덩실덩실 몸을 흔들고 있었다. 세파니씨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느타리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굿네이버스로부터 버섯 종균과 배지(버섯 배양을 위해 사용되는 영양물질)를 공급받고, 재배 노하우를 교육받았다. 1년 후, 성과는 놀라웠다. 1년 동안 옥수수를 키워 벌어들인 수익(4만5000콰차·18만원)보다 버섯 재배를 통한 소득(5만콰차·20만원)이 더 높았다. 세파니씨는 “버섯은 건기, 우기 상관없이 연중 내내 재배할 수 있어서 수입이

[날아라 희망아] 영하 30도가 계속되는 몽골의 겨울… 엄마 없는 오트자르갈군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세요

오트자르갈(9)군은 마늘을 송송 썰고 있었습니다. 자그마한 손으로 차분히 썬 마늘을 몽골식 수제비에 넣었습니다. 손님들의 눈치를 보며 먹을지 말지 고민하기에 “신경 쓰지 말고 먼저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선 채로 후루룩후루룩 삼키듯 밀가루 수제비를 넘겼습니다. 방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담배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내복만 입은 아버지, 삼촌, 한 쪽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 친구, 시골에서 올라온 친척 등 어른 네 명이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여동생 호랑(3)이 맨바닥을 뒹굴며 놀고 있었습니다. 오트자르갈군의 아버지는 건축 공사장 일용직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일감이 있는 날은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뿐입니다. 매서운 혹한이 계속되는 겨울에는 모든 공사가 올스톱 됩니다. 공사장에서 일해 매달 30만투그릭(30만원 남짓)을 받으면 그걸로 가장 급한 석탄부터 사놓습니다. 밥은 한두 끼 굶어도 견딜 수 있지만, 난로를 때지 못하면 추운 겨울을 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트자르갈군의 아버지는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고기를 사먹기가 힘들다”며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거나 빵을 먹는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몽골인들의 주식은 고기입니다. 하지만 오트자르갈군의 가족은 내장을 삶은 국물로 고기를 대신합니다. 오트자르갈군의 새엄마는 1년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그를 버리고 도망간 친엄마 대신 ‘진짜 엄마’처럼 따뜻했던 새엄마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아파서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거든요. 목소리가 너무 이상했어요. 아프지 않았을 때는 엄마가 잘해줬어요. 밥도 만들어주고,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줬는데…. 지금도 보고 싶어요. 엄마가 돌아가셔서 너무 슬퍼요.” 오트자르갈군은 부엌 바닥을 쳐다보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④ 마음으로 만든 난방 기술… 줄어든 아이들 기침 소리

지속 가능한 개발변화의 현장④ 몽골 울란바토르 유연탄 사용하는 주민들 매연으로 가시거리 짧고 호흡기 질환 심해져 지세이버(G-Saver) 대한민국 ‘적정기술’ 1호열 붙잡아두는 방식으로 빈곤층 난방비 절약 효과 몽골 정부 입찰 낙찰돼 2011년부터 본격 사용 “예전에는 석탄을 땐 지 2시간 만에 갈아야 했거든요. 요즘은 4~5시간 만에 석탄을 갈아요. 지세이버(G-Saver)를 설치하니까 오랫동안 따뜻해요. 어떤 때는 너무 더워서 문을 약간 열어놓기도 해요.” 지난해 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바이아르츠측(여·39)씨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바깥은 영하 30도가 넘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천막으로 지은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내부는 훈훈한 온기로 가득했다. 바이아르츠측씨는 2011년 9월 지세이버를 설치했다. 지세이버는 기존 난로에서 쉽게 빠져나가는 열을 붙잡아두는 축열기(蓄熱器)다. 타원형 함석통 안에 축열재료인 맥반석과 황토, 진흙 등을 넣은 대한민국 제1호 ‘적정기술’ 제품이다. “궁금해하는 이웃이 많아요. 집에 놀러 와서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땔감을 절약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줘요. 석탄을 구하기 어려워 나무나 소똥, 말똥을 연료로 쓰는 시골에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몽골의 겨울은 가난한 바이아르츠측씨의 여섯 가족에겐 재앙이다. 그 겨울은 무려 9개월 동안 계속된다. 남편은 11월부터 1월까지 탄광에서 일한다. 주말도 없이 2주마다 밤샘 근무를 해서 버는 돈은 20만투그릭(20만원 남짓). “탄광이 문을 닫는 봄부터 가을까지 큰딸이 벽돌 공장에서 일해서 하루 7000투그릭씩 벌어요. 지세이버 덕분에 아끼는 한 달 석탄 값 4만투그릭(4만원 남짓)이 우리에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몽골 빈곤층 한 달 생활비 중 70%가량이

