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 ‘잘피 식재 연구’ 결과 발표
생물다양성 2~3배 증가…감성돔·꽃게 서식 확인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한국수산자원공단 남해본부와 함께 진행한 ‘잘피 식재 사업 생물종다양성 연구’ 결과, 잘피숲 조성이 해양 생태계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 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를 제공하는 잘피숲이 바다의 생태 환경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재단과 한국수산자원공단은 2023년부터 신한투자증권과 롯데칠성음료의 사회공헌 기금으로 통영과 태안에 총 3만 주의 잘피를 이식했다. 그 결과, 통영 선촌마을 해양보호구역에서는 1년 만에 서식 면적이 548㎡ 증가했고, 태안 의항리 지역에서도 서식지 안정화와 함께 생태 환경이 개선됐다.
특히 통영 지역의 경우, 잘피 서식밀도가 52개체/㎡에서 111개체/㎡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영생물 출현 종수는 5종에서 12종으로 2.4배, 대형저서동물 개체수는 518개체/㎡에서 1,625개체/㎡로 3.1배 늘어나는 등 생물 다양성 회복 효과가 뚜렷했다. 연구진은 “감성돔, 학공치, 뿔복 등 다양한 어류와 점박이꽃게, 청색꽃게 같은 절지동물이 새롭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잘피는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블루카본(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역할을 하는 잘피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도 인정한 자연 탄소흡수원이다. 탄소 저장 능력이 열대우림보다 최대 5배 높은 것으로 평가되며,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생태계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잘피는 바다의 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 현상을 완화하고,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잘피에서 떨어져 나온 잎이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을 응집해 해안으로 밀어내면서 연안 생태계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잘피 서식지 복원은 탄소흡수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회복, 해양 생태계 조절 능력 향상, 재해방지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잘피를 비롯한 블루카본 서식지 보전과 복원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잘피를 통한 탄소흡수원 확대뿐 아니라 해양 폐기물 수거·처리도 지원해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