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4일(일)
‘진짜 영웅’은 우리 곁에 있다

신한금융그룹 희망영웅상

사회 곳곳에서 선행 펼치는 영웅들
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이 발굴
신한금융지주·굿네이버스 등 심사

지난 2월 8일 충남 홍성의료원의 최정훈(59)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56)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긴급수술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가 출산이 임박해 병원에 실려왔기 때문이다. 산모 A씨는 30곳 넘는 의료기관에 문의했으나 분만 가능한 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산통을 겪으며 구급차에서 반나절 넘게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배 속의 아기는 태변을 많이 배설한 상태였고 계속 방치했다가는 사산될 위험도 있었다. 두 의사와 의료진 10여 명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기와 산모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최정훈·진병로 과장은 신한금융그룹이 수여하는 제40차 희망영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6일 홍성의료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정훈 과장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이렇게 과한 칭찬을 받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수술방 안에서 감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것보다 두 생명을 살리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6일 충남 홍성의료원에서 ‘제40차 희망영웅상 시상식’이 열렸다. 최정훈(왼쪽에서 셋째)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넷째)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의 응급 분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 굿네이버스 제공
지난 6일 충남 홍성의료원에서 ‘제40차 희망영웅상 시상식’이 열렸다. 최정훈(왼쪽에서 셋째)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넷째)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의 응급 분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 굿네이버스 제공

위기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사람들의 용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굿네이버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희망영웅’을 찾아 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6명의 개인과 1개 단체가 희망영웅상을 받았다. 지급된 포상은 누적 2억3000만원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대해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통해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물리적 위기 상황에서는 선한 이웃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현장에서 헌신하는 이들의 선행을 널리 알림으로써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영웅 모습

영웅으로 선정된 이들은 교사, 가게 주인, 택시 기사 등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이다. 2019년 경남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재직 중이던 하경민(38)씨는 휴일에 집에서 쉬던 중 아내에게 아파트 옆 동 11층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씨는 바로 불이 난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계단을 뛰어오르면서 각 층 집 문을 일일이 발로 차며 “불이야!”라고 힘껏 소리쳤다. 11층에 도착한 하씨는 화상을 입고 주저앉아 있던 주민을 업고 내려왔다. 덕분에 주민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하씨는 “병상에 계신 아버님께서 어릴 때부터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가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자주 말씀하셨다”며 “포상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여수 소호항 인근에서 낚시 가게를 운영하는 김진운(44)씨도 2020년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조해 18차 희망영웅으로 선정됐다. 김씨는 출항 준비를 하러 낚싯배로 가다가 1t(톤) 화물 트럭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량을 피하려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김씨는 망설이지 않고 바다에 뛰어들었고, 20분간 사투 끝에 탑승자였던 여성 두 명을 구조했다.

최연소 희망영웅 수상자는 초등학생 강나현양이다. 강양은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지난해 여름 경북 울진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깊은 계곡에 빠진 초등학교 2학년과 일곱 살 아이를 발견했다. 강양은 주저하지 않고 접근해 아이들이 얕은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물에 빠졌던 아이들의 엄마가 강양의 선행을 울진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올해 희망영웅에 선정된 이발사 박영관(66)씨는 근처에 이발소가 없는 산간 오지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1988년부터 미용 봉사를 해왔다. 박씨는 “덥수룩했던 어르신들 머리가 깔끔해진 걸 보면 내 기분이 좋아서 봉사를 한 건데, 영웅이라는 칭호까지 들으니까 날아갈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남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피싱 등 금융 범죄 막아낸 시민도 영웅으로 선발

희망영웅상 시상 초기에는 ‘위급성’에 초점을 맞춰 영웅을 발굴했다. 주로 화재, 물놀이 사고, 심정지 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한 현장의 영웅에게 포상했다. 최근에는 경찰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보이스 피싱 피의자를 찾아낸 검거 유공자 9명을 희망영웅으로 선발했다. 청각장애인 피해자 171명에게 10억원 상당을 편취한 피의자를 검거한 임동현 서울구로서 수사과 경사, 필리핀에서 ‘김미영 팀장’을 사칭한 전화 금융 사기 범죄조직 총책을 검거한 장정수 경찰청 인터폴 국제공조과 경감 등이 주인공이다. 이 밖에 고액의 현금을 무통장 송금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즉시 신고해 피해를 예방한 청원경찰, 택시에 탑승한 승객의 통화 내용을 듣고 전화 금융 사기 범행을 의심해 신고한 택시 기사 등 기지를 발휘한 시민도 영웅으로 선발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면 가정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막은 이들을 희망영웅으로 예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선행을 펼쳐온 이들도 희망영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40년 동안 꾸준히 헌혈해 온 진성협(59)씨가 39차 수상자로 선정됐다. 진씨는 고등학생이던 1981년 재생불량성 악성빈혈을 앓는 친구를 위해 헌혈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700회 이상 헌혈을 했다.

희망영웅상 수상자는 외부 추천을 받거나 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 사무국이 직접 발굴한다. 언론 보도를 참조하기도 한다. 타당성 검증이 필요할 경우 복지 분야 전문가와 신한금융지주회사, 굿네이버스 사업 담당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심사를 거친다. 포상금은 상황의 위급성과 헌신도, 활동의 지속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개인 최대 500만원, 단체 2000만원을 지급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불길을 뚫고 아이를 구한 영웅, 꺼져가는 생명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영웅 등 위기에 처한 이웃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에 희망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신한금융그룹이 우리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