“건강 기업으로서 도움되고 싶었죠”

윤병호 부사장 인간문화재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보편적인 대상자는 아니다. 한독약품과 문화재청, 전국 11개 의료기관이 함께 진행하는 협력 의료봉사 모델도 새롭다. 지난 21일, 한독약품 윤병호(60·사진) 부사장을 통해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을 펼친 의미와 계획을 들었다. ―왜 인간문화재인가. “인간문화재는 나라의 살아있는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간문화재의 평균 연령이 69.3세로 고령이기도 하고, 130만원의 정부지원금은 전승 유지에 쓰기에도 부족하더라. 건강관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이니, 인간문화재들이 전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해 드리자고 생각했다. 제약회사로서 가지는 기업의 비전과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도 잘 맞았다.” ―캠페인 비용을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마련한다는데…. “직원들이 자신의 급여 중 일부를 기부하고, 회사에서 동일 금액을 기부한다. 2009년, 처음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을 시작할 때, 직원들에게 이 활동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에 공감한 직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었던 것도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주효했던 것 같다. 매월 5월이면 가족을 초청하는 ‘패밀리투어’ 행사를 여는데, 인간문화재에게 강강술래를 배우는 시간도 갖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조선왕조 궁중음식 만들기’ 행사에 임직원들도 참여하도록 독려했는데 이도 같은 이유다.” ―지난 3년 동안 ‘인간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지난 6월이었다. 충북 음성지역 다문화 가정 120여명을 한독의약박물관에 초청해 ‘남사당놀이’를 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과연 우리 전통 공연을 좋아할까’ 의문이 있었다. 북과 꽹과리 소리가 울리자, 다문화 가정 부모와 아이들,

인간문화재 지원으로 전통문화 관심 키운다

한독약품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 직원들 기부하는 급여에 회사가 같은 금액 지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 도입해 인간문화재 건강 관리 총 70여 명 대상으로 2년마다 무료 건강검진 2010년부터 나눔 공연 인간문화재에 공연 기회 초청받은 소외계층에게는 문화 접하는 계기 마련 “조선시대엔 집에 손님이 오면 ‘활 쏘러 갑시다’란 말을 꼭 했지. 요즘 말로 하자면 ‘차 한잔 합시다’란 뜻이야. 그만큼 중요한 의례 중 하나였어.” 유영기(75)씨는 전통 활과 화살을 만드는 ‘궁시장(弓矢匠)’이다.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로 지정돼 인간문화재로 인정을 받았다. 3대째 전통 공예를 이어온 유씨지만, 아들 유세현(49)씨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활을 만들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반갑지 않았다. 돈 벌기 어려운 직업이기 때문이다. 유씨는 “몇 천원짜리 카본활이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려 전통활 시장이 죽어버렸다”며 “물소뿔이 주재료인 각궁은 화살 가격을 빼더라도 70만~80만원이라 찾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올해에도 개인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유씨는 요즘 활쏘기 체험 행사에 납품을 하거나 경기도 파주에 있는 ‘영집궁시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린다. 유씨와 같은 인간문화재는 전국 180여명. 지난 9월 말 문화재청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중요무형문화재 128개 종목 가운데 20개가 전수조교가 없는 상태다. 거문고산조, 제주민요, 명주 짜기 등 7개 종목은 중요무형문화재이지만 보유자조차 없다. ◇사각지대를 찾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지난 13일 오전, 유씨는 오랜만에 박물관이 아닌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을 위해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한 것이다. “자, 이 호스를 입에 대고 후우 부시면 됩니다.” 간호사의 말에 유씨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단순한 지원 아닌 양쪽 모두에 이익돼야 성공”

