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지구온난화로 빙하호수 급증… 전 세계 1500만명 홍수 위기”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고산지대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 인구 1500여만 명이 홍수 위험에 직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톰 R.로빈슨 교수와 영국 뉴캐슬대 캐럴라인 테일러 교수팀은 7일(현지 시각)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파키스탄·페루·중국 등 4개국 국민이 특히 ‘빙하호수 붕괴 홍수(GLOF·Glacial Lake Outburst Flood)’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GLOF는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진 호수의 저수량이 점점 늘어나고, 결국 둑이 터져 홍수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의 산타 크루스주(州)에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일부인 얼음 터널이 붕괴하고 있다. 붕괴된 얼음 조각들은 아르헨티노 호수속으로 떨어졌다. /조선DB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의 산타 크루스주(州)에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일부인 얼음 터널이 붕괴하고 있다. 붕괴된 얼음 조각들은 아르헨티노 호수 속으로 떨어졌다. /조선DB

연구팀은 2020년 기준 빙하호수가 있는 세계 30개국 1089개 분지와 빙하호수 상태, 주민 거주 정보 등을 종합해 GLOF 홍수 발생 위험과 피해를 볼 수 있는 주민 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GLOF 발생 위험이 가장 큰 지역은 아시아 고산지대인 인도, 파키스탄, 중국과 남미 안데스산맥 주변인 페루, 볼리비아 등이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전체 인구 9000여만 명 중 약 17%(1500만명)는 GLOF의 직접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히말라야 고산지대와 안데스산맥 등에 빙하호수가 생겨나고 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빙하호수의 수가 1990년 이후 53% 급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빙하호수 면적과 저수량은 각각 51%, 48% 증가했다. 저수량이 늘면서 호수 둑이 무너지면 홍수로 인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뿐더러 기반시설, 농지 등 재산 손해도 입을 수 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계속 녹아 현재의 빙하호수는 더 커지고, 새 빙하호수가 생기면 각 지역의 GLOF 위험도 변할 것”이라며 “홍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지역들이 많기 때문에 사전에 극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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