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다섯 마리의 밤
혹한의 밤을 보내야 하는 약자들의 이야기. 제목 ‘개 다섯 마리의 밤’은 호주 원주민들이 몹시 추운 밤이면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온 은유적 표현이다. 책은 백색증(알비노 증후군)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가 겪는 혹독한 시간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고통을 담았다. 선천성 질환이 있는 아이가 겪는 학교폭력과 따돌림, 수치와 모멸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잔혹한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시에 공동체에서 소외된 두 모자의 모습을 통해 무의식중에 타인을 아프게 하고 있진 않은가 돌아보게 한다.
채영신 지음, 은행나무, 1만3500원
지구를 항해하는 초록 배에 탑니다
그린피스 환경감시선에서 일하는 최초의 한국인 항해사의 일과 삶이 담겼다. 지중해 플라스틱 섬과 남극 빙하, 아마존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지구 곳곳의 환경 문제 현장을 보여준다. 환경보호 캠페인을 반대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겪는 막막함이 그려지기도 한다. 책은 거대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신이 지구를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환경감시선이 만든 작은 물결이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김연식 지음, 문학수첩, 1만1500원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탈탄소 시대,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심층 보고서. 빙하의 해빙, 폭염,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을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은 ‘탄소 제로’를 선언했다. 탄소배출에 세금까지 부과되는 시대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발 빠른 대처는 필수다. 기획재정부 출신이자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인 저자가 ‘그린 혁명’을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했다. 아울러 수소경제와 재생에너지, 에코 모빌리티 등 탈탄소 시대에 주목해야 할 미래 산업을 소개한다. ‘그린 혁명’을 준비하는 기업인이나 실무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조원경 지음, 페이지2북스, 1만8000원
판도라의 딸들, 여성 혐오의 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편견인 ‘여성 혐오’를 기록한 역사서다. 저자는 여성 혐오의 시작을 기원전 8세기 지중해로 규정한다. 그리스 신화 ‘판도라의 상자’가 탄생하며 여성이 인류 타락시킨 죄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교, 철학, 예술 분야에 스며든 여성 혐오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책이 담고 편견과 폭력의 기록을 통해 여성 혐오가 인류 역사에 얼마나 유해하고 끈질기게 이어져 왔는지 깨닫게 한다. 여성 혐오에 역사를 되짚어보며 인류가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한다.
잭 홀런드 지음, 김하늘 옮김, 메디치미디어, 1만8000원
셰어 라이프
가파른 경제성장과 급격한 기후변화,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으로 예측도 통제도 어려운 세상이 됐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를 인정하며 빠르게 적응할 수밖에 없다. 일본 공유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는 뉴노멀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셰어 라이프’를 해답으로 제시한다. 책은 셰어 하우스에서 살아가는 저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셰어 라이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주거, 직장, 가족, 노후 등 뉴노멀 시대에 겪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공유를 통해 단절된 세상을 이어갈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이시야마 안주 지음, 박승희 옮김, 즐거운상상, 1만4000원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