이젠 사회적기업가도 비즈니스 역량 중요 영리기업이 도와주면 마케팅·판로 개척 등 사업 원활해 질 수 있어 실질적 성과 있어야 양측 관계도 단단해져 “사람, 돈, 시장 중 사회적기업이 가진 것은 사람뿐이다.”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영리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다. ‘1사1사회적기업 캠페인’은 이런 목소리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생 발전을 도모하는 활동이다. 지난 6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김재구 원장을 찾아 ‘1사1사회적기업 캠페인’ 1년의 행보와 앞으로 나갈 방향을 들었다. ―캠페인이 시작된 배경은 무엇인가. “사회적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위해 초기에는 대기업 퇴직자들이 나서곤 했는데, 의외로 그분들에게 불평을 많이 들었다. 사회적 기업에서 (경영)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서, 컨설팅을 해주면 이를 잔소리로만 여긴다는 것이다. 국내 사회적기업가의 절반 정도가 시민사회단체나 비영리 기관 출신의 40~50대다 보니, 경영 지식이나 비즈니스 역량에 한계를 보인다. 심지어 ‘비즈니스’나 ‘수익’에 대한 얘기를 경계하는 모습도 있었다. 자신이 영리로 전향되는 것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기업가들도 비즈니스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리기업이 나설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경영 전반은 물론, 회계, 마케팅, 제품 컨설팅, 판로 개척까지 범위도 방대하다. 이런 부분을 널리 알리고, 양측의 참여를 이끌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지난 1년 동안의 캠페인 활동을 평가한다면. “캠페인이 처음 출범한 올해 먼저 적극성을 띤 곳은 대기업들이다.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사회 공헌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요즘 국민은 대기업이 일회성 기부나 재단을 만드는 정도로는 감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형식적이란 비판을 듣기

[1사1사회적기업 캠페인] 대기업과 사회적기업 손잡아… 사회변화 위한 시너지 기대

업소용 오븐조차 없었던 ‘용감한 컵케이크’ CJ푸드빌과 협약 맺은후 뚜레주르에 납품도 검토 단순 협약 사례부터 투자 차원 연계까지 올해 이뤄진 협력 건수 지난 4년 합한 것과 같아 사회적기업은 지원 희망 기업체는 장기지원 부담 서로간 협력 쉽지 않아 중간기관 가교역할 절실 “12시간 땀흘리며 구웠던 케이크 100개를 이제 1시간 만에 만들어요.” 사회적기업 ‘용감한 컵케이크’는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루자는 목표를 가진 회사다. 실제 양육미혼모 4명이 모여 만들었다. 컵케이크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파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장지영 용감한 컵케이크 대표는 “업종이 식품제조업인데, 집에서 식품을 만들어 파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며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내에 4.7평짜리 빵 공장을 차렸지만 업소용 오븐조차 없어 부족한 것 투성이였다”고 말했다. 6월 29일, ‘CJ푸드빌’과 맺은 협약은 용감한 컵케이크에 새로운 활로가 됐다. 장지영 대표는 “첫 만남에서 ‘우린 가정용 오븐에 빵을 구워서 판다’고 하니까 굉장히 놀라더라”며 “대기업에 대한 오해도 있었고, 뭘 어떻게 제안해야 되는지도 몰라 처음엔 진행이 더뎠다”고 했다. CJ푸드빌은 설탕이나 밀가루 등 기본 재료부터, 업소용 오븐까지 지원했다. 식품 위생, 제빵공장 전문가 등 기업 전문인력들은 용감한 컵케이크가 식품제조업 정식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장지영 대표는 “CJ의 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 도움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향후 CJ 주최 요리교실에 장 대표를 초빙하거나, 계열사인 ‘뚜레주르’에 용감한 컵케이크 제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날아라 희망아] 따뜻한 옷 한 벌이 필요한… 열한 살 키나를 도와주세요

