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기본법·화평법·사경법… 20대 국회가 주목할 ‘공익법’

5가지 공익 분야 법안 기부·나눔 문화 확산 기부 시 일정 금액 돌려 받는 ‘기부연금제’ 도입 필요 사회적 약자난민 등 무기한 구금 가능한 출입국 관리법 개정 보건·환경법 화학물질 수입·유통 심사 강화… 피해자 보호 법안도 마련돼야 13일 20대 국회가 정식 개원했다. 이번 국회는 공익 분야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공적부조(사회보장제도) ▲기부·나눔 ▲사회적 약자 △보건·환경 ▲사회적 경제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5가지 분야를 공익 분야의 중점 과제로 두고 전문가 20명을 만나 ’20대 국회가 주목해야 할 공익법’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①국민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제’, 논쟁 속 대안 찾을 수 있을까? 공적부조 분야의 화두는 여전히 ‘부양의무제’다. 부양의무제 폐지 및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는 2000년인 16대 국회부터 19대까지 꾸준히 제기됐다. 현행법에서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미만의 ‘극빈곤층’일지라도 자녀나 부모 등 부양 책임이 있는 사람이 일정 소득 이상이면 생계비를 보장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2014년 서울 송파구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 등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재정적 부담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조8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제도 폐지가 당장은 어렵다면 보완책이라도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형 기초보장제’를 실시, 국민기초생활수급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에 월 최대 53만원(4인 가구)을 지원하고 있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경제적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부양 의무자가 있으니 ‘너는 빠져라’는 식의 제도는 전

“NGO 간 協力, 유엔 지지해줄 버팀목 될 것”

유엔 DPI 사무처장 인터뷰 “SDGs(지속 가능 개발 목표·Sustain able Development Goals)는 너무 크고 넓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모든 NGO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습니다. 우리(유엔과 NGO)가 함께 만들어갈 변화를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4000여명의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석한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의 NGO 콘퍼런스를 마친 지금 유엔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크리스티나 갈라크(56·Cristina Gallach·사진) UN DPI(유엔 공보부) 사무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SDGs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 UN과 NGO의 파트너십이 강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시민사회에 유엔의 역할이 잘 알려지려면 풀뿌리 단계에서 UN의 정책과 목표를 지지해줄 NG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UN DPI는 유엔의 의제(평화·안보·개발·인권 촉진)에 관심이 있는 NGO와 우선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파트너 NGO에는 관심 분야에 맞는 유엔 브리핑 자료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NGO 간에 원활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협력 기관이 되면 이번 NGO 콘퍼런스와 같은 유엔 공식 행사에도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콘퍼런스의 결과로 세계 시민 교육 촉진과 평등한 교육 기회 마련을 다짐하는 ‘경주액션플랜(경주선언문)’이 발표됐다.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있나. “우리의 일은 콘퍼런스가 끝난 직후부터 시작된다. 먼저 협력 NGO들과 위원회를 구성해 경주액션플랜의 이행 과정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회원국 모니터링도 병행한다.” ―어떻게 하면 UN DPI의 파트너 NGO가 될 수 있나. “웹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말라위’… 소녀들의 권리도 하나 둘씩 찾아갑니다

굿네이버스 ‘굿시스터즈’ 사업 효과 “아프리카에서 이처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발전시킨 게 놀랍다. 우리가 찾던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의 ‘굿시스터즈’ 소개 현장, 인도에서 빈민가 소녀들의 교육과 자립을 돕고 있다는 아포리나 카라(Apolina Cakra) ‘메리워드센터(Mary Ward Social Centre)’ 대표는 활동 내용을 듣고 연신 감탄했다. 그녀 외에도 80여명의 NGO 관계자들이 선진 사례를 듣기 위해 자리했다. 굿시스터즈 사업은 2012년부터 말라위 소녀들에게 아동 권리, 성과 에이즈 보건 교육 등을 제공해왔다. 조혼 풍습과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소녀들이 몸을 팔면서 10~14세 때 90% 가까이 되던 여학생 비율이 15세 가임기 때부터 11%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건 면 생리대 제작 수업. 기존에 사용하던 나뭇잎이나 천조각과 달리 흡수가 잘 돼 불편함도 줄고 창피함도 없어지면서 생리 기간 집 밖에도 나가지 않던 학생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등교 등 정상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또 테스트를 통과해 2~3단계 심화 과정에 참여하면 다른 학생들의 멘토 역할은 물론 간호대학, 국회 방문 등 스스로 진로 교육을 설계해 실천하기도 한다. 지난 4년간 이 과정을 거친 말라위 여학생들은 총 430여명의 변화는 놀랍다. 사업을 직접 소개한 모세 제레(Moses Jere)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 프로젝트 매니저는 “수동적이던 아이들이 커뮤니티 리더를 만나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했다. 덕분에 지난해 말라위에서는 조혼 금지 연령이 15세에서 18세로

