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벤처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아직 생태계가 조성되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각 회사 단계별로 파이낸싱 갭(financing gap)을 줄이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임팩트 투자자로서 어떠한 노력들을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AVPN 디렉터인 케빈 테오(Kevin Teo)씨의 사회로,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김정태 MYSC 대표, 소셜벤처 대표 셉 리양(Sep Riang) TWARE 공동창업자가 토론에 참여했다.
김재현 대표= 개인적인 소개를 하자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아카데미 2명 중 한 명이다. 투자하는 기업 14개의 가치는 550억원 정도이고, 매출은 200억 이상이다. 풀타임 200명을 고용하고, 파트타임은 600명 고용하고 있다. 우리는 임팩트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임팩트 빌딩을 시도하고 있다. 예전에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 교육회사에 투자했는데, 이곳이 나중에 100개가 넘는 지점을 낸 사교육업체가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팩트투자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알게 된 사건이다. 크레비스파트너스가 집중하는 벤처투자 단계는 그 동안 아이디어, 시드(seed) 단계였다. 그 후속 투자는 D3쥬빌리가 흡수하는 형태였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해당 벤처기업이 풀고자하는 문제와 솔루션이 명확하면 100억원 정도의 기업가치까지는 갈 수 있다. 그 이상이 되려면 창업자의 실력뿐 아니라 벤처생태계의 인재와 자금 등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으로 트리플래닛이 있는데, 모바일게임과 크라우드펀딩으로 나무를 심는 회사다. 12개 국가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셉 리앙 대표= 자폐아동이 있는 집에 살아본 적 있는가. 자폐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88명 중 한 명이 자폐아 진단을 받는다. 최근 미국 발표에 따르면, 수치가 점점 늘고 있다. 치료법도 없고 원인도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만든 재킷은 원거리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포옹하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재킷이다. 사람간에 상호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이다. 싱가포르에 있는 자폐협회를 통해 이 제품을 테스트해봤다. 자폐아가 긴장상태에 있을 때, 엄마가 아이 위에서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초경량 재킷인데, 에어백이 이 안에 장착되어 있다. 유니클로와 함께 재킷을 만들었다. 이 재킷을 착용한 자폐아동의 88%가 자리에 앉아서 행동하는 등 많이 개선됐다. 학교와 병원에서 이 재킷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다. 미국 참전용사들의 외상후장애(트라우마)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재킷을 개발했다. 전쟁 후유증으로 잠을 못 자고 난폭하게 행동하고 자해하기도 한다. 이 재킷을 입었을 때 이런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킥스타터와 함께, 일반인을 위해 고안한 재킷도 있다. 마사지를 받듯이 입는 재킷이다. 파워넥인데, 목에 착용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측정해주는 것이다. 지능형 활용 웨어러블. 재킷은 아이들이 하이퍼 상태의 반응과 강도 등을 데이터화해 측정, 이를 부모에게 알려주는 효과도 있다.
