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청년단체 10곳이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작성해 탄소중립위원회에 전달했다. 지난달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보다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10년 앞당겨 한국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1일 빅웨이브, 대학생기후행동 등 청년단체 10곳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기반해 한국에 허용된 탄소예산을 바탕으로 기후중립 시나리오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가 ‘탄소중립’이 아닌 ‘기후중립’이라고 이름 붙인 건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지구 생태계 보전과 회복탄력성 증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18년 대비 61%가량 감축하고, 2040년까지 97%를 감축해야 한다. 2040년 순배출량은 ‘0’을 목표로 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부문별 정책 수단도 제시했다.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는 정부 시나리오와 달리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2035년까지는 LNG를 포함한 모든 화석연료 발전소를 중단해 탈탄소를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산업 부문에서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등으로 대체하고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8% 이상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수송 부문에서는 도보, 자전거 등 도심 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2040년 내연기관차 운행 금지 정책 도입을 제안했다. 이 밖에 플라스틱세 도입, 신축 건물 대상으로 한 제로에너지건축(ZEB) 의무화, 열 회수장치 도입, 저탄소 농업, 채식 기반 사회 인프라 구축, 농업부산물·가축분뇨 바이오에너지화 등의 탈탄소 방안도 제시됐다.
온실가스 흡수원으로는 정부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CCUS(탄소포집 저장·활용) 기술 대신 산림과 토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건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엄격하게 만들고 주요 흡수원인 산림, 초지, 습지, 연안 등 흡수원 토지의 개발 허가 기준도 강화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청년단체 10곳은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단체와 개인의 서명을 받아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대안 시나리오로 만들어 나간다는 입장이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는 “기후위기가 가져올 피해와 비용은 결국 ‘내일의 나’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