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가장 역사가 깊고 명망 있는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국제 교육사업의 상징이다. 1945년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상원의원이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 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제안한 교환교육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지금은 미 국무부 산하 풀브라이트 재단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인재들을 선발하여 미국 유학을 지원하고 있으며, 선발되면 왕복항공료와 미국 유학기간 2년 동안의 학비와 기숙사비를 포함한 연간 4만달러의 장학금을 받게 된다. 현재 풀브라이트 장학생들은 세계 각지에서 정부, 학계, 산업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퓰리처상 수상자만 88명, 노벨상 수상자는 60명을 배출했다. 국내에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현재 전 국무총리, 김승수 전 국무총리 등이 풀브라이트 장학생 출신이다. 덕분에 미국이 실행한 대외정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장학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학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중심으로 미래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 환경, 사회혁신 분야의 리더 육성에 집중하거나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인재들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코 청암재단은 ‘포스코아시아펠로십’을 통해 아시아 국가 대학생의 한국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10개국 16개 지정대학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사업이다.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은 기초과학 분야 포스닥(박사후연구원) 예정자를 지원하는 포스닥 펠로십과 매년 20여명의 임용 36개월 내 국내 대학 신진교수 또는 1년 내 임용예정인 연구자를 지원하는 신진교수 펠로십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매년 60여명의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으로 유학하는 전 분야의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글로벌 희망장학’ 사업과 매년 170여명의 고등학교 졸업 예정인 꿈 장학생 중 대학진학 확정자를 지원하는 ‘대학 희망장학’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국내외 대학·대학원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해외 유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진학준비 1년간 학습지원비와 해외대학 진학 시 등록금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양학과 정보통신분야 국내 대학원 석박사 재학 중인 자를 지원하는 ‘동양학·정보통신 장학’, 국내 대학 2~3학년 재학 중인 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학특별장학’, 동양학 전공하는 2~3학년 재학 중인 자를 지원하는 ‘한학연수장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국내외 의생명과학분야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지원한다. 또 4년제 대학 전 분야의 2~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산학협력 장학’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장학사업의 특징은 미래 인재에 대한 장기적 투자다. 현대차정몽구재단 또한 올해부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미래 세대 인재육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통해 지난 25일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 5년 계획’을 발표하며 새로운 미래 인재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은 국가 성장의 기반이 되는 미래인재 육성 플랫폼으로, 향후 5년간 ▲글로벌 ▲미래산업 ▲국제협력 ▲사회혁신 ▲문화예술 등 5개 분야 1100명의 미래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인 ‘현대차 정몽구 글로벌 스칼러십’은 아세안 8개국의 우수 석박사 325명을 한국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한양대, KDI 등 6곳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선발된 인원에게는 졸업 시까지 등록금 전액, 매달 100만원의 학습지원비, 정착지원금 250만원, 졸업격려금 100만원을 지원한다. 두 번째로 미래산업 인재 장학사업인 ‘온드림 미래산업 장학금’은 지능정보기술, 바이오헬스, 에너지 신산업 등 미래산업 분야 대학(원)생 275명을 선발한다.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 매달 30만원의 학습지원비, 국제 학술대회 논문게재 및 학술대회 참가 시 지원금뿐 아니라 기존의 정몽구 장학생이 해외 100위권 우수 대학 진학 시 학기당 최대 500만원의 장학금을 최장 5년까지 지원한다. 세 번째로 문화예술 미래 인재 장학사업인 ‘온드림 문화예술 장학금’은 클래식, 무용, 국악 분야에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문화예술 분야 리더 200명을 육성한다. 대학생은 등록금, 매달 30만원의 학습지원비와 해외 우수 대학 진학 시 장학금을 지급하며, 중·고등학생은 학기당 400만원의 학습지원비를 지원한다. 특히 국제 콩쿠르 입사 시 추가 장학금을 지원한다. 네 번째로 ‘온드림 글로벌 아카데미’는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과 협력해 국제협력 분야 리더 150명을 양성한다. 선발한 인원은 1년간 국제관계 교육과 국내외 현장학습, 국제관계 분야 리더와의 멘토링을 제공하며, 졸업 후 국제기구 진출 시 1인당 최대 900만원의 진출 지원금도 지급한다. 마지막으로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는 사회문제를 혁신적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스타트업 150개 팀을 선발한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온드림 A, 성장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온드림 B, 현대차그룹과 함께 환경문제를 해결할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온드림 C 등 세 가지 트랙을 통해 소셜벤처의 성장 단계별 인큐베이팅·액셀러레이팅·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선발팀에게는 최대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현대차정몽구스칼러십은 지원이 종료된 후에도 정몽구 장학생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펠로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송년회 및 졸업생 환송회, 장학생 세미나 등 동문 초청 행사를 연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아세안 국가의 동문을 위해 주요 국가별 현지 동문회 결성 및 네트워크를 운영하도록 온·오프라인 모임을 활성화하고, 한국 초청 행사 등도 개최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변화, 양극화 등 미래 사회가 마주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만큼 확실한 솔루션이 없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면서도 포용적인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지원하는 것이 공익재단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