靑年, 더 크게 외치고… 더 높이 뛰어라

강미애 기자의 지면 생중계 유엔 NGO 콘퍼런스 경주 현장 가보니 SDGs 관한 시민학습 방법·발표 등 48개 NGO 단체의 다양한 활동 전시 첫날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유스 코커스’ 대학생들 질문 쏟아내 기업 참여 제한… 정부·언론 관심 아쉬워 ‘주인공으로 거듭난 청년(Youth)’, ‘세계 시민 의식과 교육의 심각한 양극화’ 그리고 ‘한국 언론과 기업의 무관심’. 지난달 30일부터 2박 3일간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 ‘제 66차 UN NGO 콘퍼런스’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이번 행사에는 무려 100여개국에서 40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더나은미래’는 단독으로 3일간 경주에서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청년, 세계 영향 미치는 SDGs 세대 주체로 우뚝 서 “청년이 SDGs 달성의 주역이 돼야 한다. 목소리를 세상에 담아라.”(SDGs란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다.) 콘퍼런스 첫날인 오전 9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개막식보다 1시간 반 일찍 행사장을 찾아 청년들과 ‘깜짝 만남’을 가졌다. 국제 문제에 관해 대학생들 간 의견을 교류하는 세션인 ‘유스 코커스(Youth Cacus)’ 참가자들은 반 총장에게 열정적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대학이 어떻게 국제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을까” “청년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나”. 유스 코커스는 3일 동안 가장 이른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진행됐음에도 항상 수십 명의 청년이 참여해 한비아 유엔 NGO 콘퍼런스 홍보대사, 아마드 알헨다위 유엔 최초 청년 특사 등과 ‘세계 시민 의식’ ‘청년

“세계 시민 교육 활성화 위해 NGO가 중심 역할 해야”

제 66차 유엔 NGO 콘퍼런스“수혜국서 공여국 된 韓… 그 시작은 ‘교육’이었다”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의 첫걸음은 ‘교육’이며, 그 성패는 ‘NGO의 화합’ 여부에 달렸다.” 지난달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66차 유엔 NGO 콘퍼런스’를 책임진 장순흥 한동대 총장과 스콧 칼린(Scott Carlin) 롱아일랜드 교수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1946년 창설돼, 해마다 전 세계 NGO들이 모여 비영리의 흐름과 해결 과제를 논의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비영리 포럼으로 꼽힌다. 올해는 ‘세계 시민 교육,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이행을 위한 협력’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을 통틀어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돼 그 의미를 더했다.(SDGs란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를 말한다) 국내 대학 최초로 유엔 공보국(DPI)으로부터 올해 NGO 지위를 인정받은 한동대의 장 총장은 이번 콘퍼런스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스콧 교수는 10여간 미국 롱아일랜드대 ‘지속 가능 발전 연구소’를 이끌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소속의 대학교수 연합 NGO 대표를 맡고 있다.   유엔 NGO 콘퍼런스’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한자리에 모인 두 사람은 “세계 시민 교육 활성화에 정부가 움직이도록 NGO들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지금은 교육 집중으로 SDGs 이행의 발판 다져야 할 때 ―이번 콘퍼런스는 지난해 SDGs 선포 후 첫 국제 NGO 행사이다. 17개 목표 중 ‘교육’이 가장 먼저 화두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장순흥(이하

