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날아라 희망아] 상처가 덧나 아파하는 아이다… 치료를 도와주세요

피부병에 고통받지만 부모 월급 석달치 모아야 진료 겨우 한 번 받아

미상_사진_날아라희망아_아이다_2013붉은 벌판 위에 세워진 움막은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지붕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이다(6)가 물기를 가득 머금은 축축한 바닥에 누워, 옅은 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소녀는 몸을 잔뜩 움츠렸습니다.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더니, 엄마 뒤로 몸을 숨깁니다.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네자, 가늘게 떨리던 아이다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아픈 부위를 만질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거예요.” 크리시(41)씨가 딸을 살며시 안으며 말했습니다.

아이다는 지난해 5월, 피부병에 걸렸습니다. 왼쪽 턱에 작은 상처가 났는데, 날이 갈수록 쓰라리고 욱신거렸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충치 때문이라며 왼쪽 어금니를 뽑았답니다. 하지만 상처는 낫질 않았고, 고통은 심해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상처에서 피가 나더니 살점이 떨어져 나갔습니다.아이다의 왼쪽 볼은 움푹 패, 하얀 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말라위의 의료 환경은 열악합니다. WHO는 말라위가 전 세계에서 전문의가 가장 부족한 나라라고 발표했습니다. 말라위 전체 인구가 1500만명인데, 전문의 수가 260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의사 한 명당 돌봐야 할 환자가 약 5만8000명에 달합니다(한국은 전문의 한 명당 환자 수 500명). 문제는 전문의들조차 수술할 역량이 부족해, 약을 나눠주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아이다 역시 그랬습니다. 어렵게 교통비를 마련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원 세 곳 모두 약만 나눠줄 뿐,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9개월간, 약을 먹어도 아이다의 상처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다의 병이 낫질 않자, 가정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다의 아빠는 모잠비크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합니다. 농작물 수확을 돕는 일을 하는데, 한 달 수입이 1만2000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병원에 가려면 왕복 교통비 2만원, 치료비 1만원이 필요합니다. 석 달치 월급을 꼬박 모아야, 진료를 한 번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크리시씨가 딸을 간호하느라 일을 그만두면서, 수입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가족은 하루에 한 끼, 옥수수죽으로 배고픔을 달랩니다. 아이다는 상처가 아파서 음식을 먹질 못합니다. 아이다의 형제 자매 3명은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 시내에서 팔고 있습니다. 말라위는 물이 자주 끊기기 때문에, 물이 담긴 비닐봉지 하나를 40~80원에 팔 수 있다고 합니다.

적갈색 흙더미로 지어진 2평 남짓한 공간. 아이다의 집에는 담요 한 장뿐이었습니다. 불빛도, 모기장도, 여분의 옷도 없었습니다. 비가 오면 바닥에 물웅덩이가 생겨, 한 달에 평균 두 번씩 말라리아에 걸립니다. 아이다는 지난주에도 말라리아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습니다. 마을에는 변변한 우물조차 없습니다. 흙탕물로 씻다 보니, 세균에 감염된 상처는 악화돼갑니다. 크리시씨는 “수도에 있는 센트럴 병원(Central Hospital) 피부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술비는 검사 후에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1년치 월급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며 한숨을 쉽니다.

아이다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선생님”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다는 초등학교를 5일밖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입학하자마자 피부병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다의 가족에게 소원을 물었습니다. “아이다의 병이 빨리 낫길 바라요.” 이들은 미소를 지으며, 한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이다와 같은 해외 빈곤 아동들을 도우려면 굿네이버스(1599-0300, www. gni.kr)로 연락하면 됩니다.

카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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