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마다가스카르 40년 만에 기록적 가뭄으로 전례 없는 기근 겪어”

마다가스카르 남부의 한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앉아 있다. /WFP 제공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기후변화에 의해 발생한 기록적 가뭄으로 심각한 기근을 겪고 있다. 이번 기근으로 영양실조를 겪는 5세 미만 영유아가 5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2019년부터 마다가스카르가 겪고 있는 가뭄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크리스 펑크 기후위험센터(Climate Hazards Center) 소장은 “마다가스카르의 가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이상 기후로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가속화로 가뭄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다가스카르를 강타한 이번 가뭄은 198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가뭄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수량은 평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가뭄은 농작물 수확에 큰 영향을 줘 마다가스카르의 기근을 야기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전체 인구 2500여 만명 중 약 7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가뭄으로 마다가스카르의 5세 미만 영유아 최소 5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WFP가 지난 5월 집계한 18만 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또 WFP는 현재 약 3만명이 유엔에서 정한 ‘식량안보 인도주의 단계 통합분류(IPC)’의 가장 심각한 단계인 ‘기근과 인도주의적 재해’에 처한 것으로 추산했다. WFP는 “기후변화가 야기한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면서 마다가스카르 주민들은 곤충이나 선인장 잎을 먹으며 연명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마다가스카르 구호단체 ‘시드(Seed)’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현지 시장 물가가 3년 전보다 3~4배 가까이 상승했다. 시드는 “식량을 구매할 돈을 구하기 위해 땅을 팔고 있고,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밭에서 잠을 자는 농민들도 많다”고 했다.

WFP는 마다가스카르의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셸리 타크랄 WFP 대변인은 “마다가스카르는 현재 전례 없는 기근을 겪고 있다”며 “이들이 일으키지 않은 기후 변화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국제적인 지원과 원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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