공익과 매출 둘 다 잡기 어려워

롯데리아·GS리테일 기업의 사회공헌 매장 가운데는 일시에 그치거나 형식상 명맥만 유지될 뿐 답보 상태인 경우들도 있었다. 지속 가능한 계획 없이 시작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5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광화문점·홍대점·선릉점 등 세 점포에서 매장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릴레이 ‘착한 점포’ 캠페인을 시행했다. 그러나 롯데리아 관계자는 “작년에 마무리된 임시 이벤트였다”며 “올해는 어떤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2012년, 지역 소외 계층에게 도움이 되도록 각 지역 대표 GS25 편의점(직영점)과 GS수퍼마켓 점포를 정하고 여기서 일정액 기부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겠다며 ‘적십자 희망 나눔 명패 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년(2012~2016)간 GS리테일이 ‘희망나눔가게’로 선정, 기부를 실천한 점포는 단 세 곳에 불과했다. 모두 직영 점포여서 기부액도 본사 대납으로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도 “명패를 달고 운영하긴 하지만 형식상 이어가고 있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진 입장에서는 제대로 ‘CSR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다. 설립부터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만만치 않은 데다 운영에서 ‘매출’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여러 번 시도했지만, 위험성도 크고 늘어날 업무 부담 때문에 내부 합의와 지원을 끌어내는 데 매번 실패했다”고 했다. 이우철 공익마케팅협동조합 소장은 “사회공헌 매장 운영을 통해 해결하려는 명확한 문제 의식이 담겨 있어야 하고, 지속성을 보여줘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내부 고민과 계획이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사회공헌 매장 어디어디 숨어 있나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_2011년 뉴욕 1호점 시작으로 국내에는 대학로점 첫 새단장삼성물산 ‘하티스트 하우스’_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50여개층마다 다른 기부 제품 구성 노스페이스 ‘에디션’_일시적 운영하다 전용 매장으로 할인 혜택부터 기부까지 최근 2~3년 새 국내 기업들은 사회공헌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공간, 일명 ‘사회공헌 매장’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공간을 거점으로, 다양한 공익 활동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커뮤니티 스토어’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하티스트 하우스’는 ‘명확한 콘셉트’와 ‘임직원의 적극적 참여’ 등이 돋보이고, 후발 주자로 뛰어든 노스페이스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들의 관심을 잡는 중이다. ‘더나은미래’가 세 곳을 직접 찾았다. ◇기부와 나눔 활동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는 2011년 뉴욕에 사회공헌 매장 ‘커뮤니티 스토어’ 1호를 설립한 후 전 세계에 확산 중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4년 미국, 방콕에 이어 3번째로 기존 대학로점 매장을 새단장해 ‘커뮤니티 스토어’로 재개장했다. 지난 11일 방문한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의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안녕하십니까. ‘커뮤니티 스토어’입니다.” 계산대 앞에 서면 직원이 조금 낯선 인사를 건넨다. 주문한 음료의 컵홀더는 물론 영수증에도 ‘제품당 300원이 기부된다’고 적혀 있다. 매장 벽에도 300원 기부를 시각디자인으로 표현했다. 노경진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점장은 “기부 사실을 노출시켜, 고객들이 나눔에 자연스레 호기심을 갖도록 한 것”이라며 “‘커뮤니티 스토어’가 뭐냐고 물어보고 그 뜻을 안 이후에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주는 고객들도 있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적립된 기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고3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

동화책으로 버마 어린이 키우는 남자

마웅저 ‘따비에’ 대표버마 난민촌 등에 도서관 설립… 7년간 동화책 1만5천여 권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건 무력과 시위뿐일 줄 알았죠. 그런데 한국에서 시민단체들을 보고 배우며 ‘교육’으로 사람도, 사회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버마(미얀마) 교육 단체 ‘따비에’ 마웅저(48·사진)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한양대에서 열린 ‘2016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PA·Asia Philanthropy Awards)’에서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로 선정됐다. 버마에서 7년간 군부 독재에 반대하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마웅저 대표는 민주주의 사회를 기대하며 1994년 한국으로 도망 왔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외국인 노동자’ 신분 속에서 임금 체불은 예사였고, ‘불법 체류자’로 언제 체포돼 강제 추방당할지 몰라 매일 두려움에 떨었다. 그때 손을 잡아준 건 한국 시민단체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나눔’이란 걸 배웠죠(웃음).” 단체들의 소개로 성공회대에서 야학을 다녔고, 그것이 계기가 돼 성공회대 아시아 NGO정보센터에서 버마 민주주의에 관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에서 배우면서 버마 사회와 계속 비교해봤죠. 버마의 정치, 인권 등 모든 문제가 결국 ‘교육’이 부족해서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마웅저 대표는 2003년, 태국 국경 지대 버마 난민촌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소모임(APEBC)을 만들었다. 처음엔 국내 버마 이주민 10인과 함께 매달 10만원씩 태국 현지로 보냈다. 소문이 나면서 6개월 뒤엔 기부자가 100명으로 늘었고, 이듬해부터 한국 시민들도 모금에 동참해준 덕분에 2005년 난민촌엔 첫 고등학교, ‘메타오교’가 생겼다. 이 학교에는 현재 1000여명의 버마 난민 청소년들이 다니고 있다. 2008년 난민 지위가 인정돼 버마 난민촌을 오갈 수 있게 되면서, 마웅저 대표는 교육

