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토)

“저시력 장애인에게 빛 돌려준다”… 삼성전자, 보조 기기 ‘릴루미노’ 시범보급

삼성전자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기 ‘릴루미노’를 시범 보급했다.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안경을 활용해 사물 인식률을 높이는 기기다.

삼성전자는 6일 “릴루미노의 사용 적합성 검증을 목적으로 최근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초기 사용자인 송승환 배우 겸 감독에게 총 30여 대의 기기를 무상 시범 보급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왼쪽)이 삼성전자의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기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왼쪽)이 삼성전자의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기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각장애인의 90%는 눈이 전혀 안 보이는 전맹과 달리, 일부 시력이 남아있는 저시력 장애인이다. 릴루미노는 이들이 잔존시력을 활용해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릴루미노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SW)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과 안경 타입 웨어러블 기기인 ‘글래스’로 구성돼 있다. 릴루미노 글래스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이미지가 스마트폰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에서 윤곽선 강조, 확대·축소, 색반전 등 영상처리를 통해 저시력 장애인의 사물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변환된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후 글래스와 USB 케이블로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사용자는 글래스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개선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의 장애 정도나 유형에 따라 맞춤 설정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릴루미노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사용자 안전이 검증됐고 기존 상용제품 대비 성능과 피로도 완화, 사용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릴루미노 착용전·후 이미지 예시. /삼성전자
릴루미노 착용전·후 이미지 예시. /삼성전자

릴루미노는 2016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의 과제로 채택돼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과제를 맡은 조정훈 연구원은 “시각장애인의 92%가 여가활동 1순위로 TV 시청을 꼽을 정도로 TV 의존도가 높지만, 실제 시청 접근은 어렵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삼성리서치에서 ▲안전성과 사용성 ▲품질 확보를 위한 글래스의 전파 인증 ▲임상시험 ▲SW 검증 ▲신뢰성 시험과 사용자 평가 등 기술 고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더 작고 가벼운 릴루미노 글래스 개발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추가 기능도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장애인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원 확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승환 감독은 “어렴풋이 형체만 보이던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를 알아보기가 어려웠는데, 릴루미노를 사용하면 배우의 얼굴과 표정을 느낄 수 있어 연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옥동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장은 “시각장애인들이 릴루미노를 착용하고 또렷하게 글씨를 보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이번 보급 사업으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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