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첼리스트·영화감독…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굿네이버스 드림하이 프로젝트

드림하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수윤양이 지난 10월 인천시 지역아동센터 총연합회 합창 대회에서 첼로 공연을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드림하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수윤양이 지난 10월 인천시 지역아동센터 총연합회 합창 대회에서 첼로 공연을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중학교 2학년 이수윤(14)양은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매일 첼로를 켠다. 하루 3시간. 꿈은 첼리스트다. 작년만 해도 마땅한 목표가 없었다. 그러다 인천 부평구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첼로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씩 꿈을 키워갔다. 처음엔 젓가락행진곡, 유머레스크 같은 기초곡 연주도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입시곡으로 불리는 라데츠키 행진곡, 미뉴에트 사장조 등을 거뜬히 소화한다. 친구들과 함께 바이올린, 첼로 협주회도 연다. 지난 10월엔 인천시 지역 아동 센터 총연합회 합창 대회에서 찬조 공연도 섰다. 곡 선정부터 무대 기획까지 모두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낸 결과다.

수윤양이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건 ‘드림하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드림하이는 아동의 건강한 미래 성장을 위해 진로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글로벌 아동 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2017년부터 진행하는 아동·청소년 진로 지원 사업이다. 프로젝트에는 전국 지역 아동 센터 115곳, 아동 복지 시설 51곳, 학교·스포츠 교육기관 12곳 등이 동참했고, 누적 참여 아동은 5740명에 달한다. 황성은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장은 “과거 문화·예술 수업에서는 예산이 빠듯해 선생님이 자주 바뀌거나 수업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며 “드림하이 프로젝트로 안정적인 지원이 이뤄진 뒤로는 아이들이 꾸준히 악기를 배우고 연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의 학생들이 첼로와 바이올린 합주 수업을 듣고 있다. /굿네이버스
인천 부평구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의 학생들이 첼로와 바이올린 합주 수업을 듣고 있다. /굿네이버스

드림하이 프로젝트는 아동·청소년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탐색 ▲실천 ▲심화 ▲자립 등 네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진로 탐색은 아동·청소년이 꿈을 찾기 위한 진입 단계로, 흥미를 발견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진로 실천과 심화 단계는 흥미 수준에 머무른 활동이 진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굿네이버스는 이 과정에서 아동들이 흥미를 구체적 진로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가를 연계하고, 심화 교육을 진행해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 자립 단계에선 아이들이 꿈을 실현해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굿네이버스는 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판단해 자립에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선발하고, 맞춤형 자립 장학금을 지원해 해당 아동·청소년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역할을 한다.

드림하이를 통해 적성을 찾아 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청소년 사례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전북 무주고 영화 제작 동아리 학생 6명은 영화방송학과, 미디어학과 등 영화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굿네이버스는 드림하이를 통해 3년 이상 해당 동아리 학생들을 지원했다. 학생들은 임혜령, 임의령 등 유명 영화감독의 도움을 받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전북 사랑 영상 공모전, 전북 청소년 영화제 등에 작품을 출품해 수상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세종문화회관과 연계한 오케스트라 전문 교육을 진행했던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에 참여한 청소년 6명도 비올라, 첼로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굿네이버스는 매년 아동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진로 활동 지원 외에도 경제 교육을 만들어 사회복지 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엔 해당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지난해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은 고등학생까지 확대돼 전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또 교육 주제도 세계 화폐, 금융권 직업, 금융 상식 등을 새롭게 개발해 기존 6개에서 8개의 커리큘럼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사회복지 시설 16곳 아동·청소년 200명이 해당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첼리스트·영화감독…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그래픽=김의균

내년에는 고등학생 자립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 교육과 더불어 일대일 멘토링을 신설해 개인의 고민과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또 비대으로 진행됐던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아동·청소년의 경제 고민을 조금 더 가깝게 살필 계획이다.

올해 굿네이버스는 참여 아동의 나이에 맞는 진로 발달 과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진로성숙도검사(STRONG)’를 시행했다. 진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효과성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연도 사업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김한나 굿네이버스 임팩트사업팀장은 “아동·청소년 한 명이 진로를 탐색하고 구체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그 성과를 확인하려면 관련 지원 사업도 긴 호흡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굿네이버스는 드림하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아동·청소년이 꿈을 가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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