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40주년 인터뷰] 김승환 이사장 아모레퍼시픽이 여성 복지 사업을 시작한 건 1982년이다. “여성의 힘으로 일어선 기업이니 여성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서성환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태평양복지회’가 설립됐다. 화장품을 만들던 회사는 여성의 삶과 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여고생 장학금 지원, 생활비 지원 등 여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복지 사업을 펼쳐나갔다. 태평양복지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오늘(4월 12일) 4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만난 김승환(53)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이사장은 “여성을 둘러싼 사회적 상황이 변하면서 복지 사업의 내용과 방법도 바뀌었지만 ‘여성의 삶과 꿈을 응원한다’는 대명제는 40년이 흐른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교육 지원에서 공간 지원으로 ―민간 기업이 여성 이슈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는 게 40년 전에는 보기 드문 일이었죠. “당시만 해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자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어요. 서성환 선대 회장님은 일찌감치 이런 문제들에 주목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남편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여성들을 위해 화장품 방문 판매 일자리를 만든 게 대표적이죠.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해 전문직 여성이라는 점을 부각했고, 그 덕에 자녀들은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어요.” ―여성의 자립을 위해 시작한 방문 판매가 결과적으로 기업에 큰 수익을 가져다줬다고 들었어요. “방문 판매 제도는 국내 화장품업계 전체를 성장시켰습니다. 1970년대 중반 오일쇼크 위기 속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이 최고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방문 판매 덕분이었어요. 물론 초반에는 보수적인 인식 때문에 여성 판매원을 모집하는 일도 힘들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