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 목적 ‘온라인 그루밍’ 9월부터 최고 징역 3년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의 성(性) 착취 목적으로 유인하는 ‘그루밍’ 행위가 오는 9월부터 처벌받는다. 23일 여성가족부는 채팅앱이나 SNS를 통한 그루밍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를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이 공포됐다고 밝혔다. 이 법에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그루밍’ 행위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개정 법률은 9월 24일 시행된다. 이번 법률은 지난해 4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정부 합동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중 하나다. 여성가족부의 ‘2019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청소년의 11.1%가 인터넷을 통해 원치 않는 성적 유인 피해를 봤다. 법 개정 전에는 온라인 그루밍이 발생해도 강간이나 성착취물 제작 등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었다. 개정 법률에는 경찰의 위장 수사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동·청소년 대상의 디지털 성범죄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 관련 증거·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고, 범죄 혐의점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미성년 여성 등으로 신분을 위장할 수도 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세이브더칠드런, 미얀마 아동을 위해 10만달러 긴급 지원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최근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의 폭력 사태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위해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를 긴급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사무소에 따르면,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폭력 행위가 10대 청소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고 도심 곳곳에 살포된 최루가스로 아동들이 고통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잦은 총격과 수류탄 폭발 소리에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아동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거리에서 발생하는 폭력 상황을 목격하거나 부모와 떨어지게 된 아동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얀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일 기준 민주화 시위 관련 사망자는 총 193명이다. 사망자 중에는 지난달 28일 미얀마 바고 지역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한 17세 소년 등 아동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긴급 지원을 통해 물품·지원금 지급, 정신적 피해를 겪는 현지 아동에 대한 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미얀마에 있는 아동과 가족들을 지원하는모금도 진행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며,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미얀마는 이미 코로나19와 무력 분쟁 등으로 아동 38만3000여 명이 교육, 보건, 영양, 심리적 건강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며 “미얀마 내 이해당사자와 국제사회는 아동의 이익과 미래를 중심으로 평화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현대차정몽구재단, 창업 지원 프로그램 ‘H-온드림’ 확대 개편… 참가팀 모집 시작

현대차정몽구재단과 현대차그룹이 사회혁신 기업 육성 프로그램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17일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 2012년부터 사회적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진행해 온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을 올해 전면 개편해 창업 지원과 육성을 넘어 임팩트투자, 자원연계와 협력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예정”이라고 밝혔다.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는 참여 대상을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한정하던 것에서 이른바 ‘임팩트 스타트업’으로 확대해 소셜벤처, 환경 스타트업, 헬스케어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구성도 기존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 등 두 단계에서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을 위한 ‘H-온드림 A, B, C’ 세 단계로 세분화했다. ‘H-온드림 A’는 기존 인큐베이팅 지원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예비창업자부터 법인 설립 3년차 이내의 임팩트 스타트업 20곳에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 ‘H-온드림 B’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연 매출 1억원 이상 임팩트 스타트업 5곳을 선발해 데모데이 우승팀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H-온드림 C’는 경험과 역량을 갖춘 3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선발팀은 현대차그룹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최우수 팀에는 최대 2억원을 지급한다. 각 프로그램에 선발된 팀들은 재단에서 제공하는 멘토링, 컨설팅, 세미나, 온·오프라인 전문 강좌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모집을 시작하는 ‘H-온드림 A’는 4월 7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H-온드림 B 모집은 5월, H-온드림 C는 6월에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홈페이지(www.h-ondream.kr)에서 할 수 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5000명 육박… 1020세대가 43% 차지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여성가족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2020년 운영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해 사례와 지원 현황을 공개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센터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는 전년도 2087명에서 2.4배 증가한 4973명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이 4047명으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고, 남성은 926명(18.6%)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20세대가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피해자 중 10대가 24.2%(1204명)로 가장 많았고 20대 21.2%(1052명), 30대 6.7%(332명), 40대 2.7%(134명), 50대 이상 1.7%(87명) 순이었다. 나머지 43.5%(2164명)는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받은 피해 유형별로는 불법촬영이 2239건(32.1%·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피해촬영물 유포도 1586건(22.7%)이었다. 촬영물 유포에 대한 불안은 1050건(15.0%), 가해자로부터 유포 협박을 받은 경우는 967건(13.8%)으로 조사됐다. 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온라인상에 유포된 불법촬영물,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을 15만8760개 삭제했다. 전년 대비 약 67% 증가한 수치다. 플랫폼별로는 소셜미디어에서 삭제한 건수가 가장 많았는데, 2019년 4337건에서 6만5894건으로 15배 늘었다. 이어 성인사이트 3만8332건, 검색엔진 2만5383건, 커뮤니티·아카이브 등 기타 플랫폼 2만3954건 순이었다. 삭제 지원 외에도 상담 지원 1만1452건, 수사·법률 연계 445건, 의료지원 연계 40건이 이뤄졌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든 불법 촬영물 등이 다시 유포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보다 신속한 삭제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등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100% 친환경 신발로 지구 지킬 거예요”

