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기후변화, 인류 건강에 악영향”… 국제 200여 의학학술지 첫 공동 성명

전 세계 233개 보건의학 학술지가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위협을 경고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의학저널(BMJ),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랜싯 등 국제학술지는 6일(현지 시각) “지구 온도 상승과 생물 다양성 파괴는 인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며 전 세계 지도자가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각국 정부와 금융 기관, 기업들이 2050년 탄소제로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성명문은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대책을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발표됐다. BMJ는 “이렇게 대규모로 성명문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 200개 넘는 보건의학 학술지가 6일(현지 시각)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위협을 경고하는 대규모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의 열 질환 관련 사망률은 50% 이상 증가했다. 기온 상승은 탈수, 신장 기능 상실, 피부 악성 종양, 알레르기, 임신 합병증을 야기했다. 열대성 감염률과 심혈관·폐질환 사망률도 높였으며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어린이, 노인, 소수민족,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주요 작물의 수확량도 줄었다. 1981년 이후 주요 작물 수확량은 1.8~5.6% 감소했다. 성명서는 “극단적인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토양 고갈은 영양실조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성명서는 국제적 형평성을 강조하며 부유한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환경 위기는 일찍이 산업화를 이룬 선진국에 더 큰 책임이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 국가가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 국가의 불안한 식량 안보, 동물 매개 질환의 확산, 분쟁 등은 결국 모든 국가와 지역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자들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경제 시스템과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 시스템, 식품의 생산과 유통, 금융 투자 방식과 보건 시스템을 재설계할 것을 촉구하며 “이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대기오염 감소, 신체활동 증가, 주거 및 식생활 개선 등으로 인한 사회적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오나 고들리 BMJ 편집장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해 자연이 지속적으로 파괴되도록 허용하면, 그다음 위기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며 “2021년은 전 세계가 방향성을 바꾸는 해가 돼야 한다. 이는 인류의 건강이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에릭 루빈 뉴잉글랜드의학저널 편집장은 “환경과 건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후변화는 건강과 의료서비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성명서 저자들은) 의사이자 공공의료 전문가로서 새로운 의료 요구를 예측하고 기후위기의 원인을 제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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