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희망아’ 어린이 돕기
티아라의 부모님은 아픕니다. 열세 살 티아라도 그걸 압니다. ‘힘없이 누워 있을 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입니다. “부모님이 많이 아플 땐 어떻게 돕느냐”고 하자, 티아라는 “전통요법을 해 드린다”고 합니다. 전통요법이란 시퍼렇게 멍이 들 때까지 동전으로 몸을 긁는 것을 말합니다. 치료라기보단 아픔을 잊기 위해 더 큰 통증을 만드는 것입니다. “몇 번이나 해봤느냐?” 질문에 “셀 수 없다”고 답합니다.
티아라의 부모님은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 ciency Virus)’ 보균자입니다. 에이즈(AIDS)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환자라는 뜻입니다. 아버지는 행여 아이가 병에 옮지나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내가 사용했던 면도기 같은 걸 아무렇게나 놓고 나오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아이가 가지고 놀다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천식이 심하고, 두통에 자주 시달리다 보니 일을 오래 하기 어렵습니다. 추수철에 이웃의 논일을 잠깐씩 도와주고 받는 돈이 수입의 전부입니다. 기계로 벼를 베는 추세로 바뀌면서, 이마저도 일감이 줄었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숲에서 야생 감자를 캐거나, 인근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기도 하지만, 몸 상태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제대로 끼니를 챙기는 것조차 버겁습니다. 보건소에서는 아픈 티아라의 부모에게 “약을 하루 3알씩 챙겨 먹고, 특히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것”이라고 처방했지만 약도, 영양가 있는 음식도 ‘딴 세상 얘기’입니다.
아버지 소팔(35)씨는 “아내나 나는 보통 하루 한 끼 정도 먹는다”며 “아이들만큼은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세 끼를 다 먹는 일은 드물다”고 합니다.
티아라는 13세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른스럽습니다. 새벽 6시 집을 나섭니다. 티아라가 사는 ‘꾹쩌’ 마을의 초등학교는 2학년까지밖에 없어, 왕복 두 시간 거리의 소피(soupi)초등학교에 다녀야 합니다. 학교에 오가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되지만 집에 돌아와도 쉬거나 놀 수 없습니다. 책가방을 내려놓는 대신 낚시 도구를 챙깁니다. 가족이 먹을 물고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집 앞 텃밭에 채소를 심고, 그걸 키우는 것도 티아라의 몫입니다. 빗물 저장고나 이웃집 연못에서 물을 길어오거나, 열한 살과 여섯 살 난 동생을 돌보는 것도 빼놓지 않습니다.
소팔씨는 “아이들만큼은 많이 배워서 환경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지금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만, 그게 언제까지일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합니다.
티아라는 요즘 굿네이버스 캄보디아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영어교실’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영어로 말하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아이는 “영어 하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아 보였고, 돈을 많이 벌면 음식을 많이 사서 가족들과 함께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까”라고 말합니다.
가장 노릇을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꾸꾸뽕’입니다. 꾸꾸뽕은 깡통을 세워놓고 신발을 던져서 맞히는 캄보디아의 놀이입니다. 티아라가 맘껏 꾸꾸뽕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티아라군과 같은 해외 빈곤 아동들을 돕고 싶은 분은 굿네이버스(1599-0300, www.gni.kr)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