[인터뷰] 계효석 LAR 대표 “입는 걸 바꾸면 얼마든지 환경문제 해결”생분해 우레탄·폐페트병으로 만든 신발작년 매출 200% 증가… 대기업과 협업도 “의류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합니다. 입는 걸 바꾸면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몰라요. 그게 가장 안타깝죠.” LAR은 ‘친환경 패션’을 추구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재활용 가죽부터 페트병으로 뽑은 실, 코르크, 대나무, 인진쑥 등 환경에 해를 가하지 않는 재료로 신발과 가방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든다. 소재부터 공정까지 ‘완벽한 친환경’을 구사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창업 첫해인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어 2019년에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우수상을, 2020년 환경창업대전 스타트업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계효석(32) LAR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지난달 8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그는 “패션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면서 “LAR의 제품을 통해 그걸 증명하겠다”고 했다. LAR의 대표 상품은 운동화인 ‘어스(Earth)’다. 어스는 세련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유명하다. 계효석 대표는 “어스의 장점은 예쁘고 편하면서 완벽하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라고 자랑했다. 푹신한 밑창은 생분해성 우레탄으로, 신발 안감과 끈은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원사로 만들었다. “시중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팔리는 물건들은 소재의 일부만이 친환경인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어스는 제품의 모든 부분이 친환경 소재입니다. 친환경 흉내만 낸 제품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폐페트병을 신발 밑창이나 겉감 등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만, 신발 안감의 소재로 쓰는 건 LAR의 고유 기술이다. 기술을 완성하는 데만 꼬박 4년이 걸렸다. 계 대표는 “초기 제품은 20%만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등

“삼척석탄화력 건설에 대출 특혜 의혹”…환경단체, 공익감사 청구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9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 7개 금융기관의 대출 특혜를 문제 삼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공적 금융기관들이 출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이례적인 방식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익감사 청구는 금융기관들의 부실 대출 문제를 제기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척선탄화력발전소 건설은 총사업비 4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프라자산운용이 5321억원으로 공적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이어 중소기업은행 3000억원, NH농협 1400억원, 한국산업은행 1132억원, NH농협손해보험 400억원, 농협중앙회 400억원, IBK연금보험 200억원 순이다. 이번 의혹은 사업 출자회사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에서 시작됐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사인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신용평가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전략출자자가 신용평가기관 두 곳 이상으로부터 ‘BBB-’ 이하의 신용등급을 받게 되면 60일 안에 미납자본금에 대한 출자이행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한 부실 위험을 제3자로부터 보증받도록 한 조치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6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BBB-’를 받았지만, 보증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때 금융기관은 대출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지만, 은행마다 별도 계좌에 두산중공업의 출자금을 나눠 적립하는 새로운 방식을 허용하면서 출자이행보증을 대신했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국민의 재산을 성실히 관리해야 하는 공적 금융기관들의 방만한 업무처리로 재무적 손실 가능성을 키웠다”고 했다. 현재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발전소 인근 맹방해변의 해안침식 문제로 일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특히 삼척블루파워는 약 1조원의 공사비를 회사채 발행으로