김정태 MYSC 대표= 2억5000만원 정도 임팩트 투자를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유엔이 첫 직장이어서 글로벌 이슈에 집중했다. 창업을 2개 했다가 잘 안됐다. 그나마 하나는 잘 돼서 유엔에서 이쪽으로 전직했다. 우리가 투자한 메자닌아이팩은 연 매출이 55억 정도 된다. 22명의 직원 중 17명이 탈북자다. 요벨은 주요주주가 탈북자다. 매출이 별로 높지 않다. 탈북자들은 4만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정책적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MYSC가 북한 이탈주민 관련된 활동하는 거의 유일한 임팩트 투자자다. MYSC의 첫번째 투자는 ‘우주’라는 셰어하우스였는데, 엑시트(EXIT)했다. ‘팬임팩트코리아’라는 벤처회사는 한국의 SIB(소셜임팩트본드) 만드는 곳인데, 여기에 출자했다. 한국에서 1호 펀드 출자했다. 그외 룹킨(미취학 아동들에게 그룹플레이하는 곳으로 실리콘밸리에서도 활동중)에도 투자했다. 사실 규모가 작은 소셜벤처에서 투자받고 나서 내부 역량을 높이려 하다보면, 금방 번아웃 된다. 그 해결책으로 2가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대기업과의 파트너십 모델이다. 88%의 기업들이 이노베이션을 하기 위해서 스타트업과 콜라보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보면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조인트벤처를 넘어 이익을 셰어링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소셜벤처끼리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우리가 2012년부터 발달장애인 돕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당시 발달장애인을 돕는 소셜벤처가 7-8개나 존재한다. 각개전투여서 규모를 이루거나 콜렉티브 임팩트를 내기보다는 자신들을 세일즈 할 뿐이었다. 이를 모았더니 규모가 커지고 스폰서십도 생겼다.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사회= 소셜벤처나 창업가들이 사업 단계마다 적절한 투자자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
김재현 대표= 사실 투자의 목적은 엑시트해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크레비스는 엑시트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다. 매년 2-3억 정도를 회수하고 있다. 벤처 창업 초기에는 작은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사업이 궤도에 올라갈수록 창업자들이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상황이 복잡하고 커진다. 창업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직원 모두가 함께 몰입해서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벤처창업가들은 사업을 하는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 이 파이낸싱 갭을 극복하지 못하면 힘들다.
김정태 대표= 2012년, 2013년도. 은행권도 다니고 주주분들을 다닐 때, 엑시트 사례가 있는지 없는지 가장 많이 물어봤다. 당신들은 투자해서 성공사례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답변이 맡겼다. 우리 스스로 만드는 영업이익으로 투자하는 것을 2014-15년부터 시작. 큰 규모로 투자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외부에 언제까지 3-5년까지 리턴을 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내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부분이 얼마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우리의 챌린지다.
셉 리양 대표= 우리 회사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회사인데, 정부 기금을 많이 투자 받았다. 싱가포르의 스프링이라는 기관으로부터 투자받는 기회를 얻었기에, 시제품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프로토타입으로 발전시켰고, 마침내 제품을 출시했다. 아이디어부터 제품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이런 투자가 큰 도움이 됐다. 우리의 딜레마는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자폐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그리고 판매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다. 그 프로세스가 매우 느린 편이다. 그래서 일반인을 위한 마사지 재킷과 같은 소비자 제품을 개발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재무적 성과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했다.
사회=한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임팩트 투자가 존재하는가.
김재현 대표= 한국에서는 다양한 펀드를 받을 수 있다. 초기 단계는 정부로부터 자금을 많이 투자받는다.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에서, 정부 보조금이 있다. 600-700명에 해당하는 사회적기업가들이 실제 정부로부터 2만5000달러의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기금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크레비스나 다른 엑셀러레이터는 실제적으로 5만, 10만달러를 제공할 수 있다. 임팩트 투자자들이나 일반투자자들은 다르다. 업스케일링 투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VC(벤처 크리에이터)일 것이다. 1000만달러 정도가 될 것 같다.
김정태 대표= 한국은 정부가 2500만-3500만원의 지원금을 지원하는 정부보조시스템 존재한다. SK나 현대, 롯데같은 그룹이 기업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6개월 정도 한다. 거기서 졸업한 후 크레비스, 소풍, 카이스트, MYSC 등에서 벤처 빌딩(building)한다. 그 다음 단계부터 갭이 존재한다. 그 이후에는 커머셜(Commercial)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 머무는 단계가 길다.
질의=우리가 실제 겪은 일인데. 100만달러를 투자 받는 것도 매우 어렵다.
김재현 대표= 매우 힘든 일이다. 단순히 사회적 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이런 투자 받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한국은 벤처캐피털은 정부나 국가 연기금이다. 마크저커버그 또한 펀딩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확신, 가능성을 갖고 더 많은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나 다른 기관을 설득해야 한다. PR을 할 수도 있고. 임팩트 투자를 통해 사회적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