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사회복지 이끄는 공익법인 리더… 그들의 리더십 파워는 어디까지

[국내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 대해부] (3·끝) 리더십 분석

7곳 대표 평균 근속 15년 넘어
20년 넘게 단체와 성장하기도
이사진 임기·연임 규정 제각각…
리더십 분배하는 25인 이사회도

대한민국의 사회복지를 이끄는 공익법인 리더들은 누구일까.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은 지난 3개월간, 모금액 기준 상위 100대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이사회 관련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1차로 ‘직군 분석’, 2차로 ‘연령 및 성별 분석’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100대 공익법인 중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는 기타 법인을 대상으로, 리더십 분석을 실시했다. 우선 ①국세청에 의무 공시된 이사회 정보 확인(2014년 결산 기준) ②해당 법인 대상 개별 확인 요청 ③법인 홈페이지에 공시된 이사회 업데이트 정보 확인(2016년 6월 기준) ④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사이트(www.iros.go.kr) 법인 정보 열람 등 4차례에 걸쳐 팩트를 체크했다. 분석 기준은 미국 사회를 이끄는 비영리단체 12곳을 4년 동안 심층 분석한 책 ‘선을 위한 힘'(제7장 리더십 부분)을 참고했다. 취재에 응답한 공익법인은 총 19곳이다.

◇단체의 성장과 궤를 함께한 공익법인 리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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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중에서는 긴 시간 단체에서 활동한 ‘성장의 주역’들이 돋보였다. 가장 오랫동안 단체에서 활동한 지도자는 정형석(59)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로 1993년부터 장애인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인물이다. 서정인(53) 한국컴패션 대표도 2003년 한국컴패션을 설립했으며, 백경학(53)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도 2005년 푸르메재단을 설립한 창업자이자 리더다. 사무국 직원에서 시작해 리더까지 오른 인물들도 있었다. 지난 7월 취임한 양진옥 굿네이버스(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2곳) 신임 회장은 1995년 공채1기로 입사해 사무총장을 거쳐 21년 만에 리더에 올랐다. 박두준(52) 아이들과미래 상임이사도 2004년에 입사해 사무국장, 사무총장을 거쳐 2012년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김노보(71)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30년간 기업에서 일하다, 2004년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한 후 2012년에 상임이사가 됐다. 7곳의 대표자 근속 연수는 평균 15년이 넘는다(책 ‘선을 위한 힘’에 따르면 미국의 일반적 비영리단체 대표 평균 임기는 4년인 반면,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의 지도자는 평균 20년 동안 단체 대표로 활동했다).

한편, 상임이사, 상임대표, 회장, 사무총장 등 법인마다 명칭은 달랐지만, 이사회에 1인 이상 사무국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9곳 중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만 사무국을 대표하는 이제훈(76) 회장의 이름을 법인 이사회에서 찾을 수 없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측은 “재단 이사회는 전원 무보수 명예직이며, 재단 사무국 인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측은 “2014년 상임이사가 임기 만료된 이후로 선출하지 않아 상임이사직이 현재 공석”이라고 밝혔다.

◇이사장 임기는 3년, 연임 조항에 따라 리더십 파워는 달라

공익 법인들의 이사장 임기는 3년(홈플러스 이파란재단 2년)이었지만, 연임 조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1회 연임이 가능한 법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기아대책, 세이브더칠드런, 대한적십자사), 2차례 연임이 가능한 법인(월드비전, 한국해비타트), 3차례 연임이 가능한 곳(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이었다. 굿네이버스, 한국컴패션, 밀알복지재단, 구세군, 아이들과미래, 홈플러스 이파란재단은 연임 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았고, 푸르메재단과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연임 관련 규정이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분석 대상 법인 이사 중 오랜 기간 활동한 대표적 인물은 손봉호(78) 서울대 명예교수로, 창립 시기부터 23년 동안 밀알복지재단과 궤를 같이했다. 영화배우 안성기(64)씨도 1994년부터 22년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친선대사 겸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창식(71) 전(前) 푸르덴셜 부회장이자 현(現)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회장도 2002년부터 14년 동안 한국해비타트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직 안팎으로 리더십 분배하는 비영리단체들

이사회 수는 평균 11명으로, 전국재해구호협회(25명)가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19명), 월드비전(18명) 순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법인에서 이사회 외에 별도 위원회를 설치해, 의사결정 과정에 전문성을 더하고 있었다. 월드비전 측은 “이사회 발전, 사업 발전, 자원 개발, 감사 등 네 소위원회를 구성해 정기 이사회 전에 분과별로 이사회 안건을 논의한 후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밀알복지재단도 장애인복지위원회, 지역사회복지위원회, 국제개발협력위원회, 특수교육위원회, 굿윌위원회 등 여덟 위원회가 핵심 쟁점을 연구 검토한 뒤 이사회 보고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측도 “주요 경영 사안의 의사결정에서 각종 위원회와 협의체를 통해 집행부와 이사회 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리더십을 분배하는 기관은 대한적십자사로,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에 의거해 전국대의원총회, 중앙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세 의사결정 기관을 둔다. 또한 총재는 중앙위원회가 선출해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 임명하는데, 중앙위원회에는 기획재정·통일·외교·국방·보건복지부 등 국무위원 8명이 참여한다. 전국대의원총회는 대통령이 위촉하는 8명, 국회에서 위촉하는 12명, 지자체장이 위촉하는 2명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적십자사 총재는 김성주(60) 성주그룹 대표이사다.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 = 정유진·김경하·주선영·권보람·강미애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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