“등록제 전환, 범부처 합동 지원”…정부, 2021 사회적경제 정책방안 발표

정부가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범부처 합동 지원 제도를 운영하는 등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에 적극 나선다. 4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사회적경제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정책방향은 지난달 26일 열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산하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이날 기재부는 사회적기업 등록제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명칭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고 정부나 지자체 인증을 통과한 법인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정책방향에 따라 올해부터는 개별 기업의 판단에 따라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받기를 희망하는 기업은 사회적가치 평가를 통해 별도 선발하고, 지원을 받는 경우 경영공시가 의무화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집중 지원도 진행된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업 진단, 컨설팅, 마케팅 등을 폭넓게 지원한다. 대상은 업력 4~10년 사이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 5개 유형의 사회적경제 조직이다. 지원은 최대 3년까지다. 해당 기업의 자생력 제고를 위해서다. 사회적금융 체계도 오는 4월 중으로 구축한다. 유망기업에 대한 성장지원 특례보증 한도를 기존 1억~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사회투자펀드를 연간 500억원 조성한다. 신협과 서민금융진흥원의 타법인에 대한 출자 허용 등 제도개선도 진행한다. 소셜벤처에게 제공되는 소셜 임팩트제공도 135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소셜벤처의 설립,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연내 마련한다. 기재부는 이 같은 제도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사회적경제 관련 5개 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스펙 좋은 인재에서 도전정신 갖춘 인재로”…고려대 ‘미래교육의 방향’ 특별대담 개최

“국내 교육의 방향성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수, 부모, 학생 등 세 집단에서 개혁이 필요합니다. 교수는 지식 생산에 집중해야 하고, 부모들은 예전에 대학 다닐 때를 생각하지 말고, 학생들은 잠깐 공부한 것으로 평생 기득권을 잡을 생각을 접어야 합니다.” 2일 ‘미래 교육의 방향과 심리학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특별 대담에서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은 미래 교육 발전의 요건으로 사회 구성원의 개혁을 꼽았다. 이날 대담은 국내 대학 최초로 ‘심리학부’ 설립을 맞은 고려대가 주최했다. 대담에는 기업인 대표로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 심리학자 대표로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교육자 대표로 염재호 고려대 전 총장이 참여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권오현 상임고문은 “기득권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학교로 따지면 교수들”이라고 말했다. 권 고문은 “다양한 방식의 교육으로 바뀌어야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학생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정운 소장은 변화의 방안으로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논문이나 교육 등 많은 부분을 디지털로 바꾸기 위한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며 “획기적인 방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지식을 생산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자들은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점은 ‘도전하는 능력’이다. 권오현 상임고문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놓아주고, 새로운 것에 조금씩 노출시키면 도전하려는 능력이 더 배양될 것”이라고 했다. 염재호 전 총장은 “도전을 위해선 결핍이 필요하다”며 “미네르바 대학에서는 매학기 국가와 도시를 옮겨다니면서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필요한 것들을 자급하는 환경을 만든다”고 했다. 이어 “결핍은 질문을

“다음 세대를 위한 ‘완벽한 친환경’ 소재 만듭니다”

[인터뷰]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 자연에서 100% 썩어종이컵 코팅, 비닐·잉크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기술 연구만 13년, 해외서도 러브콜 잇따라 “시중에 100% 친환경 제품이 얼마나 될까요? 국내 친환경 인증을 보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에 자연 소재를 20%만 섞으면 되고, 생분해 플라스틱의 경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분해가 됩니다. 플라스틱 대체재로 목재를 쓴다고 해도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산사태 피해를 막아주는 이점을 포기해야 합니다. 진짜 친환경을 실현할 신소재가 필요한 겁니다.” 차완영(46) 마린이노베이션 대표는 100% 친환경 해법을 바다에서 찾았다. 그는 해조류 부산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포장재를 만든다. 해조류에는 종이를 만들 때 필요한 섬유질이 있어 목재를 대체할 수도 있다. 특히 펄프 생산을 위한 나무를 키우는 데 30년이 걸리는 반면 해조류는 40일 정도면 된다. 지난달 24일 울산 울주군에 있는 마린이노베이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료 공급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100% 분해되는 ‘진짜 친환경’ 포장재 마린이노베이션은 바다에 흔한 우뭇가사리, 미역, 꼬시래기 등 해조류로 친환경 소재를 만든다. 특정 조건에서만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달리 자연에 버려져도 완전히 썩는 게 특징이다. 대표 제품은 우뭇가사리 부산물로 만든 계란판이다. 차완영 대표는 “우뭇가사리에서 양갱을 만들기 위한 성분을 추출하고 나면 항상 찌꺼기가 남았다”며 “기존에는 이 찌꺼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지만, 기술을 통해 포장재 소재를 뽑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판 제작에 쓰이는 ‘해조 종이’는