잿빛 바닥엔 찬 기운이 올라옵니다. 키나(11)네 가족이 사는 2평짜리 쪽방입니다. 방에 들어가기 위해선 허리를 구부려야 합니다. 불빛이 없는 방, 깜깜한 어둠뿐입니다. 겨우 어둠에 익숙해지자, 5개의 약병이 눈에 들어옵니다. 키나 부모님이 먹는 약입니다. 옷가지들은 방구석에 어지럽게 쌓여 있고, 그 옆으로 그릇과 주전자, 맷돌이 보입니다. 식량을 담은 포대자루도 구석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 쪽방은 네 식구의 침실이자 주방이고, 창고입니다. 키나는 공부하는 걸 좋아합니다. 매일 아침 책가방을 지고 집을 나설 때면, 신이 나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어떤 과목이 제일 재밌니?” 키나는 쪼르르 달려가더니 수학책을 가져옵니다. 키나는 쑥스러운 듯 수학책을 이리저리 펼치며 말했습니다. “간호사가 되서 엄마와 아빠처럼 아픈 사람을 돕고 싶어요.” 키나의 부모님은 에이즈 환자입니다. 아버지 차니(42)씨는 20년 전, 일자리를 찾아 가난한 네팔을 떠났습니다. 홀로 인도에서 호텔 경비 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향인 네팔 도티지역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 둘라(40)씨도 에이즈 환자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병든 후, 키나의 삶은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몸에 힘도 없고, 두통에도 시달립니다. 이웃 어른들처럼 공공근로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합니다. 텃밭 농사를 짓고, 가축을 돌보는 일이 전부입니다. 하는 수 없이 오빠 나벌(17)이 나섰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도로 떠났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지난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장 네 식구는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기가 버겁습니다. 친척들이 도와주는 돈으로 근근이 살아갑니다. 차니씨는 “몸이 조금 좋아지면, 돌 나르는 일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Cover Story] 지속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③ 일자리 생기고 소득 늘어… 활기 되찾은 마을에 주민들 ‘활짝’

지속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③ 네팔 ‘푸드 포 뉴 빌리지’ 사업 네팔 도티지역 오지마을 1년 내내 농사 짓지만 기술도 물도 부족해 식량 겨우 3개월치 생산 한국 새마을운동 닮은 ‘FFNV’ 2011년 시작 주민 조직 참여시켜 공공근로사업 운영 마을 시설 개선으로 생산성 향상 도모하고 참여 주민에 수당 지급 부모가 여유 생기자 아이들 학교에서 공부 배움이 바꿀 미래 기대 “탕, 탕!” 도끼가 하늘로 솟구쳤다. 은색 날이 햇빛에 반짝였다. 날카로운 소리가 열 번 넘게 이어지자 바위가 ‘쩍’ 갈라졌다. 지난달 19일, 네팔에서 만난 산드르 바하드라(52)씨는 바위를 깨고 있었다. 이곳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36시간 걸리는, 해발 1500m 오지인 도티(Doti)지역 라다가다 마을. 그는 “계곡물을 끌어와 2㎞쯤 떨어진 우리 마을에서 쓸 관개수로를 만들고 있다”며 “비가 오면 길이 뒤엉켜 버리는데, 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이런 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자들이 바위를 깨 돌을 만들면, 여자들은 20분 동안 산길을 오르내리며 7~8㎏ 무게의 돌을 옮긴다. 마을 입구에서 30여분 걸어들어가자, 돌을 쌓아 만든 정사각형 모양의 저수탱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건기(乾期)에 대비해 물을 저장해놓는 곳이다. 3400ℓ가 담길 만큼 큼지막했다. 식수원인 계곡에서 저수탱크까지 이어지는 1.5㎞짜리 파이프라인은 이미 완공돼 있었다. 여기에서 마을 식수대(우물)까지 이어지는 1개뿐이던 수로도 4개로 늘렸다. 11일 동안 92가구가 공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저장탱크가 완성되면 550명 정도가 먹고 씻을 물을 쓸 수 있어요. 가뭄이 극심한 시기에도, 저장된 물을 농업용수로 쓸 수도 있고요. 농사도 잘될 것 같은데,