선생님은 거들 뿐… 수업 대신 토론하며 답 찾는 아이들

[교육이 바뀐다] 교육 혁신 현장을 가다 인공지능(AI) 시대, 미래의 학교는 어떤모습일까. 100점을 목표로 하는 ‘공장식’ 찍어내기 교육은 사라지고,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이 중심이 되진 않을까. 교육 혁신이 벌어지는 교실을 찾아갔다. ◇강의 없는 ‘서울 신일중’ 교실… 공교육 혁신의 시발점 지난 16일, 서울 신일중의 과학실 풍경은 생소했다. 이날의 수업 주제는 ‘다양한 운동과 힘의 관계’. 6개 모둠별로 4~5명씩 동그랗게 앉은 학생들은 끊임없이 움직였다. 책장 앞에 서서 참고서를 열심히 뒤적이는가 하면, 태블릿 PC로 동영상을 반복 재생하는 학생도 보였다.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10분마다 조를 바꿔가며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 교단 앞에 선 교사도, 별도의 강의도 없다. 학생들은 전날 과학 담당 서정욱(35) 선생님이 올린 6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미리 듣고 와서, 스스로 수업을 꾸려 나간다. 교재와 참고서를 참고하면서 빈칸이 뚫려 있는 학습지를 채운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인정받으면 교사는 ‘어벤져스’ 목걸이를 준다. 어벤져스가 된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을 직접 가르치는 보조 교사가 된다. “선생님은 절대로 답을 알려주시지 않아요. 힌트만 주시죠.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땐 포스트잇에 적어서 칠판에 붙여요. 수업이 끝나면 이를 정리해 네이버 밴드에 올리고, 온라인으로 서로 아는 것에 대해 실시간 댓글을 답니다. 수업이 끝나도 계속 논의가 이뤄져요. 질문지에 채우지 못한 답은 한 달 뒤에 채워도 되고, 일 년 뒤에 채워도 돼요. 단, 우리가 직접 답을 찾아갑니다.”(이찬종·14·서울 신일중1) 토론 중에 관련 프로젝트가 논의되기도 한다. 송현석(14·서울 신일중1)군은 ‘중력보다 공기저항이 더

[공익, 직업의 세계] “‘과학 선생님’ 대신 선택한 길… 매일 생명 구하는 보람 느끼며 바이러스와 싸워”①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원  ‘더나은미래’는 공익 분야 직업의 세계를 취재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첫회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원입니다. 편집자 “우리는 하나의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10년을 바칩니다.” 지난달 14일, 서울대학교 내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이하 IVI)’에서 만난 최정아(35·사진) 연구원의 말이다. 1997년 설립된 IVI는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을 위해 백신을 개발 및 보급하는 일을 한다. IVI에는 현재 15개국에서 온 13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최정아 연구원도 성균관대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2011년 IVI에 입사했다. 당시 3곳의 대기업 연구소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연봉이 절반가량인 ‘IVI행’을 택했다. 그녀만뿐이 아니다. IVI에는 1명 모집에 평균 8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청년들의 관심은 뜨겁다. -왜 절반 연봉을 받는 IVI를 택했나. “‘과학 선생님’이 되라는 주위 권유 대신 ‘연구자’의 길을 택한 건, ‘인류가 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일을 할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라는 큰 꿈에서였다. 하지만 여러 사기업 연구소 면접에 가보니, 기업 이윤과 공익의 절충조차 찾기 어렵다는 게 분명해지더라. 콜레라, 장티푸스 등 개발도상국에서 발병해 ‘돈이 안 된다’는 경제 논리에 밀려난 개발의 사각지대를 위해 일하는 IVI의 보람이 정말 커보였다. 지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부터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IVI 지원 당시 어떤 준비를 했나. “IVI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 선발에 초점을 둔다. 특히 프로젝트팀별로 인원을 채용해, 비교적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할지 분명하다. 당시 팀 리더였던 박사님의 논문부터 최신 학회 발표까지 살피며 팀이

