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투쟁기
특유의 향과 식감으로 사랑받는 깻잎은 한국에서만 소비된다. 깻잎은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하고 단위 면적당 소득이 높아 농장주들이 선호하는 작물이다. 하지만 깻잎밭 앞에서 고개를 떨구는 이도 있다.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들은 하루 11시간씩 깻잎 1만5000장을 딴다. 숙식은 밭 한가운데 검정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해결한다. 몇 달 치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2020년 기준 임금체불을 당한 이주노동자는 3만2000명에 달했다. 연구활동가 우춘희는 우리 밥상을 책임지는 농업 이주노동자들의 삶으로 뛰어들었다. 1500일간의 관찰기는 이주노동자들의 참혹한 노동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가난한 국가에서 태어나 코리안드림을 품고 한국으로 온 노동자들이 마주한 현실은 잔인했다. 그리고 한국 사회는 이들의 고통에 무감했다.
우춘희 지음, 교양인, 1만6000원, 250쪽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
패션모델, 언론인, 농부, 공직자… 직업도, 인종도,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른 60명의 여성이 ‘기후위기 대응’을 목표로 모였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논의와 주체 구성에서 여성이 과소 대표되었다고 지적한다.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젠더 기반 폭력을 증가시켜 여성들에게 더 위협적이다. 이 책은 당위성을 넘어 전문적 역량을 발휘하는 여성들이 제시하는 탄소 배출 감축 방안부터 생태계 보호·복원, 평등한 사회시스템 구축 해법을 엮었다. 여성 60인은 인류에 매세지를 던진다. “모든 것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러나 나머지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캐서린 K.윌킨슨 엮음, 김현우 외 4명 옮김, 나름북스, 2만2000원, 596쪽
퍼포스 경영
기업의 브랜딩 과정에서 ESG 경영은 이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노동과 소비의 중심이 된 2030세대는 기업의 가치관과 퍼포스(purpose), 즉 기업의 목적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업의 미래 경영 전략은 이윤 극대화를 넘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지 등을 공개하는 것이다. 저자는 나이키·네슬레·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기업의 ESG 경영 사례를 제시하며 기업이 설정하는 목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공한다. 기업의 생존 여부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우리 회사의 존재 의의는 무엇입니까?’
이형종 지음, 시크릿하우스, 2만2000원, 454쪽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