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루트임팩트가 IP1 기금의 ‘2023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IP1 기금은 김강석 블루홀(現 크래프톤) 공동창업자가 총 36억을 출연해 2022년 7월 조성됐다. IP는 Impact Philanthropy의 약자로 비영리 조직의 성장을 통한 사회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기금이다.
기금은 비영리 조직이 자금을 조달하고 집행하는 방식의 구조적 한계에 주목했다.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지속가능한 비영리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IP1 기금이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 방법론을 활용한 이유다. 벤처 필란트로피는 벤처 투자의 기법을 자선에 활용한 방식으로, 사회·환경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담당하는 조직과 사람에 자원을 집중한다.
기금은 특히 비영리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로 지적된 ▲자금 제공자와 비영리 조직 간 힘의 불균형 ▲과도한 간접비 제한 및 행정 업무 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역량 강화를 돕고, 자금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기금은 10곳의 비영리 조직 또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최대 3년간 제약 없는 자금과 맞춤형 성장을 지원한다.
2022년 12월 사단법인 뉴웨이즈가 IP1 기금의 첫 번째 선정 대상이 된 이후 사단법인 비투비, 사단법인 온기,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사단법인 피치마켓이 차례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주식회사 베이크의 ‘베이크 액션 부스터’ 프로젝트가 추가로 선정돼 현재까지 총 6개 조직이 지원받았다.
박혜민 사단법인 뉴웨이즈 대표는 임팩트 리포트 내 인터뷰를 통해 “사용기한도 비교적 제약이 적은 편이라, 정말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에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며 “예산에 맞춰 일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하기 위해, 즉 성과를 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예산을 계획하는 형태로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뉴웨이즈는 젊은 정치인의 성장을 돕는 에이전시로, 지난해 젊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1758명의 새로운 유권자를 발굴했다.
이번 임팩트 리포트에서는 기금·선정 조직 소개와 함께 케이스 스터디도 담겼다. 리포트를 통해 비영리 생태계의 구조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IP1 기금의 접근 방식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선정된 조직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구체적인 성장 지원 내용도 소개된다. 특히 사단법인 온기의 경우 임팩트 관리 체계를 정리하고, 임팩트 지표를 설정한 과정도 알 수 있다. 온기는 온기우편함을 통해 일상에서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발간사를 통해 “루트임팩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려는 임팩트 중시 기부자의 전략적 자선 실천을 돕고자 한다”라며 “이번 임팩트 리포트가 국내 필란트로피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해관계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IP1 기금은 올해까지 추가 4개 조직을 선정해 2027년까지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본 임팩트 리포트는 루트임팩트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