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목)

“탄소중립 속도낸다”…국내 금융기관 112곳 ‘기후금융’ 공동 선언

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첫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선언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기관 112곳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실천 약속을 공동으로 선언했다.

9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 참석한 112개 금융기관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에 방관자나 수동적 대응자가 아닌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천 의지를 밝혔다.

한 국가에서 100여 곳의 금융기관이 기후금융 지지 선언을 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KB ▲신한 ▲우리 ▲NH농협 ▲하나 ▲BNK ▲DGB ▲JB 등 종합금융그룹을 비롯해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한화저축은행 등 은행이 포함됐다. 또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보험사,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증권사·자산운용사도 참여했다. 이 밖에 공적연기금과 공제회에서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 등이 동참했다. 이들 기관의 운용자산 규모는 556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날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을 통해 기후금융 실천을 위한 6대 약속을 밝혔다. 6대 약속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2050 탄소중립’ 적극 지지 ▲금융 비즈니스 전반에 기후리스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통합 ▲기후변화 관련 국제 기준의 정보공개 지지와 재무정보 공개 노력 ▲투자 대상기업에 ESG 정보공개 요구 ▲탈탄소 산업으로 자본 유입 노력 ▲기후변화 대응 관련 금융상품 출시 등이다. 선언문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은 “사회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자본의 이동”이라며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로, 궁극적으로 탈탄소 산업에 유입돼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전 세계 투자자를 대변하는 7개 글로벌 기관의 협력 이니셔티브인 ‘투자자 어젠다(Investor Agenda)’는 세계 금융기관에 ▲탈석탄 선언 ▲CDP 서명을 통한 정보공개 ▲TCFD 지표에 따른 투자자 정보공개 ▲기후위기 정책지지 등 4대 중점 과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 참여 금융기관들은 오는 5월 말 우리나라 주도로 열리는 P4G 정상회담 전까지 탈석탄 선언, CDP 서명기관 등재, TCFD 지지 등 세 가지 사항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선언식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지지 의사를 밝힌다는 점에서 향후 기후금융 확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기후금융이 단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금융권에 요구되는 또 하나의 책무가 아니라, 향후 금융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개척하고 활용해야 할 기회임을 더 많은 금융회사가 인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탄소중립과 이를 위한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기후금융 지지·실행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 당국 차원에서 법과 제도, 정책 인프라를 갖춰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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