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6일(목)
英 싱크탱크 “유럽 석탄발전 재가동, 기후 영향 미미”… 한국 탈석탄 방향은

유럽 국가들이 석탄발전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 없이 탈석탄 논의를 더 빠르게 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럽의 이번 결정이 2030년 탈석탄 기조를 파기한 것은 아니며, 석탄발전 확대가 기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유럽과 달리 탈석탄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18일 영국 기후에너지 씽크탱크 엠버(EMBER)가 최근 EU의 석탄발전 가동 확대가 기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전달하며 이 같이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 제공
/석탄을 넘어서 제공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천연가스 공급이 축소되자 석탄발전을 일시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석탄발전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탈탄소, 친재생에너지 행보가 중단되고 다시 화석연료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나라도 탈석탄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유럽의 사례가 인용되기도 했다.

엠버는 유럽의 석탄발전 재가동이 장기적인 탄소중립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추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될 것인지 분석했다. 유럽 국가들은 가동을 중단했던 석탄화력발전소 14GW(기가와트)를 예비 전력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는 EU 전체 발전량의 1.5% 수준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8GW는 독일에서 승인됐다. 2023년까지 65% 가동률로 발전할 경우 최대 60TWh(테라와트시)가 생산된다. 유럽 전역에서 일주일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보고서는 이 정도 규모의 추가 석탄발전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버 분석에 따르면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3년까지 3000만t(톤) 증가할 수 있다. 2021년 EU 총 배출량의 1.3%, 전력 부문 배출량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석탄을 넘어서는 논평을 통해 유럽이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것을 근거로 한국도 탈석탄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EU가 2030년까지 탈석탄을 달성하고 과감히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큰 그림은 그대로이며, 엠버의 이번 분석에서도 EU의 기후 기조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EU가 추가로 내놓은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5월 유럽 위원회는 ‘리파워EU(REPowerEU)’ 계획을 발표했다. 석탄발전을 추가하는 대신 가스발전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유럽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9%에 달한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유럽이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석탄발전소를 더 오래, 많이 사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며 “독일의 경우 추가로 가동하는 석탄발전소는 4GW 규모이며 가동 총량은 10GW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용량이 35GW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배여진 기후솔루션 캠페이너는 “석탄발전을 재가동하는 유럽 국가들은 이미 탈석탄을 이뤘거나,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폐쇄할 계획을 세운 국가가 상당수”라며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재생에너지로 어떻게 전환할지 구체적인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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