마지막 주 목요일은 굿네이버스 후원자 모이는 ‘굿멤버스데이’

“지난해 가장 주력했던 사업은 뭔가요.” “아동학대 예방 사업을 통한 변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어떤 것이었나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 굿네이버스 회관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굿멤버스데이’ 현장.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1년간 굿네이버스에서 수행한 사업 보고가 이뤄졌다. 행사에 참석한 23명의 후원자는 두 시간가량 진행된 행사가 끝나고도 연신 궁금증을 쏟아냈다. 굿멤버스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열리는 굿네이버스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매해 실시하는 후원자 설문 조사 가운데 다수의 회원이 궁금해한 사항들을 월마다 주제로 선정, 관련된 내용을 굿네이버스 직원들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덕분에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올해 들어 매월 참석하고 있다는 이효겸(33)씨는 “모임을 통해 회원들에게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사업을 알려줘 굿네이버스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다. 회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정기 행사 시작 이후로 이달까지 800여명의 회원이 다녀갔다. 굿멤버스데이는 회원들 간 만나 긴밀한 유대를 쌓는 장(場)이 되기도 한다. 이선미(35)씨는 작년 11월 굿멤버스데이에 참석했다 2014년 함께 타지키스탄으로 해외 봉사를 갔던 후원자를 만난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때 동고동락하며 참 즐거웠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웠죠. 그 친구 외에도 행사를 통해 마음 맞는 ‘나눔 절친들’도 생겼죠(웃음).” 김미주 굿네이버스 회원서비스팀장은 “회원들과 함께 온 일반 비회원들이 단체를 직접 눈으로 본 후 후원을 신청하기도 한다”고 했다.

“기부·봉사는 매일 해도 질리지 않아”… 10년 넘게 장기 후원 3인

‘더네이버스클럽’ 멤버들의 나눔 스토리굿네이버스에 연간 1000만원 이상 후원… 해외 아동·청소년 100여 명에 기부·봉사 “가진 걸 조금 나눠준 것뿐인데, 기부를 통해 삶 전체의 활력을 얻는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 연간 1000만원 이상 후원하는 고액 기부자, 일명 ‘더네이버스클럽(the neighbors club)’의 일원인 김숙자(62·주부), 김진숙(55·경북대 교수), 방인옥(50·개인 사업자)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부자여서가 아니라, 10년 넘게 장기 후원하며 쌓아 올린 보람이었다. 지금까지 세 사람이 도운 해외 아동 및 청소년만 100여명, 국내에선 아동·북한 지원 등 전 분야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기부와 봉사를 병행했더니, 어느새 돈과는 바꿀 수 없는 개인만의 ‘나눔 스토리’가 생겼다는 세 사람. 지난달 28일, 29일에 걸쳐 굿네이버스 ‘더네이버스클럽’ 후원자들의 기부 이야기를 들어봤다. ◇딸이 남긴 위대한 유산 ‘나눔’ 세상에 전하는 모정(母情) “민정이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나눔’이죠.” 김숙자씨는 지난 2007년, 큰딸 고(故) 심민정씨의 이름으로 아프가니스탄 여대생들을 돕는 장학금을 만들었다.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3600여만원에 조의금 등을 보태 4000만원을 채워 내놓은 것. 계기를 묻자 자연스레 딸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눈물부터 흘렸다. “워낙 ‘애어른’ 같았죠. 맏이라 그런가 어릴 때부터 남을 먼저 챙기면서 자랐어요. 언제나 야간 자율학습 마치고 혼자 뒷정리하느라 30분 늦게 나오던 애였죠. 대학에 가서는 청바지 하나 입고 다니면서도, 주말엔 아르바이트 대신 탈북자 아이들을 가르쳐주러 다니고.” 강원도 시골에서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1등을 놓친 법이 없었고, 단번에 서울대에도 합격한 딸에게 부모는 족히 판검사는 되리라 기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정씨는 2006년, 대학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