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부터 모집…사업계획 넘어 그동안의 성과·팀·역량 함께 살펴
CTR그룹의 기업 필란트로피 기금 ‘신라상회기금’이 2기부터 개별 사업계획을 넘어 조직이 축적해 온 성과와 팀 역량까지 함께 살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오는 8월 31일부터 공모를 시작하며, 선정 조직에는 연간 최소 2000만 원을 지원한다. 성과와 조직 역량이 확인되면 최대 3년까지 지원을 이어갈 수 있다. 올해 총 지원 규모는 4억 원이다.
이번 공모는 비영리·사회혁신 조직의 미션과 사업, 성과, 팀, 재정 등의 정보를 구조화하는 필란트로피 테크 기업 Giboo(기부닷컴)와 함께 운영한다. 특정 사회문제나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비영리단체와 사회혁신 조직 등을 대상으로 하며, 향후 총지원 규모를 6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사업계획서만으론 안 보인다…성과·팀·재정까지 함께 평가
신라상회기금의 2기 지원 방식은 한 번의 사업계획서만으로는 조직이 축적해온 성과와 실행 역량을 충분히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비영리 지원사업은 대개 앞으로 어떤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사업을 운영할지 등 미래 계획을 중심으로 묻는다. 반면 조직이 지금까지 어떤 문제를 꾸준히 다뤄왔고 실제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이를 어떤 사람과 팀이 이끌어왔는지는 여러 사업과 보고서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2기에서는 ▲조직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와 미션 ▲지금까지 만들어온 성과 ▲대표자와 팀의 경험·역량 ▲재무 투명성과 건전성 ▲향후 계획과 실행 가능성 ▲지원을 통해 추가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지원 여부와 규모를 판단한다. 조직에 더 많은 것을 증명하도록 하기보다, 사업계획서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험과 축적된 성과를 함께 보기 위한 방식이다.
지원금도 특정 프로젝트 사업비에 한정하지 않는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 조직에 필요한 영역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세부 지출을 지나치게 통제하기보다 계획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신뢰 기반의 지원을 지향한다. 지원 규모 역시 신청 조직이 먼저 필요한 금액을 정해 경쟁하기보다 재정 규모와 실행 역량, 기존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바탕으로 실제 감당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심사 과정에서 판단한다.
강상우 CTR그룹 부회장은 “좋은 의도를 가진 사업을 많이 지원하는 것보다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조직을 발견하고,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마를 지원했는지보다 이 자원을 통해 무엇이 추가로 가능해졌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1기 운영 경험도 반영됐다. 정향모 CTR홀딩스 본부장은 “계획한 활동의 완료 여부만으로는 조직이 실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충분히 알기 어려웠다”며 “결국 성과를 만드는 것은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이를 실행하는 사람과 팀, 조직의 역량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2기에서는 계획과 집행 확인을 넘어 조직 전체를 이해하고 실제 만들어지는 변화를 함께 확인하고 학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선정 이후에도 성과관리는 이어진다. CTR과 Giboo 운영팀은 각 조직과 주요 목표와 성과지표를 구체화하고 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성과와 마일스톤을 기록한다. 현장 상황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학습이 생기면 처음 설정한 핵심성과지표(KPI)도 조직과 함께 조정할 수 있다. 1대1 임팩트 측정 지원과 역량 강화 워크숍, 전문가·파트너 연결, 기수 간 네트워킹과 공동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 한 번 정리한 정보, 다음 공모에서도 활용
신청 조직은 Giboo에서 조직의 미션과 주요 사업, 팀, 재정, 외부 지원 이력, 향후 계획을 정리하고 지금까지의 성과는 임팩트 트래커(Impact Tracker)를 활용해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조직 프로필과 사업·성과 정보는 이번 공모가 끝난 뒤에도 축적돼 이후 Giboo에서 진행하는 다른 기금 신청에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조직이 원하는 경우 일부 정보를 공개 프로필로 전환해 재단·기업·정부 등 다른 지원기관과 파트너에게 활동과 성과를 보여주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공개 여부와 범위는 조직이 직접 선택한다.
신라상회기금과 Giboo는 공모 참여가 또 하나의 일회성 행정 업무로 끝나는 대신 조직이 그동안 해온 일을 정리하고, 이를 다음 지원 기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지은 Giboo 대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조직이 부족하다기보다, 어떤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해왔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는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지원사업이 매번 새로운 계획만 묻는 구조에서는 조직이 이미 만들어온 변화와 실행 경험이 충분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변화와 역량이 한 번의 공모 이후에도 남아 다음 기회에서 다시 보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신라상회기금 2기 공모는 8월 31일부터 10월 16일까지 진행된다. 비영리법인, 사단·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비영리 임의단체 및 공익활동 조직 등이 지원할 수 있으며, 조직의 규모와 성장 단계, 활동 지역과 사회문제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