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이 1991년 72세에서 2021년 86세로 늘면서 급속히 고령화하고 있지만 노인 빈곤은 더욱 심각해질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조교수가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순위다. 또 고령층의 높은 고용률로 인해 발생하는 노후 준비 부족 문제도 2021년 기준 34.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는 노인’이 가장 많다는 의미다.
논문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생애 후반부의 저임금 문제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은 “경제적 안정을 이룬 뒤 자발적으로 빠른 시기에 은퇴해 여가 생활을 보내는 주요 선진국 고령자와는 달리 우리나라 고령자는 상당수가 생애 후반부 가난한 저임금 근로자로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8세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80만원으로 58세 월평균 근로소득인 311만원에 비해 42%나 적었다. 또 50세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97%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75세엔 27%가 일하고, 월평균 근로소득은 같은 나이 371만원에서 139만원으로 급감했다.
이어 저자들은 노인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 빈곤 문제는 악화할 것이라 진단했다. 지난해 통계청은 ‘장래가구 추계’를 통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7.5%에서 2070년 46.4%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장연 인천대 조교수는 “정부는 고령층이 일자리 정보를 한층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고령자가 오랜 기간 근무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소득의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