장애인 승객에 성추행·폭언 일삼는 장애인콜택시 기사들

세종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차별 경험진정서 제출, 석 달째 시청 앞 농성지자체의 관리 감독 소홀 지적도 “왜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었어. 다 보이네.” 세종시에 사는 지체장애인 문경희(51)씨는 몇 달 전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출근하려 콜택시를 탔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문씨는 잠시 망설이다가 “기분이 나쁘니 그런 말은 하지 마라”고 했다. 운전기사가 문씨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문씨는 ‘일진이 안 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적장애를 가진 지인 A씨가 문씨에게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가 몸을 만졌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문씨는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에게 폭언이나 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증언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문씨를 비롯한 세종시 장애인 당사자들은 전국장애인차별추진연대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세종시 장애인콜택시인 ‘누리콜’ 소속 운전기사들이 이용자에게 폭언과 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이었다. 세종시 장애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누리콜이용자연대’를 조직하고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석 달째 세종시청 앞에서 농성 중이다. 지적장애인에 반말, 음주 운전하는 경우도 장애인콜택시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에 따른 특별교통수단을 말한다. 특별교통수단은 휠체어 리프트 등 특수 장치를 설치해 전동 휠체어가 승하차할 수 있도록 개조한 차량이다. 보행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과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등 교통 약자만 이용 가능하다. 택시비를 공공에서 보조해주기 때문에 대중교통만큼 싼 가격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교통약자법은 장애인콜택시 운영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있다. 직접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대부분은 운영을 공공이나 민간

[더나미 책꽂이] ‘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외

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지방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일부 지방 마을에는 사람이 줄며 활기도 사라지고 있다. 경남 하동의 공정여행사 ‘놀루와’가 지방 소멸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책으로 내놨다. 저자는 지방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하나씩 소개한다. 매월 보름 섬진강 백사장에서 야경을 즐기는 프로그램 ‘섬진강 달마중’을 비롯해 매년 1월에 열리는 ‘논두렁 축구 대회’도 있다. 프로그램에는 주민들도 참여해 수익을 공유한다. 마을을 살리는 공정여행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조문환 지음, 놀루와, 1만6000원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코로나19는 일상 풍경을 바꿨다. 배달 음식과 택배 주문량이 증가해 일회용품이 늘어났다. 배달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일회용품들을 날랐다. 감염을 막기 위한 코호트 격리 조치는 장애인 시설을 감옥으로 만들었다. 노숙인들에게 주던 도움은 끊겼다. 이 모든 게 우리가 사는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코로나19가 삶을 위협했지만, 모두가 똑같은 크기로 받은 건 아니었다. 인권운동가, 문화인류학자, 배달노동자, 장애인권운동가, 환경운동가 등이 모여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된 장애, 환경, 노숙인, 인종주의, 돌봄 문제들을 다뤘다. 코로나19로 드러난 혐오와 차별 문제들을 직면할 때다. 미류 외 9인 지음, 창비, 1만5000원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연대는백인여성을위한것이다(#solidarityisforwhitewomen).’ 2013년 미국 페미니즘 연대에 일침을 놓는 트윗이 올라왔다. 페미니즘 운동에서 유색인과 트랜스젠더 등 소수 여성이 배제됐다는 뜻이었다. 저자는 “백인 여성이 고위직 유리천장을 논할 때, 흑인 여성은 고용불안을 겪었다”며 “모든 여성을 담지 못한 페미니즘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후드 페미니즘’이 시작됐다. 책의 원제이기도 하다.

저소득가정 아동 10명 중 7명 “코로나19로 돌봄공백 겪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저소득가정 아동들이 돌봄공백, 교육격차, 신체활동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취약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1년, 변화된 아동 일상 확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재단이 지원하는 만10~17세 아동 5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응답한 전체 아동 가운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집에 혼자 있거나 아동끼리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72.1%로 조사됐다. 돌봄공백 시간으로 보면, 하루 1~3시간을 혼자 있었던 아동이 20.1%로 가장 많았고 하루 5시간 이상(18.6%), 하루 1시간 미만(18.4%), 3~5시간(15%) 순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보호자 없이 가정에 혼자 남은 아동들을 위한 지원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올해 발생한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사건’처럼 돌봄공백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 프로그램과 식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된 온라인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아동은 30.2%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PC 등 기기가 부족하거나 사양이 낮다’고 응답한 아동은 33.1%, ‘나만의 학습 공간이 없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답한 아동은 32.9%였다. 여가시간에 대한 조사에서는 ‘유튜브 등 미디어 시청’이 62.4%(중복응답)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컴퓨터·모바일 게임’(59.4%), ‘TV 시청’(15.4%), ‘SNS 활동’(15.1%) 순이었다. 운동으로 여가를 보낸다고 답한 비율은 14.1%에 불과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학습 지원 서비스 제공과 주거환경, 돌봄공백 개선 지원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