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가 팬들의 기후위기 인식 제고를 위해 등번호를 바꾸기로 했다.
13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UC 삼프도리아 소속의 노르웨이 출신 모르텐 토스비(Morten Thorsby)는 이번 2021-2022시즌부터 등번호 2번을 달기로 했다. 토스비는 지난 시즌 18번을 달고 삼프도리아 주전 미드필더로 뛰었다.
새 등번호 2번은 파리기후협약에서 따왔다. 지난 2015년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약은 전 세계 195개국이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스비는 지난 10일 스포츠 및 사회·문화를 다루는 팟캐스트 ‘브로드팟(Brodpod)’에 출연해 “10대 시절부터 더 나은 축구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지구 전체가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데 고작 축구나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통해 기후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비는 축구계가 환경보호에 참여하도록 하는 환경재단 ‘위플레이그린(We Play Green)’을 지난 4월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토스비를 포함해 독일, 러시아, 네덜란드 등 각국 프로 축구팀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7명의 선수가 동참하고 있다. 토스비는 “전 세계 40억명에 달하는 축구 팬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환경 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재단의 목표”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