만원으로 곰인형과 나눔을 선물하세요

“1만원을 기부하시면 한 개의 하트베어를 드립니다.” 지난 15일 오후 7시, 장천아트홀 1층. 하트하트재단의 ‘나눔트리 캠페인’ 현장의 반응이 뜨겁다. 기업 후원자로 인연을 맺어 연주회에 발걸음한 크레디트스위스 김상훈 부장은 “딸에게 선물할 거다”라며 선뜻 1만원을 내고, 분홍색 곰을 골랐다. ‘나눔트리 캠페인’은 기업 및 단체의 임직원과 고객,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나눔캠페인이다. 기업이나 단체가 이 캠페인을 신청하고 후원을 하면 ‘하트하트재단’에서 ‘하트베어’가 달린 크리스마스트리와 나눔팻말을 설치해준다. ‘하트베어’로 모인 기부금 전액은 국내외 소외아동을 위해 사용된다. 하트하트재단 나눔홍보부 박동일 부장은 “트리에 ‘하트베어’를 달면 사람들의 눈길도 끌 수 있고 즐겁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하트베어(Heart-to-Heart Bear)’의 의미도 한몫했다. “‘하트베어’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7가지 색의 곰인형이에요. 사람들 모두 성격도, 인종도 다르잖아요.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죠. 그래서 색은 다르되 모양은 모두 같도록 디자인했어요.”‘하트베어’를 직접 디자인한 하트하트재단 나눔홍보부 최은진씨가 덧붙였다. 지난 13일 오후,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가 기업 중 첫 번째로 ‘나눔트리 캠페인’에 참여했다.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전병국 센터장은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고객들에게도 세일즈맨처럼 ‘하트베어’의 의미를 전파할 거예요.” 캠페인 초반이지만, 참여한 기업들 사이에서 ‘하트베어’의 전파력은 놀랍다. 하나대투증권에서도 100개의 ‘하트베어’를 더 구매하기로 결정했고, 15일에 2호 나눔트리를 설치한 MPK 그룹에서도 당일에 바로 추가 요청을 받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끝난 후에도 캠페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이어졌다. 나눔홍보부 손은경 팀장은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공연 전후로 ‘하트베어’ 250여개를

음악으로 장애 넘은 청년들, 세상과 하모니를 연주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장애에 대한 편견 깨고 사회자 역할까지 해내 음대 졸업자로 구성된 ‘미라콜로 앙상블’ 창단 꾸준히 연주 활동하며 장애 인식 개선 교육도 대학 입학한 단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로 교수·학생 인식 변화 “저는 엄마가 힘들어하실 때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해드리는데요. 엄마는 제 연주를 들으면 힘이 난다고 하세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지색 조명이 무대 위를 감싸자,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플루트 단원 홍정한(23·발달장애 3급)씨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지 벌써 5년. 무대 위에서 수많은 곡을 연주해봤지만, 6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사회를 본 건 처음이다. 옆에 서 있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트럼펫 단원 송아름(20·발달장애 2급)씨가 용기를 주듯 “정한이 오빠는 이번에 제가 합격한 백석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님”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긴장으로 가늘게 떨리던 손도, 굳게 경직됐던 얼굴도,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내 자유로워졌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제7회 정기연주회 현장. 두 단원의 사회로 객석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연주곡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파랑돌’입니다.” ◇장애 편견 넘어선 새로운 시도, 정기연주회의 감동으로 창단 후 7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는 모든 순간순간이 도전이었다.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 어려운 발달장애청년들의 손에 악기를 쥐어주고, 악보를 익히는 과정이 그랬다. 연주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의젓하게 박수를 받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