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수)
[사회혁신발언대] 청년과 농촌, 생명의 순환 고리를 잇다
임성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정책팀장
임성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정책팀장

언제부터인가 농촌이라는 단어와 청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농촌은 식물과 동물을 키워내는 일을 하는 곳이자 풍요로운 삶의 보금자리로서 생명력이 가득한 장소이다. 청년은 몸과 마음이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의 사람으로 절정에 달한 생명력을 품은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어 공통점이 많은 두 단어인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농촌과 청년이 가까이 있는 광경이 오히려 낯설다.

이러한 가운데 농촌으로 들어오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5년간 약 1만3000명의 사람이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산촌과 어촌을 포함해서)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렇게 농촌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수는 2019년까지 약 46만3000 명에 이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약 50%가 40세 미만이라는 것이다. 인구감소로 농촌 소멸의 우려가 종종 거론되는 상황에서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이 늘어나는 것은 그 자체로도 긍정적인 느낌이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가 나타났기 때문에 만족하고 말 것인가?

우리의 청년들이 농촌에서 온몸으로 부딪혀 가며 일궈낸 삶의 양식은 기성세대가 농촌에서 삶을 생각할 때 막연히 떠올리는 모습과 다른 부분이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농촌으로 간 30대 이하 청년층의 수는 2019년 기준으로 약 22만4000명이다. 이들 중 약 8만2000명은 동반 가족이고, 나머지 약 14만2000명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촌에서 살며 일을 하는 청년의 숫자가 약 14만2000명인 셈인데, 이들 중 농업 종사는 0.9%, 어업 종사는 0.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청년도 있지만, 가게를 열거나 농촌 활동을 하거나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예술에 종사하기도 한다. 농촌으로 이주한 청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농림어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청년이 농촌과 산촌 그리고 어촌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주거와 일자리 기반을 튼튼히 정착시킬 수 있도록 지원의 틀을 넓혀야 한다.

청년들이 농촌에서 새로 정착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은 때로는 안타까운 심정이 들 정도로 대견하다. 연고 없이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는 녹록지 않다. 농촌에서 가게를 여는 경우에도 기존 농촌 사회의 관계에 포함되기 위해 세대 차이와 문화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청년만의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기존 주민들도 함께 양보하면서 다가가야 해서 더욱 어렵다. 낯선 농촌에서의 주거와 더불어, 태어날 아이의 교육이나 문화 및 의료와 복지, 그리고 또래 세대와의 어울림 부족으로 인한 외로움 등을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청년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농촌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 굳건히 뿌리 내리고 있다. 그리고 농촌을 새로운 일이 시작되고 새로운 문화가 싹 틔우는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청년 본인의 노력이 가장 크다. 그리고 이를 위한 사회적 도움도 무시할 수는 없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를 위시한 정부부처가 청년세대 농림어업 정착과 농산어촌 거주 지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농어가 경영승계 지원이나 농지거래 활성화 및 창농어 준비과정 지원과 같이 기존 농림어업에 대한 정착 지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농림어업 외에도 농산어촌의 다양한 청년 일자리를 위한 프로그램과 관련 교육 기회 제공 및 지역청년중심조직 활성화와 공동체 교류 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농촌 청년에 대한 정책이 지역의 인구유입과 농업인 확보를 위한 관점에서 추진되었다면, 현재는 청년과 지역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한다. 청년 스스로 역할을 찾아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맞는 일을 하면서 지역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도 많다. 농촌 청년들을 위한 정부 사업들이 각 부처 개별적으로 추진되어 연계성이 부족하고 통합적 지원이 어려운 부분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오늘날 우리 청년들은 건강하고 삶의 활력에 대한 열망으로 자신의 삶을 온전하고 아름답게 피워낼 공간으로 농촌을 선택하고 있다. 청년들이 서로 도와가며 식물과 동물을 키워내고 그러면서 자신도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저절로 자라난 것처럼 보이는 아름드리나무도 튼튼하게 자라나기까지 많은 돌봄이 있었다. 우리의 청년들이 농촌 마을의 울창한 숲처럼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로부터 더 많은 따스한 손길이 닿게 되었으면 한다.

임성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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